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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죄인은 용과 춤춘다 8 - Nowhere Here
아사이 라보 지음, 이형진 옮김, 미야기 그림 / 대원씨아이(만화)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한 편, 한 편 읽기 시작했던 아사이 라보(淺井ラボ)의 그러나 죄인은 용과 춤춘다(されど罪人は龍と踊る) 시리즈를 벌써 8권까지 읽었습니다. 이걸로 지금까지 출판된 정발본은 모두 구매해 읽었군요.
결국 19세 미만 구독불가의 빨간 딱지가 붙어버렸습니다. 사실 언제가 붙을거라고는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붙지 않은게 신기할 정도죠. 4권에서 그 인체실험의 그로테스크한 묘사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권의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성적인 묘사는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중후반부에 등장한 그 장면은... 우와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오더군요. 이게 라이트노벨이라고?
"아군도, 적도 몰라."
나는 탄식을 토해냈다.
"평소와 같군."
"그래, 평소와 같다."
아나피야의 과거를 찾아가며 진실을 밝혀가는 가유스와 기기나의 이야기가 전권에 이어서 계속해서 펼쳐집니다. 그러나 죄인은 용과 춤춘다(されど罪人は龍と踊る) 시리즈가 원래 노력 대비 구원이 조금도 없는 잔인한 작품이라는 것은 진작에 알고있었고 그 어두운 매력에 이끌려서 계속해서 읽고있습니다. 아나피야라는 신 히로인의 등장과 그 히로인에게 매력을 느끼게 만드는 전권의 소소한 에피소드들. 그리고 어둠의 라이트노벨. 그러나 죄인은 용과 춤춘다(されど罪人は龍と踊る). 결말은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그 결말 이후에 독자를 한번 더 농락할 줄이야. 이번만큼은 정말 개자식이라고 욕을 하고 싶었습니다.
"상대가 바라는 이성으로 가장하는 연기, 화장과 옷. 거기에 얼마만큼의 노력과 재능이 필요한지를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 인간과는 남녀관계 따위가 성립될 리가 없어. 당신도 그런 바보 중 하나인가?"
이번 권에서는 아나피야의 이야기를 제외하고도 가유스의 과거에 대해서도 약간 비춰지지만 사실 쿠에로가 등장하기 이전보다 등장한 다음에 흥미가 줄어든 것은 사실입니다. 지금껏 꽁꽁 숨겨놨던 떡밥을 풀어보니 의외로 별 것 아니었다는 실망감도 들고... 아직 모두 드러난 것이 아니라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빨리 0.5권이 정발되었으면 좋겠군요. 읽다보면 속에서 '너네 대체 가유스한테 왜 그러냐?'하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얘가 뭘 그리 잘못했길래... 지브도 굉장히 마음에 드는 캐릭터인데 지브와의 이후 이야기도 궁금하군요.
"그저 공허한 영원만이 있었다."
아사이 라보(淺井ラボ) 작가에게서 가장 감탄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복선의 활용입니다. 이전에도 한번 말했던 것 같은데... 독자가 스쳐지나가듯이 넘어갈법한 소재나 이야기를 활용하여 나중에 그것에 큰 의미를 가지게 합니다. 그리고 독자는 책의 후반에나 그것을 깨닫고 깜짝 놀라죠. 이번 권에서 등장했던 "프레근의 보주"나 "내 안의 나리시아"같은 단순한 소재는 물론이고 심지어 전권 초반부터 계속해서 등장했던 "쿠사츠"가 이야기 전체의 복선이었을 줄이야. 이전보다 무게감이 옅어서 초반에는 아나피야에 대해 다루는 단순한 전기물일줄 알았던 이야기가 대단히 체계적인 구성으로 짜여져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아사이 라보(淺井ラボ)의 스타일이 조금이지만 바뀌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권에서부터 계속해서 보여주던 다소 순화된 캐릭터들의 개성이나. 이번 7,8권 이야기 이전에는 작품 전체에 깔려있었던 사회 비판적인 분위기와 그것에서 나오는 무게감, 아사이 라보(淺井ラボ) 특유의 다크 코미디가 옅었던 것이 아쉬웠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여전히 재미있기는 했지만 이전 이야기들만큼 감정 이입하여 읽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캐릭터들의 성격도 이전과 조금 바뀌었군요. 인간적으로 변한 기기나라던지, 냉철함을 읽은 가유스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단평하자면 여전히 재미있었고 특유의 그로테스크하고 잔인한 이야기나 반전과 복선이 드러나는 놀라운 결말에는 감탄했지만 이상하게도 이전 권들만큼의 무게감이나 어두움이 적었다는 느낌입니다. 이야기 자체는 잔인하고 어둡지만 분위기에 몰입할 수 없었다고 말할까요. 허약한 문장으로는 잘 적을 수 없는 느낌입니다. 스토리 자체도 뭐랄까...조금 억지성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로테스크함이나 성적인 묘사는 지금까지 중 최고지만요. 다음 권도 빨리 읽고싶군요.
출처 : http://tlqtown.blogspo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