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누구인가
스승께서 물으셨다. 너는 누구냐?
막상 대답하려니 할 말이 별로 없었다. 그때 알았다.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잘난 척하며 살았고 남의 일에 간섭하고 남의 말을 하며 살았다는 걸.
나를 모르면서 세상을 아는 체했으니 꽃이 웃고 바람도 웃었으리라. 하루 종일 공책에 내가 누구인지를 써보았다. 참으로 복잡하고 맹한 사람이었다. 많이도 말고 조금만 더 간결하고 조금만 더 간결하고 조금만 더 선명하고 살면 그만일텐데, 왜 그게 잘 안 되는 걸까. 욕심, 이 단단한 놈부터 깨뜨려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