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원청 - 잃어버린 도시
위화 지음, 문현선 옮김 / 푸른숲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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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과 호흡의 공명, 심장과 심장의 공명, 눈빛과 눈빛의 공명이자 사람과 사람의 공명입니다.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공명 덕분에 바로 눈앞에 있는 듯 가까워지지요.

희미하게 기억나는 아버지와 선명하게 기억나는 어머니에 관해 이야기하고 끈으로 장정된 책과 어머니의 베틀, 어린 시절의 수수밭에 관해 이야기한 뒤 마지막으로 주변?100리 안에서는 자신이 부호에 속한다고 말했다

자신과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낸 남쪽 여자, 그를 위해 요리하고 빨래까지 해주던 샤오메이가 떠나면 어떻게 살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린샹푸는 샤오메이를 위로하기 위해 아창이 이제 경성에 도착했으며 곧 데리러 올 것이라고 말했다.

가축을 잃고 처절하게 울부짖는 비통함과 달리 가족을 잃은 슬픔은 평온해 보였다. 닳아빠진 광목천을 얼굴에 덮은 망자는 그곳에 꼿꼿하게 누워 있었다.

처량한 하루였다. 울음소리와 탄식이 사방에서 울리고 찬바람이 날카로운 소리를 냈다.

집 안에서 걸을 때 나막신 소리만 내는 여자,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소리는 내지 않는 여자가 그 순간에는 얼굴을 환하게 빛내고 있었다.

얼어 터진 상처 때문에 표정이 잘 보이지 않는 얼굴로 예년보다 매서운 겨울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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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3-01-12 23: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위화 초기작들 그리고 몇 몇 에세이집을 좋아 합니다

위청도 맘 아픈 이야기일 것 같아요 ㅠ.ㅠ

어쩌다냥장판 2023-01-13 03:49   좋아요 1 | URL
저는 세권만 읽어봤어요 가랑비속의 외침이랑 인생 허삼관매혈기 에세이는 꺼려하는 편이라 못읽어봤는데 그것도 좋군요
위화 특유의 분위기가 원청에도 들어 있네요
서글프면서 고단한 삶이 여기서도 보여 짠해요
 
[전자책] 망각 일기 세라 망구소 에세이 2부작
세라 망구소 지음, 양미래 옮김 / 필로우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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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몸은 시간의 흐름을, 내가 알아차리지 못한 시절을 기록하고 있었다

몸이 언어를 위한 도구가 되기도 전에 기억을 위한 도구였다는 사실을 상기하려 애쓰고 있었다.†

남편이 유년기를 보내고, 시어머니가 삶과 죽음의 시간을 보낸 섬에서 우리는 매일 무지개를 본다.

새에도, 나무에도, 별에도, 구름에도, 아이들에게도, 그 밖의 온갖 것에 무지개가 드리운다. 현실 세계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과 무관하게 돌아간다.†

무언가를 지속하는 일에 내포된 본질적 문제는 시간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간 속에 홀로 남겨진 기억들은 요약본의 형태로 굳어진다. 원본은 복구가 불가능하다

더 많은 감정을 기억할수록 그 감정은 강해진다. 닳아 없어지지 않는다.

공허감과 충만감이라는 개념이 행복에 대한 형편없는 은유인지도 모른다.

문제는 내가 너무 많은 것을 기록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쓰기는 했지만 어째서 나는 충분히 애를 쓰면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다고 생각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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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전도서에 바치는 장미 열린책들 세계문학 11
로저 젤라즈니 지음, 김상훈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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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굴뚝은 구름으로 된 검댕으로 시꺼멓게 변해 있었다

하늘 어딘가에서 폭풍우가 맹위를 떨치고 있었고, 끊임없는 번개가 그 윤곽을 언뜻언뜻 드러냈다. 바람이 차가웠다.

내가 이런 일을 꼭 해야 하는 건 네가 거기 있기 때문이지. 다른 이유는 없어. 개인적인 이유는 전혀 없어…….」

내가 죽더라도, 내가 죽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 산들을 정복할 필요가 있어.

아마 죽을 운명에 있는 자는 자기 자신에 대한 도전을 받아들였을 때 불사(不死)의 존재에 가장 가까워지는 것인지도 모르겠군.

그녀 위로 까마득하게 높은 곳에 걸려 있는 빨간 별. 천사의 검. 불사조의 날개. 불타는 영혼. 그리고 그것은 까마득하게 멀리 있는 나를 향해 휘황찬란하게 불타올랐다.

이토록 오랫동안 유지되어 온 팀의 마지막 노력이 될 것이 틀림없는 산행을 통해, 작열하는 태양 아래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잿빛과 옅은 자주색의 산등성이에 오르기 위해.

그 위로 계속되는 길은 아이스크림이었고, 위스키사워였고, 모닝 커피였고, 저녁 식사 후의 담배 한 대였다.

이제 우리는 황혼의 세계에 와 있었다. 일찍이 어떤 인간도 발을 디딘 적이 없는 처녀지를 걷고 있는 것이다.

마치 『신곡』의 한 구절을 생각나게 하더군. 연옥은 산이었다는 걸 기억하나. 그리고 그때 난 에덴동산으로 가는 동쪽 길을 지키고 있는 천사 생각을 했어

난 이 산에서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일생 동안에도 다 쌓을 수 없을 정도의 악업을 쌓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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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캐롤 에디션 D(desire) 9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 그책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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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즈는 밖으로 나가다가 호텔 문턱에 발이 걸렸다. 순간, 외로움이 공허한 파도처럼 밀려왔다. 처음으로 파도에 맞은 테레즈는 온몸이 산산이 부서지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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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망각 일기 세라 망구소 에세이 2부작
세라 망구소 지음, 양미래 옮김 / 필로우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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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아이가 살아가는 배경이 되고, 시간이 된다.

나는 시간의 연속성에 저항하며 존재하는 사람이었다.

내 몸, 내 삶은 내 아이의 삶을 이루는 풍경이 되었다. 나는 더 이상 이 세상을 살아가는 하나의 개체가 아니다. 나는 하나의 세상이다

강인함은 고통을 감내하는 능력이고, 강인함이 있어야 고통에 잡아먹히지 않은 채 온화함을 간직할 수 있다. 온화함, 그 무형에 가까운 평온함 속에서 나는 아이를 안았다

영혼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내가 아가씨 나이였을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실패의 악취?그게 나를 덮쳐오는 것을 느꼈다.

젊은 시절에 한 약속들이 떠오르고,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궁금해지고, 내가 가볼 수 있었을지도 모를 장소들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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