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2
마치다 소노코 지음, 황국영 옮김 / 모모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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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파도가 넘실대는 파랑 표지를 만나니 시원한 기분이 절로 든다. 유독 여름에 어울리는 소설들이 있는데 이 소설 역시 그렇다. 이 여름이 다 가기 전에 만나서 얼마나 반가웠던지 얼른 책장을 넘겼다.

소설속 가상의 편의점이지만 공간적 배경은 '모지항'이다. 실재 장소를 배경으로 한 덕분에 현실감이 더해져 좀더 생생하게 와닿았다. 모지항은 오래전 가족과 함께 여행했던 추억의 장소다. 그래서 소설속에서 언급한 장소가 머릿속에 그려져 몰입감이 더 좋았다.

1탄을 읽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읽는 데 큰 문제는 없어보인다. 에피소드로 이어지는 소설의 장점 중 하나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싶다. 편의점 점장은 계속 나오지만 각 에피소드 중심인물은 따로 있다.

각 에피소드별로 상처받은 주인공이 등장한다. 때론 가족에게, 친구에게, 애인에게 무시를 당하거나 왕따를 당하거나 버림을 당한다. 힘든 시기를 지날 때마다 위로와 힘이 되어주는 인물이 등장한다. 어느 정도 예상이 되는 전개임에도 따스한 말 한마디에 모든 게 녹아내린다.

살다보면 누구나 만날 수 있는 억지스럽지 않은 설정이다. 하지만 이런 위로나 힘이 되는 말을 건네는 사람을 만나는 건 소설처럼 쉬운 게 아니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꼭 가족이란 법도 없다. 상처를 알아보는 사람은 따로 있는 것 같다.

p.171
"이런 일은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하거든. 배려나 상냥함 같은 건 다른 사람에게 전하면 전할수록 소중해지니까."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힐링 포인트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 포인트를 건드려주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기도 하니까. 그걸 알아가는 게 바로 관심이고 사랑이다. 이 소설이 담고 있는 메시지는 배려와 상냥함으로 다가가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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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드리 씨의 이상한 여행
마르크 레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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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빅토르 위고와 더불어 프랑스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라고 해서 일단 호기심이 생겼다. 운명의 남자를 찾기 위해 이스탄불로 사랑의 여정을 떠난다는 설정이 또한 맘에 들었다. 제목에 '여행'이란 글자가 나오면 난 거부할 수가 없다. 어떻게 안 읽을 수가 있겠어~

보자마자 태생을 맞추고 이스탄불로 가라는 점쟁이의 말을 어디까지 믿어야할까? 오래전부터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인생이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앨리스는 혼란스럽기만 하다. 게다가 그 여정의 끝에 운명의 남자를 만나게 된다니 그는 또 누구란 말인가!

달드리와 앨리스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달드리는 화가다. 교차로를 그린다는 점이 조금 특이하다고 할까. 앨리스는 조향사다. 후각이 매우 뛰어나 아주 희미한 냄새도 구별할 수 있고 한번 맡은 냄새는 영원히 기억할 수 있다. 그들은 런던의 한 건물에 세들어 사는 이웃사촌이다. 서로에게 결코 우호적이지 않던.

놀랍게도 이 여정에 달드리가 발 벗고 나선다. 마침 유산으로 받은 거액의 돈도 있던 터. 주저하는 앨리스를 부추겨 이스탄불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왜 달드리는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무슨 이득이 있다고. 물론 사전 협약을 맺은 게 있긴 하다. 그게 과연 달드리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긴 할까마는.

달드리가 앨리스를 남몰래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운명의 남자를 찾는 데 도움을 준다는 부분에서 좀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그럼 말 그대로 진짜 앨리스의 방이 탐났던 것일까? 이스탄불에서 앨리스가 출생의 비밀을 알아가는 사이 달드리는 협약대로 통창이 있는 앨리스의 방에서 그림을 그린다.

시대적 배경이 왜 하필 1950년대이며 장소가 이스탄불인가 처음엔 별 생각없이 읽었는데 이 모든 설정이 앨리스의 태생과 긴밀하게 관련되어 있다. 1915년 이스탄불과 앙카라에서 아르메니아 집단학살이 있었다. 그 사건으로 인해 앨리스의 운명이 바뀌었던 것이다.

서서히 앨리스의 과거가 밝혀지고 운명의 남자라고 생각한 남자도 만나게 되는데... 로맨틱 코미디란 무엇인가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소설이 무겁지 않고 경쾌하게 흐른다. 덕분에 막힘없이 술술 읽힌다. 무엇보다 재밌다. 다시 읽으면 숨겨진 요소들을 발견하며 더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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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가르면 피가 나올 뿐이야
스미노 요루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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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도 꽤 충격적인 제목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나온 신작 제목도 그에 못지 않다. 강렬한 만큼 한 번 들으면 절대 잊지는 못하리라~ 살벌한 제목과는 달리 표지는 순정만화에나 나올 법한 예쁘장한 그림이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시한부 삶을 사는 10대 소녀의 애틋한 로맨스를 다뤘다면 이번 작품은 좀더 실존적인 청춘의 고민을 담아냈다. 작가가 성장한 만큼 다루는 주제 또한 폭넓고 깊어진 듯하다.

이 작품은 이중구조로 현실과 소설속을 넘나들며 다중시점으로 전개된다. 핵심인물인 아카네는 본심을 숨기고 사는 여고생이다. '사랑받고 싶다'와 '죽고 싶다'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며 괴로워한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갇혀버린 인물 같기도 하다.

​p.27
취미도 취향도 언어도 행동도 표정도 누군가의 시선이 있으면 '사랑받고 싶어'의 감시 아래에서 표현하게 된다. 아카네에게 있어 자유로운 건 내면의 이해력과 상상력 정도였다.

학교든 회사든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기 감정을 100% 드러내며 사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모두 드러내지 않는다고 가식적인 사람일까? 반대로 모두 드러낸다고 진솔한 사람인 걸까?

마음을 알아주지 않아 답답할 때 '속을 까서 보여줄 수도 없고' 라는 말을 쓴다. 어떤 행동이나 말로도 자신의 마음을 100% 전달할 수 없을 때도 있기 마련이다. 배를 가르면 피가 나올 뿐 진심이 보이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p.231
타인에게 사랑받는 인간은 자신을 연출하고 거짓말을 하면서 산다.

아이돌을 등장시킨 것도 아카네와 같은 맥락이다. 아이돌이야 말로 '사랑받고 싶다'는 열망속에 사로잡힌 직업이니 말이다. 보여지는 이미지와 실제는 분명 다를 것이다. 그렇다고 아이돌을 비난하지 않는다.

​p.318
진정한 자신을 드러내라, 진심으로 살아라, 맨얼굴로 사는 게 즐겁다.

돌이켜 보면 나도 이와 비슷한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아마도 청춘의 특권인 것 같기도 하고. 자신에게 가장 집중하는 시기이기에 이런 고민도 생겨나는 것이리라. 이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청춘들에게 권하고 싶은 소설이다.




※ 서포터즈 활동으로 도서 제공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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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야부사 소방단
이케이도 준 지음, 천선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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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일 채널 J 에서 첫 방영된 '하야부사 소방단'의 원작소설이다. 원작이 있는 드라마나 영화의 경우 원작부터 읽는 게 자연스런 수순이다. 700페이지에 육박하는 소설이라 꽤 두껍지만 술술 잘 읽히리란 걸 알기에 부담없이 펼쳤다. 역시 예상대로다.

하야부사라는 시골 마을에 이사 온 미마 다로, 그의 직업은 미스터리 작가다. 평화롭고 조용한 마을에서 소설이나 써볼까 했는데 웬걸, 방화에 살인 사건까지 연이어 발생한다. 어떨결에 소방단까지 가입하고 사건에 깊숙이 관여하게 되는데...

p.42
이렇게 풍요로운 자연을 누리면서 살기 위해 어떠한 의무를 짊어진다. 그것도 나름대로 당연한 것 아닐까.

일 년 동안 사건은 미궁속을 헤매는 듯하나 결국 범인은 잡히고 진정 국면을 맞는다. 작가는 독자로 하여금 거의 모든 인물을 의심케 한다. 엎치락뒤치락 몇 번을 했나 모르겠다. 이런 게 이 소설을 읽는 맛이지만 말이다.

p.66
평온한 경치 뒤에 숨어 있는 악의를 알게 된 다로는 그저 전율할 수밖에 없었다.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이 큰 뼈대지만 이 소설에는 시골 마을에서 볼 법한 풍경, 마을 축제, 이벤트, 먹을거리 묘사 등 쏠쏠한 잔재미도 준다. 사이비 종교의 광기를 보여줌으로써 의도했든 안 했든 시사적인 측면도 반영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이케이도 준 소설은 처음 만나봤는데 일단 가독성에 놀랐다. 벽돌책이라도 겁낼 것 없다. 일단 시작하면 머지않아 끝이 보일 것이다.

p.408
소설은 '사람'을 쓰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쓰는 작가는 사람을 만났을 때 상대방의 사람 됨됨이를 파악하려는 습성이 있다.

​작가는 사람의 본질을 파악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문장이 나오는데, 살면서 만나기 어려운 다양한 인물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소설을 읽는 이유이기도 하다.



※ 서포터즈 활동으로 도서 제공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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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숙을 강요하는 일본 - 비판이 두려워 생각을 포기한 일본인, 일본 사회
이케다 기요히코 지음, 김준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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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를 배우기 전까지 일본은 말 그대로 가깝고도 먼 나라였다. 제주도 가는 거랑 별반 차이가 없어 물리적 거리는 가까운데 심리적으로는 한없이 멀게만 느껴졌다. 그 이유는 말하지 않아도 모두 알고 있을 터.

여행으로 만난 일본으로는 속살까지 알기 어렵다. 수십 번 일본을 다녀왔고 개인적으로 일본인과 만나 대화도 나눠봤지만 외국인 관광객의 입장에서 일본을 제대로 알기란 말처럼 쉬운 게 아니다.

일본의 지성이 밝히는 일본의 민낯이라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그의 의견이 모두 맞다고는 볼 수 없다. 이 또한 다분히 개인적인 의견일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궁금했던 일본의 여러 면모를 알게 된 책이다. 일본인은 안전보다는 안심에 따라 움직인다. 아무리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말해도 안심이 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심리적인 측면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다.

일본은 무언가 한 번 결정되면 쉽게 바꾸지 않고 끌고 나가는 경향이 있다. 그건 일본인의 성향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p.28
자신의 힘으로 사회 구조를 바꾸어 생활을 보다 좋게 만들겠다는 열정이 없는 까닭에 시스템이 한번 결정되면 그 안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이익이 될까밖에 머릿속에 없다.

이런 모습을 저자는 일본인은 근본적으로 '가축화'되어 있다고 표현한다. 사육을 당하고 있을 뿐 바꿀 의지도 노력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타이완, 홍콩의 예를 들면서 얼마나 다른지 보여준다.

P..111
일본은 전적으로 책임 회피 시스템과 전례주의로 움직인다. 일본이 추락한 원인의 근본에는 이런 시스템을 조장하는 학교 교육이 있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일본의 민낯을 고발하려는 의도보다는 문제점을 제시하고 각성을 촉구하는 듯하다.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회의 어른으로서 할 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하나의 해결책으로 다수파에 붙어 생각없이 행동하지 말고 다양한 의견을 인정하고 정보를 모아 자신의 머리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마이너리티적 사고를 하라는 것이다. '마이너리티적 사고를 하라' 이 말은 비단 일본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조언 같기도 하다.

일본의 민낯을 보려고 읽은 책인데 오히려 우리의 민낯은 어떤가 반추하게 된 시간이기도 했다. 일본은 왜 그럴까? 의문을 가져본 사람이라면 이 책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 서포터즈 활동으로 도서 제공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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