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어린이 중에서도 어른이 가르쳐 준 놀이말고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내는 어린이가 생겨날 테지.
그 어린이는 판판한 아스파 밑에는 도대체 뭐가 있을까
하는 호기심을 참지 못해 그것을 파헤쳐 그 속에
숨은 흙을 보고 말 거야.
그래서 그 속에서 몇 년째 잠자던 강아지풀과
명아주와 조리풀과 토끼풀과 민들레의 씨앗을
눈뜨게 하고, 매미의 마지막 애벌레가 허물을
벗고 가로수를 향해 날아오르게 할 거야."
할아버지의 주름투성이 얼굴이 아이들의 얼굴처럼
더없이 맑아지고 눈은 꿈꾸는 것처럼 한없이 먼 곳을 보고있습니다.
"할아버지, 이상해요. 할아버지 말씀을 듣고 있으려니까
괜히 가슴이 울렁거려요. 이런 느낌은 처음이에요."
"아이야, 고맙다. 할아버지가 이제부터 말을 얻어다 시를 써도 늦지는 않겠구나. 시인의 꿈은 가슴이 울렁거리는 사람과 만나는 거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