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인문학 : 틀 밖에서 생각하는 법 - 현대미술의 거장들에게서 혁신과 창조의 노하우를 배우다, 2017 우수출판콘텐츠 제작 지원 선정
김태진 지음 / 카시오페아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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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르네상스와 파리 예술혁명, 스페인 문화예술을 다룬 

3권의 "아트인문학 여행"과 서양미술의 역사를 독창적 시각으로 다룬 

"아트인문학: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법"으로 독자들의 호응을 받은 김태진 씨. 

온·오프라인 강연을 통해 예술 애호가들과 교류하고 있으며 

'베스트 티처' 상을 수상할 만큼 그의 강연은 유명합니다. 

이번에 나온 <아트인문학: 틀 밖에서 생각하는 법>에선 

새로운 시각을 어떻게 보여줄지 내용을 보겠습니다.



20세기가 열리고 미술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그 새로운 길을 5개의 생성점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당시 사람들이 생각하던 미술의 한계를 

세잔의 후계자인 야수주의 화가들이 넘어섰습니다. 

그 한계는 '재현이라는 틀'이었습니다. 

그래서 '앙리 마티스, 모자 쓴 여인'은 

그 당시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그림이었습니다. 

세잔이 야수주의 화가들에게 물려준 것은 

'재현을 버리고 표현하라'는 메시지였습니다. 

사실과 똑같이 그리는 것이 아닌 화가가 느끼는 대로 표현하라는 것, 

특히 이들은 색채 사용에 있어 고정관념을 끊어냄으로써 

색채의 무한한 자유라는 선물을 현대미술에 선사했습니다.


브라크는 세잔에게서 주목한 것이 달랐습니다. 

바로 원근법에서 자유로운 시점이었습니다. 

세잔은 견고하게 대상을 그려야 한다는 대원칙 아래 

시점을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자신이 본 대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러다 보니 그림 속 사물들이 각도도 안 맞고 뒤틀려져 보입니다. 

세잔은 이것을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보았는데, 

브라크는 원근법은 거짓된 것이므로 아예 폐기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브라크의 구상은 미술의 근간을 뒤엎는 혁명적 발상이었습니다. 

브라크는 피카소에게 찾아가 공동 작업을 제안했고, 

둘은 경쟁과 협력의 시너지를 통해 발전해나갔습니다. 

그렇게 입체주의는 잉태되었습니다.


1912년 가을에 개최된 섹시옹 도르 살롱은 최초의 입체주의 전시회였습니다. 

이는 '퓌토 그룹'이라 불린 화가들이 주도한 행사였는데, 

입체주의의 후발 주자들이었습니다. 

이 시기 작품들은 견고한 입방체 모양도 무너지면서 

화면이 점점 평면에 가까워졌습니다. 

퓌토 그룹 중에는 브라크와 피카소와는 다른 

새로운 작업을 선보인 화가들이 있었는데, 이들이 오르피즘이였고 

대표주자는 로베르 들로네였습니다. 

그는 같은 색이 주위 색의 영향을 받는 효과인 동시대비 작품을 선보였습니다. 

그러면서 색채들만으로도 회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발상을 합니다.



1915년 러시아 전시회 '0, 10 마지막 미래주의 전시회'에서 

말레비치는 절대주의를 선보입니다. 

그의 작품들은 대상의 재현을 완전히 제거한 

그야말로 완벽한 추상이었습니다. 

화가는 '무언가를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 '창조가'가 되어야 한다며 

자신의 작업도 '복제물이 아니라 창조물이다'라고 했습니다. 

말레비치에 따르면 대상을 놓는 순간부터 그 그림은 가짜입니다. 

복제물에 불과하니까요. 

그렇다면 진짜는 자연과의 모든 관계를 떨쳐낸 것이어야 하고, 

그러다 보니 도형 같은 기본적인 형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창조물, 즉 '리얼한 존재'입니다.


폴록의 작품은 처음부터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의 작품이 갖는 독창성은 '전면화'라고 번역할 수 있는 올오버회화입니다. 

위아래가 없다는 뜻으로 어디가 시작인지 알 수 없으며 

중간도 끝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올오버회화에는 유럽의 추상에서 

당연히 볼 수 있는 직선과 사각형 등의 형태 자체가 없습니다. 

또 다른 독창성은 화가의 행위 자체도 예술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붓을 대고 그리는 회화에서는 손놀림과 결과물이 거의 완전히 일치하지만 

폴록의 그림에서는 이 둘이 일치하지 않습니다. 

이 지점에서 그려진 것과 분리된 화가의 동작에 특별한 의미가 부여됩니다. 

그래서 평론가들은 그의 회화를 '액션페인팅'이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20세기를 연 작품들의 이면에는 

무엇을 그리느냐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숨겨져 있습니다. 

사진이라는 기계의 발명과 모더니즘의 탄생은 화가들을 고민하게 했고, 

그에 따라 형식의 차원을 넘어선 주제의 차원이 있었습니다. 

또한 화상과 수집가들이 대두하면서 

19세기까지 화가가 성공하려면 살롱전을 통과해야 했지만

20세기의 화가들의 지향점이나 성공 기준은 달라졌습니다. 

화상과 수집가들의 눈에 들어야 했으며, 

이들에게 투자가치를 보여줘야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모더니즘 시대의 미술은 경쟁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었으며 

그저 잘 그린 그림은 설자리는 완전히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표현주의, 초현실주의, 색면회화, 팝아트, 미니멀리즘, 플럭서스, 

구축주의, 신사실주의, 대지예술, 비디오아트를 지나 

이제 현대미술은 결과물로서 작품이 없어도 된다는 생각까지 나아가게 됩니다. 

그 시작은 '뒤샹, 샘'에서부터입니다. 

이를 통해 그는 예술의 개념 자체를 바꿨습니다. 

뒤샹이 생각하는 예술가는 착상하는 사람입니다. 

그에게는 아이디어가 예술의 핵심이기 때문에 

제작은 직접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제 무엇이든 예술이 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카프로, 해프닝'은 '제작으로서의 미술'이 아닌 

'실행으로서의 미술'을 처음으로 정립했습니다. 

이로 인해 카프로는 음악에도 공연에도 속하지 않는 

새로운 예술 영역을 만들어냈습니다. 

'피에로 만초니, 예술가의 똥'은 과연 예술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예술에 몸과 영혼이 있다면 

개념미술은 이 중에서 영혼을 붙들고 하는 작업입니다. 

존 발데사리는 이 영혼을 다양한 형식으로 구현했습니다. 

'요제프 보이스'의 예술은 삶은 예술이고 

모든 사람이 예술가란 말을 몸으로 실천한 화가입니다. 

행위예술이 발전하면서 신체 예술도 함께 발전했는데, 

하위 장르로 여겨지던 신체 예술을 주류 장르로 끌어올린 

예술가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입니다.




왜 지금 예술로 인문을 생각해야 할까요? 

저자는 새로운 미술이 생겨난 순간은 기존의 미술이 아닌 새로운 길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직장으로 대입시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선망한 곳 대부분은 남들도 몰려간 데지요. 

이처럼 많은 이들이 지나간 길에는 점점 깊게 홈이 파입니다. 

홈은 깊을수록, 또 길게 이어질수록 좋은 곳이고 안전하니깐요. 

그러면서도 마음속으로는 또 다른 홈을 꿈꿉니다. 

노력해서 더 안전한 홈에 들어가리라 다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홈에서 나오면 어떻게 될까요? 

그곳에는 대지가 있고, 그 위에서 펼쳐지는 게임의 규칙은 완전히 다릅니다. 

홈에서 나와 대지에 선 이들은 더 이상 줄 서기를 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나아가며 스스로 길을 열어갑니다. 

즉 나다움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남들이 그 가치를 인정하도록 만들어야 하고, 

남들과는 다른 차별화를 보여줘야 합니다. 

이렇게 새로운 대지에서도 홈은 파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모두에게 꼭 필요한 역량은 바로 독창적 사고력, 

즉 '틀 밖에서 생각하는 힘'입니다. 

이를 갖추기 위해 창조의 경연장인 현대 미술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교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트인문학: 틀 밖에서 생각하기>는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이에게 읽어야 할 책임에 틀림없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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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게 - 내성적이고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심리 수업
정교영 지음 / 샘터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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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심리학회가 공인하는 심리상담사 1급으로 상담사 수련지도감독 자격을 보유하고 있는 저자 정교영 씨는 심리 상담 센터를 운영하면서 심리 상담과 교육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게>는 대학에서 성격심리학 강의를 하면서 느낀 점과 저자의 경험 등을 중심으로 썼습니다. 내성적으로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심리 수업,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게> 내용을 보겠습니다.




사소한 걱정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면 완전히 내게서 몰아내려고 하지 맙시다. 안간힘을 쓰고 사우려고 하지도 맙시다. 앞으로 걱정을 대하는 방식을 바꿔봅시다. 이제까지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걱정을 통제하고 없애려고 할수록 걱정은 사라지기는커녕 더 커지거나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니 더 이상 걱정을 적대시하지 말고,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새로운 전략을 사용해봅시다. 걱정을 몰아내려고 애쓰기보다 걱정이 하는 말을 잘 듣고 받아들이고 인정해 주며, 걱정을 묘사해 이름도 붙여주고 그 형체를 상상해서 그려봅시다. 그리고 그 걱정을 데리고 산책해보며 밝고 따뜻한 곳으로 이끌어봅시다. 내향성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내향적인 성격 탓으로 돌려서 자신을 비난하는 실수는 하지 맙시다. 세상 모든 일이 처음이 어렵지 두 번째, 세 번째부터는 익숙해지고 수월해집니다. 시행착오를 겪을 충분한 시간을 허용해봅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향과 외향의 중간 그 어디쯤에 있기 마련입니다.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요. 우리 안에는 내향성과 외향성 모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합니다. 좋다 나쁘다 구분 지을 필요도 없습니다. 주변을 살펴보면 넘쳐나는 정보와 외부 자극들에 파묻혀 사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할 것 같아 중심을 잃고 휘청거릴 정도로 삶이 시끄럽고 복잡합니다. 남들은 다 앞서가는 것 같고, 이대로 멈추면 나만 뒤처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게 고요함을 선물해 주어야 합니다. 외부 자극 없이 홀로 있어 보면 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생각과 감정들을 누르거나 피하지 않고, 평가 없이 그대로 마주하고 바라보는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거절이 쉬운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또한 나의 상황이나 입장, 나의 감정을 배려하거나 존중하지 않는 사람과의 우정을 계속 지켜야 할 의무는 어느 누구에게도 없습니다. 상대가 가족이나 연인, 절친일지라도 그렇습니다. 그러니 한번 밝힌 거절 의사는 일관되게 유지해야 합니다.


내향성은 우리 스스로 인정할 때 숨은 진가가 발휘됩니다. 내향성임에도 불구하고 괜찮은 나가 아니라 내향적이어서 더 괜찮은 나, 좋은 나가 될 수 있습니다. 에너지가 넘치고 뜨거운 열정으로 무장한 듯이 보이는, 소위 외향적인 사람들을 동경하고 부러워합니다. 하지만 크고 뜨겁고 화려한 불꽃만 불이 아니라, 작지만 은은하게 타오르는 촛불도 불이라는 것을 압니다. 그리고 더 오래 타오를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작다고 약하다고 무시하지 맙시다. 은은하게 오래도록 차오르는 열정도 열정입니다. 그러니 가만히 내면으로 들어가 기다려봅시다.




사람마다 각기 다를 뿐, 누구나 강점과 약점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강점만 있는 사람도 없고 약점만 가지고 있는 사람도 없습니다. 내가 어떤 강점과 약점을 가졌든 그것은 자신이 고유하다는 증거이고, 존중받아 마땅한 존재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니 약점을 가리거나 고치는 데 큰 에너지를 쓸 것이 아니라, 이왕이면 자신의 강점을 찾고 이를 살리는 데 초점을 둡시다. 훨씬 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정신건강과 삶의 질이 좋아지는 것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습니다. 내성적이고 예민한 사람이 아니라 섬세하고 진중한 사람이라는 것을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게>에서 깨닫게 될 것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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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돌, 그리고 한국 건축 문명 - 동과 서, 과거와 현재를 횡단하는 건축 교양 강의
전봉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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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로 서울대 박물관장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을 겸하고 있습니다. 1997년부터 서울대학교에서 건축 역사과 한국 건축을 가르치고 있는 전봉희 씨는 "서가명강" 프로젝트의 하나로 2019년 늦가을에서 시작한 강연을 모아 정리해 <나무, 돌, 그리고 한국 건축 문명>이란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그럼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세계의 건축 문명권을 둘로 나눈다면 크게 돌의 건축 문명권과 나무의 건축 문명권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만큼 돌과 나무는 가장 기본적인 건축 재료입니다. 둘 다 주변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이고, 강도와 가공성 면에서 집 짓기에 적당하기 때문이죠. 짓는 방법으로 보자면 기둥과 보를 짜 만드는 방법과 부재를 아래부터 차곡차곡 쌓아 올라가는 방법으로 난루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재료와 구축법을 기준으로 세계의 건축 문명은 크게 나무를 짜 만드는 동쪽 문명권과 돌이나 벽돌을 쌓아 만드는 서쪽 문명권으로 나뉘지만, 이때의 동서 구분선은 지금 생각하는 아시아와 유럽의 경계선은 아닙니다. 두 건축 전통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와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알아보면, 한국 전통 건축이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저절로 알게 됩니다.


전통 건축은 크고 작은 차이만 있을 뿐 비슷해 보입니다. 둥글고 뾰족하고, 높고 낮고, 모퉁이가 들쑥날쑥한 현대 건축에 비하면 단조롭지요. 하지만 외관이 단조롭다고 해서 이 건축을 사용한 사회가 단조로웠던 것은 아닙니다. 그 사회에도 권력이 있고, 신앙이 있고, 경제 활동과 일상생활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전통 건축의 표정을 알아차리기 위해선 단조로움 속에서 차이를 발견하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전통 목조 건축을 짓는 과정을 따라가면서 건물 각 부분의 기능과 의미를 알아보고, 그렇게 지은 건물을 어떻게 배치해 궁궐과 절을 만드는지, 건물의 실내 공간은 어떻게 꾸미는지 배울 수 있습니다.


주택은 일상생활을 하는 가장 친밀한 건축입니다.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은 시대에 따라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고대의 집, 중세의 주택은 지금 우리가 보는 한옥과 다릅니다. 게다가 서구 문명과 접해 발달된 근대 이후의 변화는 크게 다릅니다. 마당 딸린 기와집과 고층 아파트의 차이는 너무 커, 과연 같은 지역에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들인지도 의문스러울 정도입니다. 이렇게 가파르게 진행된 주택 형식 변화가 겨우 100년도 안 된 사이에 벌어졌습니다. 조선시대 수백 년보다 큰 변화가 수십 년 새 일어났습니다. 선사시대 이래 무엇이 변했는지와 무엇이 변치 않고 이어지는지를 알려줍니다.


우리나라 영화나 대중음악이 이룬 성과, 산업 분야에서 우리나라 제품이 세계적인 수준을 이루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건축은 세계에서 어느 정도의 수준일까 궁금할 것입니다. 저자는 형태적 완성도나 기술적 성숙도, 도시 상황을 고려하는 태도에 있어서 이전과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발전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건축가의 수준이 향상되고 층이 두터워진 덕도 있겠지만, 결국 건축을 만들고 소비하는 환경 전반이 성숙한 결과라고 합니다. 우리 건축 문명이 지나간 흐름을 보면, 한국 건축의 어제와 오늘을 새롭게 보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도시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고, 부자가 된다는 교양도 덩달아 높아지지 않습니다. 아직 우리의 도시와 건축이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만들고 있는 것들이라면 모두 근대의 건축 이념과 기술을 구사하는 데 뒤처지지 않습니다. 아쉬운 것은 우리 식의 근대가 또렷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여기에 우리 식 해석을 통해 세계 건축 문명을 기여할 수 있는 한국 고유의 현대 건축을 만드는 것이 이 시대의 과제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나무, 돌, 그리고 한국 건축 문명>을 통해 우리의 건축 문명이 세계 건축 문명 속에서 차지하는 자리가 어디쯤인지를 확인해 어떤 변화를 거쳐 오늘에 이르는지를 살펴보면, 우리 건축의 고유성도 찾을 수 있고, 앞으로의 나아갈 방향도 보일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멋진 한국 건축 문명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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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자의 일기
엘리 그리피스 지음, 박현주 옮김 / 나무옆의자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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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본명은 '도메니카 데 로사'로 이탈리아 혈통이 섞인 자신의 삶을 반영한 첫 소설로 데뷔해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하는 시리즈를 4권 펴냈습니다. '엘리 그리피스'란 이름으로 출간한 첫 번째 범죄 소설 "크로싱 플레이스"를 시작으로 아마추어 탐정인 법의학 고고학자 루스 갤로웨이 박사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 시리즈 13권을 썼으며, 매직 맨을 주인공으로 한 범죄 소설 시리즈도 5권 발표했습니다. <낯선 자의 일기>는 독립적인 작품으로 2020년 에드거 상 최우수 장편소설상을 수상했습니다. 그녀의 화려한 이력과 수상 경력을 보면 바로 읽어야 할 책일 겁니다. 어떤 내용일지 보겠습니다.








소설에서 처음 등장한 내용은 으스스해서 무슨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음산함을 풍깁니다. 무슨 일이 벌어질까 심장이 쫄깃해서 읽고 있노라면 바로 장면이 바뀌어 수업하는 모습으로 전환이 됩니다. 다행히 앞의 내용은 성인을 대상으로 한 문예창작반 수업이었습니다. 이 수업을 이끄는 고등학교 영어 교사인 클레어는 남편과 이혼하고 런던을 떠나 시골인 이곳에 와서 탈가스 하이에서 11살부터 14살까지 교육 3단계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클레어는 이 학교에서 예전에 살았던 고딕 문학의 작가 R.M 홀랜드에 대한 전기를 쓰고 있습니다. 홀랜드 작가는 미스터리한 인물로 '낯선 사람'이란 유명한 단편집을 발표했으나 사는 곳을 잘 떠나지 않았고, 아내는 사고로 죽었으며 딸이 있는지도 확실치 않습니다. 그런 그녀의 평온했던 삶은 동료 영어교사인 엘라가 집에서 여러 번 칼에 찔린 채 발견되면서 바뀌기 시작합니다. 엘라와는 친했던 사이로 같은 날 이 학교에 면접을 보면서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전의 학교에서 부장 교사와 불륜을 저지른 엘라는 이곳에서 학부장 릭과도 적절치 못한 관계를 맺습니다. 그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누가 뭐라고 할 순 없는 문제라 클레어와 다른 교사들도 언급하지 않습니다.


클레어의 딸 조지아는 15살로 부모가 이혼한 후 엄마와 함께 지내는데 21살 타이란 남자와 사귀고 있습니다. 전학 온 탈가스 하이에서 특별한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지만 글쓰기를 다른 사람에게 배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엄마는 이 사실을 모르죠. 모든 것을 알고 있으리라 생각했던 부모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비밀이 있거나 말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충격을 받겠지만,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부모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진 않습니다. 관계가 좋든, 안 좋든 간에요. 이러면서 서서히 부모로부터 독립을 하고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것이죠.


엘라의 살인사건으로 하빈더 카우어 형사가 조사를 시작합니다. 먼저 엘라의 동료들에 대해 피해자의 성격 등과 사건이 있었던 당시 어디에 있었는지에 대한 것들을 물어봅니다. 클레어를 만나 같은 질문을 하지만 왠지 못마땅하고 미심쩍은 눈으로 그녀를 봅니다. 하지만 살인사건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두 번째 살인사건이 발생합니다. 첫 번째 피해자 옆에 '지옥은 비었다'라는 문구가 쓰인 쪽지가, 두 번째 피해자에게도 발견됩니다. 이것은 R.M 홀랜드의 소설에서 나오는 문구입니다. 여러 가지 단서와 사실을 바탕으로 범인을 추리하던 하빈더는 클레어의 일기에서 클레어의 필체가 아닌 다른 사람의 필체를 발견한 사실을 알고 압수해서 그녀의 일기장을 살펴봅니다. '안녕, 클레어. 당신은 나를 모르죠.', '이런 피조물들 중 하나는 이미 처리해버렸습니다.'란 필체로 주변 인물들의 필체를 추적했지만 같은 필체는 없습니다. 도대체 범인은 누구일까요?





<낯선 자의 일기>는 클레어, 하빈더, 조지아의 시점을 반복하며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세 인물 모두가 여성이란 점도 특별하게 볼 수 있는데요, 클레어는 동료 교사의 죽음으로 마음이 아픈 상황이고, 하빈더는 살인사건을 추리하는 형사로 냉정하며 관찰력이 뛰어나고 열정이 가득합니다. 조지아의 시점은 분량은 짧지만 그녀가 바라보는 클레어의 모습이 나타나고, 용의자 중 한 명을 제외하는 역할을 합니다. 작품 곳곳에 등장하는 유명한 문학 소설의 인용구는 다행히 주석이 달려 있어서 어떤 부분인지 알게 합니다. 영어 교사인 클레어의 직업 때문인지 이런 문구를 여러 가지 상황에 인용하는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속담이나 사자성어를 사용하니 조금은 낯설게 느껴집니다. 간혹 유명한 고전에서의 문구를 언급하는 사람이 있긴 하지만 그런 사람도 드물고, 그것을 이해하는 사람도 더 드뭅니다. 우린 대학 입학을 위한 도구로 우리나라 문학을 배우지만, 영국 사람은 교양과 상식의 하나로 문학을 배우기 때문에 그런가 혼자 납득했다가도 소설 중간에 이런 문구를 이해하지 못한 사람도 있는 것을 보고 대부분의 영국 사람이 이해하는 건 아니구나 생각했습니다. 처음부터 등장한 R.M 홀랜드 작가는 허구의 인물로 실제 있는 작가처럼 촘촘한 배경을 만들어서 '낯선 사람'이란 작품을 다음에 읽어야지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습니다.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고 있는 이 작가는 살인사건의 주요 소재로 사용되며, 고딕 문학이 무엇인지 독자가 이해하게 만듭니다. 그래서인지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스릴러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끔찍하거나 긴박함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등장인물들의 자세한 심리 묘사로 서서히 전개하는 소설입니다. 느긋한 마음으로 고딕 문학을 알아가며 사건을 풀어보는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하는 <낯선 자의 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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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복수 주식회사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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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핵을 들고 도망친 101세 노인" 등 제목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소설을 들고 나타나 전 세계인의 마음을 훔친 베스트셀러 작가 요나스 요나손. 

그의 새로운 신작,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은 

복수와 달콤함의 만날 수 없는 조합을 함께 섞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나요? 궁금한 마음에 바로 내용을 보겠습니다.



마사이 부족에서 대대손손 내려오는 치유사인 소 올레 음바티안은 

대 올레 음바티안의 아들이자 닥터 올레 음바티안의 손자입니다. 

그는 2명의 아내와 8명의 딸을 두었지요. 

전기와 타자기를 금지시킨 족장 때문에 원시적으로 계속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아이를 더 낳지 않게 하는 그만의 특효법이 있었고, 

이것으로 명성을 떨쳤으며 많은 여자들이 고마워하고 있습니다.


빅토르는 스웨덴에 사는 청년으로 자신의 나라가 

외부인들에 의해 변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것을 설명하면 주위 사람들은 비웃을 뿐이죠. 

그는 시간이 좀 걸려도, 다른 사람들이 희생되어도 상관없이 

그 자신만 높은 곳에 오르기를 바랐습니다. 

그 첫발을 스톡홀름에서 가장 명성 높은 미술 갤러리에 취직함으로 내디뎠습니다. 

미술관장에겐 어린 아내와 더 어린 딸이 있었는데, 어린 아내는 빅토르를 싫어했습니다. 

빅토르는 개의치 않고 미술관장의 비위를 맞춰 신임을 얻었습니다. 

그에게 다행스럽게 어린 아내는 병으로 죽고, 

딸에게 자신의 갤러리를 물려주고자 하지만 딸 옌뉘는 너무 소심했습니다. 

그래서 빅토르를 사위 삼아 일을 맡기기로 결심하고 결혼하기를 종용합니다. 

빅토르는 옌뉘에게 마음이 없었지만 

결혼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미술관장은 죽습니다. 

그는 아내에게 미술관과 재산을 자신에게 무상으로 넘기는 서류에 사인하게 하고, 

다른 서류에도 계속 사인을 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돈 한 푼 주지 않고 볼모라의 아파트로 보냈습니다.



빅토르가 옌뉘와 결혼 전에 매춘부가 

어떤 소년을 데리고 오더니 아들이라고 합니다. 

아들은 빅토르와 다르게 흑인입니다. 

그래서 부인하자 매춘부가 자신의 조상 중에 흑인이 있었다며

 자신은 에이즈에 걸려 곧 죽으니 아빠 노릇을 하라고 합니다. 

빅토르는 모자를 볼모라의 아파트에 보내 돈을 주고, 

한 달에 한 번씩 들립니다. 

매춘부는 몇 년 뒤에 죽고, 아들 케빈은 18살이 됩니다. 

빅토르는 케빈이 자신의 앞날에 방해가 될 것이락 생각해 

아프리카 초원에 버리고 옵니다. 

초원에서 무기가 없는 케빈이 사자에게 먹힐 거라 생각하며 

스웨덴으로 돌아와 실종 신고를 합니다. 

사망자 처리는 5년이 신고 후 5년이 지나야 된다고 해서 기다립니다.


혼자된 케빈은 나무 위에 올라갔다가 잠이 들었습니다. 

그러다 나무에서 떨어졌는데, 

마침 산책하던 소 올레 음바티안이 받습니다. 

그리고 신이 주신 아들이라며 자신의 아들로 삼아 마사이 전사로 키웁니다. 

3년 뒤 마사이 전사 시험의 마지막인 할례를 앞두고 

케빈은 양아빠 집에 있는 그림 두 점을 챙겨 스웨덴의 집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빅토르의 전처인 옌뉘가 있었지요. 

둘은 서로의 이야기를 하고, 미술을 좋아한다는 관심사에 놀라워합니다.



이르마 스턴은 실제 인물로 아프리카 풍경과 여인들의 초상을 그린 화가입니다. 

서양 미술을 배우기 위해 베를린으로 가서 그녀만의 색채를 완성한 후 

다시 남아프리카 공화국으로 돌아가 그녀의 작품세계를 그립니다. 

소설에서는 당뇨로 아픈 그녀가 여행 중에 버려져 초원에 쓰러진 것을 

지나가던 마사이 부족이 발견하고 치유사 대 올레 음바티안에게 데려갑니다. 

치유사는 그녀를 간호했고, 컨디션을 회복했습니다. 

이르마 스턴은 고마움의 표시로 그림을 두 점 그립니다. 

하지만 서명을 남기지 않지요. 그 그림은 대 올레 음바티안꺼라면서요. 

거기에 고마움을 담은 편지도 씁니다. 

그리고 다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 그림을 그리다 

결국 병세가 악화되 죽습니다. 이후 그녀의 그림 가치는 엄청나게 올랐습니다.


후고 함린은 스칸디나비아 광고 회사에서 명성을 얻으며 광고맨으로 활약하다가 

이웃 남자와의 사소하지만 양보 없는 분쟁으로 괴로워합니다. 

그러다 이웃 남자는 사고로 죽고, 그는 복수할 대상을 잃어버려 낙담하지요. 

그 이웃 남자는 동네에서 소문난 말썽쟁이로 모두가 싫어했습니다. 

저마다 그 이웃 남자에게 복수하고 싶다며 이런저런 복수 방법을 말합니다. 

그렇게 술을 마시며 웃고 떠들다 다음날 후고는 

이 복수를 사업으로 만들기로 합니다. 

광고 회사를 사직하고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를 차리죠. 

SNS를 통해 광고를 하자 복수를 하고 싶다는 욕망을 가진 

전 세계 사람들의 의뢰가 밀려듭니다. 

백 사람 중에서 백 명은 이따금 어떤 부당한 일의 피해자가 됩니다. 

백 사람 중에서 50명은 그 부당한 일을 되돌려주고 싶어 하지요. 

그들 중 열 명은 이에 대한 대가를 지불한 능력이 있습니다. 

이들 열 명 중에서 한 명만 의사를 분명히 밝힌다면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의 미래는 탄탄대로입니다. 

그렇게 의뢰를 하며 지내던 후고에게 케빈과 옌뉘가 

빅토르에게 복수하고 싶다며 찾아옵니다. 

하지만 돈은 없다고 하지요. 

사무원이 필요한 후고에게 케빈과 옌뉘가 무보수로 일하겠다고 제안하고 

대신 빅토르에게 복수해달라고 합니다.


한편, 케빈이 도망친 사정을 설명하고 용서를 구한 편지가 

소 올레 음바티안에게 도달하자 그는 아들 케빈을 만나러 스웨덴으로 떠납니다. 

마사이 전사는 무사히 스웨덴으로 와서 케빈을 찾을 수 있을까요? 

제안을 받아들인 후고는 빅토르에게 어떤 복수를 할까요? 

제목처럼 달콤한 복수가 될지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에서 확인하길 바랍니다.




교활한 미술품 거래인 때문에 사자 앞에 버려진 아들과 

모든 것을 빼앗긴 아내가 있습니다. 

아들과 아내는 힘을 합쳐 복수를 하기로 합니다. 

아들이 양아빠에게서 가져온 그림 두 점과 다른 물건들을 

미술품 거래인 지하실에 놔두고 신고를 했습니다. 

현장으로 출동한 경찰은 가짜 작품을 만든다고 생각해 그를 체포하죠. 

하지만 알고 보니 그 작품은 가짜가 아닙니다. 

시원하게 복수를 하려고 했던 계획이 이제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죠. 

이대로 끝이라면 너무나 허망합니다. 

그래도 나쁜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할 텐데 말이죠.


복수라고 하면 골탕 먹이는 정도부터 

신체에 위협을 가하고 해롭게 되는 정도까지 다양합니다. 

만약 내가 등장인물들과 같은 상황이라면 

어느 정도의 복수까지 생각할 수 있을까요? 

아님 그냥 용서해야 할까요? 

작가가 말하는 사람들은 용서가 아니라 복수를 꿈꾼다고 합니다. 

그것을 실행하는 사람은 일부지만 솔직한 세상을 그리는 

<달콤한 복수 주식회사>를 읽으니 복수에 빠져 힘들게 살기보다 

유쾌하게 사는 것이 진정한 복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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