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 더 나은 삶을 꿈꾸는 당신을 위한 야망 독려 에세이
토스 기획 지음 / 웨일북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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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앱 토스를 만든 비바리퍼블리카는 간편하고 안전한 금융 생활의 꿈을 현실로 바꿔 나가는 회사입니다. 사명은 '공화국 만세'라는 의미의 라틴어로 프랑스혁명 당시 시민들이 외쳤던 구호이며, '혁명적인 서비스를 만들자'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누구나 평등한 금융을 누리려면 돈을 둘러싼 경험이 풍부해야 한다고 믿고, 돈 이야기부터 시작해 볼 것을 제안하는 '토스 머니스토리 공모전 DRAFT'를 열었습니다. 그렇게 만난 16가지 돈 이야기를 <우리에겐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에 담았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꿈꾸는 것들 중 하나인 카페 사장, 그 꿈을 이룬 10년 넘게 재무팀에서 회계를 담당하고 있는 '돌리 킴'은 회사를 때려치울 용기가 없어 평일에는 직장인으로, 주말에는 카페 사장으로 살기로 했습니다. 주말에만 카페 문을 열 수 있으니 월 8회 장사만으로도 고정비를 충당할 수 있도록 임대료가 저렴한 곳으로 골라 3층의 15평 정도에 얻었습니다. 잃어도 되는 돈 같은 건 없지만, 주인공은 인생에서 1000만원을 날린다고 죽고 싶을 것 같지 않다는 생각에 1000만원 한도로 카페를 차렸습니다. 오픈 당일 문을 연 지 두 시간 만에 손님이 나타났고, 그 손님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습니다. 누가 안 오나 기약 없이 기다리던 시간을 보내고 난 퇴근길, 가게를 열고 알게 된 딱 한 가지는 무모했다는 것입니다. 어쩌다보니 SNS에 입소문이 나면서 손님이 많이 몰려서 행복했지만 평일부터 주말까지 계속 일하다보니 정신과 몸에 무리가 왔습니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일고 쉼의 균형잡힌 환경에서 해야만 즐거운 마음을 오래 간직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카페를 접고 다행히 권리금까지 받아 손해보지 않게 끝났고, 그후에도 공간대여업을 하며 부수입을 얻었으나 아이를 낳고 파티룸을 양도했습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처럼, 사장이 되기 전의 주인공과, 이후의 주인공은 다른 생각을 하고 산답니다.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쳐 보내던 풍경 속에서 자신의 주의를 끄는 것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런 호기심이 기회를 포착하고 돈을 벌 수 있는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 줄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서른 한 살의 주인공은 버스 정류장 앞에서 쓰러졌고, 구급차를 타고 도착한 응급실에서 정신이 들었습니다. 응급실에서 내린 병명은 급성 뇌졸중, 즉 뇌경색이었습니다. 살이 찐 것도 아니고 혈압이 높은 것도 아니고 당뇨나 고지혈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젊은데 뇌경색이라니. 급하게 치료를 시작했고, 절대 안정은 필수였으며, 침대 밑으로 내려오는 건 물론 화장실도 금지였습니다. 한 번도 자신의 삶이 귀하다 생각해 본 적 없었습니다. 날 밝으면 몸을 움직이고, 배고프면 밥을 먹고, 노곤하면 잠을 자고. 인간이라면 누구나 살아가며 하는 이 행동을 지금껏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그러니 휴일도 없이 밤을 새가며 프리랜서 작가로 몸을 썼습니다. 생사의 경계에 걸쳐 있었던 7일, 약물과 수액을 이용해 좁아진 혈관을 넓히려 애썼지만 쉽지 않았고, 지금 투약하는 약으로 혈관을 더 좁아지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 보고 일반 병실로 갔습니다. 그리고 병원에 들어온 지 14일 만에 퇴원을 했지만 뇌혈관은 여전히 진행형이고 약을 먹고 있습니다. 이제 '오늘의 오늘'을 사는 주인공의 목표는 '오늘 하루 제일 열심히 살기'가 되었습니다. 죽음을 마주했던 일주일 이후, 죽어서 남기는 것보다 살아서 남기는 것이 더욱 소중한 것임을 깨닫고, 주인공과 곁을 위해 하루하루 소중한 시간을 새기는 중이랍니다. 함께 얼굴을 보고, 마음을 나누고, 시간을 보내면서요.

이외에도 태국어를 배워 현지에서 자신의 실력을 펼치는 이야기, 자신의 경험치로 사주를 보는 특별한 이야기, 좋아하는 일로 알바를 하는 이야기, 비혼식을 치른 이야기, 덕후로 잃은 돈 이야기, 경험만 부자인 이야기, 자신의 옳은 소비 이야기, 부동산 사기 당한 뒤 다시 일어난 이야기, 주식만 못하는 이야기, 20대 청약에 당첨되어 집값 마련하는 이야기, 루나 코인으로 잃은 이야기, 청소년의 꿈에 투자하는 이야기, 자존심을 내려놓지 못해 비굴해진 이야기, 버는 돈의 10%를 나누는 이야기까지 14가지 돈 이야기를 <우리에겐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에서 확인하세요.




돈벌이의 기쁨과 슬픔을 담은 '나의 소득 파이프라인 발굴기(+)', 쓰는 즐거움과 덜 쓰려는 안간힘 사이에서 인생을 대하는 자세를 엿볼 수 있는 '소비 일기(-)', 애초에 수익률은 중요하지 않았던 '전국 재테크 자랑(×)', 나눔의 경험으로 돈은 차갑다는 편견을 녹인 '소중히 여기는 마음(÷)'까지 구체적으로 키워드를 제시해 사람들에게 물었더니 삶의 풍경이 살아있는 사연이 '토스 머니스토리 공모전'에 왔습니다. 약 2개월 동안 에세이와 웹툰을 합쳐 1500편 넘는 돈 이야기가 모였고, 그 중에서 16편의 이야기를 <우리에겐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에 실었습니다. '계산기를 두드리며 산다는 게 고단이지만, 등호 뒤에 무엇을 어떻게 남기며 살아갈지 고민하는 일은 가치 있다'란 생각을 하게 되는 이야기들로 인해 삶의 모든 순간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돈을 애증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전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돈 때문에 여러가지 갈등이 일어날 내 삶에서 돈을 싫어하고 필요없다고 생각하지 말아야겠습니다. 잠시 휘청여도 단단하게 중심을 잡을 힘이 생기도록 돈을 아끼고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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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기분파 지게차운전기능사 필기 - 새롭게 개편한 특별판, 실기코스및작업요령수록(카페무료동영상 제공)+최신경향핵심 120제+핵심이론 빈출노트, 11판 2024 기분파 시리즈
에듀웨이 R&D 연구소 지음 / 에듀웨이(주)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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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연속 합격수기로 검증된 베스트셀러인 '기분파' 시리즈에서 2024년을 대비한 <2024 기분파 지게차 운전기능사 필기>가 출간되었습니다. 그럼, 내용을 보겠습니다.



지게차 운전기능사는 지게차를 사용하여 작업 현장에서 화물을 적재 또는 하역하거나 운반하는 직무를 봅니다. 필기와 실기로 이루어지며, 필기는 전 과목 혼합형으로 60문항 객관식입니다. 시험 시간은 1시간이며 100점을 만점으로 하여 60점 이상을 맞으면 합격이 됩니다. 지게차 운전기능사 필기의 주요 항목은 안전관리, 작업 전 점검, 화물 적재 및 하역작업, 화물운반작업, 운전시야확보, 작업 후 점검, 도로주행, 응급대처, 장비구조이며, 한국산업인력공단 홈페이지에서 필기시험의 응시를 접수할 수 있습니다. 필기시험 합격자는 실기시험 접수 기간에 한국산업인력공단 홈페이지에서 접수하면 됩니다.

10년간 기출문제를 분석하여 출제가 거의 없는 이론은 과감히 삭제를 하여, 시험에 출제되는 부분만 중점으로 정리했습니다. 내용 이해를 위해 여백 부분에 삽화를 수록하였으며, 필요에 따라 작동 원리도 함께 수록하여 이해도를 향상시켰습니다. 또한 밑줄, 색, 박스를 통해 핵심 이론을 한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했습니다.

섹션 마지막에 이론과 연계된 10년간 기출문제를 수록하여 최근 출제 유형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상단에는 해당 문제의 출제빈도 및 중요도를 ★표로 표기했습니다.

최신 경향의 CBT 문제를 분석하여 시험에 자주 출제되었거나 출제된 가능성이 높은 문제를 따로 엄선하여 'CBT 적중 모의고사'를 7회분으로 수록하여 수험생 스스로 실력을 테스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새 출제기준에 의해 변경된 출제 유형 중 빈출 부분만 정리한 '최신경향 핵심 120제'와 행정자치부에서 도로명주소의 빠른 정착을 위해 건설기계 관련 시험에 간단한 문제가 출제되고 있는바 출제될 가능성이 높은 부분만을 간단히 요약한 '도로명 주소', 시험 직전 한 번 더 체크해야 할 이론 내용 중 따로 엄선하여 '핵심이론 빈출노트'로 요점정리했습니다. 자투리 시간에 이 부분을 가위로 오려 수시로 본다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지게차는 일반 산업 현장이나 각종 건설공사, 항만, 공항, 물류업체 등 그 사용 범위가 광범위하며 건설 및 유통구조가 대형화될수록 지게차의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따라서 지게차 운전 기능사의 전망은 밝은 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2024 기분파 지게차 운전기능사 필기>는 지게차 운전기능사 시험에 대비하여 NCS(국가직무능력표준)에 따른 새로운 출제기준에 맞춰 최근 개정된 법령을 반영하여 수험생들이 쉽게 합격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적중률 높은 상시대비 모의고사를 수록했으며, 출제 빈도수를 표시해 문제의 중요도를 나타냈었고, 핵심 이론을 공부하고 바로 기출문제를 풀며 실력을 향상시키도록 구성했습니다. 또한 필기시험에 합격한 독자를 위해 실기 코스·작업 요령을 실어 실기시험에 대비하도록 했습니다. 이 책으로 공부한 수험생 여러분의 합격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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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탐정 사무소 - 제10회 브런치북 특별상 수상작
이락 지음 / 안녕로빈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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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마산 무학여자고등학교에 재직하며, 문학이랑 잘 노는 법을 전수하기 위한 비책을 궁리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제 돈으로 시집을 구매하여 읽는 어른으로 컸으면 하는 바람으로 여러 도전을 거듭하는 중입니다. "에고, Ego! 시 쓰기 프로젝트", "무기가 되는 토론의 기술", "어쩌다 보니 재즈를 듣게 되었습니다" 등을 썼으며, "내 이마에서 떨어진 조약돌 두 개"라는 시집을 냈습니다. 그럼, 현직 국어선생님의 시(詩) 추리 소설, <시 탐정 사무소>를 보겠습니다.



커피를 잘 내리고, 시 낭독을 잘하는 조수 성완승이 의뢰인을 맞이하고 설록 선생님은 시를 해독하고 그들에게 일정한 보수를 받습니다. 1층에는 응접실과 주방이 있고, 2층에는 선생님과 완승의 방이 있습니다. 창을 제외한 공간 대부분이 책장이고, 책장마다 책이 그득그득 꽂혀 있습니다. 사무소 전체가 거대한 서재인 셈입니다.


HJ 그룹 김만전 회장은 금융계로 뛰어들기 전 S대 경영학과 교수로 있었습니다. 교수 시절 뛰어난 성과를 보인 제자였던 설록을 찾아와 10년 만에 얻은 귀한 딸 효진이가 며칠 전부터 연락을 끊었답니다. 1965년 발간된 '서정수 시선'이란 시집과 메모 하나를 남겨두고요. 사라진 효진이의 마음을 읽기 위해 그녀의 글이 적힌 시를 해독합니다. MF 엔터테인먼트 대표 안토니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이돌 그룹 ANZ의 리더 이즈가 최근 들어 이상해졌다고 하면서 왜 이렇게 변했는지 알고 싶다고 의뢰합니다. 시를 읽는 것은 그 사람의 마음을 읽는 일이라며 당사자가 의뢰해야 수락하겠다고 설록 탐정은 거절합니다. 며칠 후 당사자 이즈가 직접 찾아와 기형도 시인의 '빈집'을 정말 좋아하는데, 왜 이 시에 끌리는지를 모르겠다고 합니다. 절벽에서 떨어진 권정진 씨를 자살 미수로 종결하려던 오경철 형사는 의식을 찾지 못해 병원에 있는 권정진을 찾아온 설록과 성완승을 만납니다. 그의 집에서 '사무원'이란 시가, 그의 옷에서 '땅끝'이란 시가 있었습니다.


가출한 HJ 그룹 딸, 열정이 사라진 아이돌, 자살미수로 보이는 남자를 시로 해결할 수 있을지, <시 탐정 사무소>에서 확인하세요.




6편의 이야기와 프롤로그, 에필로그로 구성된 <시 탐정 사무소>는 이야기마다 1편 혹은 2편의 시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시(詩)는 자연이나 인생에 대해 일어나는 감흥과 사상 따위를 함축적이고 운율적인 언어로 표현한 글입니다. 함축적인 언어로 표현하기에 한두 번 읽어서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학창 시절 시를 공부할 때 논리적으로 분석하도록 배워서인지 시가 더욱 어렵게 느껴집니다.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시를 손놓고 지낸지 몇 십 년, <시 탐정 사무소>로 정말 오랜만에 시를 접했습니다. 화자인 조수 성완승이 시를 어떻게 해석하고 느끼는지를 따라 읽다 보면 나도 그런 느낌이 왔다거나, 그런 생각을 했다는 공감을 하게 됩니다. 게다가 시 탐정 설록 선생님의 부연 설명을 통해 해당 시의 내용을 마음 깊이 이해하게 만듭니다. 논리적인 읽기가 기반이 되어야 오독 없이 시를 읽을 수 있고, 그래야 비로소 가슴으로 시를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이야기들은 우리가 시를 읽고, 생각하고, 시구나 시적 표현에 감탄하고, 다시 생각하다가 시를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누구나 좋아하는 시 한 편쯤 마음속에 품고 있잖아요?'란 책의 문구가 부끄럽지 않게 저도 시를 찾아읽고, 그중 좋아하는 시 한 편을 마음에 품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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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덕의 윤무곡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4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이연승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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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일본 기후현에서 태어난 저자는 2009년 "안녕, 드뷔시"로 제8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해!' 대상을 수상하며 작가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그 후 나카야마 시치리 월드라는 특유의 세계관 속에 다양한 테마, 참신한 시점, 충격적인 전개를 담아 '반전의 제왕;이라 불리며 많은 작품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주요 작품으로는 "잘 자요, 라흐마니노프", "속죄의 소나타", "추억의 야상곡", "테미스의 검", "세이렌의 참회", "날개가 없어도" 등이 있습니다. 그럼,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4권인 <악덕의 윤무곡>을 보겠습니다.



남편감으로 부족할 것 없는 그런 남편의 아내인 이쿠미는 남편을 죽입니다. 정말로 선량한 남편을 죽이는 이유는 어디까지나 돈 때문입니다. 미안하다며 계속 중얼거렸고, 남편의 몸은 허공에서 미친 듯이 춤을 췄습니다. 진동이 사라질 때까지 밧줄을 쥔 손에 계속 힘을 주었고 얼마 후 진동이 사라졌습니다. 마지막까지 남편이 자살한 것처럼 위장한 채 결국 일을 끝냈습니다. 이제 이불로 돌아가 날이 새면 평소와 같은 시간에 일어나 비명을 한 번 지르고 경찰에 신고하면 됩니다. 퇴고와 연습을 거듭한 증언이고, 당사자가 서명한 유서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공포와 죄책감이 줄지 않았습니다. 불현듯 이쿠미는 무시무시한 악행을 저지른 인간의 어머니라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신이치로도 미도리를 죽일 때 이렇게 혼란스러웠을까. 아들의 행위를 수없이 질책하며 비난해 온 자신이 결국 같은 짓을 저지르고 있습니다.


재작년에 일어난 특별 노인 요양원 요양 보호사 살해 사건에서 변호를 맡았던 미코시바 레이지는 구형의 절반 이하를 얻어냈으며, 일본 법정에서 별로 다룬 적이 없는 '긴급 피난'을 변호의 논거로 들어 법률 전문지뿐 아니라 신문과 주간지에도 보도됐습니다. 이 사건으로 다시 변호사 사무실에 일이 들어오던 중 미코시바가 이웃에 사는 어린 소녀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이후 30년 만에 여동생 아즈사가 찾아옵니다. 아버지 소노베 겐조가 1년 뒤에 자살하고, 엄마 이쿠미와 아즈사는 손해 배상금 일부를 지불하고 고모다로 성을 바꾼 후 이곳저곳에서 지냅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쿠미는 나루사와 다쿠마라는 분과 작년에 구혼 파티에서 만나 재혼을 했습니다. 그러다 지난주 나루사와 다쿠마가 죽은 채로 발견되었고 경찰은 이쿠미가 남편을 살해 후 자살로 위장했다며 조사하고 있답니다. 이쿠미가 '시체 배달부' 소노베 신이치로의 어머니라는 것을 알고 나면 변호를 거절해 어쩔 수 없이 친아들인 미코시바 레이지에게 변호를 맡아달라고 아즈사가 찾아온 것입니다.


악덕 변호사 미코시바 레이지는 승률 100%로 고액의 변호사 비용을 낼 수 있기만 하면 누가 의뢰인이든 상관없다며 아즈사의 부탁을 받아들입니다. 처음 이 사건은 자살이라고 생각되었으나 자살에 사용된 밧줄을 정밀 조사해 보니 감춰진 매듭 안쪽에 이쿠미의 피부 조직이 검출되었습니다. 또한 유서를 감정하자 서명 부분의 잉크가 필기구 잉크가 아닌 카본지 잉크인 것이 판명됐고, 시신을 사법 해부하니 나루사와 다쿠마의 체내에서 다량의 알코올이 검출됐습니다. 당시 생활이 힘들었던 이쿠미가 자산가인 나루사와 다쿠마의 재산을 노리고 구혼 파티부터 계획적으로 접근했다고 경찰은 추측합니다. 미코시바는 이쿠미를 직접 만나 남편을 죽였는지 물었고, 이쿠미는 아니라며 대답합니다.


핏줄 따위 상관없이 원하는 액수의 돈만 받으면 희대의 살인귀든 인간 말종의 약물 중독자든 변호하겠다고 선언한 미코시바 레이지가 재혼한 남편을 죽였다는 친어머니를 어떻게 변호할지, <악덕의 윤무곡>에서 확인하세요.




돈이 아니고 물질적인 것도 아닌 범죄 피해자 유족이 진정 만족할 수 있는 배상이란 것이 있을까요. 범죄 피해자 유족은 죽은 피해자가 다시 살아나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않고서야 진정 만족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날 순 없고, 그런 상황에서 가해자가 보일 수 있는 진정한 속죄는 무엇일까요. 피해자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가족과 가해자 가족이 아닌, 제3자인 우리는 마음 놓고 그들을 불쌍하게 여기고, 그들을 비난합니다. 특히 소년 범죄자라면 어린 나이로 인해 재판도 받지 않아 아무 죄도 묻지 못했다면, 그런 괴물을 그대로 괴물로 키운 건 가해자 부모니까 책임을 지라고 합니다. 말로 하진 않아도 마음속으로 그렇게 생각할 겁니다. 이런 마음이 바로 일반 시민이라고 일컬어지는 우리들의 본심입니다. <악덕의 윤무곡>의 주인공 미코시바 레이지는 과거 끔찍한 살인 사건을 저지른 소년 살인범으로 의료 소년원에서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재혼한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쓴 친어머니의 변호를 맡았고, 무죄를 입증할 여지가 힘든 이 사건을 결국 승리로 이끌고 갑니다. 승소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 악덕 변호사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 그의 시니컬한 윤리관과 냉철한 카리스마는 따뜻한 인간미의 주인공이 대부분인 다른 책들과 비교해 특이하고 특별합니다. 그래서 독자들의 마음에 더욱 오랫동안 남는 캐릭터일 것입니다. 피해자와 가해자 가족의 문제들을 내보이며 독자들로 하여금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악덕의 윤무곡>, 차기작이 일본에서 연재되고 있다니 다음 권이 빨리 출간되길 기대리겠습니다.


원래 인간들은 모두 자신은 재판받지 않을 거라 자신합니다.

어쨌든 자기 자신만은 선인이고 정의롭다고 믿어 의심치 않죠.

정의가 재판받을 리 없으니 안심하고 죄인을 몰아붙입니다.

이런 일을 하다 보면 항상 떠올리게 됩니다.

세상에서 인간이 입에 담는 '정의'라는 단어만큼 의심스러운 건 없다는 걸요.

(p. 191)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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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슈의 발소리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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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9년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괴담과 호러 작품을 좋아했던 저자는 오사카대학을 졸업한 뒤 출판사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2015년 '사와무라 덴지'라는 이름으로 응모한 "보기왕"이 독특한 문체와 뛰어난 구성으로 심사위원들의 절찬을 받으며 제22회 일본 호러소설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이 작품은 같은 해 "보기왕이 온다"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이후 "즈우노메 인형", "시시리바의 집", "나도라키의 머리", "젠슈의 발소리"를 시리즈로 출간했고 "보기왕이 온다"를 원작으로 한 영화가 제작되었습니다. 그 외 "공포소설 기리카", "예언의 섬", "아름답다 추하다 당신의 친구" 등을 썼습니다. 그럼 <젠슈의 발소리>를 보겠습니다.



세 번째 이야기 '요괴는 요괴를 낳는다'는 30년 전 쌍둥이 형제가 산에 놀러 갔다가 동생 겐타로만 돌아온 기사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오컬트 기자인 노자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10년 전 남편과 결혼한 기요코는 2년 전 시어머니가 갑자기 쓰러져 간병이 필요한 상태라 함께 살게 됩니다. 그러다 1년 전 남편이 회사에서 해고된 후로 취직이 힘들자 집안일도 어머님 간병도 손을 놓았고, 모르는 사이에 어머님은 치매가 진행되었습니다. 기요코는 일도 간병도 집안일도 이를 악물며 버텼으나 결국 쓰러져서 입원을 했고, 퇴원한 날 남편과 시어머니의 태도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날 저녁 모든 의욕이 사라져 울고 있자 남편이 그녀를 위로하며 형이 있었다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거라며 30년 전 쌍둥이 형 데루가 정체를 알 수 없는 무리에게 끌려 갔다고 말합니다. 마음속으론 요괴의 소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린 자신의 말을 아무도 믿어 주지 않았고 그렇게 실종인 상태로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런데 출근하려고 문을 열자 남편과 똑같은 얼굴과 똑같은 머리 모양에 상하 트레이닝복을 입고 샌들을 신은 남자가 있습니다.


다섯 번째 이야기 '젠슈의 발소리'는 휴대폰 소리에 정신을 차리는 노자키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육교가 흔들리면서 문득 노자키는 어떻게 된 일인지 기억이 납니다. 닷새 전 마코토와 결혼한 내게 결혼식과 피로연을 치르고 마코토의 언니 고토코가 축하한다며 돈 봉투를 건넵니다. 거절하다가 넘어졌고 마코토는 왼발을 삐었습니다. 마코토는 아르바이트로 고엔지의 작은 바에서 이상한 일이 생긴 사람들의 부탁을 들어주고 있는데 고토코가 대신 나갑니다. 요 근래 7명에게 오전 0시에서 5시 사이 인적이 없는 어둠 속에서 옷이나 가방이 잡혀 질질 끌려다니거나 내동댕이쳐지는 일이 발생합니다. 뉴스에 따르면 피해자 사이에는 공통점이 없고 수사도 진전되지 않아 뉴스에서는 묻지마 범죄처럼 보도했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피해자 중 어느 누구도 가해자의 모습을 보지 못했고, 짐승의 발톱이 아스팔트를 긁는 듯한 발소리를 들었다고 합니다. 이 일련의 사건이 오컬트 영역으로 소문이 났고 고토코가 노자키와 함께 조사를 시작했고,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습격을 당했습니다.


실종된 남편의 형이 30년 만에 나타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의 정체는 무엇인지, <젠슈의 발소리>에서 확인하세요.




사랑하는 아이가 곧 태어날 예정인 다하라 히데키가 거래처의 높은 분의 아들 결혼식에서 이상한 느낌의 거울을 보게 된 이후에 기묘한 경험을 하는 '거울', 고등학생인 아스카는 오컬트 잡지의 편집 일을 하는 이모에게 여장 남자인 레이지 씨의 기묘한 이야기를 했고 그 이야기가 사실에 기반이 되었음을 알게 되는 '우리 마을의 레이코 씨', 아픈 시어머니를 간병하기 위해 함께 살면서 기요코는 몸도 마음도 지쳐가던 중 30년 전 실종된 남편의 쌍둥이 형이 나타나면서 겪게 되는 '요괴는 요괴를 낳는다',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하지만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슌스케는 같은 병실 사람들이 만나러 가는 빨간 학생복의 소녀를 자신도 찾아가며 겪게 되는 '빨간 학생복의 소녀', 노자키와 마코토의 결혼식을 축하하러 온 언니 고토코는 다친 동생을 대신해 의뢰받은 사건을 조사하면서 경험하는 '젠슈의 발소리'까지 <젠슈의 발소리>는 다섯 편의 단편이 들어 있습니다. "나도라키의 머리"에서 마음이 통하게 된 노자키와 마코토의 결혼식도 엿볼 수 있고, 마코토와 언니 고토코, 노자키의 활약도 골고루 실려 있습니다. 단순한 호러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문제와 도시 전설이 생겨난 이유도 생각해 보게 합니다. 무섭다, 끔찍하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약자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등장인물이 사와무라 이치 작가가 그리는 호러 미스터리입니다. 다음 작품에는 히가 자매와 노자키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할지 기대됩니다.




네이버카페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제공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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