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흐름은 우리 시대에 너무 많은 것이 그것을 대체할 것도 없는 상황에서 속속 사라지는 현실을 내가 남들과 똑같이 겪는다는 점이다. 어느 순간이든 지상의 어느 곳에서는 태양이 지고 있고, 또 한 번의 하루가 대체로 기록되지 않은 채 스르르 사라지고 있고, 사람들은 깨어나서는 거의 기억도 못 할 꿈속으로 스르르 빠져들고 있다.
새 천 년을 카운트다운 했던 타임스스퀘어의 시계, 즉 빠르게 줄어가는 초, 분, 시간, 일을 보여주었던 디지털 화면은 멸종 위기에 처한 종수를 보여주는 데 쓸 수도 있을 것이다.
매일 최소 서른 종이, 매년 1만 종 이상이 사라지고 있다.
무언가가 철저히 바뀌지 않는 한, 혹은 모든 것이 철저히 바뀌지 않는 한 앞으로 100년 안에 전체 종수의 절반이 사라질 것이다
지난 세기에 미국 중서부 하늘을 몇 시간이고 며칠이고 까맣게 뒤덮었던 나그네비둘기 떼는 이제 없다.
샘슨진주홍합은 1930년 무렵 중서부 강에서 모두 사라졌다. 샌타바버라노래참새는 1959년 이래 사라졌다.
테코파송사리는 1972년 이래 사라졌다. 소노라가지뿔영양은 20세기 말 미국 전체에 142마리가 있다고 추산되었지만 2002년에는 그 절반 미만으로 줄었다.
하와이에서는 달팽이 72종이 사라졌다. 오대호의 블루파이크는 인간이 최초로 달 위를 걸을 무렵 멸종했다. 알래스카의 안경가마우지는 골드러시 무렵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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