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스타그램
이갑수 지음 / 시월이일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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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재미있습니다. <#킬러스타그램>이라니요. 

게다가 이 책은 대한킬러협회 비공식 추천 도서라고 합니다. 

표지부터 유머가 가득 있는 <#킬러스타그램>은 킬러 가족이라고 하지만 

유머가 가득한 소설입니다. 그럼 내용을 볼게요.



우리 가족은 신라 시대 때부터 대대로 

사람이 사람을 죽이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일을 하는데요, 

그 일이 바로 킬러입니다. 

킬러 가족의 가훈은 바로 '더 나은 세상을 위해'이고 

이것을 지키기 위해서 오늘도 각자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합니다.


할아버지의 콜사인은 옹심이고 독제사입니다.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이 할아버지의 독을 먹고 죽었습니다. 

독을 만들 때, 할아버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독이 맛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독의 효과가 은밀함 같은 것은 언제나 그다음이라죠. 

할아버지는 남한성 기슭에서 식당을 하며 

식당에 찾아오는 손님 중 절반 이상은 할아버지의 표적입니다. 

할머니의 콜사인은 꼬마이며 폭파 전문가입니다. 

그리고 3년 정도 전부터 취미로 고고학을 배우고 있습니다. 

아빠의 콜사인은 원순철이며 역사상 가장 뛰어난 자살 전문가인데, 

자살로 위장하는 것이 아니라, 표적이 진짜로 자살하게 만듭니다. 

아빠가 일하는 방식은 간단했는데, 표적이 정해지면 

그 근처로 이사를 가 표적을 지켜보고 주변을 맴돕니다. 

그렇게 표적과 함께 줄을 서고, 씻고, 밥을 먹고, 운동을 하는 게 다지만 

짧으면 일주일 만에 길어도 석 달 안으로 표적은 자살을 합니다. 

그런데 5년 전 마지막 표적 임무에 실패하고 아빠는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엄마의 콜사인은 마더이며 암기술의 전문가입니다. 

하지만 주로 의뢰를 취합하고 배정하는 일을 합니다. 

형은 미래가 암울한 이 나라의 검사이며 

콜사인은 미네르바고 사후 뒤처리를 합니다. 

누나의 콜사인은 제니고 저격수이며 주로 외국에서 활동합니다. 

제니가 아닐 때 누나는 국제 의료봉사 단체 소속의 의사이고 

주로 분쟁지역에서 활동합니다. 

누나는 젊지만 꽤 유능하고 특히 총상에 있어서 

비공식적으로 국내 최고의 권위자입니다. 

그리고 이 집의 막내인 나는 근접 살인 전문가인 

삼촌에게 무술을 배우고 있습니다. 

삼촌은 실종된 아빠를 찾는다며 킬러를 그만두었습니다. 

그래서 그 빈자리를 내가 채워야 하기 때문에 

삼촌이 관장으로 있는 합기도 도장에 가서 배우고 있습니다.


삼촌이 건네준 "합기도 입문"을 읽어보았지만 

이해하기 쉽지 않은 책입니다. 

보통 무술 교본처럼 동작이 그림으로 나오지 않고 글만 쭉 있습니다. 

동작은 적당히 연습하고 만 가지 상황을 생각하라는 헤겔의 말에 따라 

정해진 자세와 동작을 버리면서 내게 편한 방식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그리고 책에 543번 언급한 정신으로 상대를 제압하게 되지요. 

이제 이 가족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요?




?<#킬러스타그램>의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바로 헤겔의 "합기도 입문"입니다. 

우리가 아는 철학자 헤겔은 성직자가 되어 

높은 지위에 오르기를 원했던 부모의 교육 아래 많은 것을 배웠는데요, 

7살에 펜싱을 배우다 다쳐서 다른 무술을 배웠다고 합니다. 

동양인 홍이라는 사람인데, 홍은 헤겔에게 합기도를 가르쳤고 

10년 동안 배우며 자신의 깨달음을 정리해 "합기도 입문"을 씁니다. 

이 책의 구절들을 내용 중간중간에 언급하고,헤겔의 변증법을 

무술에 사용하면서 주인공 '나'가 진정한 킬러로 거듭나게 됩니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지 않기 위해 사람을 죽인다는 모순적인 이 말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순간 이미 저는 <#킬러스타그램>에게 빠진 것입니다. 

작가의 말 대신 실린 소설 적성 검사에 응시해 

소설에 천재적인 적성을 가지고 있다는 결과를 보고 

당장 글을 쓰라는 작가의 글에 뭘 써야 할까 고민하고 있는 내 모습을 보니 

어이없기도 하고 작가에게 제대로 낚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두운 소재이고 더 어두운 사회를 그리고 있지만 

시종일관 유쾌한 문장을 읽으며 맑은 가을 하늘처럼 

조금은 밝은 세상을 기대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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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보는 돈의 역사 - 명화로 읽는 돈에 얽힌 욕망의 세계사
한명훈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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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인사·교육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고, 살롱과 클럽에서 

강사와 작가, 도슨트로 일하고 있는 저자는 

경기도 용인에서 책방을 운영하며 독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그가 쓴 <그림으로 보는 돈의 역사>를 만나봅시다.



인류 최초의 화폐는 청동기 시대를 연 

히타이트 왕국의 리디아 금화라고 하는데, 

자연금과 자연금의 합금인 일렉트럼으로 만들어졌습니다. 

합금으로 만들어진 이유는 당시 주조 기술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당시 제작한 금화 겉면에 왕의 상징인 사자 머리가 찍혀 있었는데, 

리디아의 사자로 불리게 됩니다. 

세계 최초의 기축통화는 은이였고, 현대 화폐 시스템의 시작인 금본위제와 

달러가 기축통화가 된 배경을 알려줍니다.


인류 역사상 최악의 전염병인 흑사병은 기후변화가 원인이었으며 

너무 많은 사상자로 인해 유산을 다중 상속받아 졸부가 된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또한 농민의 지위도 향상시켰고, 종교의 권위는 크게 약해졌습니다. 

게다가 민간요법이 널리 퍼져 흑사병 치료 약으로 향신료가 사용되었고 

이는 대항해 시대를 여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흑사병은 봉건 제도가 몰락하고 부르주아가 탄생하게 되어 

경제 구조가 바뀌게 되었습니다.



대항해 시대의 원조 지배자는 스페인 무적함대였으나 

새로운 해상 강국 네덜란드가 급부상했으며 

세계 최초의 주식회사인 동인도 회사가 탄생하게 됩니다. 

유럽은 인도의 모슬린에 반해 면직물을 대량 수입하게 되고 

영국 모직 산업은 위기를 맞습니다. 

영국은 무역 적자로 인해 보호무역을 실시하게 되었고, 

산업혁명이 더해져 다시 일어섰습니다. 

그에 그치지 않고 아편전쟁을 일으키고, 난징조약을 맺었고, 

아시아는 유럽 열강의 손에 힘없이 떨어지게 됩니다.


십자군 전쟁은 신의 뜻보다 

부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잡으려는 사람들의 탐욕이 더 컸습니다. 

교회는 몰락했고 유럽은 르네상스를 맞이했습니다. 

그때 메디치 가문은 문화 예술 및 세계 금융의 주역으로 영향력을 발휘했고, 

이후 1500년대 유럽 최고의 부자 야고프 푸거는 

자신의 경제력으로 황제를 좌지우지했습니다. 

동인도 회사와 튤립 버블, 태양왕 루이 14세과 콜베르의 중상주의를 소개합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유대인에 대해 알아봅니다. 

유대인의 역사와 고리대금업자가 된 배경, 은행의 기원을 설명하고, 

인류가 유대인을 탄압한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증권 거래소와 중앙은행의 주역도 유대인이었습니다. 

왕실의 조폐 국장의 뉴턴은 금본위제를 이끌며 부의 역사를 바꿨으며 

골동품상에서 시작해 국제 금융 거래로 

막대한 재산을 얻은 로스차일드 가문 이야기, 

미국 독점 재벌 JP 모건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어떤 시대이건 인간과 돈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돈은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지만 항상 달콤하지는 않습니다. 

인간이 부를 얻기 위한 과정 속에 광기가 있었고, 

그 광기는 누군가를 희생시켰습니다. 

신은 인간에게 영원한 부를 허락하지 않았지만 

인간은 부를 축적해 신이 되고자 했습니다. 

부를 향한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습니다. 

<그림으로 보는 돈의 역사>에 나온 그림을 통해 

부에 대한 인간의 욕망과 그것에 얽힌 세계사를 알려줍니다. 

여러 번 본 그림부터 한 번도 본 적 없는 그림까지 

다양한 그림이 책에 실렸는데 

이 책을 통해 그림에 담긴 욕망과 그 이야기를 볼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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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는 왜 사라졌는가 - 도시 멸망 탐사 르포르타주
애널리 뉴위츠 지음, 이재황 옮김 / 책과함께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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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저널리스트, SF 소설가, 콘텐츠 기획·편집자이며 

온라인 매체 편집장을 지냈으며, SF·미래주의 전문 매체 '아이오나인'을 창립한 

저자는 휴고상을 받은 팟캐스트 '우리 의견은 옳다'를 공동 진행하고 있습니다. 

<도시는 왜 사라졌는가>를 통해 도시가 멸망하기 전 

도시가 어떻게 번성하고 유지되었는지를 먼저 알아볼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도시 멸망 탐사이기도 하지만 도시 성장 보도이기도 합니다.



도시 멸망 첫 번째 사례는 차탈회윅입니다. 

지금의 터기 중부에 있는 신석기 시대 초기 도시 유적으로 

2012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차탈회윅의 건축은 이후 이 지역에 나타나는 어떤 것과도 다릅니다. 

집들은 마치 벌집의 밀방과도 같이 이웃집과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집 사이를 가르는 골목이 거의 없고, 

도시의 가로망은 지상에 비해 적어도 한 층 이상 높았고, 

보도는 옥상을 가로질러 나 있습니다. 

출입구는 천장을 뚫고 만들어졌으며 

거주자들은 지붕 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전까지 누구 자손으로만 서로를 구분하던 조상들이 

고향이 어디냐란 물음이 중요해진 시기가 됩니다. 

이동하는 유목민에겐 고향은 무의미하기에 어떤 종족 소속이냐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평생을 한 도시에서 산다면 

그곳은 한 개인의 자아의식에서 가족 유산에 비해 더 중요해집니다. 

차탈회윅에 사는 사람들은 인류 사회의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그들은 사람의 정체성이 고정된 장소에 따라 결정되는 낯선 미래로 들어갔습니다. 

그 땅은 그들의 것이었고, 그들은 그 땅의 일부였습니다. 

도시는 천여 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었고 

구도시 지역의 옛 건축물과 쓰레기로 이루어진 둔덕은 계속 높아져 

사람들은 강 건너 서둔덕으로 점점 옮겨갑니다. 

게다가 서기전 6200년 무렵에 급격한 기후 변화와 계층 문제로 인해 

차탈회윅을 버렸으리라 짐작합니다.


서기 79년, 화산 분출에 의해 폼페이 도시가 사라졌고, 

비옥한 농토를 아무것도 나지 않는 황무지로 바꿔버렸습니다. 

이 재난 이후 폼페이에서 나온 난민들은 인근 해안 도시들인 

쿠마에, 네아폴리스(나폴리), 푸테올리(포추올리)로 달아났습니다. 

폼페이는 베수비오 화산 분출 이전에 이미 재난이 많은 지역이었습니다.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주민 상당수가 도시를 떠났고, 

파괴된 건물들이 그대로 남았지요. 

그러나 사태가 진정된 뒤 네로 황제는 복구 활동을 위해 자금을 지원했고, 

많은 사람들이 보수와 개선에 노력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보는 폼페이는 건설 중인 도시입니다. 

폼페이의 소멸은 부자와 가난뱅이, 남자와 여자, 이주민과 

로마인과 원주민 사이의 갈등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일어났습니다. 

베수비오 화산 분출 후 로마 지도층은 계산된 결정을 내린 듯합니다. 

폼페이는 총력을 기울여 복구 활동을 벌일 만큼 

충분히 중요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요.



앙코르는 폼페이가 단 하루에 겪은 재난을 아주 천천히 당했습니다. 

이 도시는 한 번의 화산 분출 대신 

백 년 동안 이어진 기후 위기의 연타를 맞았습니다. 

걸린 시간은 달랐지만 결과는 비슷했죠. 

홍수 같은 환경 재난으로 인해 

이 도시는 주민들 대다수가 살 수 없는 곳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최후의 일격은 자연과 관계없는 것이었습니다. 

앙코르의 왕들은 더 이상 일꾼 부대를 동원해 

도시의 생명선인 수로망을 재정비할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앙코르의 도시 계획에서 가장 유지하기 어려웠던 것은 

저수지 시설이 아니라 강제노동에 의존한 엄격한 사회적 위계로 보입니다. 

정치적 재난은 자연재해와 마찬가지로 땅 위에 그 흔적을 남겼습니다. 

크메르인들은 그들의 왕이 떠난 뒤에도 오랫동안 앙코르에서 계속 살았고, 

그 땅을 개조해 마침내 700년대에 

그곳을 차지했던 농경지 및 마을과 같은 모습이 되었습니다.


아메리카 대륙의 카호키아는 유럽인들이 오기 전에 

북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도시였습니다. 

미시시피 강변 저지의 작은 마을이 성장해 

3만 명이 넘는 팽창하는 대도시가 되었습니다. 

카호키아인들은 한 시설을 다 사용하면 

하나의 의식으로 그 운명을 봉인합니다. 

벽을 삼았던 나무 기둥들을 뽑아내 장작용으로 치워둡니다. 

그러고는 빈 말뚝 구멍에 채색 점토를 채워 넣거나 

깨진 항아리 조각이나 이전에 집에서 사용하던 도구들을 넣기도 합니다. 

때로 건물 잔해에 불을 질러 가재도구를 함께 태웠습니다. 

불이 사그라지면 거주자들은 버려진 장소를 흙 한 층으로 봉인하고 

그 위에 새 시설을 지었습니다. 

아마도 카호키아인들은 주변의 모든 건조물들도 

정해진 수명이 있다고 보고 언제나 전체 도시가 

일시에 폐쇄되는 것으로 생각한 듯 보입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카호키아는 종말을 염두에 두고 설계됐으며 

둔덕을 엄청난 높이로 쌓아 올릴 때에 이미 그 운명은 봉인됐던 듯합니다.




세계 대부분의 주민이 도시에 사는 시대에 살고 있고, 

기후 위기나 빈곤 같은 풀기 어려운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현대의 대도시는 결코 영원히 유지될 수 없고, 

역사적 증거를 통해 지난 8000년에 걸쳐 반복적으로 

도시를 선택하고 버려왔음을 보여줍니다. 

대부분의 인간이 소멸될 수밖에 없는 곳에 

거주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은 정말 무서운 일입니다. 

사라진 도시라는 신화는 

사람들이 자신의 문명을 파괴했다는 현실에 눈 감게 만듭니다. 

<도시는 왜 사라졌는가>는 바로 그 현실에 관한 것입니다. 

인류 역사에 나타났던 도시 멸망 가운데 

가장 극적인 네 개의 사례를 탐구하고 

그 속에 공통된 실패 요인을 찾아봅니다. 

더불어 소멸의 순간에만 집중하지 않고 더 나아가 오랜 생존의 역사도 알아봅니다.

도시 생활의 운명은 인류의 운명과 엮입니다. 

우리가 21세기에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한다면 

대도시에서 살 수 없는 미래를 향해 나아갈 뿐입니다. 

도시의 시대가 이런 식으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책에서 보여준 사례를 참고해 도시와 그를 둘러싼 자연환경의 소생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깨달아 가장 좋은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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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한 사람 ㅣ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왕수펀 지음, 서머라이즈 샤샤오즈 그림, 양성희 옮김 / 우리학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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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961년 대만 타이난에서 태어나 대학교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뒤 

초등학교에서 교무 주임을 맡으며 미술교사로 근무한 저자는 

아이들을 위해 글쓰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행복한 일이라고 합니다. 

1999년 첫 작품을 발표한 뒤 지금까지 60여 권의 작품을 출간한 

청소년 소설의 거장 왕수펀 씨의 첫 SF 소설 <마지막 한 사람> 속으로 들어가 볼게요.



2055년 지구는 안개로 덮인 스모그 하늘에 

공기가 좋지 않아 방독 마스크를 쓰고 다닙니다. 

12살 산샤는 학교로 가는 길에 절친 뤼신야를 만났습니다. 

딸을 애지중지하며 키우는 산샤와 신야의 부모들이 

위험한 거리를 걸어 다니게 내버려 둔 이유는 돈 때문입니다. 

두 집 모두 돈을 마련하기 위해 값나가는 물건을 팔아야 했는데, 

그 첫 번째가 바로 자동차였습니다. 

그 이후로도 집에 있는 물건 하나씩 팔아서 돈을 마련합니다. 

산샤는 무엇 때문에 돈이 그렇게 필요한지 몰랐습니다. 

산샤는 글쓰기를 좋아하고 신야는 목공을 좋아했습니다. 

산샤는 2259년을 배경으로 소설을 쓰고 그 내용을 신야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산샤와 신야 사이에 전학생 멍췬이 나타나 소녀들의 마음을 흔듭니다. 

6학년 도서관 수업 때 옆 반과 수업을 들었는데, 

교실에 들어온 멍췬이 산샤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비어 있던 산샤의 옆자리부터 옆 반 자리였고, 

멍췬이 그 반에서 1번이었죠. 

그날은 도서 분류 방법을 배웠는데, 

산샤는 선생님 말이 귀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온 신경이 멍췬의 필통에 집중됐습니다. 

원목 필통 뚜껑에 '마지막 한 사람'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날 신야가 멍췬을 좋아한다고 산샤에게 말합니다. 

산샤는 자신의 마음을 말하지도 못한 채로요.


비뚤어진 야심에 사로잡힌 어느 나라가 

이웃 나라에 핵폭탄을 투하해 지구는 지옥이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하루빨리 화성행 티켓을 사려고 

미친 듯이 돈을 모으고 있다고 합니다. 

강력한 전제 정치 아래서 교육의 기회나 정보를 얻지 못하는 

몇몇 국가의 시민들을 제외하고, 전 세계 사람들은 

이미 지구에서 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만의 A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우주여행 테스트에 성공했고, 

화성 이민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2259년 이곳은 근심과 걱정이 없는 낙원입니다. 

나 M3는 우주여행은 고사하고 내가 사는 우주 식민지를 

벗어난 본 적도 없지만 대체로 만족스럽게 지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일 년에 한 번 열다섯 살 소녀를 제물로 바치는데 

올해는 내가 그 대상이 되었습니다. 

제단에 선 나는 펑 소리와 함께 바닥이 열리며 추락했습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기절했다가 다시 정신을 차렸습니다. 

눈앞에 있는 엄마가 자신은 엄마가 아니며 

국가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맺어진 관계라고 합니다. 

이곳의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 바로 나노 전자 칩을 대뇌에 삽입하는데, 

거기에 모든 정보가 기록됩니다. 

나노 칩 덕분에 자연스럽게 학습 능력이 발달했고, 

두 살이면 손목 리더기로 책을 읽습니다. 

현재 국가 제어 시스템과 연결된 대뇌 전자 칩을 끌 수 있는 

유일한 VR 체험이 '숲'입니다. 

일종의 포상 휴가 같은 개념으로 1년에 딱 세 번만 이용할 수 있는데, 

숲의 환경은 진짜가 아니라 가상입니다. 

부드러운 촉감까지 느껴지지만 이마저도 현실이 아닙니다.


먹고사는 걱정이 없으면 사람은 정말 행복할까? 

수업 시간에 온 A1 은 교수가 내가 정의한 행복의 개념을 듣고 

흐뭇해하며 이런 말을 했습니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유토피아가 있는데 자유가 없는 행복을 누리는 곳과 

행복이 없는 자유를 누리는 곳으로 300년 전 러시아 작가가 쓴 

'우리들'이란 소설에 나오는 내용으로 

어떤 쪽을 선택하겠냐고 아이들에게 물어봅니다. 

난 은 교수를 자주 찾아가 엉뚱한 질문을 하고 엉뚱한 답을 합니다. 

그런 내가 특이하다고 주위에서 말하지만 그런대로 만족하며 지내는데 

어느 날 은 교수가 죽었다고 합니다.


M3가 말한 것처럼 행복은 무엇일까요? 

자유가 없는 행복을 누리는 곳과 

행복이 없는 자유를 누리는 곳이 있다면 어느 쪽을 선택할 건가요? 

멍췬의 필통에 새겨진 문구의 의미는 무엇이며 은 교수는 왜 죽었을까요. 

산샤와 M3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마지막 한 사람>을 통해 확인하세요.




<마지막 한 사람>에 나오는 과학기술은 전혀 생소하지 않습니다. 

주석에 달린 저자의 설명을 보면 이미 개발되었고 진행 중인 것들입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가능한 미래를 선보이며 

미래의 폐허가 된 지구와 더 미래의 혼돈에 빠진 화성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처음엔 주인공 산샤가 쓴 소설에서 미래의 모습을 보여주는 거라 생각했는데, 

마지막까지 읽어보면 반전이 있습니다. 

이야기 속 지구의 마지막 한 사람은 희망이 없다는 뜻일까요, 

아니면 한 줄기 희망을 말하는 것일까요? 

어떻게 보느냐는 읽는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우주는 원자가 아니라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라는 말을 남긴 

미국의 시인 뮤리얼 루카이저는 수많은 이야기에서 

놀라운 우주적인 사건이 빚어짐을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과학적으로 원자로 이루어져 있는 우주에서 의미를 찾고 

이야기를 만들어 우주를 바라봅니다. 

지금 우주를 바라보는 우리가 미래를 결정하고 바꿀 수 있습니다. 

인류의 마지막 순간을 결정할 사람은 바로 '나'라고 작가는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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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본 없는 월드 클래스 ㅣ 안전가옥 쇼-트 9
류연웅 지음 / 안전가옥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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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가옥 쇼-트 시리즈'의 9번째 책 <근본 없는 월드 클래스>는 

제목부터 무엇이 근본일까를 생각하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책 구성도 단톡방에서 대화하듯이 쓰고, 하이퍼링크처럼 몇 쪽으로 가고, 

각주에 복선이라고 적혀 있으며, 굵은 글자가 중요한 부분임을 느끼게 해줘서 

읽는 독자가 재미있고 편하게 볼 수 있습니다. 

손바닥 크기의 200쪽이 안 되는 단편 소설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미디어 콘텐츠학과'의 '미디어 제작 실습' 과목을 수강하는 나는 

한 학기 동안 30분 내외의 인물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팀 과제를 미리 알고 

조별 단톡방에서 50만 원으로 기획서부터 영상까지 만들어 

A 학점을 받게 해주겠다고 말을 합니다. 

이미 다 만들어놓았으니 자신을 믿으라는 그 말에 모두 50만 원씩 보냈습니다. 

난 이미 고등학생 때 취미로 60분짜리 연예인 하윤주 다큐멘터리를 

만든 적이 있기 때문에 재탕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편하게 수업을 들을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교수님이 다른 조가 제출한 기획서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걸로 수업방식을 바꾼답니다. 

어쩔 수 없이 제비뽑기로 나온 사람은 '김덕배', 

누군지도 몰라 멍해진 나에게 교수님은 '근본 없는 월드 클래스'였다고 합니다. 

조원들에게 돈을 돌려줄 테니 없던 일로 하자고 말하자, 

조원들은 200배 환불해 줄 수 있냐고 말합니다. 

감당이 안 된 나는 전직 축구 선수 김덕배를 취재하기로 결심하고 

114에 김덕배 선수의 번호를 물어봅니다. 

그러자 수화기 너머 상담원이 그 선수를 자신이 뽑았다며 

전직 한국 축구 대표 팀 감 감독이라고 하죠.


이제 전 축구 대표 팀 감 감독을 만나 김덕배 선수에 대해 물어봅니다. 

감 감독은 '축구의 근본은 승리'인데 2030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계속 지자 

팬들은 감독을 경질하라고 난리였답니다. 

베스트 댓글에 '국민거품 한국축구' 닉네임의 

'니들 이따구로 할 거면 차라리 불곡고등학교 3학년 1반 김덕배를 뽑아라.'란 글이 

계속 있고, 다른 사람들도 따라 쓰면서 

감 감독은 김덕배를 축구 대표팀에 합류시킵니다. 

2030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전에 팬들이 김덕배를 투입하라고 아우성이고, 

감 감독은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김덕배를 넣었더니 

엉겁결에 헤딩으로 결승골을 넣었습니다. 

김덕배의 골로 대한민국이 2030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게 되었고, 

감독의 평가도 올라가고, 김덕배는 슈퍼루키로 거듭납니다. 

그러나 초등학교 때 축구공 몇 번 차본 게 다였던 김덕배는 

월드컵 본선에서 3전 3패를 기록하고, 

귀국하던 인천 공항에서 사람들의 인내심은 폭발해 

2000명이 사망하고 5040명이 부상을 당하고, 인천 공항 면세점이 털렸습니다. 

그날의 난투는 대국민적 참사로 기록되어 

대통령이 축구를 사회악으로 규정하고 통제했습니다. 

그때부터 한국에서 축구는 불법이 되었죠.


감 감독에 이어 전직 한국 축구 협회 회장 공구축 씨를 만났으나 

김덕배의 행방은 알 수 없습니다. 

조별 과제를 이대로 끝낼 수 없던 나는 대충 진짜 김덕배를 만났는데, 

그 사람이 카메라 공포증이 있어서 촬영을 거부했다고 둘러대고, 

변조를 해서 내 목소리로 대신 녹음해서 가완성본을 제출합니다. 

그러자 교수님은 너무나 만족해하며 유튜브에 올렸다고 하죠. 

난 5년 전 미디어 소녀란 타이틀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으나 

근본을 잃었다는 댓글이 달리면서 우울한 대학생활을 하던 중 

가완성본으로 다시 재조명을 받습니다. 

인터뷰가 가짜인 것이 탄로 날까 전전긍긍하던 중 

'비트 메이커 김덕화'란 사람이 나 한채연에게 접근합니다.


김덕화란 사람은 누구이며, 김덕배는 도대체 어디 있으며, 

조별 과제는 어떻게 될지 <근본 없는 월드 클래스>에서 확인하길 바랍니다.




<근본 없는 월드 클래스>를 읽으며 

'축구의 근본은 승리/사업/축제'라고 저마다 말합니다. 

그리고 '나의 근본은 평범함'이고, '삶의 근본은 사랑'이라고도 합니다. 

'자본으로 근본을 사'라는 말도 합니다. 

도대체 어떤 것이 맞는 말일까요? 근본의 뜻은 

사물의 본질이나 본바탕으로 지금은 축구 구단의 역사나 

유망주의 프로 정신을 언급할 때 사용됩니다. 

'근본이 없다'라는 말은 주로 '역사가 보잘것없는데 

구단주의 돈으로 빅클럽 반열에 오른 구단'을 조롱하는 표현이지요. 

책을 읽으며 우리 사회의 단면을 잘 표현하고 있어서 한편으론 부끄러웠습니다. 

상대방에게 근본이 있고, 근본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근본이 무엇인지 알고 있고 그것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지 물어보고 싶습니다. 

내 근본은 무엇이고, 무엇을 위해 살아가며 

어떤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생각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슨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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