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밤마다 수다를 떨었고, 나는 매일 일기를 썼다 - 어느 페미니스트의 우한 생존기
궈징 지음, 우디 옮김, 정희진 해제 / 원더박스 / 2020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는 밤마다 수다를 떨었고, 

나는 매일 일기를 썼다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궈징
페미니스트, 사회 활동가.

대학을 졸업한 2014년, 신동방요리학교 문서 작성 담당직에 지원했다가 남성만 채용한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뒤 해당 학교를 법정에 고소, 중국 최초로 제기된 취업 성차별 소송에서 승리를 거머쥔다. 3년 뒤인 2017년, 뜻이 맞는 동료들과 함께 ‘074직장여성법률핫라인’을 만들어 취업 성차별에 시달리는 여성들에게 법률 지원을 해 주는 활동을 시작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광저우에서 거주하다가 2019년 11월 우한으로 이사했다. 그로부터 한 달쯤 지난 2019년 12월 말, 원인 불명의 폐렴이 우한에 퍼지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코로나19의 시작이었다.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되던 2020년 1월 23일 우한이 봉쇄되었고, 이날부터 궈징은 봉쇄된 우한에서의 소소한 일상과 전염병 시대 보통 사람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기록한 일기를 써서 위챗 모멘트와 웨이보를 비롯한 SNS에 올리기 시작한다.

궈징의 일기는 웹에서의 활동을 기반으로 물리적 봉쇄를 깨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 사람들 사이의 연대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SNS에 연재된 그의 일기는 총 200만 회에 달하는 조회수를 기록했고, 《뉴욕 타임스》, 《뉴요커》, 《가디언》, BBC 뉴스, 《서울신문》 등 여러 해외 언론에 소개되어 봉쇄된 우한의 현실을 전 세계에 알리고 연대를 넓히는 데 기여했다.

역자 : 우디
대학에서 중국어를, 대학원에서 중국 정치외교를 전공했으나 졸업 후 전혀 다른 일을 하다가, 인간이 활자를 번역하는 마지막 시대가 될지도 모를 이 시대에 번역가가 되는 것도 괜찮겠다는 순진한 생각 끝에 전공과 직업이 일치하는 흔치 않은 삶을 살게 되었다. 기존에 소개된 중국어권 도서들의 한계를 뛰어넘어 재미와 의미를 두루 갖춘 책들을 분야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소개해 나가고 싶다.

《픽스》, 《그라운드 제로》, 《하루 한 번, 심리학 공부를 시작했다》, 《한자의 유혹》 등을 번역했다.

해제: 정희진

여성학 연구자. 융합 글쓰기/인문학 강사. 다학제적 관점에서 공부와 글쓰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서강대학교에서 종교학과 사회학을 공부했고,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여성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삶의 어떤 순간과 동일시할 수 있는 책 앞에서 오래 머물고 싶은 독자이자, 글쓰기의 윤리와 두려움을 잊지 않는 필자이기를 소망한다.

《페미니즘의 도전》, 《정희진처럼 읽기》, 《아주 친밀한 폭력》, 《낯선 시선》, 《혼자서 본 영화》를 썼으며,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미투의 정치학》 등의 편저자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코로나 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코로나 블루'로 번아웃이 온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나또한 올해 초부터 정말 생각지도 못한 일이

현실로 다가와 잃어버린 1년이란 시간을

보상 받을 수도 없고 너무 마음 아픈 시간들을 보내고 있기에 속상하기만 하다.


처음엔 이게 뭔가 싶었고 금방 잡히겠지 생각했는데

이 바이러스가 우리의 삶과 일상에 괴물처럼 공존해버린

지금의 처지가 너무 안타깝고 슬프기만하다.


주저 앉아 있을 수는 없기에

매일의 삶을 그래도 살아나간다.


마스크를 필수품이 되어버렸고,

음식점은 되도록 아이들과 잘 가지 않고,

급하면 배달 정도로 사회적 거리두기에 누구보다도 철저히 한다고 할만큼

자발적으로 묵묵히 해나가고 있다.


정말 힘이 든다. 아니 속상해서 눈물 날 때도 있다.


특히나 마음껏 뛰놀고 한창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 나이에

너무 가혹한 지금의 현실 앞에서

그 어떤 것도 해줄 수 없는 어른이 된 것 같아 마음이 쓰린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어 지나온 시간들을 추억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먼저 이 일을 겪은 누군가에 의해

생생히 전해지는 코로나 19 사태를 좀 더 가까이서 관찰하게 된다.


지금은 충분히 느끼며 살지만

두렵고 고독했을 그 시간들을 부지런히 기록으로 담은 책은

독자들에게 읽혀짐으로서 그 얼굴을 드러나게 만드니까 말이다.


종말이 찾아온다고 해도 다들 전과 다를 바 없이 욕망과 공포를 느끼겠지.

그러니 서로 애틋하게 그리워하는 사람도 만나려 하지 않을까?

서로 애틋하게 그리워하는 사이란 서로에게 오직 상대방밖에 없는,

어찌 보면 애처롭지만 또 어찌 보면 안전한 그런 관계인데,

문제는 이런 사람을 찾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거다./p148


종말에 대한 공포를 처음으로 생각해 보게 된다.


이 바이러스가 안고 온 재난이 현실로 다가오자

정말 끔찍한 일상의 공포가 너무 가속화 되고 있다.


과연 이 공포의 끝은 어디로 이어질까.


희망이 있을까.


멀리 떨어진 부모님을 못본지가 딱 1년 되었다.


코로나 19 사태가 터지고 나서

멀리 있는 부모님을 만나 뵈러 갈 수 없어 참 가슴 아프다.


마지막 때엔 사람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 소박한 꿈은

단지 꿈일뿐 현실에선 불가능한 그림이 되는 걸까.


"봉쇄가 해제되면 제일 먼저 뭐 할 거예요?"

정말 많은 사람이 이렇게 묻는다.

봉쇄가 해제되면 훠궈를 먹고 싶다는 사람이 많은데, 나도 처음에는 그랬다.

훠궈는 여럿이 모여서 먹어야 분위기가 나니까./p286


봉쇄된 우한을 뉴스에서 보고 경악했다.


그런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도 왜 이 지경에 이른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원망스러웠다.


비극으로 몰아가는 사회적 분위기가

그 안에서 생존하고자 치열한 삶을 이어가는 이들.


멀리 떨어진 다른 나라 이야기 같았는데

흡사 우리와 지금 다른 게 뭘까 싶다.


봉쇄 되진 않았지만, 생활도 사람과의 관계도

이전과는 판이 다르게 느긋한 연대 안에서 비대면으로 살아간다.


봉쇄 되면 훠궈를 먹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이 참 마음 아프다.


많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맛있는 식사를 하던

그 때 그 당연한 것들을 누리지 못한다는 것.

그게 하나의 희망이자 바램이라는 것이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처한 현실이 너무 비참해져서

마음이 무너지다가도 다시 살아남을 방법과 공존하는 삶을 배우는 걸

부정하고 싶지만 받아들이게 되는 게 참 마음 아플 뿐이다.


따뜻한 봄날이 다시 오길 그토록 바래보며

그동안 잊고 있었던 소중한 것들을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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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상처가 되지 않도록 - 후회 없이 말하고 뒤끝 없이 듣는 감정 조절 대화법
노은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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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상처가 되지 않도록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노은혜
언어치료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상담심리학을 공부했다. 대인관계, 자존감,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마음을 치유하고 개인의 강점을 발견해주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다. 보건복지부 소속 언어치료사로 활동했으며, 한국상담학회 전문상담사로 병원, 사회복지관, 심리연구소 등 다양한 기관에서 내담자들을 만났고, 자존감 회복과 대화법을 주제로 한 기업 · 단체 강연으로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어왔다. 그 외 부모교육 전문가로도 활동하며 부모와 아이 심리를 다룬 칼럼으로 주목받았다. ‘네이버 맘키즈’에서 아이의 언어 발달과 대화법을 주제로 포스트를 운영했으며, 「국제i저널」에서 ‘노쌤 칼럼’을, 「메트로신문」에서 ‘노쌤의 키즈 톡톡’을 연재했다. 『나는 더 이상 눈치 보지 않기로 했다』, 『엄마 아빠 딱 10분만 놀아요!』, 『엄마랑 아빠랑 우리 아이 말공부』 등을 집필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내 말의 가장 많은 피해를 받는 사람들은 가까이에 있는 사람으로

아이들과 남편이지 싶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나면 일단 잔소리부터 시작해 강도가 높아져

혀끝에서 날선 말들로 마음에 상처를 낸다.


내가 해도 좀 심했나 싶을 정도의 말을 내뱉고 후회도 많이 했다.


그렇다보니 엄마의 눈치를 보는 아이들과

고개 숙인 남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이건 아닌데란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든다.

뭐가 나를 분노케하고 나를 참지 못하게 하는지

내면 안에 깊은 좌절감이라든지 낮은 자존감을 살펴봐야 함을 인지한다.


내 부모님께 받았던 상처의 되물림이라면

더더욱 끊어내야 할 악재임을 올바로 파악하고 변화해야 한다.


내면 안에 억눌린 감정들을 하나씩 살펴보며

진짜 자유한 자아를 재발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사람은 발달하면서 타인으로부터 긍정적인 관심을 받고자 하는 욕구를 갖고 있다.

자신에게 의미 있는 타인이나 부모는 사랑과 수용을 제공하거나 철회함으로써 개인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아이는 사랑과 수용의 감정을 얻기 위해서 자기 자신의 내적인 경험을 무시하고

부모 또는 자신에게 의미 있는 사람들에게 자기 마음과는 달리 상대의 욕구를 따른다.

이럼으로써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과 욕구에 솔직하기보다는 옳고 그림과 선과 악이 무엇인지를

타인으로부터 결정받는 사회적인 사물이 되어간다./p102

기준을 타인에게 맞춰 살다보면 내 감정을 제대로 살펴보지 못한다.


가치판단의 기준이 똑바로 서있다면

아마 관심받고 싶은 기대와 선과 악을 구분하는 기준이

좀 더 내 편에서 생각할 수 있어 마음이 편해진다.


거절의 몫 또한 상대방에게 돌리고 나서

생각을 떨쳐버리는 연습이 필요하다.


거절을 못해서 가장 큰 낭패를 겪는 건 나였다.


참 많이도 괴로웠고, 하고 싶지 않은 일들을 억지로 해야만 해서 불편하고 힘들었다.


좋은 사람이라는 호평을 좀 내려놓고

좀 내 멋대로 산다 싶을 정도로 해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음을

나에게 좀 더 너그럽고 싶다.

거절의 연습을 통해서 말이다.


자기 안의 아주 작은 부정적인 감정이라도 자극될 때면 그의 내면아이는 혼비백산하며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그리고 그 두려움을 스스로 처리할 수 없어 더욱 큰 분노나 비난으로 응수하며 스스로를 지켜내려 했다./p203


분노가 하나의 방어 기제가 된다면

주변 사람들이 겪게될 피해를 생각해보자.


더욱이 가족들에게 안길 상처가 더 크다.


돌이킬 수 없는 말의 실수들을 생각없이 내뱉고야말면

내 분노가 사그라들땐 이미 늦었다.


​결국 내면 안에 두려움이다. 

나를 지켜야 한다는 강한 무기로 분노를 표출하는 건

가장 쉬워보이면서도 참 위험한 ​행위가 될 수 있다.

여러 낭패를 겪게 되면서 서로의 마음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은

사실  내 마음을 먼저 지키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걸 알 수 있다.

좋은 관계의 회복에 고민이 많은 나에게

좀 더 말을 꺼내기 전에 반드시 내면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끊임없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조금씩 마음을 돌봐줄 수 있는 시간들을 가지려 노력해야겠다.

서로를 존중하는 말과 태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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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돌보는 법을 잊어버린 나에게 - 나를 보는 연습으로 번아웃을 극복한 간호사 이야기
장재희 지음 / 나무와열매 / 2020년 10월
평점 :
절판


나를 돌보는 법을 잊어버린 나에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장재희
남을 돌보는 사람에서 나를 돌보는 사람이 되어가는 간호사 & 티 소믈리에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병원의 임상 간호사로 근무하던 중 인간 본연의 아름다움과 예방적 간호에 대한 호기심으로 대학원에서 향장학을 전공했다. 학교, 회사, 병원의 다양한 분야에서 간호사로 활동하다가 번아웃을 경험했다.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해 나를 보는 연습을 시작했다. 나를 보는 연습을 통해 아픔을 치유하고, 삶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었다. 번 아웃된 나를 돌보는 법과 삶이 점점 더 좋아지는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글을 썼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넘어진 나를 부축해 일으켜 다시 살아가는 삶은 매일의 반복이다.

심지어 요즘은 다른 어느 때보다

외적인 움직임이 줄고 마음 안에 불안과 초조가 큰 때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유없이 답답하고 멍해지며

공허한 시간들이 찾아올 때가 잦아진다.

내가 겪었던 아픔을 누군가가 함께 공감하고

같이 아파했던 이들과 나눌 수 있는 이야기 자리도 이젠 너무 먼 옛날 이야기 같다.

사람이 그리워지고 오가는 대화 속에서

웃고 울었던 뜨거운 만남들이 마냥 그립다.

그렇게 애틋한 시간들이 쌓여 지금은 만성이 될까 겁나는

방전 상태가 심신을 괴롭게 만든다.

이런 때에 이 책을 만난 건

누군가와 또다른 소통 안에서 대화를 나누는 격이다.

나도 그랬고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고...

​점점 감사함을 삶으로 끌어들이기로 노력하자 지금은 그 상황에서도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날이 많아졌다.

무엇보다 내가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이 중요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 순간을 감사함으로 바라볼 힘과 어떤 누군가에게서라도

 그 사람을 감사하게 느낄 수 있는 마음이 있어야 했다./p133

일상의 회복을 위해 감사하며 사는 삶은 정말 중요하고

일어나는 기적에 대한 이야기들이 참 신비롭고 놀랍다.

정말 그럴 수 있을까.

내가 변할 수 있을까.

내 맘이 다시 편해질 수 있을까.

이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질까.

이전에 내가 하는 말과 생각들을

조금은 건강한 삶 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연습의 과정처럼

감사하며 살기를 실천하는 걸 작게나마 노트에 적어 일기로 써봐야겠다.

작년부터 생각만 했지 잘 실천하지 못했던터라

더이상 때를 늦추지 말고 매일의 감사를 버릇처럼 달고 살아보면

어떤 인생의 후반부가 펼쳐질지 좀 기대해보고 싶다.

지금은 너무 최악인거 같아 올라갈 일만 있을 거라 생각하기에

뭐든 생각만 아닌 액션이 필요하다는 걸 안다.

몸이 게을러지지 않도록 조금씩 움직여보며

머리로는 감사함을 떠올리고 손으로는 다시 한번 써내려가며

감사함이 내 인생에 미칠 긍정적인 영향을 생각해보고 싶다.

홍차를 마시며 쉼을 알게 되고, 자연을 걸으며 숨을 쉬면서 알게 되었다.

자연이 나에게 준 치유 에너지를 고갈되지 않게 하려면 충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p150

​내가 좋아하는 차 한잔으로 일상을 더 따뜻하게 만드는

기분 좋은 습관은 다가오는 느낌만으로도 포근하니 기분 좋다.

긴장을 풀어주고 뭔가 심신을 유연하게 만들어주는 기분이랄까.

자연을 걸으며 숨을 쉰다는 건

집순이인 나에겐 참 귀찮게 느껴지는 활동이기도 하다.

그런데 너무 집 안에만 머물러 있다보니

뭔가 많이 우울한 기분이 드는 건 사실이다.

천천히 걷는 것은 할 수 있겠다 싶어

가벼운 산책 정도로 인적이 드문 길을 혼자 걷고는 싶다.

땀을 빼고 살을 빼려는 목적이 아닌

그냥 쉼을 느끼기 위해 걷는 아무런 목적도 도착지도 없이

발닫는 대로 슬슬 걸어가면서

부정적인 생각들을 툭툭 털쳐내 버리고도 싶다.

저자가 경험했던 번아웃 극복 이야기는

마음이 아픈 이들에게 차분하게 다가와 조곤조곤

삶의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아 이 시간이 참 특별했다.

얼굴을 보고 마주하는 타인과의 시간들이 요즘은 단절되다보니

책으로 그 목마름을 해소할 수 밖에 없지만

이마저도 나에게 없다면 얼마나 숨쉬며 살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

산소 호흡기처럼 다시 숨을 얻어

오늘을 살아갈 힘을 공급받고 다시 해보고 싶은 것들로

삶의 에너지를 끌어올려보고 싶다.

너무 애쓰지도 너무 잘 할 필요도 없고

딱 내가 좋을 정도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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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이 필요할 때 수필 한 편
오덕렬 지음 / 풍백미디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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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이 필요할 때 수필 한 편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오덕렬
평생을 교직에 몸담은 교육자이자 수필가로,

‘방송문학상’(1983) 당선과 한국수필 추천(1990)으로 등단하였고, 계간 ?散文?를 통해 ‘산문의 시 평론’ 신인상 당선(2014)과 ‘산문의 시(창작수필)’ 신인상 당선(2015)으로 창작수필 평론가와 창작수필가로 재등단하였다.

수필집 〈복만동 이야기〉 〈고향의 오월〉 〈귀향〉 〈항꾸네 갑시다〉, 수필선집 〈무등산 복수초〉 〈간고등어〉, 평론집 〈수필의 현대문학 이론화〉 등을 펴냈다.

광주문학상과 박용철문학상, 늘봄 전영택 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모교인 광주고등학교에 교장으로 재임 시절 ‘光高문학관을 개관하여 은사님 16분과 동문 작가 98분을 기념하고 있으며, 광주고 문학상을 제정하여 매년 5월에 광주전남 중·고생을 대상으로 백일장을 개최하고 있다.

현재 〈전라방언 문학 용례사전〉 편찬 중이며, 수필의 현대문학 이론화 운동으로 수필의 문학성 회복과 창작수필(散文)의 외연 확장에 힘쓰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이 책을 읽기 전에 하루 한 편씩 아껴서 읽으라는 당부의 말에

마음이 느긋해진다.


재촉함 없이 천천히 책을 읽는다는 게 정말 쉼이고 힐링이다.


보고 싶은 책들이 쌓이면 마음이 분주해진다.


이 책도 저 책도 얼른 읽고 싶은 마음에 다급해지면

자칫 책에 몰입했다가 금방 빠져나와 다른 책으로 넘어가 버리기 때문에

깊은 사색을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하루에 한 편이면 뭔가 너그럽다.


여유도 부려보고 천천히 글을 곱씹으며 읽게 된다.


제대로 된 사색의 시간이며 쉬어가야 할 때에 이 책을 만났다.


고향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6.25 난리통의 깜깜한 밤, 멍멍개가 마룻장 밑에서 강그라지게 짖어대던 그 무섭던 지난날을 모두 정화시킨 고향...

무엇 하나 풍족한 것이 없었던 고향이다.

"누구나 등에 고향이 있다.'고 노래한 시인이 있다.

그렇다. 우리는 등 뒤에 고향이 있어 얼마나 위로를 받는가.

타관 생활에 지친 사람은 감나무 그늘에서 고향 샘물을 마실 일이다.

고단한 세월도 고향 앞에서는 스르르 녹을 것이다./p65


돌아갈 곳이 있는 집.


부산, 내 고향.


친정을 떠나 온지 16년이 흘렀다.


결혼과 동시에 출가하게 된 타향살이에

가끔 서글프고 감정이 복받이는 날이면 그렇게 부산 집이 그립다.


부모님 두 분이 다 돌아가시고 외톨이가 된 친한 언니를 보면

돌아갈 곳도 쉬어갈 뒷 배경도 없어 얼마나 쓸쓸할까 싶다.


항상 마음이 아린다.


밖에서 굳은 일을 하고 돌아와도

시집 살이가 힘이 들어도

육아에 지쳐 고단한 밤이면 가고 싶은 고향 생각에 눈물이 나기도 하지만

갈 곳이 있어서 힘이 나고 그 곳에 내 부모님이 계셔서 위로가 된다.


요즘 같은 때엔 전화 통화로만 서로 안부를 묻고

만날 기회 조차도 가질 수 없어서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지만

조금만 지나면 따뜻한 봄이 올거란 기대를 잊지 않고 있다.


내 고향은 따뜻한 남쪽 나라이기에

그곳에서 얼어 붙은 마음도 몸도 녹이고 싶다.


함박눈은 할아버지의 허연 수염에도 생활의 흡족한 기운을 돌게 한다.

아파트 살림이 시작되면서 암만 가야 마당 한번 쓸 길 없던 할아버지는

 눈을 쓸어 손자의 등굣길을 내주는 보람에 차리라.

빗자루를 통해 대지가 받은 하늘의 축복이 파문처럼 전신에 퍼질 것이다./p178


우리집 두 아이가 기다리는 함박눈.


올 겨울도 어김없이 때를 기다리고 있다.


산타 할아버지가 갇다주는 선물 꾸러미와 함께

눈을 세상에 뿌려주면 더 없이 아름다울 밤이 되겠지.


겨울의 낭만은 눈이다.


대게는 가만히 내리는 눈을 보기만 해도 마음이 포근해진다.


창밖의 싸늘함이 무색하리만큼

흰 눈이 나에게 주는 따뜻함이 좋다.


두 아이는 때를 놓치지 않고 분명 나를 끌고 나가

눈사람을 만들자고 조르겠지.


뭐 이것도 다 추억이라며 누가 더 크게 만드나 기합도 겨뤄보고

신나게 놀다와 그 날은 일찍 잠자리에 들면

겨울 밤에 소복히 내리는 눈을 보며

엄마는 잠을 이루지 않고 창 밖을 내다보며 쉰다.


그 시간이 추억이고 사랑이었다.


급할 것도 없이 천천히 살아도 좋을 인생 길이기에

더 음미하며 책을 보니 내 삶이 넉넉해지는 기분이다.


따뜻한 차 한 모금 마셔가며

깊은 사색의 시간을 좋은 책들로 겨울 밤을 보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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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수업 - 슬픔을 이기는 여섯 번째 단계
데이비드 케슬러 지음, 박여진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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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수업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데이비드 케슬러
DAVID A. KESSLER

세계 최고의 슬픔과 애도 분야 전문가다. 그는 삶과 죽음의 맨 가장자리로 몰린 수천 명의 사람과 함께해오면서 행복의 비밀을 배웠으며 비통한 상실을 겪은 뒤에도 그 지혜를 잃지 않았다. 저서로는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공동으로 집필한 《인생 수업》과 《상실 수업》이 있으며, 단독으로 쓴 책으로는 《환영, 여행, 붐비는 방VISIONS, TRIPS, CROWDED ROOMS》, 《생이 끝나갈 때 준비해야 할 것들》 등이 있다. 특히 《생이 끝나갈 때 준비해야 할 것들》은 테레사 수녀의 극찬을 받았다. 루이스 L. 헤이와 함께 《스스로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YOU CAN HEAL YOUR HEART》를 공동 집필하기도 했다. 그는 삶의 대부분을 슬픔과 트라우마를 겪은 이들과 직접 소통하며 의사, 간호사, 상담사, 경찰, 응급 구조대원 등을 대상으로 한 강연과 교육을 하며 보내고 있다. 9ㆍ11 테러 이후 미국 적십자에서 자원봉사도 하고 있다. 또한 로스앤젤레스 경찰국의 특별 예비 장교이기도 하다. 그가 만든 웹 사이트 GRIEF.COM은 슬픔에 빠진 수많은 이들에게 헤아릴 수 없이 귀중한 도움을 제공한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상실의 아픔은 깊은 우울로 빠져들게 만든다.


더욱이 가까운 가족을 잃은 아픔은

산사람에게 안겨진 크나큰 고통임에 분명하다.


절대 수용하고 싶지도 받아들이기도 힘든 현실을

정교한 단계로 나뉘어 죽음의 의미를 회복해 나갈 수 있을까.


무거운 마음으로 뜨겁게 아니라고 발버둥치면서 책장을 넘겼다.


암 진단을 받은 파라 포셋은 "왜 하필 나지?"라고 묻지 않았다.

자신이 희생자가 되고 싶어서 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한편으로는 암에 걸린 것이 좋은 일이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제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알았으니까요." /p112


어쨌든 살아 있음에 감사할 수 있는 것.


죽음에 가까운 병에 다가갈 수록 살아 있음이 더 절박하고 절실해진다.


병과의 싸움도 멈추지 않겠지만,

여전히 남은 삶을 기여코 살아가겠다란 의지와

전과 다는 의미있는 삶이 주는 선항 영향력은 참 아프고 찬란하다.


의미 찾기의 여섯 단계중 그 첫 번째가 슬픔의다섯 번째 단계인 수용이라고 말한다.


상실의 고통에서 지극히 현실적인 부분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는 건 얼마나 힘든 시간이 될까.


단계 단계만다 뼈를 깎는 고통이 따를 정도로 힘들다.


벌써 진입 단계조차도 상상하기 힘든 고통이 따르는 것 같다.


왜나면 아직 이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테니까.


고통의 바닥에서 머물러 있는 시간은 필요하다.


그래야만 평화로운 수용을 허락하는 때가 오니까.


과거가 아닌 현재에서 의미를 다시 재해석하고

고통보다 더 큰 가치를 알아가는 것.


이건 삶의 의미를 제대로 배우는 시간이자

현재를 살아가는 나에게 큰 가르침이 된다.


사람하는 사람이 죽었다고 해서 그 사람과의 관계의 문까지 닫히지는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고 해서 똑같은 강도의 슬픔이 늘 반복해서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과의 관계의 문을 찾아 여는 것이다.

슬픔 속에 남겨진 이들이 느끼는 고인과의 유대감은 '건강하지 못한 슬픔'이 아니다.

지극히 정상이다. 누군가 죽어도 그 사람에 대한 사랑이 지속되듯 유대감 역시 지속된다./p357


실체로 나타나 있진 않지만, 마음으로 느끼는 법.


완전히 끊어내려고도 하지 않고

사랑 안에서 서로 유대감은 가지며 지금의 현실도 살아가는 법을 배워가는 것.


앞으로를 살아가면서 반드시 배워야 할 삶의 수업으로

첫 과제부터 막히는 나에게 단계가 진행될 수록 마음이 무겁고 엄숙해지지만

내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당장에 좋은 집을 가지고 비싼 차를 타는 것이

죽음 앞에서 어떤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보자.


가치가 달라지면 내가 생각하는 방향과

인생을 바라보는 시야가 바뀐다.


죽는 그 날까지 재미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나에게도 주변에도 넉넉한 사랑을 나눌 수 있고

가끔 깜짝 선물도 보내는 여유와

나에겐 더없이 아끼는 마음으로 살고 싶다.


상실를 수용하고 의미를 찾아가는 삶의 수업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겸손한 자세로 받아들이고 싶다.


모든 인생은 끝이 있기에

지금의 삶이 더 가치롭고 살아 있는 자들에겐

죽은 자를 애도하는 마음 그 이상으로 삶을 더 가치있게 살아갈 수 있어 감사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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