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이 - 불멸을 거절한 사람
호메로스 지음, ALTARI LAB 기획 / 다산글방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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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오디세이 영화와 더불어 원작 소설이 그야말로 돌풍이다. 영화를 보기 전에 원작을 읽는 편인데 이번엔 ‘오디세이아‘를 읽고 이 책을 선택해 한 번 더 팠다. 오디세이 불멸을 거절한 사람은 영화 감상 전후 어느 때 읽어도 상관없다. 미리 예습을 하길 원하면 전에, 진한 여운과 함께 깊은 사유를 원하면 후에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오디세이아와 달리 이 책은 주제를 정한 후 시간 순서와 무관하게 나아간다. 오디세이를 그저 재미로 볼 것인지 사색의 시간으로 만들 것인지는 온전히 관객의 자유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왜 ‘오디세이아‘를 선택했을까? 감독의 의도를 파악하면서 영화를 보면 확실히 다른 게 보일 것이다.

이 책은 묻는다. 왜 오디세우스는 불멸을 거절했을까? 전쟁이 끝나고 귀향길에 오른 오디세우스는 이타카 땅을 밟기까지 10년이 걸린다. 갖는 풍파를 겪은 것도 사실이지만 오기기아 섬에서 7년을 머문다. 난파된 배, 혼자 살아남아 더이상 추진할 동력을 잃었을 수도 있다. 근데 정말 그 이유 때문이었을까.

프롤로그에서 또 묻는다. 인간은 왜 돌아가려 하는가? 오기기아 섬의 주인 칼립소 여신은 오디세우스에게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하며 곁에 남길 원한다. 늙지 않는 몸, 영원한 삶! 보통 인간이라면 이걸 거부할 수 있을까? 이 모든 걸 버리고 원래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는 게 더 나은가?

우리는 살면서 다양한 질문 앞에 선다. 늘 선택의 기로에 선다. 그때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인간에게 주어진 자유의지, 그것이 때론 고민을 키운다. 이 책에서 오디세우스를 완벽한 영웅으로 그리지 않는다. 그의 선택이 항상 옳았다고도 말하지 않는다.

영화를 시작으로 ’오디세이아’ 고전 파헤치기가 시작됐다. 아직도 영화를 보기 전이라 감독은 오디세우스의 어떤 면을 부각시켰는지 알지 못한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어떤 문제를 다뤘을지 예상은 간다. 오디세이아가 괜히 고전이고 명작인지 어렴풋하게나마 알 것 같다.

단순히 재미만 추구한 작품은 결코 아니다. 오디세우스의 행동에서 이해 안되는 부분도 많았다. 그런데 어디 인간이 합리적인 판단만 하는가 말이다. 이 책은 차원이 다른 접근으로 오디세이를 내밀하게 파헤친다. 인류 최고의 서사시를 이렇게 다시 만나 새롭게 해석할 수 있어 의미 있었다. 알면 알수록 심오한 오디세이, 이젠 영화로 만나봐야겠다.



#오디세이불멸을거절한사람 #호메로스 #다산책방 #오디세이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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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의 숲으로
아리아나 스퀼로니 지음, 라켈 카탈리나 그림, 이다손 옮김 / 모스그린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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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그림책을 고를 때 뭘 기준으로 삼을까? 그림책이니 먼저 그림이 눈길을 사로잡아야 한다. 게다가 수상작이면 작품성까지 보장되니 믿고 읽는다. [다시, 나의 숲으로]는 이 두 가지 기준이 충족하니 안읽을 이유가 없었다.

키보다 큰 꽃다발을 한아름 들고 가는 노부인, 표지만 봤을 때 꽃을 유난히 과장해서 표현했을 거라 생각했다. 첫 페이지 ‘작아진 나의 엄마에게’란 문장만 봤을 땐 상징적 의미라고 예상했었다. 그런데 심리적인 게 아니라 실제로 작아진 거였다. 노부인은 어떻게 꽃보다 더 작아진 걸까 궁금증을 자아낸다.

표지속 노부인의 이름은 나탈리아, 숲가에 있는 작은 시골 집에서 태어나 자랐다. 시골에 태어난 사람들이 그렇듯 자라면서 그곳이 자신에게 너무 비좁다는 걸 깨닫는다.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고 싶은 건 모든 젊은이들의 바람 아니던가! 실제로 발이 툭 튀어나오게 그림으로써 작가의 유머감을 보여준다.

도시로 온 나탈리아는 가슴 뛰는 일을 셀 수 없이 많이 한다. 화가라는 꿈도 이룬다. 그러나 어느 날 아침, 문득 도시가 자신에게 너무 크고 버겁다고 느낀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몸이 줄어들고 있었던 것이다. 현실적으론 있을 수 없는 일이니 아마도 심리적인 걸 대변하리라 생각한다.

나이들어 귀향하는 일은 흔히 있는 일이다. 나탈리아도 90이 되었을 때 시골의 작은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시골집으로 돌아온 나탈리아는 그곳에서 쉼을 찾게 될까? 다양한 일들이 벌어지면서 고군분투하던 나탈리아에게 한 남자가 찾아오게 되는데…….

아리아나 스퀼로니 작가는 엄마를 떠올리며 이 글을 쓴 것 같다. 어릴 땐 그렇게 힘있고 커보이던 엄마가 세월이 지남에 따라 한없이 작아진 그래서 아이와 같이 보일 때가 있지 않나. 엄마의 일생을 보면서 쓴 헌사와도 같은 그림책이라 느껴진다. 라켈 카탈리나의 그림체는 내용에 걸맞게 아름답고 유쾌하다.

제18회 콤포스텔라 국제 그림책상 수상작이라 믿음이 갔는데 역시나 기대 이상이었다. 그림책은 100세까지 두루 읽을 수 있는 분야다. 긴 말보다 때론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섬세하게 그린 그림 보는 맛도 한층 그림책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무심코 펼쳤는데 부쩍 작아진 엄마를 떠올리게 됐다. 재미와 감동 하나만 줘도 만족할 텐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그림책이라니. 좋은 그림책 찾고 있는 이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다시나의숲으로 #그림책 #모스그린 #국제그림책상수상작 #아리아나스퀼로니 #라켈카탈리나 #생각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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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식월 일기
권남희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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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일본문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모를 수 없는 이름, 번역가 권남희다. 어느덧 다수의 에세이를 낸 작가이기도 하다. 35년 간 쉬지 않고 열심히 달려온 인생에 ‘방학’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 떠난 도쿄 한 달 살기. 나의 로망에 제대로 불을 지핀 책을 만났다.

일본어에 정통한 번역가가 떠나면 어떤 일상이 펼쳐질까? 안식월에 남긴 그날의 일기 속으로 빠져들 준비가 되었다. 두근두근 설레는 맘으로 페이지를 열었는데 첫 페이지부터 눈물이 차올랐다. 한 달 살기를 결심한 결정적 이유가 있었구나! 떠나는 데 이유가 꼭 필요할까마는 때론 계기가 있기 마련이다.

작가에게 도쿄는 그리 낯선 도시는 아니었다. 대학 연수와 신혼 시절을 보낸 곳. 아마도 가장 그리운 곳이라 다시 찾게 된 게 아닐까 싶다. 연수 때 가장 설레던 곳이 와세다 대학이란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다녔던 대학으로 현재 무라카미 하루키 도서관으로 관광객도 많이 찾는 곳이다. 내 도쿄 여행의 시작이 됐던 곳이기도 하다.

한 달 살기를 하려면 가장 고려해야할 것이 숙소. 위치가 좋으면 비싸고 외곽이면 시간이 허비된다. 고민하던 차 좋은 숙소 구하라고 거금을 입금한 딸, 우에노역 근처로 결정한다. 도쿄 한 달 살기라는 버킷 리스트가 생긴 이유는 우에노 공원을 만끽하고 싶어서다. 숙소를 우에노로 정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시기도 중요할 터, 벚꽃 개화일인 24년 3월 17일이 디데이가 된 건 어쩌면 당연한 일, 벚나무 아래에서 책을 읽겠다는 야망을 품고 떠났다. 과연 그 꿈은 이뤄졌을까?

안식월이라고 마냥 쉬기만 한 건 아니다. 북토크 일정도 있었고 후반부엔 딸이 휴가를 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지인들을 만나 수다를 떨고, 오가와 이토 작가의 집도 방문하고, 당시 번역중인 작품 배경지를 찾으며 부지런히 한 달을 보냈다.

책에서 언급한 장소를 하나하나 구글맵에 표시하며 나의 안식월 지도를 그려본다. 여행과 문학이 결합된 에세이라 완전 취향저격! 도쿄 한 달 살기를 한다면 어떤 걸 준비하면 좋을지 소소한 팁도 들어있다. 완벽해보이던 작가님의 반전 스토리, 우당탕탕 길치의 기록이 오히려 친근하게 다가왔다. 오늘의 ’쉼’이 되어준 이 책에 감사를 표한다.

P.56
안식월이란 놀이공원 자유이용권 31장이 든 선물 상자 같은 것이었다.

P.86
가마쿠라에 간다면 유키노시타 우체국에 들러서 소인을 받아보시길. 『츠바키 연애편지』 독자에게 더없이 기쁜 기념품일 것 같다.


#안식월일기 #권남희 #다산책방 #여행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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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아 - 오디세우스의 방랑과 모험 아우구스테 레히너의 서양 고전 시리즈
아우구스테 레히너 지음, 김은애 옮김, 호메로스 원작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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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요즘 가장 주목받는 책이라고 하면 ‘오디세이아’가 아닐까. 여러 출판사에서 오디세이아가 말그대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어떤 책으로 읽을지 고민이 되는 순간이다. 그런데 그 고민이 단박에 해결되었으니, 등장인물 소개와 인물관계도가 부록으로 삽입된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 ‘오디세이아‘로 결정했다. 그리스로마 신화 읽을 때 느꼈지만 수많은 낯선 이름에 당혹스런 경험이 잊혀지질 않는다. 직접 공책에 도표까지 그리며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 책은 그럴 필요가 없다. 아주 깔끔하게 정리되어 진입장벽을 줄여준다. 시작이 참 수월하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이렇게 오디세이아가 쉽게 읽히는 게 놀라웠는데 그건 다 작가의 역량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레히너는 방대한 분량의 오디세이아를 읽기 쉽게 풀어냈다. 약 1만 2000행에 달하는 장편 서사시를 현대에 사는 우리가 읽으려면 아무래도 무리일 터. 이해가 쉽도록 사건들을 순차적으로 재구성하고, 시점도 3인칭으로 일관되게 서술했다. 레히너 특유의 긴장감 넘치는 묘사와 생생한 대화들 역시 흥미진진한 요소들이다. 6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을 이렇게 순식간에 읽어낼 수 있다는 데 감사할 정도다.

영화 ‘오디세이‘를 보기 전에 먼저 원작을 접하고 싶었다. 영화를 먼저 본다고 해서 감흥이 줄어들 건 아니지만 원작의 어느 부분을 빼고 각색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영화를 먼저 보냐 원작을 먼저 읽느냐는 개인의 몫이지만 내 경우엔 늘 원작을 먼저 만난다. 책을 읽으면서 나름대로 영상으로 그려보는 재미도 있었다. 원작을 읽고나니 영화가 더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감독은 이 방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냈을지.

오디세이아는 트로이 전쟁이 끝나고 고향 이타케로 돌아가는 10년에 걸친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왜 그리 오래 걸렸는지 궁금했는데 의문이 책을 읽으면서 풀렸다. 오디세우스 개인의 힘으론 아마 귀향이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 외눈박이 거인 외아들(폴리페모스)의 눈을 찌른 오디세우스를 미워하자, 신들의 회의에서 그를 변호하며 귀향 길을 적극적으로 열어주는 인물이 바로 아테나다. 지혜와 전쟁의 여신이 오디세우스를 끝까지 도와 이타케로 돌아와 왕의 자리를 다시 차지할 수 있었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 이미 안다고 착각하기 쉽다. 영화를 보고 그게 다일 거라 생각하기도 쉽다. 제대로 꼼꼼히 읽고 영화를 본다면 재미는 배가 되지 않을까 싶다. 호메로스 대서사시 두껍다고 겁내지 말고 쉽게 쓰여진 책을 찾아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현대 스토리텔링의 원형이라는 ‘오디세이아’ 읽어보면 그 이유를 확실히 알게 될 것이다. 단순한 모험담이 아니라 인간존재의 본질에 대한 탐구와 가치 있는 삶에 대한 고뇌 등 여러 질문을 던지는 명작이라 감히 말할 수 있겠다.



#오디세이아 #호메로스 #아우구스테레히너 #문학과지성사 #오디세이원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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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비교하고 검토하는 교열부의 쿠쥬 씨 1~2 세트 - 전2권
고이시 유카 지음, 현승희 옮김, 신쵸사 협력 / 서교책방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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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책을 볼 때 비교적 꼼꼼하게 읽는 편이다. 그래서인지 오탈자를 종종 발견한다. 출판사에 적극적으로 알린 적도 있었지만 신간이 아니라면 누군가 이미 했겠지 싶어 자중한다. 초판에 이런 실수가 나오는 건 충분히 이해한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그럴 수도. 빨리 발견해서 고치면 되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판사 입장에선 그리 달가운 일은 아닐 테다.

책을 좋아하다 보니 출판사에 대한 관심도 크다. 그러다 만난 또 하나의 책, 교열부의 일을 다룬 일본 만화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주인공은 쿠쥬씨, 교열부 10년 차 직장인이다. 일과 사람에 얽힌 이야기를 담백하게 다루고 있다. 교열부는 오탈자를 확인하고 문장을 바로 잡는 걸로 알았다. 그만큼 교열부에 대해 무지했다. 이번 책을 통해 교열부에 대해 조금은 이해도가 높아진 것 같다.

만화책인데도 밑줄을 긋고 싶은 문장들이 많았다. 기본적으로 교열부의 역할, 책을 대하는 태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교열부는 단어와 표현 자체의 정확성과 적확성을 가려내는 데 있다. 단순히 단어만 보는 게 아니라 문맥에 맞는지 오류는 없는지 작가와 소통하는 일도 포함한다. 이런 일까지 관여하는지는 몰랐다.

책 한 권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수고가 들어가는지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 백 년 뒤에도 남을 한 권의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마저 받았다. 만화책이라 가볍게 볼 줄 알았는데 꽤나 마음을 건드리는 장면들이 많았다. 교열을 단순히 일로만 대하지 않고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픽션이긴 하나 신쵸사 교열부가 협력하여 현실적인 소재를 많이 다뤘다. 출판사의 에피소드를 담은 글도 유심히 봤고 아는 작가 이름들이 나올 땐 반갑기도 했다. 출판사에 대해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흥미롭게 읽을 책이다. 재미와 의미를 모두 담은 만화책이다.



P.6
교열부의 역할은 단어와 표현 자체의 정확성과 적확성을 가려내는 데 있다.

P.19
백 년 뒤에도 남을 한 권을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야.

P.33
문자를 객관적으로 판단할 것.
저자의 의도를 폭넓게 파악할 것.

P.69
작품에 감동하는 마음을 지니고 있을 것.

P.74
교정지로 협력하고 때론 싸운다. 그리고 남의 마음을 알기 위해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P.81
사실 확인과 이야기상 틀린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는 게 최우선이야.

P.141
교열의 '교'는 '비교하다'라고 읽고, 대조하여 오류를 바로잡는다는 뜻이고
그리고 '열'은 '검토하다'라고 읽고, 조사하거나 보고 확인한다는 뜻이야.


#고이시유카 #비교하고검토하는교열부의쿠쥬씨 #서교책방 #만화 #책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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