내 실력의 유무는 논외로 하고, 나름대로 나는 사파를 싫어하는 정파 정신과 의사로 자랐다. 정신과 의사로서의 지식과이상과 긍지를 모교 병원의 교수님과 모든 선배 들에게서 배웠다. 하지만 나에게 세상의 온갖 기괴한 잡동사니에서 진주쪼가리를 찾아보려는 시선이 혹시 존재한다면, 그것은 그를 비롯한 특이했던 선배들 에게서 배웠다고 봐야 한다. 사실, 이책도 그가 권유해서 쓰기 시작했고 그가 소개해 준 출판사를통해 나왔다. 그때 중국집 전단지를 손에 든 내가, 달달 떨면서 그에게 무슨 소리를 했는지는 이제 기억도 잘 나지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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