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즈텍 왕국의 건국설화
여왕개미들의 권력투쟁

어느 문화권을 막론하고 왕권을 쟁취하기 위해 피를 흘려보지 않은 민족은 없다. 개미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세력을 확보하고 있는 강대국들의 틈바구니로 어렵게 생긴 좁은 
땅덩어리에 우후죽순처럼 일어나는 작은 신생국가들 이라면 필연적으로 겪어야 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은 서로 힘을 합하는 일뿐, 피가 섞이는 게 두려워 혼자 세우는 나라의 앞날은 불보듯 뻔하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피부색도 국경도 없다.
 필자가 1984년 여름 중미 코스타리카의 몬테베르데(Monteverde)라는 고산지대를 자아때 일이다. 그곳의 숲 가장자리로 흔하게 자라는 트럼핏나무 속에 여왕개미들이 모여 산다는이야기가 있기에 곧바로 확인해 보았다. 대나무처럼 속이 비어 있는 줄기의 마디마다 아즈텍여왕개미들이 제가끔 살림을 차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때론 여왕개미 혼자서, 또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 심지어는 전혀 다른 종의 여왕들과도 함께 신생국가를 만들고 있었다.
 그로부터 일 년 후 하버드 대학의 같은 실험실 박사과정에 입학한 동료 댄(Dan Perlman)과 나는 본격적으로 아즈텍개미들의 건국 과정과 그에 따른 왕권 다툼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그 당시 이미 다른 연구 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시작한지라 우리의 공동연구는 훗날 댄의 박사학위 논문이 되었다. 나는 나대로 코스타리카는 물론 파나마 지역에서도연구를 해야 했기에 이 지역 저 지역을 떠돌아다녔지만 댄은 이 연구를 위해 아내와 함께 일년 남짓 몬테베르데에 살면서 연구에 전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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