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일기 - 우크라이나의 눈물
올가 그레벤니크 지음, 정소은 옮김 / 이야기장수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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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1986년 우크라이나 하리코프(하르키우)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그림책 작가로 살고 있습니다. 아들 표도르(9세)와 딸 베라(4세)의 엄마입니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엄마, 화내지 마" 등 그림책을 출간했습니다. 그가 삽화를 그린 모든 책은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그림 작품은 현재 22개국 개인 컬렉션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 급박한 순간 속에서도 기록한 <전쟁일기>를 보겠습니다.



평화로운 하루를 보내고 있던 작가의 가족은 이렇게 갑자기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할 줄 몰랐답니다. 전쟁 전 삶은 마치 작은 정원과 같았대요. 그 정원에서 자라는 모든 꽃들은 각자의 자리가 있었고, 꽃피우는 정확한 계절이 있었습니다. 사랑으로 가득했던 정원은 날이 가면 갈수록 풍성하게 잘랐습니다. 아이들은 음악, 무용, 미술 등 예술을 배웠으며 남편과 작가는 차례대로 아이들을 학원에 데려다주며 뒷받침을 했습니다. 작가는 어린이들을 위한 책 일러스트를 그려왔고, 작가로 쓴 동화들 또한 성공적으로 출판되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전쟁이 일어났습니다.


전쟁 전날 밤, 아이들이 잠든 후 남편과 작가는 오랜만에 둘이서 오붓하게 대화할 시간을 가졌습니다. 늦은 저녁을 먹으며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새로 구입한 아파트 수리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상상과 함께 아이들이 즐겁게 학원 생활을 해나가는 것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를요. 그들에겐 천 개의 계획들과 꿈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새벽 5시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잠에서 깼습니다. 폭죽 소리인 줄 알았는데 사방에서 폭격하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지도 잘 모른 채 서류와 짐을 챙겼고, 아이들의 팔에 이름, 생년월일과 연락처를 적어주었습니다. 날이 밝자 가족들은 지하실로 내려갔습니다. 이미 이웃들이 앉아 있었습니다. 바깥에서 전투기들이 동네를, 집을 폭격할 때 그림은 작가의 내면세계를 향한 유일한 통로가 되어주었습니다. 모든 두려움을 종이에 쏟아부으면 잠시나마 조금 괜찮아졌습니다. 모든 것이 무너지고 있는 세상 속에서 작가는 전쟁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창작하는 행위를 계속해서 이어왔습니다.


지하실에서 여덟 밤을 보냈습니다. 조용할 때는 아파트에 올라와서 집안일을 했지만, 폭격 소리가 들리면 아이들을 대피시킬 준비를 하고 지하실로 뛰쳐내려갔습니다. 전쟁 9일째 되는 날 도시를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엄마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외삼촌을 남겨두고 갈 수 없다며 있겠다고 합니다. 작가는 아이들을 위해 도망쳤습니다. 기차역에 도착해 리보프(르비우)로 가는 기차를 탔고, SNS 지인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냈습니다. 그 후 우크라이나에 내려진 계엄령으로 인해 남편은 나라를 떠날 수 없었고, 아이들을 데리고 바르샤바로 떠나야만 했습니다. 전쟁 9일 만에 남편과 헤어지고 바르샤바의 머큐어 호텔에 머물렀습니다. 미래는 막막했고, 마음은 지쳐 있었고 근심이 가득했지만 앞으로의 계획을 세워야만 했습니다. 불가리아에 임시 숙소를 제안받아 아이들과 함께 갔습니다. 지금 불가리아의 소도시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이웃들은 친절하고 따뜻하게 반겨주었습니다. 가능한 대로 살림을 하고,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매일 강아지와 산책하며 봄을 맞이합니다. 그렇지만 매일 난 꿈에서 남편과 고향 도시를 봅니다. 잠에서 깨어나면 마음이 찢어지는 듯합니다. 그들 생각에 울면서 기도합니다.




전쟁은 나쁩니다.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피해를 받는 사람은 힘없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더욱 그렇습니다. 한순간에 터전을 잃고, 가족이나 지인을 잃은 그들을 생각하면 어서 빨리 전쟁이 끝나길 바랍니다. 처음 전쟁이 시작되었다는 뉴스를 봤을 때, 금방 끝날 줄 알았습니다. 이렇게 몇 달이 넘게 지속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우리와 상관이 없을 줄 알았던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리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자신의 나라를 떠나온 사람들의 심정과, 가족들을 남겨두고 떠나야만 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100% 이해할 순 없지만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왜 그들이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는지, 왜 그런 무서운 결정을 내려야만 했는지, 이제 그런 상황이 오지 않도록 빌어봅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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