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일기 - 우크라이나의 눈물
올가 그레벤니크 지음, 정소은 옮김 / 이야기장수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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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1986년 우크라이나 하리코프(하르키우)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그림책 작가로 살고 있습니다. 아들 표도르(9세)와 딸 베라(4세)의 엄마입니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엄마, 화내지 마" 등 그림책을 출간했습니다. 그가 삽화를 그린 모든 책은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그림 작품은 현재 22개국 개인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 급박한 순간 속에서도 기록한 <전쟁일기>를 보겠습니다.



평화로운 하루를 보내고 있던 작가의 가족은 이렇게 갑자기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할 줄 몰랐답니다. 전쟁 전 삶은 마치 작은 정원과 같았대요. 그 정원에서 자라는 모든 꽃들은 각자의 자리가 있었고, 꽃피우는 정확한 계절이 있었습니다. 사랑으로 가득했던 정원은 날이 가면 갈수록 풍성하게 잘랐습니다. 아이들은 음악, 무용, 미술 등 예술을 배웠으며 남편과 작가는 차례대로 아이들을 학원에 데려다주며 뒷받침을 했습니다. 작가는 어린이들을 위한 책 일러스트를 그려왔고, 작가로 쓴 동화들 또한 성공적으로 출판되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전쟁 전날 밤, 아이들이 잠든 후 남편과 작가는 오랜만에 둘이서 오붓하게 대화할 시간을 가졌습니다. 늦은 저녁을 먹으며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새로 구입한 아파트 수리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상상과 함께 아이들이 즐겁게 학원 생활을 해나가는 것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요. 그들에겐 천 개의 계획들과 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새벽 5시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깼습니다. 폭죽 소리인 줄 알았는데 사방에서 폭격하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지도 잘 모른 채 서류와 짐을 챙겼고, 아이들의 팔에 이름, 생년월일과 연락처를 적어주었습니다. 날이 밝자 가족들은 지하실로 내려갔습니다. 이미 이웃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바깥에서 전투기들이 동네를, 집을 폭격할 때 그림은 작가의 내면세계를 향한 유일한 통로가 되어주었습니다. 모든 두려움을 종이에 쏟아부으면 잠시나마 조금 괜찮아졌습니다.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는 세상 속에서 작가는 전쟁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창작하는 행위를 계속해서 이어왔습니다.


지하실에서 여덟 밤을 보냈습니다. 조용할 때는 아파트에 올라와서 집안일을 했지만, 폭격 소리가 들리면 아이들을 대피시킬 준비를 하고 지하실로 뛰쳐내려갔습니다. 전쟁 9일째 되는 날 도시를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엄마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외삼촌을 남겨두고 갈 수 없다며 있겠다고 합니다. 작가는 아이들을 위해 도망쳤습니다. 기차역에 도착해 리보프(르비우)로 가는 기차를 탔고, SNS 지인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그 후 우크라이나에 내려진 계엄령으로 인해 남편은 나라를 떠날 수 없었고, 아이들을 데리고 바르샤바로 떠나야만 했습니다. 전쟁 9일 만에 남편과 헤어지고 바르샤바의 머큐어 호텔에 머물렀습니다. 미래는 막막했고, 마음은 지쳐 있었고 근심이 가득했지만 앞으로의 계획을 세워야만 했습니다. 불가리아에 임시 숙소를 제안받아 아이들과 함께 갔습니다. 지금 불가리아의 소도시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이웃들은 친절하고 따뜻하게 반겨주었습니다. 가능한 대로 살림을 하고,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매일 강아지와 산책하며 봄을 맞이합니다. 그렇지만 매일 난 꿈에서 남편과 고향 도시를 봅니다. 잠에서 깨어나면 마음이 찢어지는 듯합니다. 그들 생각에 울면서 기도합니다.




전쟁은 나쁩니다.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피해를 받는 사람은 힘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더욱 그렇습니다. 한순간에 터전을 잃고, 가족이나 지인을 잃은 그들을 생각하면 어서 빨리 전쟁이 끝나길 바랍니다. 처음 전쟁이 시작되었다는 뉴스를 봤을 때, 금방 끝날 줄 알았습니다. 이렇게 몇 달이 넘게 지속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우리와 상관이 없을 줄 알았던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자신의 나라를 떠나온 사람들의 심정과, 가족들을 남겨두고 떠나야만 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100% 이해할 순 없지만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왜 그들이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는지, 왜 그런 무서운 결정을 내려야만 했는지, 이제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빌어봅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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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삼촌 - 우리 집에 살고 있는 연쇄살인범
김남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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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보고 듣는 모든 이야기를 좋아하는 저자는 <철수 삼촌>으로 

2021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스토리 부문 청년작가상을 받았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두일은 중견 형사이며 기러기 아빠입니다. 

딸과 아들이 어릴 때 입시 스트레스가 없으며 어학도 익힐 수 있는 

조기 유학을 아내 수진이 강력히 주장했고, 두

일도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는 꿈으로 보냈습니다. 

처음엔 자유로운 생활이라 좋았지만 매달 부쳐야 하는 유학비가 만만치 않았고, 

자꾸만 오르더니 더는 두일의 월급으로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시작한 이상 멈출 수도 없어 생활비를 아꼈고, 저금도 깼고, 

주위 사람들에게 돈도 빌렸습니다. 

공무원 대출까지 있는 대로 다 받은 이후에는 아파트 담보 대출을 받았고, 

언젠가부터 대출 이자도 갚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집의 담보도 사채업체로 재선정되었고, 빚은 눈더미처럼 불어 있었습니다. 

두일에게는 돌아갈 길이 없습니다. 

두일은 매일 아침 캐나다에 있는 가족과 영상통화를 했고 그것이 위안이었습니다. 

하지만 돈을 보내라고 하는 아내의 말과 시큰둥한 딸의 반응, 

대화를 거부한 아들 때문에 전화를 마친 후에도 씁쓸합니다. 

사채업 사장 춘식은 최근 들어 경찰서 정문까지 찾아와 빚을 독촉했고, 

야밤의 공터에서 단둘이 만났습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며 담보 압류하겠다고 하자 유도 특채로 형사가 된 두일은 

필사적으로 매달렸고, 그러다 춘식이 밀쳐지며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졌습니다. 

춘식은 콘크리트 바닥에 부딪치며 넘어졌고 숨을 쉬지 않습니다. 

두일은 그제야 사태를 파악하고 실수 한 번으로 

모든 것을 잃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주위를 둘러봅니다.


불법 노점 시설 민원을 받고 출동한 철거원들은 공터에서 

포대 자루 하나를 발견했고, 신고를 했습니다. 

강력팀 형사들과 현장 감식 요원들이 포대 자루를 벗겨 내자 

그 안에선 무릎을 꿇은 채 양손이 뒤로 묶인 춘식의 시신이 나옵니다. 

춘식의 시신은 10년 전 미제 연쇄살인 사건과 똑같은 방식으로 유기되었고,

두일은 그 사실을 팀장에게 넌지시 말합니다. 

두일은 핸드폰 통화 내역을 가로채 자신과 통화한 기록을 없애고, 

사무실 노트북 장부에 채무 관계가 있다는 춘식 일당들의 말에 

먼저 사무실에 갔습니다. 

그때 사무실 전화기가 울렸고, 놔두니 자동 응답 상태로 넘어갑니다. 

녹음된 여성의 목소리가 끝나고 전화 안 받을 거냐는 젊은 남성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놀라서 수화기를 들었더니 

10년 전 미제 연쇄 살인 사건의 진짜 범인이라고 말합니다. 

사무실 근처 맥도날드에서 기다릴 테니 만나잡니다.


젊은 청년은 다른 곳에서 사고를 쳐서 경찰에 쫓기고 있다며 

짱박혀서 눈 피할 곳이 필요하니 두일의 집에 있겠다고 합니다. 

100만 원을 주며 월세를 내고 철수라고 소개합니다. 

미친 짓이지만 별다른 방법이 없어 두일은 철수를 집에 데리고 옵니다. 

춘식 사무실에서 두일을 따라온 푸들도 함께요. 

철수는 두일의 집에서 식사를 준비했고 같이 먹으며 뉴스를 봅니다. 

갓 태어난 남아의 시신이 인근 야산에서 발견되었다는 보도에 

철수는 사건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말하고 

두일은 사건 회의에서 그대로 말하고 범인을 잡습니다. 

다음 사건도 철수가 알려준 대로 실행해서 범인을 검거합니다. 

이렇게 실적을 올리면 승진이 가능할 터이니, 

두 번은 철수가 범인을 잡아 포상금을 받고, 

한 번은 두일이 잡아 실적을 올리기로 합의합니다. 

형사과장의 격려까지 받은 두일에게 아내가 한국에 도착했다는 연락이 옵니다. 

방학이라 있으려다가 비행기 표까지 보내주니 다 같이 왔다면서요. 

놀라서 멍하던 두일의 귀에 이 형사님 부탁으로 마중 나왔다는 

익숙한 남성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철수가 자신 가족 곁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거의 공황 상태에 빠집니다.


같은 집에 살게 된 두일의 가족과 철수에게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철수 삼촌>에서 확인하세요.




설정부터 눈길이 갑니다, 강력계 형사와 연쇄살인범의 동거. 

도대체 이들은 어떤 사연이 있길래 함께 살게 된 걸까 궁금해서 읽기 시작했습니다. 

전개도 빠르고 캐릭터도 재미있어 계속 읽게 됩니다. 

게다가 예상하지 못한 반전의 결말 덕분에 

주인공의 매력을 온전히 느끼고 응원할 수 있었습니다. 

형사 두일의 가족들이 캐나다에서 오고, 

그는 연쇄살인범 철수에게서 가족들을 지켜내기 위해 더욱 예민해집니다. 

그런데다 나쁜 짓을 저지르면 안 되고 범인을 체포하는 것이 당연한 아들 민기는 

얼마 전 죽은 사채업자 조모 씨의 범인을 잡아야 한다며 수사를 하고, 

딸 예지는 아빠와 철수 삼촌 사이를 의심합니다. 

어쩌다가 같이 살게 된 강력계 형사 가족과 연쇄살인범, 

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함께 지내며 더욱 끈끈해진 그들 사이가 

더 가족 같아 보입니다. 

가족이란 무엇일까 생각하게 하는 <철수 삼촌>입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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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빈틈을 채워주는 교양 콘서트
김도균.이용주 지음 / 믹스커피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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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와 기획자로 일하는 김도균 저자와 

시사와 교양을 즐기며 지식을 배워가는 것을 즐기는 이용주 저자가 만나 

'몰라도 아는 척'이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합니다. 

그 내용을 정리한 2030 추천도서 <나의 빈틈을 채워주는 교양 콘서트>를 보겠습니다.



1장에서는 민주주의란 정치체계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무엇인지,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설명합니다. 

민주주의가 처해있는 위협을 알아보고 미국과 중국을 들여다봅니다. 

또한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정치제도에 따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평등한지 알아봅니다. 

평등은 형식적 평등과 실질적 평등이 있으며 

실질적 평등이 법적으로 보장받기 위해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민주주의의 위협 가운데 대표적인 포퓰리즘 정권은 

자신들의 입지를 단단히 하고 지지자들의 결속을 끌어내기 위해 

반대 세력을 향해 혐오적인 표현을 쏟아냅니다. 

이로 인해 한국은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고 차별의 역사도 뒤집어봅니다.


2장은 2020년부터 격렬한 백래시

(사회·정치적인 변화에 대해 나타나는 반발 심리 및 행동을 이르는 말)를 겪고 있는 

페미니즘을 다룹니다. 

페미니즘은 어떻게 발생했으며 어떤 변화 과정을 거쳤는지를 살펴보고 

현대 사회에서 페미니즘이 수행했던 역할과 의의, 

남성과 여성의 연대 가능성도 알아봅니다. 

또한 정치적 올바름은 무엇이며 이에 대한 찬반 의견을 실었습니다.


3장엔 예상 가능한 기후 위기와 이에 따른 시나리오를 설명하고, 

기후 위기가 인권, 젠더, 인종과 경제력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봅니다. 

또한 민주주의 속에서 실질적인 행동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를 논의한 학자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4장에는 팟캐스트 방송에서 다뤘던 미래사회의 다양한 난제들을 다룹니다. 

100세 시대로 연장된 수명으로 인해 등장하게 된 존엄사라는 선택지와 

죽음이라는 개념에 대한 사회의 시선 변화, 

서양철학의 이분법적 면모 때문에 개척과 이용의 대상으로 지목되었던 

동물과의 공존에 대한 이야기, 

빠르게 변하는 메타버스 등 최신 미디어 현상, 

수도권 집중 현상 및 저출산으로 인해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소멸되어 가는 지방을 정리했습니다.




<나의 빈틈을 채워주는 교양 콘서트>는 제목처럼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입니다. 

우리가 앎을 추구하는 이유는 몰라서 외면하거나 

자각 없이 돌을 던져 누군가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지식이 그런 돌을 던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식은 가치관과 주장을 낳고, 주장은 앎이라는 

확신에 찬 활시위를 당겨 빠르고 강하게 나아갑니다. 

따라서 우리는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앎을 배워야 합니다. 

이 책을 통해 앎의 결과보다 그 과정에서 얻을 시야를 소중히 하고, 

사람들과 부딪히며 자신의 앎을 수정하며 더 높고 깊은 지식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컬처300 으로부터 제품을 무상으로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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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역사 - 시대를 품고 삶을 읊다
존 캐리 지음, 김선형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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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스퍼드 대학교 명예교수이자 비평가, 도서평론가이며 방송인인 저자는 

영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맨부커상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지식의 원전", "역사의 원전" 등을 엮었고, "필독 실낙원", "예술의 효용" 등을 썼으며, 

회고록 "뜻밖의 교수"는 '선데이 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습니다. 

그가 쓴 <시의 역사>를 보겠습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문학작품은 '길가메시 서사시'입니다. 

4000년 전 고대 메소포타미아에서 지어진 시로 누가 지었는지, 

왜 지었는지, 어떤 독자나 청중을 염두에 두고 지었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 시는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글자로 점토판에 새겨져 보존되었습니다. 

이 글자는 갈대로 젖은 점토에 쐐기 모양의 홈을 새겨 

글을 썼기 때문에 설형문자라고 불립니다. 

설형문자를 해독하는 비결은 소실되어 여러 세기 동안 비밀로 남아 있다가 

1870년대 런던의 조지 스미스가 암호를 풀었고,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 서사시는 여신인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길가메시라는 왕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러나 '길가메시 서사시'는 구술하거나 노래로 불렀을 때 

어떻게 들렸을지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주지 않습니다. 

소리가 중요했다고 하는 학자도 있고, 

의미 없는 시는 부질없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무엇이 시에 영생을 부여하는지 아무도 모르기에, 

시를 판단하는 기준 역시 과학적 사실이 아니라 주관에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독자 개개인마다 선호도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합니다.


1871년 프랑스-프로이센 전쟁에서 프랑스가 패배하자 

유럽의 권력 지도가 재편되었습니다. 

19세기 동안 산업과 산업이 도시의 삶을 변화시켰고, 

많은 사람의 눈에 예술은 변방으로 밀려나는 듯했습니다. 

또한 1900년 국가가 지원하는 초등교육이 글을 읽을 줄 아는 대중을 창출해냈고, 

대량으로 유통되는 신문과 잡지가 생겨났습니다. 

작가들은 이를 반기기도, 이를 경멸하기도 했습니다. 

이를 경멸한 초기 시인은 샤를 보들레르였고, 

그의 시들은 타인에 대한 증오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그를 추종한 상징주의 시인 중 랭보는 19살 때까지 시를 모두 다 썼고 

이후 시를 포기하고 아프리카로 가서 커피와 총을 거래했습니다. 

폴 발레리는 심오하고 탐색적인 철학시의 저자이고, 

웨일스 시인 딜런 토머스, 영국의 천재 시인 에드워드 리어와 찰스 도지슨, 

영국에서 인기 있었던 앨저넌 찰스 스윈번, 

영국의 레즈비언 시인 캐서린 해리스 브래들리와 조카 이디스 에마 쿠퍼, 

가장 위대한 영국 여성 시인으로 꼽히는 샬럿 뮤, 

아일랜드 시인 오스카 와일드를 소개합니다.


아일랜드 출신이자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시인 셰이머스 히니, 

카리브 해의 세인트루시아 출신이며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데렉 월코트, 

흑인 여성의 대변자이고 마틴 루터 킹 주니어와 맬컴 X와 함께 싸운 

인권운동가이자 시인인 마야 안젤루, 

퓰리처상과 전미도서상을 받은 미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시인 메리 올리버, 

위대한 오스트레일리아 시인 레스 머레이의 시들을 실었습니다.




역사는 언제나 관점을 내포합니다. 그래서 <시의 역사>란 제목에도 불구하고 

영국 옥스포드 대학 영문학 교수의 관점에서 쓰였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독일, 프랑스, 러시아, 스페인, 일부 남미 문학이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이 책은 영어권, 대체로 영국과 미국의 시가 

발전해 온 역사를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저자는 시가 음악처럼 기억에 남고 가치를 부여받도록 특별히 조직된 언어라고 말합니다. 

그 말은 시라는 언어의 형식 자체가 모국어와 뗄 수 없는 관계라는 뜻입니다. 

모국어의 소리, 모국어의 리듬, 모국어의 형태, 

모국어가 위치한 보이지 않는 역사적·사회적·문화적 맥락까지가 모두 시를 이룹니다. 

그러므로, 언어를 모른다면 시를 이해하기 힘듭니다. 

따라서 영어로 쓰인 시가 아닌 경우 번역으로만 접해야 하는데, 

모국어를 잃은 번역된 시를 읽고 그 시를 논한다는 것은 힘들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전히 이해하는 게 불가능하고, 

원래의 형태를 잃고 재조립된 언어라고 해도, 

타자를, 타 문화를, 타 언어를 이해하는 노력은 이어져야 합니다. 

<시의 역사> 덕분에 몰랐던 시들을 많이 발견했고, 

그 시들이 어떤 배경과 어떤 생각에서 나온 것인지를 조금은 알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기록될 시도 기다리게 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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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2 - 호랑이덫 부크크오리지널 5
무경 지음 / 부크크오리지널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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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부산에서 태어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보고 듣길 좋아하며 

그런 이야기를 다른 이에게도 전하고자 합니다. 

봄에 나온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에 이어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2>이 여름에 출간되었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무더운 밤, 무언가를 겨누고 있는 총을 든 사람이 있습니다. 

그 무언가는 쓰러진 채였고 피가 바닥에 흥건합니다. 

사람인지 동물인지 가늠할 수 없는 그 무언가에게 다시 한번 총을 발사하는 사람. 

결국 그 무언가는 미간에 피를 뿜으며 쓰러집니다. 

드디어 잡았다며 총을 든 사람은 '사냥꾼'이 되었다고 전율을 느낍니다. 

이야기로만 들어온, 동경해오던 '사냥꾼'이 되었다면서요.


모던을 신봉하는 에드가 오는 자신과 이상을 공유하는 친구 

세르게이 홍의 편지를 받고 은일당을 나섭니다. 

은일당은 그가 하숙하던 곳으로 이곳 딸이자 그의 과외 학생인 선화는 

이상하게 그의 외출을 막습니다. 

청색 리넨으로 지은 정장과 삼베 재질의 여름용 와이셔츠를 보며 

곧 비가 내리니 옷이 상하게 될지도 모른다면서요. 

에드가 오는 흔들렸으나 마음을 다시 잡고 나가야 한다고 했지만 

그날따라 선화는 남산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풍문에 

순사들이 어제 낮부터 남산 주위에 있다고 주의를 줍니다. 

조선박람회 때문에 바쁜 와중에 호랑이 풍문으로 일이 더해지니 

기분이 좋지 않은 순사들이 오늘 밤에 돌아다니는 자들은 

붙잡아 문초할 거라고 한다면서요. 

방으로 들어갔던 그는 선화 몰래 창문으로 나가 남산 쪽 뒷길로 나갑니다. 

그날따라 을씨년스럽고 이상한 소리도 나서 다시 돌아갈까 고민하던 중 

천둥이 울리며 비가 옵니다. 

할 수 없이 은일당으로 가려고 하던 그때, 갑자기 커다란 소리가 울립니다.


소리가 난 쪽으로 갔더니 길 한가운데 무언가가 누워 있고, 

그 덩어리 앞에 누군가가 서 있습니다. 

그는 일본어로 욕을 뱉고 에드가 오를 봅니다. 

에드가 오가 일본어로 무슨 일인지를 물어보며 다가가니, 

순사가 봤는지를 물어봅니다. 

아무것도 못 봤다고 대답하며 순사가 든 소총을 확인합니다. 

정말 호랑이가 있었는지 확인하려고 쓰러져 있던 무언가를 향해 에드가 오가 다가서니, 

순사는 그의 어깨너머 뒤를 가리키며 무언가가 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말합니다. 

그가 가리키는 쪽을 봤으나 아무것도 보지 못한 차에 

순사는 다시 소총을 겨누며 포수가 있다고 소리칩니다. 

그러다 저놈이 도망친다며 그를 지나쳐 달려갑니다. 

번개가 치며 덩어리의 모습이 환하게 보입니다. 

사람임을 확인한 에드가 오는 비명을 질렀고, 

빗소리 너머로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다가옵니다. 

그는 정신을 차려 사람들 중 한 명에게 은일당으로 보내 전화로 경찰에 신고하라고 했고, 

신고를 받은 남정호 순사부장이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에드가 오는 올봄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고문받다 풀려났습니다. 

그때 고문한 사람이 남정호 순사부장이었고 

그는 에드가 오를 보자마자 심문할 거라며 경찰서로 데려가라고 합니다.


또다시 사건에 휘말린 에드가 오는 범인으로 의심받은 친구 세르게이 홍을 위해 

수사를 시작하는데, 그가 목격한 이상한 일의 내막은 무엇일까요.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2>에서 확인하세요.




<1929년 은일당 사건 기록 2>를 보며 많은 시대 중에서 왜 1929년인가, 

그때 무슨 일이 벌어졌나 하는 호기심이 생깁니다. 

그래서 찾아보니 1929년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미국에서 대공황이 터졌고, 중국에선 장제스의 장계전쟁과 장풍전쟁이 벌어졌으며, 

광주학생항일운동도 일어났고, 조선혁명당이 결성되었습니다. 

이렇게 혼란한 시기에 일제강점기의 조선인들은 더욱 힘들었습니다. 

서양의 발전된 모습을 조선이 본받아야 할 것이라 믿는 모던 보이 에드가 오는 

말만 번지르르하고 행동은 허당이지만 주변인을 아끼는 마음은 진심입니다. 

호기심이 가득하며 진실을 알고자 하는 선화와 

적은 단서로 앉은 자리에서 사건의 진상을 추리하는 연주까지, 

전권에 이어 이 세명은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뭉칩니다. 

1923년 일본 관동대지진 때 일본인은 조선인들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며 

여러 가지 헛소문을 퍼트렸고, 

조선인은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폭행과 차별, 심지어 죽기도 했습니다. 

그때의 차별로 인한 갈등이 1929년 조선에서 다시 되풀이됩니다. 

지금도 우리는 누군가를 혐오하며 소문을 퍼트리고 있는 건 아닌지, 

그로 인해 누군가가 차별을 받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하게 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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