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 온다
추정경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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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장르: 누아르, SF, 초능력

나의 별점: 5.0/5.0

줄거리

기면증을 앓고 있는 전당사 청년 '장진'. 나름대로 평범한 생활을 영위하던 진은 괴이 현상을 겪고 자신의 숨겨진 능력을 깨닫게 된다. 그러나 진의 능력을 알아차린 건 그 혼자가 아닌데... 자신 뿐만 아니라 주위 사람들까지 위험에 휘말리자 진은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맞서 싸우기로 결심한다. 진의 숨겨진 능력과 진을 공격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또 진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지킬 수 있을까?! 흥미진진한 누아르 SF [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 온다].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흥미진진한 소설이었다.

책날개에서 '우리에게 있다가도 없어지는 재능과 그것에 휘둘렸을 때 벌어지는 파국을 속도감 있게 담아냈다.'는 소개말이 쓰여있다.

꽤 많은 등장인물이 나오기 때문에 초반 50페이지 정도까지는 인물 파악을 하느라 조금 힘들었는데 캐릭터마다 개성이 뚜렷해서 읽을수록 구분하기가 수월했다. 이렇게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전부 입체적이라 정말 재미있었다. 그리고 책날개에서 소개했듯이 속도감이 엄청났다! 어떻게 이렇게 썼지 감탄하면서 읽었다. 영화화 되면 꼭 볼 것. 이미 책으로 읽어서 스토리를 알고 있음에도 영상으로 보면 또 재밌을 것 같다.

사실 예전에는 장르 소설은 미국이나 일본 소설이 국내 소설보다 생각했었다. 최근 재밌는 k-장르소설을 많이 접하면서 그런 편견은 점차 사라지고 있었는데 [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 온다]를 접하고 빨리 다른 k-장르소설들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언제 이렇게 재밌는 작품이 많이 나온거지?! 내가 소설 트렌드에 뒤쳐져 있었다니...!

추정경 작가님은 [그는 흰 캐딜락을 타고 온다] 외에도 다양한 작품을 집필하셨는데 다른 작품들도 꼭 읽어봐야겠다. (tmi. 나는 작가의 작품 중 하나가 재밌으면 다른 작품들까지 몽땅 읽는 버릇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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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
아말 엘-모흐타르.맥스 글래드스턴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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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해당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서평입니다.

장르: SF

2020 휴고상, 로커스상, 네뷸러상, 오로라상

2019 BSFA상, NPR 올해 최고의 책

화려한 수상이력을 보고 굉장히 기대했던 SF작품. 

[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에 대한 나의 감상평은

1. 표지/편집디자인이 멋지다. 겉표지뿐만 아니라 속지에도 신경을 많이 쓴 것이 보였다. 원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한국판의 경우 두 화자를 더 잘 구분하기 위해 글씨색을 마젠타와 파랑색 두 가지로 표현했는데 확실히 읽기 편했다. 개인적으로 겉표지도 한국판이 더 마음에 든다.

2. 내가 생각했던 SF는 아니었다. 그러니까 내가 제목을 보고 떠올렸던 이미지는 '레드'와 '블루' 두 시간 전쟁 요원들이 피 튀기는 싸움을 벌이고 또 시간 전쟁과 관련 있는 큰 사건들을 해결하고... 이런 모습이었는데, 실제로 읽어보니 순수문학과 SF의 결합이었다. 여기에 로맨스가 가미된. 결론적으로 꽤 괜찮았다.

3. 초반에는 솔직히 집중이 잘 안 됐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 초월적인 존재인 두 화자에 공감을 하기가 힘들었고, 두번째는 도치법이 지나치게 빈번하게 등장했기 때문이다. 독자를 불편하게 만들어서 낯선 인상을 주려는 작가의 의도인가 싶기도 하고. 그러나 무엇보다 장면 묘사가 많은 점이 가장 힘들었다. 보통 나는 소설을 읽을 때 특정한 사건이나 시간 흐름을 따라 등장인물을 좇아가기를 기대하는데 [당신들은 이렇게 시간 전쟁에서 패배한다]에서는 그런 식으로 이야기가 흘러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포 가능성이 있어 자세한 설명은 생략!

중반 정도 읽고나서야 이 책의 진가를 조금씩 깨달을 수 있었는데, 엄청나게 거슬렸던 묘사방식이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는 걸 인정할 수 있었고 '가든'이나 '에이전시' 같은 설정들이 독창적이라 재밌었다.

4. 읽고 나서 이 책의 주제라고 생각하는 '외로움', '유대' 등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끝나지 않는 싸움에서 나와 비슷한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건 어떤 느낌일지, 그 누군가와 주고 받는 대화는(이 소설에서는 편지 형식이지만) 어떤 느낌일지.

어쩌면 두 저자는 코시국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외로움에 대해, 단절 속에서도 여전히 존재하는 유대에 대해서 쓰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워하는 게 뭐냐고? 이해야. 대화야. 승리야. 그리고....... 게임이야. 숨바꼭질이라는 게임.

69p

편지는 단순한 글 이상이다. 레드는 블루를 자기 안으로 읽어 들인다. 눈물, 숨결, 살갗을, 그런 것들은 대부분 쓸려나가고 없지만, 몇몇은 아직 남아 있다. 레드는 편지에 남은 말들을 단서로 블루의 의식을 닮은 모형을 만든다. 편지를 거푸집 삼다 자신의 몸을 주조한다. 블루와 거의 똑같아지도록.

251p

'레드'와 '블루'가 주고 받은 편지를 모두 읽고 나서, 누군가를 믿는 일은 위험하기 때문에 매혹적이고 또 상대방도 나를 똑같이 믿어준다면 아름다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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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과 창조 - 서울대 김세직 교수의 새로운 한국 경제학 강의
김세직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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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분야: 경제학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모방과 창조]라는 제목을 보고 처음에는 예술 분야의 책이라고 생각했다. 예상과 달리 경제에 대한 책이었다. '모방과 창조'와 경제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모방과 창조]는 '어떻게 하면 잘사는 나라를 만들 수 있을까?'하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만약 어느 집안에서 태어났느냐가 한 사람의 일생을 모두 결정해버린다면, 결국 인생은 이 노래에서 의미하는 것처럼 태어날 때부터 운이라는 생각에 이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나라에 태어났느냐에 따라, 흙수저 집안에 태어나도 인생이 역전될 수도 있다.

결국 어느 나라에 태어났느냐가 한 사람의 일생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어느 나라 사람으로 태어날지는 결코 본인이 선택할 수도 결정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본인의 결정도 아닌데 잘사는 나라에 태어나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은 어찌할 것인가?

이 문제의 유일한 해결책은 잘사는 나라를 만드는 것밖에 없다.

우리 각자가 그러한 나라를 만드는 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1부 당신의 미래는 안녕하신가요?>에서 저자는 '잘사는 나라'를 '좋은 일자리(=매년 소득이 빠르게 증가하는)가 충분히 공급되는 나라'라고 구체적으로 정의하고 이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장기성장률'이라는 기준을 제시한다.

그러나, '좋은 일자리'의 지표인 한국의 장기성장률은 '5년 1% 하락의 법칙'에 따라 1990년대 이래 계속 하락했고 그 결과 현재는 장기성장률 0%대의 제로성장을 목전에 두고 있다.

저자는 오늘날 한국의 연간성장률이 마이너스가 될 위기 상황에 처한 근본적인 원인이 COVID-19가 아닌 '5년 1% 하락의 법칙'에 따라 추세 장기성장률이 이미 1%중반까지 추락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미 추세 장기성장률이 이미 1%중반까지 추락했기 때문에 단기적인 충격만 가해져도 쉬이 마이너스 연간성장률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이른 것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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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요테의 놀라운 여행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13
댄 거마인하트 지음, 이나경 옮김 / 놀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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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장르: 영미소설, 성장 소설, 청소년 소설

해당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이 책은 5년 전 교통사고로 두 자매와 엄마를 잃고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열두 살의 '코요테 선라이즈'가 아빠 '로데오'와 함께 노란 스쿨버스를 타고 미국 전역을 종회무진 누비면서 벌어지는 일들에 관한 것이다. 낯선 사람의 경계심을 한순간에 무장해제 시키는 코요테의 친화력 덕분에 읽는 내내 정말 즐거웠다.

좌충우돌 시끌벅적한 여행에서 코요테가 마주하는 만남과 이별에서 인생의 의미를 돌아보게 되었다.

 

과거를 돌아보는 건 아무 소용 없는 일이야, 코요테. 로데오는 늘 말했다. 내가 그들-엄마와 언니와 동생-생각을 하면 로데오는 금방 알아차리곤 했다. 내가 말이 없어지고 우울해졌으니까. 로데오는 눈물을 글썽거리며 고개를 젓곤 했다. 안 돼, 아가. 거기로 돌아가지 마. 네 행복은 여기, 지금에 있어. 예전 일은 다 잊어야 해. 하지만 나는 로데오처럼 할 수 없었다. 감추는 실력이 좋아진 것뿐이다. 금지된 추억을 몰래 꺼내보는 실력이 좋아진 것뿐이다.

그리고 그거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었다. 그 추억은 내 마음속에서 간직하고 머릿속으로만 꺼내보면 된다고. 하지만 할머니에게 공원 이야기를 듣는 순간 모든 게 바뀌었다. 몇 년 전 그날, 그 상자, 그 약속을 기억하니 모든 게 바뀌었다. 몰래 간직하는 추억으로는 이제 충분하지 않았다. 어쩌면 늘 그랬었는지도 모른다. 이제는 알 수 있었다.

72p

나는 거기 우리가 들어가는 세상을 내다보며 서 있다. 꼭 그래야 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나도. 일출과 석양과 아이스크림콘은 반드시 존재하지 않아도 되었고, 별똥별과 어쿠스틱 기타와 손을 맞잡는 것, 좋은 책과 따뜻한 담요와 잘 자라는 키스도, 그중 무엇도 반드시 없어도 되었다. 엄마와 에이바와 로즈는 내 곁에 살아 숨 쉬지 않아도 됐다. 그들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로데오와 나와 예거와 레스터와 할머니와 살바도르와 밸과 아이반도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 모든 것이, 그 하나하나가 생겨나지 않을 수도 있었고, 나는 그것을 보지 못할 수도 있었으며, 보지 못한 걸 알지도 못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존재했다. 그리고 나는 봤다. 아, 그랬다.

세상에는 너무 많은 행복이 있다.

세상에는 너무 많은 슬픔이 있다.

세상에는 정말이지 너무 많은 것이 있다.

360p

산다는 것은 엄청난 슬픔 엄청난 행복 모두를 포용하는 것이라는 진리를 알려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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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러브레터
야도노 카호루 지음, 김소연 옮김 / 다산책방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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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 책방에서 제품을 제공받고 작성한 게시물입니다.

장르: 미스터리, 스릴러


다산북스의 일본 미스터리 소설 [기묘한 러브레터]의 개정판이 출간되었다. 'Don't judge a book by its cover. 겉만 보고 평가하지 마라.'라는 속담도 있지만 나는 책 표지에 약한 편이다. 표지야말로 책의 전반적인 느낌이나 이야기를 전달하는 핵심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독자가 책에 대해 알 수 있는 최초의 단서이기도 하고. 쨌든 [기묘한 러브레터]의 서평단을 신청한 것도 책의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였다. 일본어 문자(히라가나)를 폰트처럼 사용한 것이 재미있었고 표지 중앙의 붉은 꽃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의 원제는 '갑작스러운 메시지에 놀라셨을 줄 압니다.'인데 소설의 첫 문장과 동일하다. [기묘한 러브레터]는 흥미롭게도 '미즈타니 가즈마'와 '다시로 미호코', 두 사람이 페이스북 메시지를 주고받는 형식으로 진행된다두 명의 화자가 각자의 관점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만 풀어놓기 때문에 독자가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제한적이고 읽는 내내 화자의 이야기를 신뢰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진행 방식의 나쁜 예시였다면 '뭐야 (독자인) 나만 아무것도 모르고 등장인물끼리만 이야기하네'와 같은 소외감을 느꼈을지도 모르지만 [기묘한 러브레터]의 경우 처음부터 '결혼식 당일 사라진 신부, 30년 만에 닿은 연락....'이라는 주제가 명확했기 때문에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결혼식 당일 사라진 신부'라는 소재는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화차]를 떠올리게 한다. 물론 엄밀히 말하자면 [화차]는 '결혼식 당일'에 사라진 건 아니지만.

[화차]와 마찬가지로 [기묘한 러브레터]의 '미호코'도 사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고 책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그 이유가 밝혀진다. 이야기 진행에 따라 사건의 진상을 추측할 수 있는데 중간의 추측이 여러 번 뒤집히는 것이 이 책의 매력이다.

책을 결말부터 보는 사람이 있는데 이 책의 경우 절대! 결말부터 읽지 않길 추천한다. 반전은 책의 맨 뒷장에 숨겨진 비밀이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인내하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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