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친구가 죽었을 때 "내 모든 행위의 공연장이 무너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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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것은 가장 심각한 배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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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로기완을 만났다 (개정판)
조해진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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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을 가장한 요구, 연약하다고 짐작되는 자를 함부로 대하는 어리석고 한심한 인간들의 수치심 없는 행동. 담요와 시트 속, 캄캄한 어둠속에서 로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그들은 생체실험에 앞서 인격이 박탈당한 채 수술대 위에 올려진 싸늘한 실험체를 내려다보듯 찬찬히 로를 관찰하면서 비웃는다. 꼬마야, 어른도 없이 너 혼자 이런 데 오면 안 되는 거야. 누군가의 말에 나머지는 배를 움켜잡고 킬킬 웃어댄다. 여자들은 어린아이에게 겁을 주듯 두 손을 얼굴 앞에서 흔들며 유령 흉내를 내기도 한다.

공용화장실.
이 도시에서 그의 신변을 보호해줄 수 있었던 유일한 공간, 언제나처럼.

자신의 만족을 위해 경계 밖에 서 있는 타인을 함부로 대한 것, 존엄하게 대하지 않은 것, 그 사람이 아프다는 것을 눈치채지도 못한 것, 나는 그런 것 때문에 화가 나 있다

악몽에서 깨어나면 슬펐던 세상이 현실이 아니라 꿈이었다는 것을 받아들이며 안도할 수는 있었지만 안도 이후엔 또다시 쓸쓸해졌다. 목소리, 감각, 감정, 가족, 관계가 사라진 그곳이 현실과 단절된 곳이 아니라 언젠가 내가 되돌아가야 할 곳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다시 가야 하는 곳은 이렇듯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마음껏 슬퍼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아니라, 아무도 들여다보지 못하는 곳에서 나 자신의 슬픈 마음조차 의심해야 하는 폐쇄된 공간이란 걸 알기 때문이라고.

‘굿 슬립’에서 나온 로가 우산도 쓰지 않고 비를 맞으며 걸어간 곳은 생 미셸 대성당이다

은은한 선율은 로의 몸속으로 들어와 그의 지나간 시간들을 어루만지며 맥박과 숨소리에 섞여 공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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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폐허의 형상
후안 가브리엘 바스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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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에서 우연히 일어나는 일은 전혀 없다. 그런 일이 생겼다면, 그렇게 계획되었기 때문이다." 프랭클린 델러노 루스벨트가 한 말이다

법의학적 증거가 아니었어요. 증거도 아니고요, 전혀 그런 게 아니에요. 그것들은 단순히 유해, 인간의 폐허죠. 그래요, 고귀한 인간들의 폐허일 뿐이라고요."

어떤 비현실적인 느낌에 휩싸인 채 내 집과 현재의 내 삶을 향해 가면서, 지난 몇 시간 동안 일어난 모든 일이 내 병적인 상상의 산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는 듯 운전중에 이따금 그 물건을 쳐다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고귀한 몇몇 사람들의 폐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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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폐허의 형상
후안 가브리엘 바스케스 지음, 조구호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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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의 형상이래서 폐허가된 역사에 관련된 내용의 집약이려니 짐직하고 읽어내려갔다. 앞뒤를 바꾸면 뜻이 이리 달라지는 제목이라니.. 인간 형상의 폐허라고 알려주니 그제야 제목을 다시 곱씹게 된다.
몰랐던 무관심했던 콜롬비아의 역사에관해 4월9일 보고타조폭동에대해서도 찾아보게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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