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버지스 형제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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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한 딸에 대한 사랑이 잭에 대한 사랑과 합쳐지는 것 같았다.

그이 어머니는 내가 완전히 가톨릭을 버리지 않는 한 결혼은 절대 안 된다고 했어요. 그래서 그 말을 따랐어요. 나는 그런 건 상관없었으니까. 칼을 사랑했거든요

그와 수전?수전의 아들까지 포함해서?은 그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날부터 불행이 예정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노력했고, 어머니도 그들을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벗어나는 데 성공한 사람은 짐뿐이었다.

수전은 남편의 말을 믿었고, 만약 잭이 지금과 다른 아이였다면 스티브가 떠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그것 역시 그녀의 잘못이었다. 이런 실패의 연속이 그녀를 고립시켰다

재커리가 새로운 위험에 처한 사실을 알고 난 지금도 밥은 사람들을 스쳐지나가며 예전 아내만 생각했다

오직 잭만이 그녀의 격리된 지역에 존재했고, 말로 하지 않은 좌절감과 서로 느끼는 미안함이 그들 모자를 긴밀히 결속시켰다.

결말은 희미한 기억이 되었다. 마음속에 어떤 세부적인 기억이 퍼지기 시작하면 밥은 황급히 외면했다. 결혼생활의 끝은 나빴다. 어떤 식의 파국이건 나빴다.

"제삼자의 개입 없이는 어느 쪽도 오래된 결혼을 깨지 않아요. 팸이 바람을 피운 거예요, 밥.

오늘밤 그녀의 마음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벨벳으로 만든 관棺 안에 갇힌 기분이었고, 오페라는 너무 길었다. 게다가 헬렌 스스로가 용납할 수 없었기 때문에 그들은 절대 일찍 빠져나올 수도 없었다.

"잭은 자전거를 탈 줄 몰라. 수영도 할 줄 모르고. 나약해빠졌다고. 당신이 그렇게 만들었어!"

헬렌이 엉덩이를 조금 움직여 앉으며 생각했다. 제발 좀, 가슴에 그 소품 칼을 찔러넣고 죽어줘.

딸들과 같이 바르던 매니큐어, 밤에 바로 이 방에서 가족들이 오순도순 모여 함께 보던 영화들.더없이 행복했다. 하지만 그 행복 아래에서 소리 없는 두려움이 고동쳤다.

커튼이 올라가자 오페라가 다시 시작되었다. 오, 로미오와 줄리엣이 죽기까지평생이 걸리겠군.

다시는 아이들과 한집에서 살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 그리고 아이들은 떠났다. 집은 적막했다. 무섭도록 적막했다. 변화가 일으킨 오싹함이 집안 곳곳에 감돌고 있었다.

재커리와 밥?그리고 짐과 헬렌, 그들만이 강한 금속 자석처럼 그녀를 끌어당겼다. 버지스 형제, 버지스 가족! 스터브리지 빌리지에서 봤던 어린 재커리의 모습이 그녀의 마음을 가득 채웠다.

그날 파티에서 그녀를 내리누르던 슬픔, 버지스네 아이들을 향한 그리움, 지나간 삶에 대한 되살릴 수 없는 익숙함?그것은 위경련이 지나가듯 다 지나갔다. 고통이 없는 상태는 참으로 좋았다. 팸은 창밖을 내다보며 남편의 손을 잡았다.

그 말은 일상 대화를 하듯 자연스럽게 흘러나왔고, 또한 그들이 같이 주기도문을 암송하기를 짐이 기다리고 있는 듯한 느낌도 들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살면서 경험한 최악의 순간이었으나, 그의 가장 깊은 갈망은 그 순간으로 돌아가 아이의 젖은 머리를 만지고 아이의 팔을 잡는 것이었다

두 개의 세상에 살고 있던 마음을 하나로 합쳤어야 했다.

그녀는 민들레 홀씨가 날아가는 것을, 그녀의 가족이 거의 무게가 없는 하얀 홀씨처럼 멀리 흩어져버리는 모습을 상상했다.

삶에 자족하는 비결은 이유를 묻지 않는 것이다. 그녀는 오래전에 그 사실을 깨달았다.
열대우림은 초록색으로 반짝였다. 드링크워터 부인은 발을 까딱이며 화면을 보았다.

상황이 마음먹은 대로 돌아가지 않아."

누구도 미래를 예측할 수 없는 법이다.

기억. 기억이 손을 펴고 눈앞에 있는 과거의 장면들 앞을 지나가다가, 손을 싹 오므리며 그 시작과 끝을, 그 장면들을 감싸던 틀을 가져가버렸다.

이제는 너무 늦었다. 무언가가 너무 늦었다고 믿고 싶은 사람은 없겠지만, 언제나 조금씩 더 늦어지고, 그러다보면 마침내 너무 늦어버린 순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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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스 형제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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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늘밤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발륨이야 충분히 있었지만 발륨을 먹어도 소용없을 것이다.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 어떤 애가 엄마 몰래 냉동고에 돼지머리를 넣어뒀다가 이런 짓을 하느냐고? 그런 생각을 했다는 걸 부인하지 못하겠지, 밥. 그래서 내가 미치겠어. 네가 방금 말했듯이 내가 미쳐간다고."

요리사가 되건, 거지가 되건, 이혼을 수없이 하건, 이 도시의 그 누구도 신경쓰지 않았다

오늘밤 집에는 공허가 가득했고, 그녀는 아이들이 각자의 방에서 잠들던 시절을, 그것이 얼마나 안정된 느낌을 주었는지를, 밤시간의 나른한 행복감을 생각했다.

오늘밤 걸려왔던 수전의 전화가 아직도 집안에 떠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둡고 형체 없이 불쾌하게. 그녀는 일어나 앉았다.

열쇠를 만지작거리자 햇빛의 파편에 눈이 부셨다.

"밥, 현재를 살아요." 형의 차가 모퉁이를 돌았을 때,그를 두고 떠났을 때, 밥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어렴풋이 인식했기 때문에, 그러리라는 것을 희미하게나마 알고 있었지만?오, 불쌍한 일레인, 그를 위해 그토록 애써주고 잘해주었지만 그녀는 몹쓸 병에 걸려 죽고 없었다

?안다는 것은 조금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햇빛이 그를 산산이 부숴놓았다

기억나는 거라고는 그날 자동차 보닛 위로 쏟아지던 햇살과 담요에 덮인 아버지의 모습뿐이었다. 그리고?예외 없이?어린 수전이 그를 탓하는 목소리가 떠올랐다. "다 너 때문이야, 바보 멍청이."

짧지만 긴 듯한 순간

부족한 사교성이 여지없이 드러나기 전의 잭, 잘하는 운동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 삶에 치명적인 지장을 주기 전의 잭

콧대가 각져 어른 코가 되고 눈썹이 짙은 일직선이 되기 전의 잭, 수줍음을 타고 유별나게 말 잘 듣는 꼬마였던 잭을. 그때나 지금이나, 입맛은 까다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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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테레즈 데케루 펭귄클래식 106
프랑수아 모리아크 지음, 조은경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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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새로운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 뿌리를 박고, ‘자기 자리를 잡았’으며 관습을 따르게 되었다. 그렇게 그녀는 스스로를 구원했다.

그녀가 평화라고 생각했던 것은 그저 그녀의 가슴에서 꿈틀거리던 비굴함이 반쯤 잠자고 있어 무기력한 상태에 지나지 않았다.

간신히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던 오르간 소리는 여인들의 재잘거림 속에 묻혔고, 향(香) 냄새는 그녀들의 향수 냄새에 압도되었다.

등 뒤에서 무거운 문이 닫히는 소리에 이 비참한 무방비 상태에서 갑자기 깨어났다.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으나, 이제는 혼자서만 파멸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테레즈는 기억한다. 성당의 제의실에서 자신을 향해 고개를 든 이 행복한 작은 얼굴에 키스를 하려고 몸을 굽혔을 때 지금껏 쌓아왔던 막연한 기쁨과 막연한 고통의 세계가 한순간에 사라져버렸던 것을

하지만 어떤 행복? 빗속에 파묻힌 풍경을 앞에 두고 햇빛 속에 있었다고 말하는 사람처럼,

황량한 시선의 이 남자는 그림의 번호가 베데커 여행안내서와 다르다고 걱정하고, 최단시간에 봐야 할 것은 전부 봤다는 데 만족하는 그런 남자였다

이 미치광이가, 이 간질 환자가 아주 작은 행동으로도 나를 목 졸라 죽일 수 있을 정도로 나는 지친 상태였지.

편지에는 실제로 느끼는 감정보다는 그 편지를 기쁜 마음으로 읽기 위해 우리가 느껴야 하는 감정이 담겨 있는 법이다.

그들은 이제 함께 있는 것을 견디지 못했다

침대에 앉아 있는 이 여자에게서 자신의 아내가 아닌 모르는 존재, 이름도 없는 낯선 피조물을 보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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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포트노이의 불평
필립 로스 / 문학동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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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책속 깊이 들여다볼 눈이 없는건지
오래전에 읽은 에브리맨부터 얼마전에 연달아 읽은
미국의 목가 휴먼스테인 울분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즉어가는 짐승 굿바이 콜롬버스까지 괜찮았다
그중에 당연 미국의 목가와 휴먼스테인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가 제일 좋았고
근데 이책은 모르겠다..
성장 소설이라기엔 너무 외설스러울정도고
어디에서 유머라고 웃어야할지도 모르겠고..
내가 지금 이걸 왜 읽지? 하는 생각마저..

작가이름에 무작정 산택했다 후회감이..
마흔 넘은 이나이에도 이해를 못하면.. 더 먹어야 이해하려나..
깊은 시야가 사고가 없는가보다 내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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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콜럼버스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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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내가 잠옷을 입는 동안 눈을 감고 1927년의 골디, 1927년의 루 엡스타인을 기억하려 했다.

그의 딸, 이 아이는 왜 그 아이?마이클이 데이트를 하는 길 건너의 여자아이, 아버지를 여읜 그 아이?처럼 크지 못했는지. 이제 그 아이는 어여쁜 처녀가 되었다. 하지만 그의 딸 실라는 그렇지 않았다

어느 해, 어느 달에 그 앙상한 두 발목이 통나무처럼 굵어지고, 발그레하고 보드랍던 얼굴이 여드름투성이로 변한 것일까? 그 어여쁜 아기는 이제 "사회적 양심"이 있는 스물세 살짜리 여자가 되었다!

모르는 사람이 이 사업을 차지한다는 생각만 해도 화가 났다. 하지만 도리가 있을까? 살았다면 이제 스물여덟일 허비는 열한 살에 소아마비로 죽었다.

"누가 왔나 보세요." 그가 문에 들어서자마자, 손톱 밑에 낀 하루의 먼지를 아직 씻어내지도 못했는데 아내가 소리쳤다. "솔의 아들이에요."

온 세상이, 엡스타인은 생각했다. 젊은 것들의 세상 전체가, 추한 것들이나 예쁜 것들이나, 뚱뚱한 것들이나 마른 것들이나, 모두 지퍼를 올리고 내리는구나! 그는 숱 많은 잿빛 머리를 움켜쥐고 두피가 아프도록 잡아당겼다

시작을 찾는 것은 핑계를 찾는 것에 불과한 것일까?

문제, 이 큰 문제는 그냥 시작되는 것처럼 보였을 때 시작된 것이 아닐까? 아이다 코프먼이 버스를 기다리는 것을 본 아침에?

거무스름한 피부에 예쁜 얼굴과 큰 가슴. 다른 주부들과는 거의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고, 한 달 전까지는 매일 매 순간 암에 잡아먹히고 있는 남편을 돌보기만 했다.

새들은 느릅나무에서 법석을 떨며 노래를 불렀고, 해는 하늘에서 젊은 운동선수의 트로피처럼 반짝거렸다

그 말이 잠시 허공에 걸리며 방안에 정적이 깔렸다. 골디 엡스타인은 울음을 멈추고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문간의 젊은이들은 눈을 내리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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