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가르면 피가 나올 뿐이야
스미노 요루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미디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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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도 꽤 충격적인 제목이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나온 신작 제목도 그에 못지 않다. 강렬한 만큼 한 번 들으면 절대 잊지는 못하리라~ 살벌한 제목과는 달리 표지는 순정만화에나 나올 법한 예쁘장한 그림이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시한부 삶을 사는 10대 소녀의 애틋한 로맨스를 다뤘다면 이번 작품은 좀더 실존적인 청춘의 고민을 담아냈다. 작가가 성장한 만큼 다루는 주제 또한 폭넓고 깊어진 듯하다.

이 작품은 이중구조로 현실과 소설속을 넘나들며 다중시점으로 전개된다. 핵심인물인 아카네는 본심을 숨기고 사는 여고생이다. '사랑받고 싶다'와 '죽고 싶다'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며 괴로워한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갇혀버린 인물 같기도 하다.

​p.27
취미도 취향도 언어도 행동도 표정도 누군가의 시선이 있으면 '사랑받고 싶어'의 감시 아래에서 표현하게 된다. 아카네에게 있어 자유로운 건 내면의 이해력과 상상력 정도였다.

학교든 회사든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기 감정을 100% 드러내며 사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모두 드러내지 않는다고 가식적인 사람일까? 반대로 모두 드러낸다고 진솔한 사람인 걸까?

마음을 알아주지 않아 답답할 때 '속을 까서 보여줄 수도 없고' 라는 말을 쓴다. 어떤 행동이나 말로도 자신의 마음을 100% 전달할 수 없을 때도 있기 마련이다. 배를 가르면 피가 나올 뿐 진심이 보이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p.231
타인에게 사랑받는 인간은 자신을 연출하고 거짓말을 하면서 산다.

아이돌을 등장시킨 것도 아카네와 같은 맥락이다. 아이돌이야 말로 '사랑받고 싶다'는 열망속에 사로잡힌 직업이니 말이다. 보여지는 이미지와 실제는 분명 다를 것이다. 그렇다고 아이돌을 비난하지 않는다.

​p.318
진정한 자신을 드러내라, 진심으로 살아라, 맨얼굴로 사는 게 즐겁다.

돌이켜 보면 나도 이와 비슷한 고민을 했던 것 같다. 아마도 청춘의 특권인 것 같기도 하고. 자신에게 가장 집중하는 시기이기에 이런 고민도 생겨나는 것이리라. 이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청춘들에게 권하고 싶은 소설이다.




※ 서포터즈 활동으로 도서 제공을 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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