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푸른 상흔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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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년 부유한 집안에서 성장한 작가는 대학교에 입학했으나 

입학 후 첫 시험에 낙제하고 1953년 여름 바캉스에 요트 사고를 당해 

심심풀이로 6주 만에 소설 "슬픔이여 안녕"을 썼습니다. 

이 작품은 비평가상을 받으며 공전의 히트를 치게 되고, 

"어떤 미소", "한 달 후, 일 년 후"를 연달아 발표하며 인기를 끕니다.

 1959년 그해의 대표작이나 프랑스 현대 소설의 대반향으로 손꼽히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발표하고 60년대부터는 희곡 집필에 몰두했으며

 80년대에 다시 소설을 집필합니다. 

1995년 코카인 소지 혐의로 체포되면서 다시 추락했고, 

불법적으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사실과 탈세한 혐의로 

2002년 금고형을 받고 재산을 몰수당합니다. 

2004년 심장 및 폐 질환으로 병원에서 숨을 거두었고 

프랑스 대통령이 직접 애도를 표하며 국장급으로 치러졌습니다. 

파란만장한 삶을 산 저자의 <마음의 푸른 상흔>을 보겠습니다.



일기처럼 시작합니다. 작가가 직접 이 책에 등장해서 

소설을 구상하며 글을 시작합니다. 

그녀가 생각하는 등장인물을 떠올리며 자신의 이야기를 합니다. 

'이것은 문학이 아니다. 고해성사라고 할 것도 없다. 

아침과 저녁, 타자기와 자기 자신이 두려워 타자기를 두드리는 어떤 여자일 뿐이다.'라며

 담담히 자신을 객관화시켜 적는 작가는 자신의 주변에서 들리는 

여러 오해와 소문들을 적고, 자신이 사는 시대를 말합니다. 

그리고 느끼는 여러 가지 감정들도 쏟아붓습니다.


앞에 구상한 남매 세바스티앵과 엘레오노르는 돈 없이 파리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도움을 받아야 하는 남매는

사람을 이용하기도 하고, 그 속에서 죄책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또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오롯이 자신을 내보일 수 없는 고독감도 함께 느낍니다. 

일을 해서 돈을 벌려고 하기보다 자신들의 매력을 이용해 

도와줄 사람들을 찾는다는 것은 지금도 논란의 여지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 논란을 떠오르기도 전에 두 남매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합니다. 

그래서인지 혹시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마음의 푸른 상흔>은 시작부터 독특합니다. 

소설과 에세이가 교대로 이어집니다. 

가진 것 없이 파리 생활을 시작한 남매 세바스티앵과 엘레오노르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가운데 작가의 문학, 사회, 자신의 삶을 

생각하는 글이 중간중간에 삽입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은 기존의 작가의 소설처럼 이야기로 흘러가지 않는 작품입니다. 

이야기가 끊기고 작가의 생각이 복잡하고 불연속적이어서 읽기가 난해합니다. 

하지만 작가의 삶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이 에세이를 통해 

어떤 것을 느끼고 생각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야기에 등장한 남매가 자신들을 돌봐줄 사람을 찾는다는 설정은 

지금도 논란이 될 수 있는데, 그 당시에 이런 소재로 글을 썼다는 것이 

역시 프랑수아즈 사강이라고 느꼈습니다. 

다른 작품에서도 생각했지만 틀을 깨는 그녀의 삶이 소설에도 녹아있습니다. 

크게 보면 사랑 이야기이지만 여러 빛깔의 사랑 이야기를 세련되게 담은 

그녀의 필력이 다시 한번 돋보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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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미소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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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년 프랑스 남서부에서 출생한 작가는 

대학 평준화가 이뤄지지 않았던 당시의 프랑스에서 

최고의 인문과학대학인 소르본 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하지만 첫해 시험에서 낙제를 받고 여름에 바캉스를 보내던 중 

요트 사고가 나서 어쩔 수 없이 침대에 누워있으면 쓴 소설이 

"슬픔이여 안녕"입니다. 

이 작품으로 그해 비평가 상을 수상하고 

이후 22개 국어로 번역되어 500만여 부가 판매됩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그녀는 첫 작품 못지않은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은 <어떤 미소>를 씁니다. 그 내용을 보겠습니다.



20살의 여대생 도미니크는 여대생들만 받는 

일종의 하숙집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하숙집의 규율은 너그러워 늦게 귀가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그녀는 아침에 일어나 강의를 듣고 애인 베르트랑을 만나 함께 점심을 먹고, 

저녁엔 춤을 추러 가거나 베르트랑의 집으로 가서 사랑을 나눴고,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눕니다. 

베르트랑은 그녀가 자신 없이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고 

그녀의 행복은 두 사람 공동의 삶의 중요한 순간들에만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그녀는 그것을 희미하게 알고 있지만 견딜 수가 없었고 그 사실을 외면했습니다. 

그는 여행가 외삼촌 뤽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와 아내 프랑수아즈를 그녀에게 소개합니다. 

프랑수아즈는 선한 눈빛을 가졌고 센스가 있었으며 도미니크를 좋아합니다. 

네 명은 베르트랑의 어머니가 사는 시골집에 초대받아 함께 가고, 

그곳에서 도미니크는 뤽과 첫 키스를 나눕니다. 

자유로운 기질에 많은 경험을 가진 뤽은 

도미니크에게 열정을 표현하고, 도미니크도 끌립니다. 

도미니크는 뤽의 사랑을 원하지만, 

베르트랑과 프랑수아즈에 대한 죄책감을 가집니다.


도미니크의 여름방학에 뤽은 둘만의 여행을 떠나자고 하고 그녀는 수락합니다. 

두 사람은 칸의 한 호텔에서 일주일을 보내고, 

일주일 더 함께 시간을 보낸 후 다시 돌아옵니다. 

그러나 뤽에게서 연락이 조금씩 뜸해지고 그녀는 끝을 예감합니다. 

베르트랑도 도미니크의 행동의 변화를 느끼고 뤽과의 밀월여행도 알아챕니다. 

그는 그녀에게 뤽과 더 이상 만나지 않으면 관계를 이어갈 거고, 

뤽을 계속 만나면 좋은 친구로 남을 거라며 선택하라고 합니다. 

그녀는 할 수 없다고 말하고 헤어집니다. 

프랑수아즈도 이들의 관계를 알게 되지만 

뤽은 아내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 합니다. 

뤽은 미국 여행을 떠나면서 도미니크에게 자신이 돌아올 때쯤이면 

잊었을 거라는 말로 이별의 뜻을 전합니다. 

그가 떠난 동안 프랑수아즈가 연락해 그녀를 만나러 간 도미니크는 

부부 사이에 또 다른 이야기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그는 출장에서 돌아왔지만 연락하지 않고 

뤽이란 이름은 도미니크에게 무거운 짐이 되어버립니다. 

그녀에게도 새로운 남자 알랭이 생겼고 그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합니다.


이뤄질 수 없는 사랑의 아픔에서 몸부림치는 도미니크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어떤 미소>에서 확인하세요.




도미니크에게 베르트랑은 첫 애인입니다. 

그녀가 자신의 고유한 냄새를 알게 된 것은 그의 몸 위에서였지요. 

사람은 늘 다른 사람의 몸 위에서 자신의 몸을, 자신의 향기를 알게 됩니다. 

하지만 유부남 뤽에게 끌리면서 마음이 변합니다. 

자신이 십 년 만 일찍 태어났다면 그의 아내에 앞서 함께 살 수 있었을 것이고, 

함께 잠들었을 거라면서요. 

자신은 막다른 골목에 처하지 않고 아주 오랫동안 행복할 수 있었을 거라고요. 

자유롭고 연애 경험이 많은 뤽은 도미니크에게 긴장을 주고, 

그가 지루해할까 봐 두렵습니다. 

그전까진 자신이 지루해지는 것을 걱정했는데 이젠 반대가 되었습니다. 

이별을 고하는 뤽과 헤어지며 도미니크는 무력감과 고통에 몸부림칩니다. 

전화하겠다는 그는 전화하지 않았고 모든 감정을 폭발시키고 

시간이 지나며 평안한 상태가 됩니다. 

자신 안에서 뭔가가 사라지고 미소 짓는 자신의 모습을 봅니다. 

젊고 사랑에 빠진 그녀가 이별을 경험하며 한층 더 성숙한 여인으로 변하는 모습이 

섬세한 심리묘사와 비유로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어떤 미소>의 여주인공이 여러 가지 감정을 겪고 난 뒤 

거울을 보고 짓는 미소는 그녀를 어떤 미래로 이끌지 기대가 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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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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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중반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저자는 

현대 프랑스에서 가장 많은 독자를 가진 작가로 손꼽힙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슬픔이여 안녕", "어떤 미소", 

"브람스를 좋아하시나요" 등이 있습니다. 

그녀의 세 번째 소설인 <한 달 후, 일 년 후>를 보겠습니다.



20대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편안한 생활을 즐기는 조제는 

자신이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녀는 열정을 가지고 마음에 드는 일을 하고 싶다는 갈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녀는 소설가 지망생인 베르나르와 연인 관계였지만 

지금은 의대생 연하 자크와 만나고 있습니다. 

베르나르는 조제를 그리워하며 파리의 밤거리를 헤매다가 

새벽의 어느 카페에서 그녀의 집에 전화를 겁니다. 

하지만 새 남자친구 자크가 전화를 받고 베르나르는 말없이 전화를 끊지요. 

조제는 그와 우정 같은 애정을 가지고 있지만 그를 사랑하진 않습니다. 

베르나르는 집에서 자고 있는 아내 니콜의 곁으로 갑니다.


출판사에 다니는 교양 있는 50대의 남자 알랭 말리그라스는 

월요일마다 자신의 집에서 살롱을 엽니다. 

그는 아내 파니가 아닌 무명 여배우 베아트리스를 사랑하고 

아내도 그 사실을 압니다. 

알랭의 조카 청년 에두아르가 방문하고 그는 베아트리스에 한눈에 반합니다. 

적극적인 구애를 하며 베아트리스와 지내지만 

힘 있는 연출가 앙드레 졸리오가 베아트리스를 정부로 삼기로 결심합니다. 

앙드레는 그녀에게서 재능과 야망의 잔인함 어둠을 알아보았고 

성공하길 원하는 그녀에게 여주인공 자리를 줍니다. 

베아트리스는 권력과 사랑 사이에 사로잡힙니다. 

한쪽에는 빈정거리기 좋아하고, 위험하고, 눈부신 졸리오가 있고, 

다른 한쪽에는 상냥하고, 아름답고, 몽상적인 에두아르가 있습니다. 

선택을 해야 하는 잔인함은 그녀에게 황홀한 삶을 선물했으며 

직업적인 이유로 졸리오 쪽으로 마음을 정합니다. 

에두아르와 함께 있을 때는 세상일에 조금 흥미를 잃은 팜므 파탈 역할을 하고, 

졸리오와 함께 있을 때는 열광하는 어린아이의 역할을 연기합니다.


에두아르는 베아트리스의 행동에 마음의 상처를 입고 

비슷한 또래인 조제와 자크와 만나며 마음의 안정을 찾지만 

알랭은 실연의 아픔을 주체하지 못하고 알코올에 의존하며 타락한 생활에 빠져듭니다. 

베르나르는 시골로 내려가 글을 쓰고, 

돌아오지 않는 그를 그리워하는 아내 니콜은 조제에게 임신 소식을 전합니다. 

조제는 니콜의 외로움에 연민을 느끼며 

그녀 대신 베르나르를 데려오기 위해 찾아갔지만 그와 호텔에서 며칠을 보냅니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은 그 며칠로 끝나고 각자 돌아갑니다. 

베아트리스는 졸리오의 후원으로 유명한 여배우로 성공하고 

일 년 만에 열린 알래의 월요 살롱에서 사람들은 다시 모입니다.




<한 달 후, 일 년 후>는 프랑스의 고전 비극 작가 라신의 

1670년 희곡인 '베레니스'에 나온 대사의 일부분입니다. 

이 대사는 서로 사랑하지만 어쩔 수 없이 헤어진 연인들이 

서로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베르나르가 조제에게 그녀가 필요하다고 말할 생각이었습니다. 

그 말은 진실이지만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못할 것입니다. 

그가 그녀에게 그들의 사랑에 대해 말하자, 

그녀는 "일 년 후 혹은 두 달 후, 당신은 날 사랑하지 않을 거예요."라며 

사랑의 짧음에 대해 말합니다. 

여배우 베아트리스가 그녀의 젊은 애인 에두아르를 보며 생각합니다. 

그녀가 즐겨 쓰다듬던, 너무나 고운 그의 머리칼이 그녀의 시야에 들어왔지만 

그는 이제 그녀에게 완전한 무관심의 대상이 되어버렸답니다. 

사랑을 하는 그 순간에서는 이 사랑이 영원할 거라 생각하지만, 

긴 인생에서 보면 더없이 짧고, 그래서 소중합니다. 

활활 불타는 그 순간의 정열 같은 사랑이 시간이 지나 사그라들면 

우리는 다시 고독해지고 한 해가 또 지나갑니다. 

모두가 사랑의 위대함을 얘기하지만, 세월이 흐르면 변하고 잊히는 

사랑의 덧없음을 아련하고 냉소적으로 보여주는 책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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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모퉁이 카페 프랑수아즈 사강 리커버 개정판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권지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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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에 발표한 장편소설 "슬픔이여 안녕"으로 

1954년 프랑스 문학비평상을 받은 저자는 다양한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소설만큼 자유분방한 생활로 유명했던 그녀는 2004년 병환으로 별세하자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는 가장 훌륭하고 감수성이 풍부한 작가 중 

한 사람을 잃었다'며 애도했습니다. 

그녀의 단편들을 모은 <길모퉁이 카페>를 보겠습니다.



19개의 단편 중에서 3개를 소개하겠습니다.


'어느 저녁'은 헤어진 마르크를 잊지 못하는 그녀가 

시몽을 불러 시간을 보냅니다. 

그녀는 마르크 전에 시몽과 사귄 적이 있었고 

어쩌다 헤어졌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마르크와의 사랑 때문이죠. 시몽은 그녀에게 인생은 흘러간다고 말합니다.


'왼쪽 속눈썹'은 돌싱녀 레이디 개럿이 경매사인 애인 샤를 뒤리외와 

결별을 고하려고 기차를 타면서 시작합니다. 

이스트우드로 태어나 배우, 장교, 농장주, 기업인과 결혼했던 

레티시아 개럿이 경매인과 살면서 얌전하게 생을 마감하리라고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고 레티시아도 동감합니다. 

그녀를 그토록 사랑했던 남자들, 그녀를 자랑스러워하고 질투심을 불태웠던 

남자들은 그녀에게 버림받을 때는 아무도 그녀를 원망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그녀는 재미있습니다. 

어쩌면 남자들은 그녀와의 불안정한 생활을 멈출 수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녀는 요리를 주문하고 화장실에서 화장을 고치고 

손을 씻고 머리를 빗기 위해 갑니다. 

볼일을 마치고 나가려고 하는데, 화장실 문이 열리질 않습니다. 

소리를 쳤지만 도와주는 사람도 없습니다. 

이대로 꼼짝없이 계속 갇혀 있어야 하나 싶은 생각에 여러 가지 망상이 떠오릅니다. 

샤를이라면 그녀를 찾아 사방을 뛰어다니며 

문이란 문은 다 두드리고 다녔을 것입니다. 

하지만 샤를은 레티시아의 명령으로 리옹 페라슈 역에 와 있을 것입니다. 

그는 좀스러운 남자고 그의 어머니와 친구들도 고약했지만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무섭지 않았냐며 빨리 대처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말할 것입니다.


'길모퉁이 카페'는 석 달 뒤 폐암으로 사망할 예정인 마르크가 

의사에게 병명을 듣고 나오면서 시작합니다. 

부인과 별거 중이며 부모님은 자식을 나 몰라라 하는 분들이고 

실수로 낳은 아이들은 법적으로 그의 자식이 아니라고 설명한 덕분에 

의사는 그에게 정확한 진단을 말했습니다. 

마르크는 차라리 잘 되었다고 느낍니다. 

그가 사과를 하거나 결정을 내리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죠. 

그의 죽음을 변명할 필요도 없습니다. 

마지막 계단을 내려오는데 갑자기 삶이 현관에 나타납니다. 

바깥에는 찬란한 태양이 빛납니다. 

태양은 이미 해바라기, 커다란 후회가 되었고 

그는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진정한 용기를 발휘했습니다. 

지금까지 한 번도 그의 주의를 끌지 않았지만 

그의 기억 속에 영원히 새겨져 있는 길모퉁이 카페로 갑니다.




<길모퉁이 카페>는 1975년에 처음 출간되었다가 

2004년 프랑수아즈 사강의 사망 후 2009년에 다시 출간됐습니다. 

사강의 장편소설은 스무 편 정도 발표된 반면 단편집은 4권밖에 없는데 

그중 한 권이 바로 이 책입니다. 

'결별'을 테마로 한 19편의 단편을 모은 이 책은 

삶에 대한 환멸을 느낀 부르주아 계층이 주로 주인공이며 

가볍고 시니컬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다른 남자를 사랑하는 아내와 불치병에 걸린 남자의 이야기, 

사랑하는 남자를 못 잊고 괴로워하는 저녁에 

다른 남자에게서 위로를 얻으려는 여자의 이야기, 

남자에게 이별을 통보하러 가는 여자의 이야기,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장의 이야기 등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죽는 것에 대한 서글픔과 사랑의 덧없음을 표현하는 단편들에서 

작가가 느끼는 것들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짧지만 오랜 여운이 남는 단편들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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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인트 잇 록 Paint it Rock 2 - 남무성의 만화로 보는 록의 역사 Paint it Rock
남무성 지음 / 안나푸르나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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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재즈 매거진 '몽크몽크, MMJAZZ'를 창간하고 재즈 월간지 'Doo-Bop'에서 편집인을 지낸 저자는 가수와 성우, 재즈밴드, 색소포니스트의 재즈 음반을 프로듀싱했으며 2003년 전국 14개 도시 재즈 워크숍 투어를 시작으로 다년간 "해설이 있는 재즈 콘서트"를 진행했습니다. 또한 100여 회의 재즈 공연을 기획했고 2006년 국제 재즈 페스티벌이었던 '썸머 재즈 세너테리움'에서 음악감독을 맡았습니다. 장편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감독/음악 프로듀싱하여 제천국제 음악영화제에서 본선 경쟁 작, 한국 대중음악상에서 최우수 영화음악상을 수상했습니다. 그가 쓴 <페인트 잇 록 2>를 보겠습니다.



1969년 데이빗 보위는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에 앞서 비장한 우주 서사극을 노래했습니다. 1964년 로버트 무그 박사에 의해 발명된 신시사이저는 1960년대 후반 록 뮤지션들에게 적극적으로 도입되었습니다. 특히 전위적인 록을 펼쳤던 독일의 크라우트 록, 1970년대 뉴욕의 신 아방가르드 뮤직, 1980년대 뉴웨이브 씬에 크게 활용되면서 전자음악 시대의 지평을 열였습니다. 필 스텍터는 레코딩의 기술적 방안들을 확립했고, 역사적인 록의 제전 '우드스탁 페스티벌, 1969년 8월'에 이어 영국에서도 '글래스톤베리 현대 예술 페스티벌'이 탄생했습니다. 대중문화 전문지 '롤링 스톤'은 1967년에 창간되었고, 하드록은 레드 제플린의 성공으로 헤비메탈 시대를 여는 팡파르가 되었습니다.



밴드의 결성과 구성원의 변화, 어떤 앨범과 노래가 유명했는지와 에피소드까지 읽을거리가 넘쳐납니다. 유명한 스콜피언스, 에어로스미스, 본조비, 메탈리카, 건즈 앤 로지스, ,퀸, 유투, 너바나, 오아시스 등의 밴드와 펑크 록, 노 웨이브, 소울 펑크, 프로그레시브 록, 캔터베리 록, 인스트루멘탈 록, 크라우트록, 소프트 록, 텍사스 블루스, 얼터너티브 록, 인디 록, 모던 록, 브릿 팝, 뉴 메탈 등이 어떤 것인지, 어디에서 나온 음악인지를 중간중간 정리하고 음악과 관련된 밴드들도 계속 나옵니다.


록에 대한 이야기를 끝나면 '공연의 재발견'이란 이야기가 있습니다. 중간중간 재밌는 대사 덕분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한 번쯤 들어본 밴드, 그리고 그들의 노래를 만화와 글로 재미있게 소개합니다. 그래서 <페인트 잇 록 2>에 실린 노래들을 하나씩 들으며 책을 읽었습니다. 어떤 노래는 내 취향이었고, 또 다른 노래는 조금 아닌 것 같았고, 그렇게 많은 노래들을 들으며 록의 음악에 빠졌습니다. 노래의 밴드의 사연을 읽으니 더욱 노래가 생생하게 다가와서 읽는 맛, 듣는 맛이 배가 되는 책입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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