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지붕 집에서 맞은 아침해가 중천에 떠서야 잠이 깬 앤은 자리에서 일어나 앉아 갈피를 잡지 못한 눈으로 창을 빤히 쳐다보았다. 창으로 청명한 햇살이 한가득 쏟아져 들어왔고, 밖에서 하얀 솜털 같은 무언가가 나부댔다. 그 뒤로 파란 하늘이 언뜻 눈에 들어왔다.
그제야 앤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떠올랐다. 한순간 기쁨 가득한설렘이 밀려왔다가 이내 비참한 기억이 되살아났다. 여긴 초록 지붕집이야. 그리고 아저씨, 아주머니는 내가 남자아이가 아니라서 필요없다고 하셨어!
하지만 지금은 아침이었다. 그래, 마당에 꽃이 활짝 핀 벚나무가있었지. 앤은 침대에서 팔짝 뛰어내려 창가로 뛰어가서 창문을 밀어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