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재미난 집콕 독서 - 느긋하고 경쾌하게, 방구석 인문학 여행
박균호 지음 / 갈매나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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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서는 일상에서 가장 실천하기 쉬운

인문학적 행위이다.❞

책을 한 권이라도 읽어보려고 고르는 것부터 인문학적 행위라니. 그렇다면 나는 매일 인문학적 행위를 하고 있다는 건데... 어깨가 뽕긋해지는 이 기분은 나쁘진 않네. ㅎㅎ 이 책의 저자는 26년 차 교사이자 <고전적이지 않은 고전 읽기>를 통해 독특하고 기발한 고전 독서법을 선보인 독서가이다.인문학이나 고전이 따분하지도 어렵지도 않음을 전파하기 위해, 책을 읽는 게 얼마나 재미나고 즐거운지 알리고 싶어서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토록 재미난 집콕 독서』 제목부터 킬포! 부제로는 '느긋하게 경쾌하게, 방구석 인문학 여행'으로 된 이 책. 해도 해도 너무했다. 집콕이라 다행이었지. 외출 일정이 있었으면 곤혹스러울 뻔. '알뜰인잡'을 책으로 보는 것 같았다.

⦁⦁⦁⦁

1부 가뿐하고 경쾌하게, 인문학 첫걸음의 첫 번째 꼭지 '인문학을 탄생시킨 책 도둑- <1417년 근대의 탄생>'에서는 인문학이라고 부르는 학문의 모태가 부지런한 책도둑들 덕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600년 전 교황 요하네스 23세 아래 필사가 이자 비서로 일하며 권력과 부를 누린 '포조'는 요하네스 23세가 실각하는 바람에 백수가 된다. 재능 낭비를 하고 싶지 않았던 그는 수도원을 털어 희귀본을 훔치는데 성공하고 필사하여 후세에게 보급했다. 그 책이 고대 로마 시인 루크레티우스의 서사시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이다. 에피쿠로스 철학을 설파한 책으로 갈릴레오와 뉴턴에게 영향을 주기도 했다.

포조의 위대한 작업 이후, 약 100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수도원이나 도서관에서 묻혀 있는 고전을 필사해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는 활동이 유행처럼 번져 나갔다. 이에 저자는 인문학에 대해 말한다. 인문학이라는 것은 어렵거나 특별한 게 아니다고. 고전을 읽고, 나름의 해석을 하고, 감상을 남기는 것 자체가 인문학적 행위라고 말이다.

2부 느긋하고 한가하게, 고전 읽기에서는 <나쓰메 소세키 인생의 이야기>를 다루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인생을 대표하는 주요 결정들 (건축가 꿈을 포기하고 문과대학에 입학, 교사가 된 것, 소설을 쓴 것)을 남들의 권유로 행해진 거와 달리 유력 잡지의 상패를 거절하고 문학박사 학위 수여를 거절했다. 1위로 뽑힌 자신의 명예는 동료 문예가들의 명예를 깎아낸 결과물과 다를 게 없으니 받을 수 없다고 했다. 우열을 두고 주는 상을 거부한 것. 문학박사 학위는 본인이 신청한 것이 아닌 문부 대신의 명령이었다. 박사학위가 흔해지면 학문의 목적이 학위 취득이라는 오해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과 박사 학위를 취득하지 않는 학자가 인정받지 못하게 되는 부작용을 우려하며 거절했다. 이렇게 멋진 신념을 갖고 있었다니, 사놓고 읽지 못한 고양이로소이다를 어여 개봉해야겠다(2년 다 되도록 래핑 상태)

3부 소소하고 친근하게, 일상의 디테일. 여기에서도 온갖 지식이 가득했는데, 매일 마시고 있는 커피 원두가, 사실은 한 그루에서 1년 동안 수확해 상품으로 나오는 양이 고작 250g 한 봉지란다. 맙소사..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그리고 잡초에 대한 억울한 누명을 벗겨주는 대목도 인상적이었다. 잃어버린 옥토를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야생 식물이 잘 자라게 냅두는 것이라고 한다. 땅속 깊숙이 있는 물과 양분을 끌어올리는 능력 덕분이기 때문이다. 잡초가 말라비틀어지기 전에 땅속에 묻으면 잃어버린 양분을 되찾을 수도 있기도 하다. 지층 아래에서 뽑아 올린 수분은 재배 작물에도 돌아가는 낙수효과를 발생한다고 하니 얼마나 고마운 존재인가.

⦁⦁⦁⦁

1부에서 3부까지 일부만 리뷰에 올려 많이 아쉽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연필 사업을! 신분에 따라 제사를 지내는 대수를 달리하는 법령에 따라, 제사를 20번은 지내야 양반이라는 분위기 속에 서민들조차 4대 봉사하게 되었다는 것도! (제사는 진짜 없어져야 할 유산) 단팥빵은 우리나라 근대화의 시작이었다는 것! 부적은 종교보다 더 오래된 전통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 등 재미난 읽을거리가 가득한 이 책. 진심 강추!

⦁⦁⦁⦁

❝ 독서가의 집콕은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잠적이 아니라

지식의 향연을 즐기는 적극적인 행위다.

이 책은 독서에 재미로 아주 찾지 못한 미래의

독자에게 보내는 초대장이다. ❞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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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 끝에 사람이
전혜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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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탄을 금치 못했다.

이런 소설이 있다고?

읽는 내내 활활 끌어 오르는

감정을 추슬러야만 했다.


<바늘 끝에 사람이>은 국가 폭력과 맞물려 있던 사건들 소재로 sf, 호러, 스릴러, 미스터리의 형식으로 담아낸 단편집이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사건, 전교조 탄압 사건, 제주 4·3, 한국전쟁, 공군 내 성범죄, 5·18민주화운동이 연상되는 게 아니라 생생하게 보인다.(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응당 보이는 거겠지만) 작가의 역량 덕분이겠지. 이런 게 하이퍼리얼리즘 판타지인가.

"역사는 늘, 가장 좋지 못한 부분만 골라서 되풀이된다. 정확히는 시대가 바뀌어도 인간의 어리석음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다고 보아야겠지."

작가는 과거에만 그친 게 아니라, 현재도 여전히 고통받는 국가 폭력의 피해자들이 존재하기에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바늘 끝에 사람이〉 몸의 75 퍼센트 이상이 기계로 대체된 기술자는 지상에서 7만 2천 킬로미터 떨어진 우주에 궤도 엘리베이터 85층에 혼자 농성 중이다. 근무 중 훼손된 신체는 기계로 대체되었으며 대체된 부분은 회사의 소유물로 규정이 되었다. 엘리베이터 완공을 앞두고 경기가 안 좋아진 회사에서 노동자에게 해고 통보와 엄청난 금액의 청구서를 내민다. 팔을 대체한 사람은 팔을, 다리를 대체한 사람은 다리를 반납해야 할 판. 몸의 75 퍼센트가 기계인 '나'는 그냥 죽으라는 것과 마찬가지. 이런 세상을 그를 투사로 만들었다.

<안나푸르나> 수업 중 우악스러운 사내가 쳐들어와 쌍욕을 하며 강펀치를 날렸다. 초6인 자신의 아들이 담임(윤선)으로부터 학대를 받는다는 것이다. 유튜버 놀이를 한다며 싫다는 여자애들을 따라다니며 영상을 찍고 있던 그의 아들의 휴대폰을 압수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 사내 가슴에 액션캠이 달려있었다. 그는 유명한 BJ로 아들을 괴롭히는 선생을 참교육한다면서 실시간 중계를 하고 있었던 것. (그 아비에 그 아들이다. 뭘 배웠겠냐) 참교육은 어디다 갖다 대는 건지.. 윤선은 초등학교 은사님을 떠올린다. 안나푸르나에 완등하겠다던 선생님이 보여주셨던 참교육에 대해서.

<창백한 눈송이들>. 이 단편은 특히 마음이 아팠다. 유일한 혈육인 아버지(하극상)에게서 숨기 위해 공군 부사관이 되려는 유진. 성폭행을 당한 후 자살한 김 소위가 유진의 눈에 들어온다. 위국헌신이라면서 여자는 사람 취급을 해주지 않는 군대. 생목숨을 끊어내도 살아있는 가해자(남자)의 앞날이 더 중요하다며 선처를 해주는 이 거지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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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리뷰쓰기가 어렵다.

요약 못하는 고질병 도질 뻔.

분명한 건 작가님은 강단 있는 천재라는 점.

이 책은 무조건 추천이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바늘끝에사람이 #전혜진 #한겨레출판사 #서포터즈 #하니포터6기

#소설 #판타지 #미스터리 #스릴러 #공포 #장르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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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어안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정지아 외 지음, 문실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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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리뷰한 창비 테마 소설 시리즈『함께 걷는 소설』의 후속 작품『끌어안는 소설』은 가족을 주제로 엮은 소설집입니다. 표지와 제목이 딱이죠. 어떤 상황에서도 힘껏 끌어안는 이들은 가족이었어요.

정지아 👉 말의 온도

손보미 👉 담요

황정은 👉 모자

김유담 👉 멀고도 가벼운

윤성희 👉 유턴 지점에 보물 지도를 묻다

김 강👉 우리 아빠

김애란 👉 플라이 데이터 리코더

이번에도 일곱 명의 작가의 색이 담긴 단편들을 읽을 수 있었어요. 부끄럽게도 잘 아는 분은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재밌게 읽었던, 정지아님 한 분이었어요. 잘 모르는 분들이 많아서 7인 7색의 가족 이야기에 초집중하며 읽었더랬죠. 어머~ 술술 넘어가요.

정지아 님의 작품부터 너무 좋았어요. 환갑을 바라보는 딸과 노모의 동거(큰오빠의 성화에 못 이겨 화자가 어머니를 모시게 되고요. 시골에 내려와 가까이 살게 되어요)를 그리고 있는데요. 엄마가 평생 지어줬던 집밥은 철저히 아버지의 입맛으로 차려졌다는 것을 알게 되어요. 수십 년을 그렇게 지낸 노모는 자신의 입맛을 잃어버린 거죠. 나이 든 딸과 지내면서 자신의 입맛을 찾아갑니다. 엄마를 더 잘 알게 되는 시간들이 저는 그렇게 부럽더라고요.

어머니도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먹지 않았던 처녀 시절이 있었다는 것.

늘 좋다, 맛있다, 행복하다고 말씀에는 당신 가시고 나도 아쉬워하지 말라고, 자식들 편하라고 하시는 말이었음을.

며칠 전 읽었던 소설의 문장이 떠오르네요.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겠어요.

📚 무언가가 너무 늦었다고 믿고 싶은 사람은 없겠지만, 언제나 조금씩 더 늦어지고, 그러다 보면 마침내 너무 늦어버린 순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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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미 작가의 <담요>의 화자는 소설가입니다. 친구 한이 근무하는 파출소 소장 장의 인생을 모티브로 소설을 쓰고는 베스트 작가가 되는데요. 한은 이 사실을 알고 절교선언을 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도둑질했다고요.

그리고 2년 후 한의 장례식에서 장을 보게 되죠. 도심에 공연장에서 총기 난사 사건 발생으로 아들을 잃었던 그의 슬픔이 직접적으로 체감한 화자는 그제야 자신의 과오를 뉘우칩니다.

장이 들려주는 장이 담요의 죽음 이야기.. 저 또 울었어요. 우리 장 아저씨 이제 그만 행복하게 해주세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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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남매의 아버지는 자주 모자가 되었다.

이사를 하면 첫째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장도리들고 다니며 벽에 박힌 못을 뽑아내는 것이었다. 못이 있으면 아버지가 집안을 돌아다니다가 거기 걸리고 틀림없이 모자가 되어버리기 때문 이었다.

일단 모자가 되면 언제 아버지로 돌아올지 알 수 없었다.

모자로 자꾸 변하는 아버지 때문에 그들 가족은 자주 이사를 다녔다.

황정은 님의 <모자>는 독특했어요. 뭔가 중요한 순간? 당황하는 순간에 모자로 변신하는 아버지를 수습하고자 고군분투하는 남매들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그런 결점을 알면서도 가족의 일에는 발 벗고 나서는 아버지. 시도 때도 없이 모자로 변하는 아버지를 수거하느라 진땀 빼는 아이들. 모양이 어떠한들 서로를 끌어안는 이들이 참 인상적이었어요.

『끌어안는 소설』은 가정의 달을 맞아 읽기에 적절한 소설집이었어요. 다양한 가족의 삶을 간접적으로 들여다보며 우리의 가족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시간을 갖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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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이나 되냐는 앞말과 흉 잡힐까봐 그런다는 뒷말 사이에 모순을 어머니는 훌쩍 건너뛰었다. 앞말은 나를 보는 어머니 시선이요 뒷말은 남의 시선, 모순을 품은 그 마음이 모정일 터였다. 그 마음이 짜증스럽기도 하고 그 마음에 죄스럽기도 했다. <말의 온도>

📚늙은 어머니 오늘은 쉽게 잊히고 묵은 기억은 선명해진다. <말의 온도>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테마소설 #창비교육테마소설 #미디어창비

#가족테마소설 #소설추천 #청소년소설 #책추천 #창비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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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양장)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 4
이디스 워튼 지음, 신승미 옮김 / 앤의서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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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앤의서재에서 야심차게 출간되고 있는 여성작가 클래식 네번째 작품으로 이디스 워튼의 대표작 『순수의 시대』를 만나봅니다. 이디스 워튼(1862~1937)은 여성 최초 퓰리처상 수상 작가이며 해당 수상작이 『순수의 시대』입니다.

주요 등장 인물은 뉴랜드 아처와 메이 웰란드 그리고 메이의 사촌언니 엘렌 올란스카입니다.

상류층에서 넘보만한 일등 신랑감인 아처의 직업은 변호사이고요. 순수의 결정체인 청순녀, 메이와 약혼한 사이입니다.

순조롭게 결혼까지 갔으면 재미가 없었겠죠. 엘렌 올란스카 등장으로 아처는 몹시 심란해지는데요. 어느 여자와 달리 자유분방한 엘렌에게 자꾸 눈길이 갑니다. 그러다 마음도 빼앗기죠.

그런 마음을 잡겠다며 메이에게 서둘러 결혼하자고 재촉하니 그녀의 촉도 가만있을리없죠. 알고도 추궁하 수 없는 숙녀는 마음이 시꺼멓게 타들어갑니다. 앨런도 사촌의 눈물로 행복하고 싶지 않았기에 그의 고백을 거절합니다. 이래저래 아처와 메이는 아이도 낳고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었는데요.

제도와 관습의 굴레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빈껍데기뿐인 남편을 곁에 둘 수밖에 없었던 메이의 삶도 빈껍데기였을까요. 품위.평판이 격추되지않은 것으로 만족했을까요.

앨런이 그렇게 원한 자유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이혼하게 해주세요 제바알)

이 작품은 1870년대 뉴욕 상류사회를 가장 잘 보여준 소설이라고 합니다. 이디스의 삶도 녹아있다는 점 때문이라도 몹시 끌리더라고요.1부에서 지루함이 없지않지만, 예상못한 결말 때문에 앞에서의 지루함은 잊어버렸답니다. 이디스 워튼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렵니다.

정말... 마지막 장면 때문에.. 이 소설이 너무 좋았어요. 고마웠어요. 그의 선택이..

왜 『순수의 시대』로 제목을 지었는지 알겠더라고요.








*선물받은 도서 입니다.

#이디스워튼 #앤의서재 #고전 #퓰리처상수상작 #여성최초퓰리처상수상작 #19세기뉴욕 #소설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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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는 소설 창비교육 테마 소설 시리즈
백수린 외 지음, 이승희 외 엮음 / 창비교육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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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는 소설>은 창비교육에서 출간하는 테마 소설 시리즈의 일곱 번째 책입니다. 노동을 주제로 한 <땀 흘리는 소설>, 재난을 주제로 한 <기억하는 소설>, 생태·환경을 주제로 한 <숨 쉬는 소설>의 후속이라고 해요. 와우~테마 시리즈는 요즘에 딱 읽어야 할 주제군요. 청소년 문학이라지만 성인들이 읽어도 좋을 작품인 것 같아요. <함께 걷는 소설>에서도 많은 생각거리를 찾을 수 있었거든요.

백수린👉 고요한 사건

이유리 👉 치즈 달과 비스코티

강석희 👉 우따

김지연 👉 굴 드라이브

천선란 👉그림자놀이

김사과 👉 예술가와 그의 보헤미안 친구

김혜진 👉 축복을 비는 마음

라인업이 너무 좋아요. 제가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단편집이 실려있네요. 중고등학교 교사님들이 우정을 테마로 세심하게 엮은 책이에요. 총 7편의 작품들은 청소년기의 추억, 인종 차별적인 환경 속 연대와 성장, 한 친구를 향한 수십 년의 그리움, 함께 일하는 사람들 간의 동료애 등 현실에서 볼 수 있는 다채로운 우정을 그려내고 있어요.

친구가 전부인 적이 있었나요? 중학교 때 유독 그랬던 것 같아요. 많은 친구들에게 둘러싸인 녀석이 부러운 적도 있었네요. 그래도 교환 일기라든지 편지를 주고받는 활동은 하지 않았어요. 이런 게 저는 무척 간지럽더라고요. 대신 짓궂은 장난이나 개그력 발산으로 호감을 표현했던 것 같아요. 직장이라는 또 다른 사회에 투입되고서의 친구 사귐은 또 다르더라고요.

사랑은 느낌이고 우정은 이해라는 말이 딱인가 봐요. 오랫동안 곁을 지켜주는 친구들을 보면, 공감과 이해가 쌓여 지속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사랑만큼이나 우정도 다양한 형태를 갖고 있지만 이거 하나는 분명해요. 사랑은 함께 걷는 것을 꿈꾸지만 우정은 함께 걷는 것이라는걸. 킬힐을 신던 플랫슈즈를 신던 그 친구와 함께라면 어디든 같이 하는 것... 무거운 짐을 나눠들기도 하고 때로는 짐을 버리기도 하면서, 힘껏 끌어안고 다정히 밀어주는 사이.

7편의 작품은 전반적으로 좋았지만, 가장 인상적인 소설은 <치즈 달과 비스코티> 였어요. 이유리 님 작품을 처음 만났는데 심장이 반응하더라고요. 돌과 대화하는 능력을 가진 화자가 외로움의 정체를 깨달은 순간이 저는 그렇게 아프더라고요. 이유리 님의 다른 작품도 만나고 싶어요.

⋆⁺₊⋆ ☾ ⋆⁺₊⋆ ☁︎

<치즈 달과 비스코티> 아이러니하게도, 친구들이 생기고 나서야 나는 내가 무진장 외로웠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 전까지는 내가 외로웠는지도 몰랐었다. 내게 그것은 거창하게 이름을 붙일 필요도 없는 ‘평소의 상태’였으니까.

<우따> 더 나은 무엇이 되자. 그때 만나자.

<굴 드라이브> 나는 반장을 용서하지 않아도 된다. 그제야 고향을 좀 그리워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림자놀이> 어쩌면 우리 사이의 가장 강력한 감정 하나가. 내 모든 것을 원상태로 돌려놓을지도 모르겠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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