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선언문 ㅣ 프랑스 책벌레
이주영 지음 / 나비클럽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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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의 여행선언문

하나, 나 이주영은 여행객의 본분에 충실해 현지인과 구별될 것이다. 말하자면, 관광유람선 같은 것도 탈 것이다.
하나, 나 이주영은 에두아르 발레리 라도가 여행지에서 시비에 얽히면 생판 모르는 남처럼 생깔 것이다.
하나, 나 이주영은 에두아르 발레리 라도의 여행가방에서 열 권 이상의 책을 발각할 시 폭력을 행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책 마지막에 나오는 여행선언문 중 몇 가지를 뽑아봤다. 저자는 프랑스 책벌레 남편 에두아르와 살고 있다. 남편은 비닐봉다리에 책을 넣어가지고 다니는 걸로 유명했다. 멀리서 봐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럼 책벌레 남편과 여행을 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일단 선생님하고 수학여행 갔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남편이 좋아하는 곳은 예상할 수 있듯이 박물관, 미술관, 유적지 같은 곳이다. 하나 더 서점!

여행도 공부처럼~ 남편 에두아르의 여행 스타일이다. 어쩜 이건 나랑 비슷하네. 사실 읽으면서 뜨끔했다. 가족을 이끌고 나도 저런 식으로 여행하지 않았던가! 내 계획에 의한, 계획을 위한.

남편과의 여행을 개고생이라고 표현은 하고 있지만 원래 집 떠나면 고생인 것이다. 절대 남편 에두아르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여행의 참맛은 그 고생에 있다고 변론해 본다.

내 남편 아니라고 너무 쉽게 말하는 건가? 그럴수도. 인문학적으로 박식한 여행 가이드랑 살고 있는데 내가 보기에 투정은 사치다. 그러나 허당기와 오지랖은 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발자크 집 뒷골목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애교스럽다고 쓰여 있는데, 옆에 나온 사진은 현관뿐이라 궁금증을 자아냈다. 다행히 몇 장 뒤 궁금하던 그 골목 사진이 등장했다. 편집자와 밀당하는 기분!

여행은 늘 옳다고 믿는 나. 책으로 하는 여행도 마찬가지다. 이미 다녀온 곳은 추억을 떠올리며 읽었고 낯선 곳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봤다. 에두아르 덕에 인문학적 지식은 덤으로 얻어간다.

여행 과로사는 걱정이 아니라 오히려 축복이 아닐까! 책을 수십 권 챙겨도 좋으니 발바닥에 불이 나도 좋으니 제발 여행 맘놓고 떠날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덧, 프랑스에서는 도서관에서 책이나 음반이 대출되면 일정 부분의 저작권료가 저작자에게 전달된다고 한다. '공공대출권 제도'라고 하는데 책을 많이 빌려볼수록 작가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

본 서평은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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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헨치 1~2 - 전2권
나탈리 지나 월쇼츠 지음, 진주 K. 가디너 옮김 / 시월이일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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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선과 악을 극단적으로 나누고, 어김없이 등장해서 모든 상황을 말끔하게 정리하는 히어로들.

사실 영화를 보면서 내 시선은 늘 딴 곳에 머물렀다. 무서지는 건물들, 뒤집히는 자동차들, 그 안에 머물렀을 사람들.

악한 빌런을 치리한다는 목적으로 수많은 피해자를 양상하고 있었고, 그게 어느 정도 묵인되고 정당화되기도 했다.

이 소설은 그런 내 마음을 읽은 듯 히어로를 살짝 비틀어 바라보게 만든다. 주인공 애나는 프리랜서 헨치다. 헨치란 빌런에게 고용된 사람을 일컫는다.

주로 사무실에서 데이터 작업을 하던 애나는 어느 날 빌런의 요청으로 어떤 사건에 참여하게 된다. 그 현장에서 애나는 다리가 산산히 부서지는 큰 부상을 입는다.

가해자는 다름아닌 슈퍼히어로. 애나는 그 이후로 히어로에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정보를 모으기 시작한다. 재산 피해는 말할 것도 없이 사망한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과연 애나는 히어로들과 맞서 그들의 부당함을 밝힐 수 있을 것인가? 거대한 힘과 권력을 가진 히어로와의 대결이 박진감 있게 전개되는데...

2권 p.205
"누군가는 히어로들에게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하죠. 누군가는 그들이 정말 '영웅'처럼 행동하도록 만들어야 해요. 분명 방법이 있을 거예요."

뻔한 히어로물이 아니라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고정관념을 비틀어버리는 이런 서사, 한 번쯤 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절대 빌런을 옹호하는 입장은 아니다. 정의에 앞장선다는 히어로의 행동에 중점을 두고 생각하고 싶다는 것이다.

진정한 선이란 무엇인가? 선을 위한 행동은 어디까지 용납할 수 있는가? 여러 의문을 던져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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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Chaeg 2022.4 - No 75
(주)책(월간지) 편집부 지음 / (주)책(잡지)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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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진심인 사람들을 위한 월간 Chaeg

한 가지 주제를 놓고 그림, 사진, 에세이, 드라마 대본, 영화 등 다양한 장르와 접목시켜 다각도에서 바라보게 구성되어 있다. 이달의 작가, 동화 꼬리잡기, 맛으로 만나는 책, 추천도서 등 문화와 예술까지 알차게 담아낸 종합 매거진이다.

우린 늘 누군가와 함께 있다. 가족, 친구, 연인, 동료 등. 혼자라고 느낀 적도 간혹 있었지만 그건 심리적인 문제일 뿐 사실은 함께였던 것이다. 우린 왜 우정이나 연대를 중요하게 생각할까? 함께한다는 건 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여기에서 얻을 수 있다.

최근 우정을 다룬 드라마를 즐겨보고 있다. 그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친구들을 떠올렸는데, 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를 읽으니 보고 싶은 맘이 더 간절해진다. 비록 자주 만날 수는 없어도 한결같이 내 곁에 머물러 있는 벗이 있어 어찌나 감사하고 또 감사한지...

'삶의 아틀라스'편에서 고 이어령 교수님을 만날 수 있다. 아프리카 속담에 노인 한 분을 잃는 것은 도서관 하나를 잃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우리도 도서관 하나를 잃었다고 할 수 있겠다. 마지막 모습을 여기서 다시 뵐 줄이야.

책을 읽다보면 좋은 문장을 만나게 된다. 그래서인지 남이 뽑은 문장에도 늘 관심이 간다. 에디터가 수집한 문장에서 눈길을 사로 잡는 문장을 발견했다.

'알아줌'은 너무도 중요한 문제이다. 어쩌면 전부이다. 누군가를 죽고 살게 한다.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중

나를 알아주는 가족과 친구가 있어 내가 아직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무관심보다 더 무서운 게 있을까~

우정의 비극은 이별이 아니다. 죽음도 아니다. 우정의 비극은 불신이다. 서로 믿지 못하는 데서 비극은 온다. <인연> 중

오징어 게임으로 유명해진 단어,깐부! 당신은 영원한 깐부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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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때 가볍게 산다
장성숙 지음 / 새벽세시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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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조금씩 들어가면서 가장 좋았던 건 마음을 다스릴 수 있게 된 점이다. 예전엔 그게 그렇게도 어렵더니...

돌이켜 보면, 가장 예뻤던 그 시절엔 여러모로 참 심각했었다. 친구 문제, 성적 문제, 집안 문제 등 모든 게 어려웠고 힘겨웠다.

나이 먹는 게 좋을 리 없지만 그래도 긍정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는 없다. 책 제목 그대로 지금 난 가볍게 살려고 노력한다.

이 에세이는 30년 이상 상담 경력을 가진 심리학 교수가 전하는 인생 처방전이다. 그때그때 가볍게 삶을 즐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불행한 마음은 언제나 과거 아니면 미래에서 온다!" 과거의 후회나 미련, 미래의 걱정과 두려움은 잠시 묻어두고 현재에 집중하자!

행복과 불행은 스스로 정한다. 덧없는 것들에 집착하지 않는다. 바꿀 수 없는 건 그냥 놔둔다. 사소한 것도 소중히 여긴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돌아보면 감사할 것 투성이다. 그걸 놓치고 있을 뿐이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나도 예전엔 그게 말처럼 쉽지 않았다.

그때그때 가볍게 살면서 삶을 즐기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이 책에서 해답을 얻길 바란다. 분명 명쾌한 처방전을 제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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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리턴즈 ㅣ 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나토리 사와코 지음, 이윤희 옮김 / 현대문학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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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 전철 안에서 발을 밟히는 건 정말 싫다.

그런데 펭귄에게 밟힌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펭귄이 출몰하는 노선이 있다. 우미하자마역 분실문센터에 맡겨진 펭귄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분실물센터에 물건이 아니라 펭귄이? 어쩌다 펭귄을 맡게된 것일까? 발이 달린 생명체이기에 여기저기 맘대로 이동을 한다. 그것도 전철을 타고서. (그런 펭귄 있다면 정말 보고 싶다!)

4편의 에피소드가 긴밀하게 얽혀 있는 감동 판타지 소설이다. 각 에피소드마다 물건을 잃어버린 사람들이 등장한다. 부모님의 이혼서류, 동생의 보라색 파우치, 펭귄 인형이 매달린 열쇠, 마술 도구가 담긴 토트백.

잃어버린 물건을 찾기 위해 분실물센터에 오게 되고 빨간 머리 역무원은 그들의 사연을 듣게 된다. 그들이 잃어버린 건 사실 물건만이 아니다.

이번 리턴즈에는 가족에 대한 빈자리, 미안함, 죄책감 등 다양한 이야기가 포함되어 있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지만 어쩌면 가장 상처주고 학대하고 외면하기 쉬운 존재도 바로 가족이다.

살다 보면 많은 것들을 잃어버리면서 산다. 울 아들은 우산을 그렇게 많이 잃어버리고 온다. 이처럼 물건은 사실 새로 사면 그만이다.

하지만 가족은 다르다. 상황이 악화되면 남보다 더 못한 사이가 될 수도 있다. 응어리진 맘은 단절로까지 이어지곤 한다. 가장 중요한 것만 잃어버리지 않고 살면 된다.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마지막 문장: 형제가 나란히 올려다보는 하늘 위로 별이 포물선을 그리며 흘러갔다.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소설이라 뭉클하면서도 따스하게 다가왔다. 소설 속 해피엔딩은 현실과는 다른 측면이 분명 있다. 그래서 판타지 장르일까~

작가님이 연륜이 있으셔서 그런지 진짜로 소중한 게 무엇인지 알고 계신 듯 하다. 속편을 먼저 읽었지만 전편을 꼭 찾아보고 싶은 맘이다.

본 서평은 책을 제공받아 개인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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