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태도
데이먼 영 지음, 손민영 옮김 / 이비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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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이자 작가, 컬럼리스트인 저자는 현재 멜버른 대학교에서 교수직을 맡고 있습니다. 그의 저서는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거나 영문 그대로 여러 나라에서 출간되었습니다. 2013년에는 공공 철학 분야의 공로를 인정받아 AAP의 미디어상을 수상했습니다. "인생학교: 지적으로 운동하는 법", "정원에서 철학을 만나다", "흐트러짐"을 포함한 여덟 권의 저서를 집필했습니다. 그럼, 작가가 쓴 에세이 <독서의 태도>를 보겠습니다.



어린 시절을 함께 한 책장의 책을 나열하면서 이 책은 시작합니다. 저자는 "이솝 우화"나 "아라비안 나이트", "곰돌이 푸"도 좋았지만, 그를 문학으로 이끈 책은 바로 "셜록 홈스 걸작선"이라고 합니다. 이 묵직한 책은 800페이지에 달했고, 초등학생 시절 또래가 읽는 어떤 책보다 컸답니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 느꼈고, 빅토리아 시대 런던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후 10대 시절 읽은 소설가 윌리엄 깁슨의 책, 오르한 파묵의 책, 이디스 워튼 책, 장 자크 루소의 책, 장 폴 사르트르의 책, 시몬 드 보부아르의 책이 있다고 합니다.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인간이라는 어느 특정한 대상과 특정한 관계를 맺지 않는다면 읽는 행위는 결코 일어나지 않습니다. 점점 독서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뉴스를 보면, 가까운 미래는 읽는 행위라는 것이 사라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책도 필요 없는 물건이 될지도 모릅니다. 너무나 당연해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읽는 행위를 이 책에서 많은 의미를 부여합니다.

누가 뭐라 해도 독서는 교육적입니다. 또한 글로 적힌 이야기는 정신 건강과 사회적 관계를 증진시킵니다. 읽는 일은 경험하게 합니다. 읽는 경험은 정제되고 복원된 삶의 환영과 마주하는 일입니다. 이 책은 독서에 대한 태도를 생각하고 독자의 힘을 상기시킵니다. 각각의 장에서는 '호기심, 인내, 용기, 긍지, 자제, 정의'의 덕목을 조명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책은 글의 본질을 되돌아보고, 자신만의 비평을 내보이는 독서 연습을 장려합니다.

이 책에 언급한 책들은 마지막 '잡동사니 방'에 있습니다. 책 제목과 몇 년도의 어떤 판인지를 알려줍니다. 이른바 '플레이리스트'처럼 저자의 코멘트가 함께 달린 '북리스트(Booklist)', 너무나 많고 좋은 책들이 있어서 관심 있는 책들부터 읽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책은 그 안에 내용을 담고 있지만, 더불어 추억도 함께 합니다. 어떤 책은 처음 읽었을 때의 느낌과 생각이 떠올라, 그때로 추억여행을 떠나게 해줍니다. 어떤 책은 흥미진진해 책 속에 펼쳐진 세상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게 해줍니다. 어떤 책은 담고 있는 내용을 여러 번 곱씹으며 내면의 성장을 도와줍니다. 이렇게 책은 다양한 기능을 하는데, 이 모든 것은 책을 읽는 독자와 읽는 행위가 있어야 실현 가능한 것입니다. 독서인구가 줄어든다는 뉴스를 접하면, 가까운 미래엔 책이 필요 없는 세상이 되는 게 아닐까 상상합니다.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하듯, 인간의 뇌도 칩을 꽂아 업그레이드하면 되기에, 정보를 얻기 위해 읽을 행위가 필요 없어지고, 결국 책은 고대 유물로 전락해 박물관 같은 곳에서만 볼 수 있게 되는 게 아닐까 상상합니다. 그런 미래를 상상하면 지금 읽는 이 행위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각각의 선들은 먼저 이름이 되고, 그런 다음 소리가 되며, 이 소리가 결합해 생각과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처음 글자를 배웠을 때 주변에 보이는 글자를 읽는 기쁨에 전율합니다. 하지만 이런 일이 익숙하게 되면 그 과정의 새로움과 경이로움은 잊어버린 채, 다른 재미를 찾게 됩니다. 그렇게 떠나버린 독자들을 다시 읽는 행위에 몰두하고 진지하게 임하길 바라는 철학자의 독서 탐구 에세이 <독서의 태도>. 이 책을 읽으며 독서에서 생각지도 못한 덕목을 발견할 수 있음에 놀랐고, 철학자의 눈으로 본 독서의 새로운 면을 알게 되었습니다. 독서에 필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임을 되새기며, 독자가 되는 일이 얼마나 특별한 일인지를 누리며 책을 읽어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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