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에 놓인 꽃들은 피처럼 붉었다.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지금도 붉은 피를 쏟아내며 죽어가고 있을지 모른다. 저녁식사 시간을 한참 넘어서도 배는 고프지 않았다. 당직을 서는 날이라 밤조차 편치 못했다. 늦은 밤에도 환자들은 여전히 치료하기 어렵고 수월치않은 상태로 몰려왔고, 밤새 환자들이 흘린 붉은 핏물이 수술방 바닥을 적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