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자신에게 두 번째 질문을 던졌다. 대체 뭔가를 안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획득한 지식은 얼마나 유용한 걸까? 뭔가를 끝까지 다 안다는 건 가능한 일일까? 그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 P116
나는 어디에서 온 걸까? 그는 불안하게 몸을 움직였다. 대체 나는 어디서 비롯되었으며, 내 시작은 어디에 있을까? 집으로 돌아와서 어렵사리 독서를 시작했다 - P116
세상과 그 안에 있는 좋고 나쁜 모든 것들이 자신을 비껴가는 것만 같은 참담하고 섬뜩한 생각에 사로잡혔다. 사랑, 섹스, 돈, 황홀감, 먼 곳으로의 여행, 아름다운 그림, 지혜로운 책, 좋은 사람들. 이 모든 것들이 어딘가 구석으로 밀려났다 - P115
철퍼덕!—언젠가 그가 구해 오라고 시켜놓고 하나도 읽지 않은 책 더미에 그의 시선이 고정되었다. - P115
세상이 머지않아 멸망한다는 사실, 현실이 마치 썩은 나무처럼 부서지리라는 사실, 내부에서부터 곰팡이가 피어나서 원료를 부식시키고 말 것이라는 사실, 그리하여 종국에는 모든 것이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하게 되리라는 사실이 그를 괴롭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