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집
가와카미 미에코 지음, 홍은주 옮김 / 책세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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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난 저자는 2002년에 가수로 데뷔해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했으나 크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2007년 "와타쿠시리쓰 인 치아, 혹은 세계"로 등단해 2008년 "젖과 알"로 아쿠타가와 상을 수상했습니다. 2009년 시집 "끝으로, 찌를 거야 찔릴 거야 자, 됐어"로 나카하라 주야 상, 2013년 시집 "물병"으로 다카미 준 상과 "사랑의 꿈이라든지"로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 2016년 "동경"으로 와타나베 준이치 상을 수상했습니다. 2010년 "헤븐"으로 무라사키 시키부 문학상을 수상했고, 2022년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심에 올랐습니다. 그 밖의 다양한 작품과 여러 권의 시, 수필을 썼습니다. 그럼 저자의 <노란 집>을 보겠습니다.



반찬가게 점원으로 일하는 40살 이토 하나는 우연히 인터넷 뉴스 기사에서 익숙한 이름을 발견합니다. 요시카와 기미코란 60세 여인이 20대 여성을 맨션에서 1년 넘게 실내에 감금, 폭행해 중상을 입혀 공판이 열렸다는 뉴스입니다. 기사가 게재된 것은 2020년 1월 10일이고 사건이 일어난 것은 작년 2019년 5월입니다. 기사를 읽으며 20년 전 그녀와 함께 살았던 기억이 떠올랐고, 신발 상자에서 옛날 폴더 휴대폰과 충전기를 꺼내 전화번호부를 열어 기미코, 가토 란, 다마모리 모모코의 번호를 적었습니다. 그 집에서 나온 뒤로 연락을 하지 않은 하나는 가토 란에게 전화를 걸었고, 카페에서 만났습니다. 걱정 가득한 하나에게 끝난 일이라며 걱정할 일이 없으니 경찰에 가면 안 된다고 다짐을 받고 일어섭니다.

하나의 집은 변두리 동네 바깥 길에서는 보이지 않는 작고 오래된 문화주택으로, 현장 일을 하던 아버지는 몇 년 전부터 집에 들어오지 않았고, 근처 스낵바에서 일하는 엄마는 가게 동료나 친구를 집에 데려와 재우던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중학교에 들어가면서 평범한 집 자녀가 아님을 더욱 깨닫게 된 하나는 친구도 없었고, 엄마가 한 번씩 넣어두는 돈으로 먹을거리를 사서 알아서 해먹었습니다. 처음 기미코를 만난 것은 15살 여름으로 옆에서 자고 있던 엄마 대신에 그녀가 자고 있었습니다. 기미코 씨는 엄마가 일하는 역 앞 스낵바의 마마와 옛날부터 아는 사이로 마마를 통해 알게 되었답니다. 집은 뒷전인 엄마와 다르게 하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요리도 함께하며 여름방학 한 달을 둘이 지냈습니다. 개학 첫날, 학교에서 돌아오자 기미코 씨는 없고, 늘 휑하게 비어 있던 냉장고가 가득 차 있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돌아왔고, 하나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그 돈이 없어졌고, 허무해진 하나는 의욕을 잃고 아르바이트도 그만두었습니다. 레스토랑에 유니폼을 갖다주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새 남자친구 중개소에 일한다고 그만둔 엄마가 일했던 스낵바에서 기미코 씨가 나옵니다. 그녀를 만나 울고 있자니 같이 갈 건지 물어봅니다. 하나는 그 길로 기미코와 함께 삽니다. 이름과 간판만 바꾸고 그대로 물려받은 스낵바를 둘이서 운영하며 지내다, 캬바쿠라에서 일하던 가토 란과 허영심 많은 부모가 싫어 밖에서 떠도는 다마모리 모모코를 만납니다.

집을 나와 기미코와 살게 된 하나는 친구도 생기고, 가게 영업도 순조로워 이대로만 지내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불행은 다가오고, 왜 기미코를 버리고 도망치듯 떠날 수밖에 없었는지 <노란 집>에서 확인하세요.




우리나라 말 중에 '본데없다'란 말이 있습니다. 보고 배운 것이 없거나 행동이 예의범절에 어긋나는 데가 있다는 뜻인데요, 예의범절·교양 등 내적인 소양에 주안점을 두는 말입니다. 이렇게 어릴 적부터 보고 배운 것은 중요합니다. 부모가 가르친 것뿐만 아니라, 부모가 하는 행동이 고스란히 자식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집집마다 기준과 상황이 다르기에 보고 배운 것에도 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데요, <노란 집>의 주인공 이토 하나는 엄마의 방치 속에 자라서 청소년 시절까지 보고 배운 것이 전무합니다. 가서는 안 되는 장소도, 귀가 시간이란 것도 없고, 모르는 사람들이 집에 드나들어 반 친구들 부모가 어울리지 말라고 합니다. 어차피 잠만 자는데 어디든 상관없고, 더 좋은 곳으로 이사 갈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는 엄마는 저축의 필요성도, 집을 관리할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불을 개고, 방을 닦고, 먹고 난 그릇을 바로 설거지 한, 평범한 행동을 한 요시카와 기미코의 행동에 하나의 마음에 들어왔습니다. 집을 나와 기미코와 사는 하나에게 엄마의 반응은 그러기로 했다면 된 거 아니냐는 가벼운 반응을 보였습니다. 엄마는 학교는 어쩔 셈인지, 어떻게 먹고 살 건지, 얼굴 보고 얘기하자 같은 말은 없고, 슬퍼하지도 화내지도 않습니다. 그렇기에 기미코와 사는 이 행복을 유지하기 위해 하나는 더욱 기를 쓰고 매달렸던 것입니다. 부모와의 마찰로 가출한 상태인 가토 란, 다마모리 모모코와는 다른 처지입니다. 그들은 그래도 돌아갈 곳이 있고, 뒷받침해 줄 부모가 있지만 하나는 그렇지 못합니다. <노란 집>의 기미코, 영수도 하나와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보기에 잘 살아가는 것 같아도 쉽게 흔들리고 무너집니다. 책의 마지막 모습이 마음에 애잔하게 남으며, 자신을 지지하고 믿어주는 부모와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느꼈습니다.



모두, 어떻게 살아가는 걸까.

길에서 스쳐 지나는 사람, 찻집에서 신문을 읽는 사람,

선술집에서 술 마시거나, 라면을 먹거나,

친구들과 놀러가서 추억을 만들거나,

어디선가 와서 어디론가 가는 사람들,

평범하게 웃거나 화내거나 울거나 하는,

요컨대 오늘을 살고 내일도 그다음 날도 계속 살 수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생활하는 걸까.

그들이 건실하게 일해 건실하게 돈을 번다는 것은 나도 안다.

그러나 내가 알 수 없었던 것은,

그들이 대체 어떻게 해서 그 건실한 세계에서 건실하게 살아갈 자격 같은 것을 손에 넣었냐다.

어떻게 그쪽 세계의 인간이 되었냐다.

나는 누군가 알려주기를 바랐다.

p. 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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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의 참새 캐드펠 수사 시리즈 7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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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1913년 9월 영국 슈롭셔주에서 태어났고, 1939년 소설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집필 기간 18년, 총 21권, 전 세계 22개국에서 출간된 중세 스릴러이자 역사추리소설 최고의 걸작, 캐드펠 수사 시리즈는 1977년 첫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또한 시리즈의 세 번째 책으로 영국 추리작가협회에서 주는 대거 상을 받았습니다. 그럼 일곱 번째 책인 <성소의 참새>를 보겠습니다.



지금 영국은 스티븐 왕과 모드 황후가 왕권을 둘러싸고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곳 슈롭셔주 슈루즈베리 성 베드로 성 바오로 수도원은 왕의 치하에 들어갔고, 안전했습니다. 1140년 부활절이 끝나고 한 달이 지나지 않은 봄날 자정, 본당 서쪽 끝, 고리가 걸리지 않은 거대한 문짝이 갑자기 활짝 열렸습니다. 문짝이 열림과 동시에 누군가가 안으로 불쑥 들어왔는데, 그는 헐떡이고 비척거리며 앞으로 나아왔습니다. 그 뒤를 따르는 흥분한 수십 명의 사람들이 함성을 지르며 서쪽 문으로 몰려왔습니다. 그들은 본당 안으로 들어왔고, 라둘푸스 수도원장과 로버트 부원장이 성소에서 물러나라고 말합니다.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물러났고, 캐드펠 수사에게 깡마른 청년의 치료를 맡겼습니다. 오늘은 금세공사 아우리파버의 아들 대니얼의 혼인날이었고, 그들은 혼인식의 당사자와 참석자들이었습니다. 깡마른 청년은 릴리윈으로 부모에게 버림받고 장터에서 묘기나 마술을 부리고, 노래를 부르며 컸답니다. 철이 들자마자 도망쳐서 혼자 떠돌아다니며 돈을 버는데, 잔치에 초대받아 3페니를 받기로 하고 공연을 선보였습니다. 어떤 청년이 자신을 밀치는 바람에 사기 주전자가 깨졌고, 줄리아나 노부인은 지팡이로 그를 후려치며 1페니만 주고 내쫓았습니다. 부당했지만 어쩔 수 없이 문지기가 열어준 쪽문으로 나가 다리를 건너 숲속 풀밭에서 자고 있는데, 무리들이 광대가 살인과 도둑질을 저질렀다며 고함을 지르길래 도망쳐서 이곳까지 오게 되었답니다. 누군가 금세공사 윌터를 후려쳐서 쓰러뜨리고 며느리 마저리의 지참금 대부분을 가져갔답니다. 아들 대니얼과 결혼식 참석자들은 받을 돈을 못 받고 쫓겨난 이방인 릴리윈의 소행으로 보고 잡으려고 한 것입니다.

다음날 대니얼은 관원에게 릴리윈을 고발했고, 관원이 확인한 결과 금고 속에 무거운 은 제품들 빼고 텅 비어 있었답니다. 윌터는 금고 근처 바닥에 핏자국이 떨어져 있었고, 당시 정신을 잃긴 했지만 지금은 무사하답니다. 수도원장은 그가 신성불가침의 영역에 들어온 이상 40일 동안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선언했고, 관원과 시장은 진술을 들으러 예배당으로 들어갑니다. 대니얼은 캐드펠 수사에게 할머니 줄리아나 노부인이 치료해달라며 찾는다고 전합니다. 캐드펠은 금세공인의 집으로 가서 노부인을 치료하고, 대니얼의 누나 수재나를 만나 당시 상황을 확인합니다. 또한 작업장에 있는 직공 예스틴, 이 집에 세 들어 사는 자물쇠 제조공 볼드윈 페치, 조수 존 보네스, 허드렛일을 하는 그리핀, 부엌 하녀 래닐트 등을 만났습니다.

존 보네스가 볼드윈 페치가 전날 나갔다가 다음날 아침까지 들어오지 않았다며 신고가 들어왔고, 캐드펠은 산책하다가 물살에 떠밀려온 그의 시체를 발견합니다. 금세공사 윌터의 금고와 자물쇠 제조공을 죽인 사람은 누구이며, 왜 그랬는지, 자세한 이야기는 <성소의 참새>에서 확인하세요.




중세 시대뿐만 아니라 어느 시대나 부모 없이 홀로 자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세상은 자신을 믿어주는 이 하나 없는 쓸쓸한 곳입니다. <성소의 참새>에 등장하는 광대 릴리윈도 그렇습니다. 태어나자마자 도랑에 버려졌고, 그를 데려다 키운 사람들은 몸을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훈련을 시키며 묘기나 마술, 노래를 불러 돈을 벌게 했습니다. 친절한 대접보다 주먹질이 더 많은 고된 삶을 살아왔고, 그래서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하소연할 곳도 없습니다. 처음 있는 일도 아닐뿐더러, 과거에도 그와 비슷한 상황에서 힘없이 돌아선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니깐요. 세상 그 어떤 사람도 그에게 빵 껍질 이상의 은혜를 베푼 적이 없었기에 대가 없는 친절이 의심스럽습니다. 그런 팍팍한 삶을 살아온 청년 릴리윈에게도 그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생겼습니다. 수도원의 캐드펠 수사는 상해죄와 절도죄로 고발당한 릴리윈을 위해 사건을 수사합니다.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을 믿고 지지하는 부모 혹은 동반자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가족이 없다는 것은 자신의 뿌리가 없는 것이고, 돌아갈 곳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정착할 곳을 찾지 못해 물 위에 떠다니는 부평초처럼 살게 됩니다. 하지만 부모 혹은 사랑하는 이가 있어서 가족이 생긴다면 더 이상 쓸쓸하지 않을 것입니다. 가진 것 없지만 넉넉한 마음으로 자신에게 위협을 가한 사람의 안위를 염려하는 등장인물을 보며 무조건적인 믿음과 애정이 주는 힘을 느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가족을 응원해야겠습니다.


사철 어느 때나, 날이 좋건 궂건, 최악의 경우에도 그 두 사람은 함께일 것이다.

p.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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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무서운 꿈을 꾼다
우사미 마코토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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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년 일본 에히메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2006년 "룸비니의 아이"로 제1회 유(幽) 괴담문학상 단편 부문 대상을 수상하면서 데뷔했습니다. 대표 작품으로는 "밤의 소리를 듣다", "어리석은 자의 독", "전망탑의 라푼젤", "꿈 전달자", "달빛이 닿는 거리" 등이 있습니다. 그럼, 판타지 미스터리 <아이는 무서운 꿈을 꾼다>를 보겠습니다.



와타루의 아버지는 거액의 빚이 있었고, 다른 여자와 살겠다며 집을 나갔습니다. 여동생 마리나를 임신한 채로 아버지와 이혼한 엄마 에리코는 8살 와타루와 여행용 가방을 들고 거리를 헤맸습니다. 그때 거리에서 전단지를 받았고, 전단지를 내민 남자는 신흥 종교 시설 '시온의 빛'으로 그들을 데려갔습니다. 생활력이 없는 에리코는 의식주가 보장되고, 정신적인 안정이 있는 종교단체에서 지냈습니다. 하지만 종교단체는 가정이 아니었고 그곳에 있는 사람들 또한 가족이 아닙니다. 어느 날 나타난 신흥 종교는 지역 사회에서도 이질적인 존재입니다. 와타루는 동네 주민들이 자신들을 그런 눈으로 바라본다는 것을 지역 학교에 다니면서 알게 됐습니다. 종교 시설에서 산다는 점 때문에 덩치 큰 기쿠치 일당에게 심한 괴롭힘과 폭력을 당했습니다. 담임은 반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 알고도 철저하게 못 본 척했습니다. 와타루 반에 전학생 이 왔는데, 단다 아오토로 피부는 하얗고 머리카락이 갈색이며 푸른 눈동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오토는 선생님과 친구들 말에 반응하지 않았고, 반 친구들과 엮이기를 거부합니다. 친구가 된 둘은 아오토의 가족을 소개받았고, 그의 가족 모두가 약간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여동생 마리나가 태어났고, 마리나의 존재는 와타루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습니다.

30살 하세베 와타루는 정육점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퇴근 후 쇼핑을 하고 외식을 한 와타루는 선로 아래 인도에서 자전거를 밀며 집으로 향했습니다. 길 위에 있는 벤치에 어떤 남자가 자고 있었는데, 누군가가 지갑을 훔치고 있었습니다. 와타루는 도둑을 쫓기 시작했으나 결국 놓쳤습니다. 숨을 몰아쉬는데 자고 있던 넘자가 그를 따라와서 앞으로 쓰러집니다. 와타루는 움직이지 못한 남자를 집에 데리고 갔고, 하룻밤 재웠습니다. 다음 날 놓아둔 자전거를 찾으러 갔으나 자전거는 안 보이고, 그 남자는 미안하다며 비싼 새 자전거를 사줍니다. 중국계 미국인 제이슨 가오라고 자신을 소개한 남자는 연락처를 교환하고 다음에 보자며 갑니다.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에서 타르바간 바이러스가 퍼집니다. 이 바이러스에 걸리면 환자는 고열과 두통, 근육통을 호소하고 온몸에 습진이 퍼질 즈음부터는 근육이 위축되기 시작합니다. 거기까지 대략 사흘에서 일주일 정도 걸리고, 그 후 환자는 눈에 띄게 쇠약해지고 살이 빠져 팔다리가 앙상한 나뭇가지처럼 변하고 근육이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전염력도 강하고 사망자들은 피부가 검게 변하고 팔다리가 기이하게 뒤틀리며 죽습니다.

어린 시절 와타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으며, 아오토와는 왜 헤어졌는지, 가오란 남자의 정체는 무엇이며, 타르바간 바이러스가 퍼진 일본은 어떻게 되는지, 자세한 이야기는 <아이는 무서운 꿈을 꾼다>에서 확인하세요.




인연(因緣)은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 또는 어떤 사물과 관계되는 연줄을 뜻합니다. 또한 이 단어는 불교에서 유래하여 어떤 일이나 현상이 발생하는 데 있어서의 원인과 조건을 뜻합니다. 즉,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우연이 아닌, 그럴 만한 이유와 조건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아이는 무서운 꿈을 꾼다>의 주인공 와타루에게도 특별한 인연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신흥종교 시설에서 살아 따돌림을 당하던 와타루와 스스로 주변과 엮이기를 거부하는 아오토와의 인연. 사회에서 튕겨 나가는 상황이 두려워 소심하게, 마음을 죽인 채 살았던 와타루와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을 좋아하고, 그런 모습을 숨기지 않는 가오와의 인연. 이 둘은 평범한 와타루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중국에서 시작한 미지의 바이러스는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퍼져 와타루의 일상도 깨집니다. 책에 나온 바이러스는 얼마 전 우리가 겪었던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떠올리게 합니다. 평온했던 일상이 깨졌고, 그런 비일상적인 시간을 보내다 보니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한 관계 맺기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평범한 사람 같지 않은 아오토와 가오, 따돌림과 신흥 종교, 그리고 미지의 바이러스까지 도대체 어떻게 이야기가 전개될까 전혀 짐작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마지막까지 책을 손에 놓을 수 없게 만듭니다. 인생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그럴 이유와 조건이 존재한다는 인연을 계속 떠올리게 만드는 <아이는 무서운 꿈을 꾼다>. 이제까지 맺은 인연이 나를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생각하며, 앞으로 맺을 인연이 나를 어떻게 이끌지 기대하며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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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태도
데이먼 영 지음, 손민영 옮김 / 이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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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이자 작가, 컬럼리스트인 저자는 현재 멜버른 대학교에서 교수직을 맡고 있습니다. 그의 저서는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거나 영문 그대로 여러 나라에서 출간되었습니다. 2013년에는 공공 철학 분야의 공로를 인정받아 AAP의 미디어상을 수상했습니다. "인생학교: 지적으로 운동하는 법", "정원에서 철학을 만나다", "흐트러짐"을 포함한 여덟 권의 저서를 집필했습니다. 그럼, 작가가 쓴 에세이 <독서의 태도>를 보겠습니다.



어린 시절을 함께 한 책장의 책을 나열하면서 이 책은 시작합니다. 저자는 "이솝 우화"나 "아라비안 나이트", "곰돌이 푸"도 좋았지만, 그를 문학으로 이끈 책은 바로 "셜록 홈스 걸작선"이라고 합니다. 이 묵직한 책은 800페이지에 달했고, 초등학생 시절 또래가 읽는 어떤 책보다 컸답니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 느꼈고, 빅토리아 시대 런던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후 10대 시절 읽은 소설가 윌리엄 깁슨의 책, 오르한 파묵의 책, 이디스 워튼 책, 장 자크 루소의 책, 장 폴 사르트르의 책, 시몬 드 보부아르의 책이 있다고 합니다.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인간이라는 어느 특정한 대상과 특정한 관계를 맺지 않는다면 읽는 행위는 결코 일어나지 않습니다. 점점 독서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뉴스를 보면, 가까운 미래는 읽는 행위라는 것이 사라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책도 필요 없는 물건이 될지도 모릅니다. 너무나 당연해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읽는 행위를 이 책에서 많은 의미를 부여합니다.

누가 뭐라 해도 독서는 교육적입니다. 또한 글로 적힌 이야기는 정신 건강과 사회적 관계를 증진시킵니다. 읽는 일은 경험하게 합니다. 읽는 경험은 정제되고 복원된 삶의 환영과 마주하는 일입니다. 이 책은 독서에 대한 태도를 생각하고 독자의 힘을 상기시킵니다. 각각의 장에서는 '호기심, 인내, 용기, 긍지, 자제, 정의'의 덕목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책은 글의 본질을 되돌아보고, 자신만의 비평을 내보이는 독서 연습을 장려합니다.

이 책에 언급한 책들은 마지막 '잡동사니 방'에 있습니다. 책 제목과 몇 년도의 어떤 판인지를 알려줍니다. 이른바 '플레이리스트'처럼 저자의 코멘트가 함께 달린 '북리스트(Booklist)', 너무나 많고 좋은 책들이 있어서 관심 있는 책들부터 읽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책은 그 안에 내용을 담고 있지만, 더불어 추억도 함께 합니다. 어떤 책은 처음 읽었을 때의 느낌과 생각이 떠올라, 그때로 추억여행을 떠나게 해줍니다. 어떤 책은 흥미진진해 책 속에 펼쳐진 세상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게 해줍니다. 어떤 책은 담고 있는 내용을 여러 번 곱씹으며 내면의 성장을 도와줍니다. 이렇게 책은 다양한 기능을 하는데, 이 모든 것은 책을 읽는 독자와 읽는 행위가 있어야 실현 가능한 것입니다. 독서인구가 줄어든다는 뉴스를 접하면, 가까운 미래엔 책이 필요 없는 세상이 되는 게 아닐까 상상합니다.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하듯, 인간의 뇌도 칩을 꽂아 업그레이드하면 되기에, 정보를 얻기 위해 읽을 행위가 필요 없어지고, 결국 책은 고대 유물로 전락해 박물관 같은 곳에서만 볼 수 있게 되는 게 아닐까 상상합니다. 그런 미래를 상상하면 지금 읽는 이 행위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각각의 선들은 먼저 이름이 되고, 그런 다음 소리가 되며, 이 소리가 결합해 생각과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처음 글자를 배웠을 때 주변에 보이는 글자를 읽는 기쁨에 전율합니다. 하지만 이런 일이 익숙하게 되면 그 과정의 새로움과 경이로움은 잊어버린 채, 다른 재미를 찾게 됩니다. 그렇게 떠나버린 독자들을 다시 읽는 행위에 몰두하고 진지하게 임하길 바라는 철학자의 독서 탐구 에세이 <독서의 태도>. 이 책을 읽으며 독서에서 생각지도 못한 덕목을 발견할 수 있음에 놀랐고, 철학자의 눈으로 본 독서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되었습니다. 독서에 필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임을 되새기며, 독자가 되는 일이 얼마나 특별한 일인지를 누리며 책을 읽어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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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 살인 사건 요다 픽션 Yoda Fiction 6
전건우 지음 / 요다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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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2008년 단편소설 "선잠"으로 데뷔한 후 지금까지 여러 권의 장편소설과 다수의 단편소설을 발표했습니다. 대표작으로 "밤의 이야기꾼들", "소용돌이", "고시원 기담", "살롱 드 홈즈", "뒤틀린 집", "안개 미궁", "듀얼", "슬로우 슬로우 퀵 퀵" 등이 있습니다. 그럼, 저자의 신작 <촉법소년 살인 사건>을 보겠습니다.


한 달 사이에 중학생 세 명이 살해됐습니다. 희생자는 소년 둘과 소녀 한 명이고, 중학교 2학년입니다. 얼핏 보면 세 사건 사이에 공통점이 많지는 않았지만 신체 중 일부가 절단되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첫 희생자는 양손, 두 번째는 발, 세 번째는 혀가 잘린 채 발견되었습니다. 희생자 사이에는 접점이 없었고, 살해 방식도 달랐으며, 절단할 때 사용한 도구도 각기 다른 것으로 경찰에서는 파악했지만, 신체 훼손을 언론에 알리지 않은 건 연쇄 살인일지도 모른다는 가능성 때문입니다.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통칭 광역수사대 조민준 팀장과 팀원 박두혁, 최현수, 정민호, 서민국, 하유리 형사는 이를 수사합니다.

조민준 팀장은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했고, 살아 있는 무언가를 6살 때 처음으로 죽였습니다. 집에서 키우던 햄스터를 죽인 후 죽으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그때 확실히 알았습니다. 토끼, 새끼 고양이를 죽였지만, 1등에다가 반장까지 도맡아 하던 그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말썽을 피우던 반 친구를 옥상에서 밀었으나 나무에 걸렸고 그의 행동은 밝혀졌습니다. 경찰은 형법 제9조에 해당해 형사 처벌은 불가능하다며 합의하라고 말합니다. 조민준은 확실하게 처리하지 못한 것에 대해 후회했고, 촉법소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학 간 곳에서 멋대로 할 수만 없다는 것을 깨닫고 정상적인 척 살아가려면 연기가 필요함을 알았습니다. 조민준은 자기 성향을 숨긴 채 일하기 좋아 보인다는 점과 잘만 이용한다면 그 성향을 드러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경찰이 되었습니다. 경찰이 된 후 굵직한 사건을 해결했는데, 그 비결은 실제 범인이 된 자기 모습을 떠올렸고, 그러면 범인의 심리와 행동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 희생자의 집에서 경찰대학 치안대학원 교수이자 범죄 피해 청소년 심리 상담 센터를 운영하는 윤민우의 명함이 나왔습니다. 그를 만났고, 세 명을 아는지 물었더니 같은 사건에 연루된 아이들이라고 합니다. 죽은 세 명은 강남에 있는 중학교에서 같은 반 친구로, 도윤호와 박수호가 같은 무리입니다. 이 다섯 명이 일진으로, 경계선 지능인 아이를 평소에도 괴롭혔는데, 사건이 벌어진 날에는 두 시간이 넘게 때리고 밟다가 정신을 잃은 걸 보고 그들은 집으로 갔답니다. 결국 쓰러진 아이는 죽은 채 발견되었으나 촉법소년이라 형사 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사이버 레커 채널 운영자 이슈킹은 '발신번호 표시제한'의 전화를 받는데, 중년 남자는 그에게 제보한 내용 그대로 내보내달라고 합니다. 자신이 미성년자 셋을 죽였으며, 그 아이들은 그럴 만한 죄를 지었다고 말합니다.

이슈킹 채널에서 네 번째 사건을 저지를 거라는 예고 동영상이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고, 조민준 팀은 범인을 찾기 위해 수사하는데, 자세한 이야기는 <촉법소년 살인 사건>에서 확인하세요.




'형법 제9조 14세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는 내용은 사회적으로, 미디어에서도 많이 다룬 주제입니다. 이른바 촉법소년이라 불리는 형사미성년자의 신분을 이용해 범죄를 짓고도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책에서도 나왔듯이 처벌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핵심이 아니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형사미성년은 사정이 있으며, 그들도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일 수 있습니다. 그들을 범죄로 내몬 것은 어른과 사회 시스템의 잘못입니다. 그렇기에 <촉법소년 살인 사건>의 단죄자의 행동처럼 사적 복수를 정당화하는 행위는 용납할 수 없으며, 정의는 법의 테두리를 지켰을 때 인정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복수가 피해자 혹은 피해자 가족 손에 달려 있을 때 생기는 부작용은 우리가 충분히 경험했습니다. 누가 잘못했는지 정확하게 가려내고, 얼마나 잘못했는지 냉정하게 따져서 그에 합당한 벌을 내리는 것은 당사자가 직접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당사자가 직접 나섰을 때 복수가 복수를 낳는 악순환이 반복되었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 평화를 찾는 일은 더욱 멀어지게 됩니다. 사적 복수를 원하는 사회현상은 가해자들이 엄벌에 처하지 않았고, 피해자가 원하는 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두 가지를 어떻게 보완해나갈지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결국 촉법소년을 비롯한 범죄자들이 죄를 짓는 것을 우습게 여기지 않는 일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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