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괴짜 친구에게 고정순 그림책방 2
고정순 지음 / 길벗어린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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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이 그림책은 '글렌 굴드'라는 한 예술가에 대한 헌사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책방에서 일했던 8년 동안 매일 아침 한 명의 피아니스트의 연주만 들었다고 한다. 어느 날엔 글렌 굴드의 연주만 들었던 날도 있었으리라. 어떤 기준으로 매일 아침 음반을 골랐을지 궁금한 부분이기도 하다.

글렌 굴드란 예술가는 내겐 낯선 이름이다. 피아노를 조금 아는 사람들이라면 어쩌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수도 있을 것이다. 글렌 굴드는 캐나다 출신 피아니스트다. 1957년 모스크바에서 첫 독주회를 가졌는데 그해는 소련 정부가 스탈린이 사망한 후 캐나다와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했던 시기였다.

글렌 굴드는 1932년 토론토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음악교사였고 어머니는 굴드에게 피아노를 가르쳐 준 사람이었다. 굴드는 3살 되던 해 악보를 읽을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글자보다 악보를 먼저 익힌 셈이다.

이 그림책의 화자를 처음에는 작가라고 오해했다. 편지글 형식으로 되어 있지만 문장은 시처럼 간결하고 함축적이다. 마지막에서야 표지가 떠오르면서 편지를 보낸 이가 누구인지 알게 된다. 굴드는 제목에서 보듯이 괴짜로 알려진 인물이다.

예술가가 괴짜라는 건 편견일 수 있겠지만 어느 부분에선 수긍할 수밖에 없다. 피아니스트로서 손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니 보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굴드는 여름에도 장갑을 끼고 손을 다칠까봐 악수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일반인 눈에는 분명 괴짜로 보였을 것이다.

이 그림책엔 글렌 굴드에 대한 작가의 애정이 듬뿍 담겨져 있다. 책장을 덮고 그의 연주를 찾아서 들었다. 한 예술가를 발견하게 해주고 들어볼 기회를 준 작가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 한 세계의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게 바로 책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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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체조 닥터 이라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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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얼마나 반가운 이름인가! 오쿠다 히데오. 신간 보자마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선택했다. 오쿠다 히데오 팬이라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읽는 거지~ 무슨 이유가 필요할까.

공중그네 시리즈가 17년 만에 돌아왔다. 닥터 이라부는 여전히 유쾌하고 간호사 마유미는 좀더 섹시해진 듯하다. 언뜻 보면 비호감일 수도 있는데 이 둘은 밉지가 않다.

소설의 구성은 공중그네와 같다. 단편으로 봐도 무방한 5개의 에피소드로 묶여 있다. 시리즈라고 해서 꼭 순서대로 읽어야하는 건 아니다. 독립적인 이야기라 어떤 것부터 봐도 흐름엔 전혀 지장이 없다.

코로나19를 배경으로 한 첫 에피소드는 확실히 공감간 부분이 많았다. 어느 한 개인의 경험이 아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에피소드 '라디오 체조2'는 상당 부분 내 증상과 비슷하기도 해서 흥미롭게 지켜봤다.

정신과 의사 이라부를 찾아온 환자들은 처음엔 반신반의한다. 증상에 맞는 약을 처방하는 것도 아니고 매번 비타민 주사만 놓아준다. 행동요법 프로그램으로 자연스런 치료를 유도하는 식인데 그게 효과가 있다.

이 소설의 매력은 이라부의 엉뚱함에 배어 나오는 웃음이 아닐까 싶다. 웃다보면 어느새 환자뿐 아니라 나 자신도 치유되는 느낌을 받는다. 이래서 오쿠다 히데오 작품에 빠졌던 거지! 첫사랑을 만난 듯 두근두근 설레인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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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의 힘 - 21세기 금융전쟁 속 당신의 부를 지켜줄 최적의 정치경제학
김동기 지음 / 해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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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디지털 화폐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는 현재, 달러는 여전히 힘을 가질 수 있을까 궁금하다. 달러는 어떻게 지금과 같은 힘을 갖게 된 것인지 그 역사부터 차근차근 살펴볼 수 있는 책이 나왔다.

달러는 세계의 금융과 경제를 움직이는 막강한 힘을 갖고 있다. 미국은 달러를 무기화해 세계를 장악한다 해도 과연이 아니다. 달러와 달러 중심 체제를 파악하려면 미국의 금융 제도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달러 패권은 아이러니하게도 유럽의 위기와 깊은 관련이 있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 이후 달러는 도약했고 국제금융의 중심에 우뚝 섰다. 기축통화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졌지만 여러 통화가 달러의 권위에 도전하는 중이다.

처음부터 달러가 지금과 같은 힘을 가졌던 것은 아니었다. 한때는 세계 패권국이던 영국의 파운드가 기축통화였던 적도 있다. 패권국의 통화가 기축통화가 된다고 볼 수 있겠다.

군사력으로 보나 경제적으로 보나 미국은 세계 최강이라 할 수 있다. 페트로 달러를 이용해 기축통화의 지위를 견고히 하고 있다. 베트남 전쟁 등 여러 차례 위기를 맞긴 했지만 아직까진 잘 넘겨 왔다.

달러는 앞으로도 기축통화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미국의 재정적자가 과도하게 누적되면서 미국 국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곤 한다. 기축통화는 신뢰가 기본 바탕이 된다. 신뢰가 무너지면 분명 위기를 맞게 될 것이다.

경제 원리를 이해하는 데 이 책은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세계 금융의 역학 관계를 알아보고 금융 기초도 쌓고 싶다면 추천하고 싶다. 달러의 힘이 계속 될지 전망하며 읽으면 더 흥미롭게 다가올 것이다.

#달러의힘 #김동기 #해냄 #달러 #기축통화 #경제학 #돈의역사 #책리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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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갔다가 오타루 살았죠
김민희 지음 / 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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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삿포로 갔다가 무슨 계기로 오타루에 살게 되었을까 궁금했다. 서른 넘어 첫 해외여행을 떠났는데 마침 친구가 삿포로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하고 있었다. 친구 하나 믿고 떠난 삿포로 여행, 단 한 번의 여행이 인생을 이렇게 바꿀지 그때는 아마 몰랐으리라.

삿포로를 다녀온 후 2년간 일본어를 배웠다. 일어가 생각만큼 늘지 않을 그 즈음, 친구가 또 하나의 제안을 한다.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면서 생활해보면 어떻겠냐는 것이었다. 게스트하우스 스태프로 지원을 하게 되었고 그렇게 오타루에 살게 되었다.

이 에세이에는 게스트하우스 헬퍼로 일하는 모습과 그곳에서 만난 인연들, 홋카이도 이곳저곳을 여행한 내용이 두루 담겨있다. 이제껏 홋카이도만 8번 80일 이상을 여행했고 또다시 1년 살기를 실행중이다.

어디 인생이 계획대로만 진행되는가! 이런 변주의 과정속에서 훨씬 다채로워질 수도 있는 것이다. 소심하고 겁많던 저자가 하나씩 틀을 깨고 부딪히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은 보는 사람조차 뿌듯한 생각이 들게 한다.

홋카이도는 넓은 지역인 만큼 다양한 풍경과 이색적인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저자가 여행한 곳은 내겐 대부분 낯선 곳이다. 홋카이도에 가긴 했지만 제한적이고 더욱이 여름에 다녀와서 눈쌓인 홋카이도는 어느덧 로망이 되고 있다.

마흔이 훌쩍 넘었으니 결코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마음이 이끄는 대로 살아가는 모습에 동경의 눈빛과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나이는 숫자, 마음이 젊어야 진짜 청춘이다. 앞으로 맞이할 1년 살이도 풍요롭기를.

📝p.207
오타루에는 대도시 냄새가 짙은 삿포로와는 또다른 감성이 살아 숨 쉰다. 크고 반짝이는 거 말고, 작고 따뜻한 것들이 골목골목에 존재하는 것이 오타루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삿포로갔다가오타루살았죠 #김민희 #달출판사 #에세이 #일본여행 #오타루여행 #일본게스트하우스 #책리뷰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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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살리고 싶은 소녀
클라우스 하게루프 지음, 리사 아이사토 그림, 손화수 옮김 / 알라딘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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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리사 아이사토 표지 그림을 보는 순간, 이건 내용은 둘째 치더라도 꼭 봐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림만으로 점수를 이미 먹고 들어가는 책이 있는데 이 책이 그러하다. 더군다나 책속에 파묻혀 있는데 어찌 안 읽을 수 있겠냐고~

더군다나 제목에 '책'이란 글자가 들어가면 또 거부하기가 힘들어진다. 책을 사랑하는 독자라면 거의 대부분 그러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리사 아이사토 그림과 '책'이라는 한 글자에 끌려 이 책을 읽게 됐다.

어린이를 위한 책이라 내용은 별 기대도 안했는데 아니 웬걸 이렇게나 완벽하다고~ 책 날개를 보니 글을 쓴 클라우스 하게루프는 노르웨이 영화감독이자 극작가이며 방송작가이다. 확실히 극의 묘미를 알고 있구나 납득이 된 순간이다.

안나는 책을 좋아하는 10살 소녀다. 책으로 시작해 책으로 하루를 마감할 정도로. 그런 소녀에게도 걱정이 하나 생겼다. 나이를 먹는 게 두렵기 시작한 것이다. 안나는 악몽을 꾼다. 나이가 들어 가을 낙엽처럼 시들다가 바스라져 먼지가 되는 꿈을. 알 수 없는 내일이 있다는 게 때로는 악몽으로 다가올 수도 있으리라.

어느 날, 도서관에서 일하는 선생님의 슬픈 표정을 보게 된다. 그 이유를 물어봤더니 아무도 빌려 가지 않는 책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아무도 빌려가지 않는 책은 곧 처분될 예정이다. 많은 책들이 사라질 운명에 처한 것이다.

"왜 아무도 그 책을 빌려 가지 않을까요?"
"책을 통해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란다."

안나는 사라져버릴 책들을 위해 무얼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러던 중 선생님이 특별한 책을 하나 추천한다. 그 책으로 인해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고 결과적으로 안나도 더이상 다가올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

이렇게 짧은 이야기속에 이런 이야기를 녹여낼 수 있다는 것에 감탄했다. 물론 글의 길이는 감동과 아무 상관 없지만 말이다. 책의 생명은 찾는 독자가 있을 때 되살아난다.

최근에 오래 전에 출간된 소설이 역주행하는 걸 봤다. 잊혀질 수도 있던 작품인데 다시 찾는 독자가 있으니 또다시 생명을 얻어 세상에 알려지고 있다. 그 독자들이 그 작품을 살린 셈이다.

책을 살리고 싶은 소녀의 맘이 어여쁘게 다가왔고 더불어 책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준 책이다. 이 책도 5년만에 2판이 나왔는데 많이 사랑받아 새 생명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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