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어원의 일본어 단어
한창화 지음 / 좋은땅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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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일본어를 공부하면서 종종 우리말과 비슷한 단어를 알게 되는데, 같은 한자 문화권이라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완전히 생소한 단어보다는 발음이 비슷한 말은 잘 외워지기 마련이다. 낯선 언어를 공부할 때 뭔가 유사성을 발견하면 확실히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자가 아니라 우리말에서 어원이 된 일본어 단어가 있다고 해서 관심이 갔다. 가까운 나라이니 아무래도 서로 영향을 주고 받았을 터, 발음이 비슷한 단어가 있는 게 전혀 이상할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까지 우리말이 어원이 된 일본어가 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저자는 일본어와 우리말에 관련성을 비교하고 탐구하면서 일본어에 영향을 준 우리말이 있다는 걸 알았다. 일본어는 발음 수가 300개에 불과한 반면 우리말의 발음은 1096개로 일본어보다 몇 배는 많다. 그러니 발음 수가 적은 입장에서 발음을 도입해 표기하는 것은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변형이 일어났다.

책이 두꺼워 사전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기존 사전처럼 빽빽한 구성은 아니다. 한 페이지에 한 단어씩 할애해 그림과 사진을 적절히 넣었고 그 단어가 모두 511개가 된다. 맨 마지막엔 의성어와 의태어 27개도 더했다. 글자가 큼직하고 여백이 많아 가독성이 높고 사전이라기 보단 단어장 같은 느낌이 강하다.

외국어를 배울 때 단어 암기는 필수다. 그런데 무작정 외우려고 하면 잘 되지도 않을 뿐더러 쉽게 잊어버린다. 이 책에서 알려주듯 단어의 유래를 안다면 연상법을 통해 단어 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은 한 번에 다 읽기 보다는 하루 몇 단어씩 어원을 살펴보고 외우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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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는 여성, 나혜석과 후미코
나혜석.하야시 후미코 지음, 안은미 옮김 / 정은문고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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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나혜석과 후미코를 그린 표지가 일단 눈길을 사로잡았다. 여우 목도리를 두른 나혜석과 커다란 여행 가방을 들고 옆구리에 낀 후미코. 일등칸에 탄 식민지 여성 나혜석과 삼등칸에 탄 제국 여성 후미코. 이 둘의 여행을 따라가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다. 여행 이야기는 늘 매력적이다. 하물며 일제강점기 시대의 여성이 쓴 여행기 아닌가.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이만한 소재가 없다. 지금도 쉽지 않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유럽으로 넘어가기. 듣기만 해도 설레는 스토리임엔 분명하다.

나혜석은 1927년 남편과 함께 구미여행을 떠난다. 일등석에 탄 이유는 단둥현 부영사로 지낸 남편 김우영에게 포상으로 주어진 여행이기 때문이다. 지금으로 말하면 포상휴가 정도가 되겠다. 이런 여행이라면 아이 셋을 맡기고서라도 떠나야 맞는 거다. 반면 후미코는 1931년 나홀로 유럽여행을 떠난다. 자비로 떠나는 배낭여행이기에 후미코는 삼등석을 타야만 했다. 출판사에 글을 보내 원고료를 조금씩 받긴 했지만 넉넉하지는 않았던 걸로 보인다.

각자 여행을 마치고 나혜석은 <구미여행기>를, 후미코는 <삼등여행기>를 남겼다. 나혜석은 당시 도쿄미술전문학교를 나온 유학파 엘리트였고 후미코는 작가로 발돋움하는 시기였다. 공통점은 둘다 부산에서 출발하는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이용했다는 점이다. 단, 나혜석은 일등칸을 이용했고 후미코는 삼등칸을 탔다는 점이 다르긴 하다. 그 차이점이 다른 결과물을 내놓는 결정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아무래도 둘의 여행기가 함께 실려 있다보니 비교가 자연스레 될 수밖에 없다. 나혜석은 좋은 대접을 받으며 만나는 사람마저 고위급 인사들이고 후미코가 만나는 사람은 매춘부, 집시 등 꽤나 다양하다. 나혜석의 글이 일정을 기록한 보고서 느낌이 강하다면 후미코의 글을 보고 듣고 느낀 감정이 고스란히 담긴 일기와 같다. 나혜석의 글은 이미 접한 적이 있어 새롭게 다가오지 못한 반면 후미코의 글은 처음이라 인상적으로 읽었다.

동시대를 살아간 두 여성의 여행기를 통해 각자의 관심사, 고민, 문제의식을 엿볼 수 있다. 지금도 이런 일정으로 여행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 시절에 이런 여행을 했다니 놀라울 뿐이다. 특히나 삼등칸을 이용해 유럽의 민낯을 보는 여행을 한 후미코의 여행기는 인상적이었다. 따로 읽어도 충분히 재밌을 여행기인데 이런 기획으로 묶어놓으니 더 각별하게 다가온다. 또한 시베리아 횡단열차 타고 유럽에 갈 날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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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은 죽임당하지 않을 것이다 켄 리우 한국판 오리지널 단편집 2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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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하드SF는 어려워 선뜻 읽기 힘든데 반해 켄 리우의 작품은 과학지식이 조금 부족해도 이해하는 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조금은 다정한 SF라고 해야할까~

휴고상, 네뷸러상, 세계환상문학상 3관왕을 석권한 켄 리우의 소설을 엮은 단편집이다. 11편을 엄선해서 실었는데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중국화의 아름다움을 녹여낸 <북두>라는 단편은 꽤 흥미롭게 다가왔다.

p.303
덕을 가져다가 온갖 악을 덮는 허울로 삼기란 너무나 쉬운 법이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언제나 참된 덕을 찾아갈 능력이 있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그저 스스로가 필연적으로 잘못을 저지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아는 정도로 만족해야 한다.

색깔이 다른 단편이지만 전반적으로 관통하는 하나의 개념이 있다. 바로 평화다. 전쟁과 불의에 반대하고, 폭력과 억압에 반대한다. <종이 동물원>과는 달리 단호한 목소리가 작품 전반에 흐르는 듯하다.

빌런과 슈퍼히어로의 티키타카가 돋보인 <카산드라>는 가장 재밌게 읽은 단편이다. 여우는 여러 가지 것들을 알지만, 두더지는 중요한 것 한 가지를 안다.(아르킬로코스) 시작하는 페이지에 나오는 문구다.

p.228
모르는 채로 사는 것과 알기를 거부하는 것, 그 둘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다.

예지력을 가진 빌런은 사건사고를 미연에 막으려 한다. 아직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를 심판하는 사회에서 살 수는 없다며 슈퍼히어로는 다소 회의적이다. 히틀러와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미리 죽였다면 역사는 바뀌었을까?

p.236
한 명을 죽이는 정도로는 모든 학대범을 막을 수 없다면, 문화가 변화하는 추세를 되돌릴 수 없다면, 살상 무기의 발명을 막을 수 없다면,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수 없다면...... 그렇다면 더 많이 죽이는 수밖에.

하드SF처럼 어렵지는 않은데 묵직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작품이 많아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곱씹고 나름 대답을 하며 읽어야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켄 리우의 작품은 읽을 가치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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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둘 다 잘 먹었습니다 - 성북동 소행성 부부의 일상 식사 일기
윤혜자 지음 / 몽스북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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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매일 밥상을 차리는 일은 사소한 일상처럼 보이나 실은 엄청난 수고를 동반한다. 엄마의 밥상을 받던 시절엔 지극히 당연한 걸로 여기며 감사한 줄도 몰랐다. "잘 먹겠습니다." 내지 "잘 먹었습니다."라는 말 한 마디 하지 않던 무심한 딸이었다.



식사를 준비하는 입장이 되고 보니 매일 국을 끓이고 반찬을 바꾸는 일이 녹록지 않다는 걸 안다. 먹는 기쁨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오롯이 내 일이라고 생각하니 부담도 된다. 그러나 건강을 생각하면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제목을 보자마자 호기심이 일었다. 남들은 매일 뭐해서 먹나 궁금하기도 했다. 더구나 일상 식사 일기라니 그 기록에도 관심이 갔다. 식사 일기를 쓰기 위해 일부러 주방에 서기도 했다는 말엔 공감이 갔다. 일기가 분명 긍정적인 동력이 되어주었을 것이다.



이 책엔 화려한 비주얼의 음식은 없다. 말그대로 일상 식사를 담은 기록이고 간혹 외식한 사진도 보인다. 친구와 지인을 초대한다고 거한 상차림을 하지도 않는다. 밥 숟가락 하나 더 놓는 정도다. 그래야 부담없이 자주 초대할 수 있다는 의미일 터.



책을 읽으면서 이상하게 힐링이 되는 기분을 느꼈다. 엄마가 차려주신 집밥이 자꾸 생각나기도 했다. 계절마다 제철재료로 음식을 하시는 엄마랑 닮아서인지도 모르겠다.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 형태도 지지하고 응원하는 부분이다.



식사 일기지만 레시피가 나와 있어 여러모로 도움이 될 듯하다. 한식, 양식, 약선요리 등 꾸준히 요리를 배우는 모습도 자극이 되었다. 한 끼 대충 때우고 말자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음식에 대한 철학이 진지하고 경건해서 곁에 두고 수시로 펼치고 싶은 책이다.



📝p.13
요리 수업을 다니고 음식을 공부하며 무엇을 어떻게 먹는 게 바르게 먹는 것인지, 식재료는 어떤 환경에서 생산되어야 하는지 조금씩 알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가 내린 결론은 '내가 무엇을 먹는지 정확하게 알고, 덜 먹고, 덜 버리고, 제철의 것으로 단순하게 먹자!"였습니다. 이 일기는 바로 그런 저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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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의 마흔 수업 -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는 당신을 위한
김미경 지음 / 어웨이크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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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유튜브를 통해 여러 유익한 강의를 접한 적이 있다.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김미경 강사는 늘 도전을 멈추고 않고 열정적이라는 점이다. 적은 나이도 아닌데 트렌드에 맞게 새로운 것을 배우고 공부하는 모습은 귀감이 된다.



출간 소식에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 신간은 사십대에게 전하는 위로와 응원이 담긴 책이다. 이 시점에 꼭 필요한 책이 아닌가 싶어 주저 없이 읽기로 했고 결과적으론 읽기를 잘했다 생각한다. 인생 선배가 옆에서 애정어린 조언을 하는 듯했다.



에전 같으면 40이면 어느 정도 뭔가 이루어야한다고 생각하는 나이지만 요즘은 100세 시대 아직 절반도 오지 못한 나이다. 그러니 서두를 필요도 없고 성장 근육을 키울 때라는 말이 유독 맘에 와닿았다. 지금은 수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갈 시기라는 말에도 동의한다.



조기 은퇴가 유행처럼 나돌던 때엔 맘이 조급하기도 했었다. 나만 아직 준비가 안된 건가 싶은 생각에 잠시 우울하기도 했었던 게 사실이다. 이런 마음을 다 알기라도 하듯 한때 고민했던 문제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실질적인 조언을 아낌없이 해준다.



모든 문제의 답은 이미 내 안에 있다. 나를 가장 잘 아는 진짜 나. 그걸 저자는 '리얼 미'라 부른다. '리얼 미'를 만나는가장 쉬운 방법은 다이어리나 감사일기 쓰는 것이다. 나와 마주하는 시간이 꼭 필요한 이유다.



60대인 지금이 마치 '두 번째 스무 살'처럼 느껴진다는 그말이 이렇게나 위로가 될 줄이야. 감사와 꿈이 있으면 오늘이 힘겹지만은 않다는 걸 이제는 안다. 한 줄 짜리 버킷 리스트가 우리를 가슴 뛰게 할 수도 있다.



이 책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은 바로 이것이다. "습관은 평범한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공감되고 응원이 되는 문장이 많은데 그건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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