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은 비켜 가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다산책방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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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대상 야간 강좌 강사인 엘리자베스 핀치.

그리고 그곳의 학생들 중 유난히 핀치와 마음이 맞았던 닐.

닐은 두 차례 이혼의 아픔을 겪으며 힘들었던 시기에

핀치를 알게 되고 그를 동경하게 된다.

말이 잘 통했던 두 사람은 철학이나 역사 등 꽤나 심도 있게

토론하며 만남을 이어가는데 어느 날

그녀가 죽었다. 그리고 닐 앞으로 남겨놓은 물건이 있다.

우연처럼 닐 앞에 남겨진 그녀의 흔적.

닐은 그 일을 마무리 짓고 싶다.

.

.

.

픽션과 논픽션을 왔다 갔다 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엘리 베스 핀치와 닐.. 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역사적인 사건들. 인물들.

분명 소설이지만 인물들에 대한 토론은 실제 이야기이기에

역사 수업의 현장에 와있는 느낌도 들고

한편의 에세이를 읽는다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실제 역사적인 사건과 인물에 관해 토론하며 대화하는 이들의

모습은 정말 진지하다. 그리고 결국은 핀치 교수가 생전에 마무리하지 못한

율리아누스에 관한 에세이를 닐이 마무리 지으려 노력을 한다.

문학 소설답게 어려운 부분이 없잖아 있다.

로마 제국의 열아홉 번째 왕인 그를 나는 잘 알지 못한다.

책을 통해 어렴풋이 알게 되긴 했지만

책 속에서 말하는 모습이 전부이기에 운리적인 모습까지

이해하기란 솔직히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가치 있는 책이다.

작가님 만의 철학과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가 담겨있어서

심도 있는 문학 소설을 찾는 이들이라면 여러 방면에서

즐거움과 지적 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문학 소설을 사랑하는 이라면 이 소설을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

-밑줄 긋기-

그녀가 우리에게 한 가지 가르쳐 준 게 있다면 역사는 길게 보아야 한다는 것. 나아가서

역사는 무기력하게 혼수상태로 누워 우리가 크고 작은 망원경을 들이대기를 가디라는 게

아니라 활동적이고 들끓고 가끔 화산처럼 폭발한다는 것이다. 57쪽

"닐, 영감을 주는 선생이란 위로를 주는 신화 같은 거야 사춘기 애들한테는 통할 수 있어도

서른 살짜리 들 이 모인 집단에는 그렇지 않아 그런 네 너는 늘 너한테 뭔가 뭔지

밀 해줄 수 있는 여자들을 찾았지 예를 들어 나 같은, 한동안은" 나는 당황했고

이어 격분했다. 안 나가 내 인생의 완전히 다른 두 부분을 섞고 있는 것 같았다.

2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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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걸 기억하진 못해도 전이수 동화책 8
전이수 지음 / 헤르몬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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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작가 전이수.

작가님의 새 그림책이 나왔다.

여전히 가슴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다.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본 세상은 우리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광대하고 아름답다. 그리고

어른보다 더 많이 섬세하다.

전이수 작가님이 바라본 치매.

그리고 작가님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나이 든 양과 길 잃은 아기 늑대.

그리고 맺어지는 가족.

늑대는 양들의 천적이지만 이 둘의 관계를 통해

사랑을 말하고 있고 효를 말하고 있다.

가슴 찡한 울림을 주는 그림책이다.

아이도 어른도 누구든지 읽어봐야 할 그림책이다.

전이수 작가님의 그림책은 정말 정말 강력 추천한다.

.

-밑줄 긋기-

"모든 걸 기억하진 못해도 너와 함께한 시간들을

엄마는 가슴속에 사랑으로 간직하고 있을 거야

엄마를 잘 도와줘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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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거리던 눈빛에 칼날이 보일 때
김진성 지음 / 델피노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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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를 알수없는 집단.

그리고 그곳에서 만들어 파는 제품들.

정인은 오늘도 알모사10을 판매하기위해

고군분투한다. 죽은 동생을 위해.

아니 가족을위해..

.

.

.

굉장히 어두운 소재가 담겨있다

그렇기에 우리가 관심을 갖고

조금씩 빛이들어가게 해야하는 주제다.

술, 음주운전, 교통사고,죽음

그리고 사이비집단. 억울함..

저중에 하나만으로도 벅찬데

숨 쉴틈도 없이 몰아부친다.

그래도 누군가는 정신을 붙잡고 있어야한다.

정인이 그렇고 한결이 그렇다.

하지만 이들의 눈빛에 칼날은 여전히 그리고

서서히 서슬퍼렇게 번쩍인다.

책을 읽다보면 딜레마에 빠진다.

정인을 잘못했다고도 그렇댜고

올다고도 할수없다.

그저 공감만 할뿐이다.

체계화된 사이비집단의 위험성.

음주운전의 살인행위.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거짓덩어리들.

그리고 힘없는 이의 다 쉬어가는 고함소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러지지않고

끝까지 싸우는 이들.

인간의 가장 추악한 모습을 들여다 볼수있는

소설이다. 경멸스럽지만 그들은 지금

우리의 이웃이자 우리의 가족일수도 있다.

미스터리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이들.

심리소설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밑줄 긋기-

명함을 바라보는 정인의 눈빛은 여전히 비틀거렸다 그러나 그의 불안정한 시선은 오히려 그의 눈빛 안에서 생겨나고 있는 얇은 선 하나를 선명하게 비췄다. 그 얇은 선은 너무나 얇아 스치기만 해도 베일 것처럼 보이기도 했고 너무나 곧아 어디로 가야 할지를 가리키는 나침반처럼 보이기도 했다. 1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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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암동 랑데부 미술관
채기성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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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준비만 6년차인 호수.

매번 쓴물을 마셔야만 했던 호수에게

기회가 오는듯 싶었지만 또다시 떨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떨어진 곳에서 다른 일을

해볼 생각이 없는지 연락이 온다.

그 제단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에서 직원이

필요헜던 모양이다. 이것저것 가릴상황이

아닌 호수는 흥쾌히 오케이하고 미술관으로

출근을한다. 하지만...오늘만 버텨야할거같다.

내일은..내일은...호수에게 없는것일까?

.

.

.

일단 결론부터 말하고 싶다.

이런류의 힐링은 적어도 내가 읽은 책들중에서는

없었다. 어떻게 이런 사랑스러운 생각으로

이런 위로를 건네줄 생각을 했을지 작가님의

생각이 머리속이 계속 궁금했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작가의 말에서

작가님만의 쉼을 알수있었다. 스스로에게

건네고 싶었던 이야기. 나에게 말해주고

싶었던 위로들...그렇게 쓰여진 이 소설은

그저 경이로울만큼 섬세하고 아름답다.

한 사람의 이야기로 꾸며진, 오직 하나의

작품만 전시하는 공간. 랑데부 미술관.

사연을 접수하고 사연자의 상황과 현실에 맞게

그림이나 영상 또는 음식으로 뭐든지

사연자가 다시 일어날 용기를 건네주는

미술관. 그곳의 직원들. 그리고 정체를

알 수없는 미술관 작가님. 그 안에서 호수는

진짜 사람사는 세상을 살아간다.

아나운서가 되길 원했지만 미술관 직원이라니..

그 자괴감과 우울함이 하루만 버티자는 생각에

머무르지만 호수가 그곳에 가게된 이유는

분명히 있기에 몇일 더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나아가게 되고 결국은 그곳을 거쳐가는

많은 사람들의 사연과 그 위로속에서 자신이

한뼘 더 성장하고 있음을 알게된다.

그리고 책을 읽는 나도 위로를 받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런 미술관. 진심으로

찾아보고싶다. 정말 있었으면 좋겠다.

장르 상관없이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이 소설은 누구에게든지 권하고 싶다.

나에게 랑데부는 이소설책입니다^^

-밑줄 긋기-

어떤길은 쉽게 잊히는듯 싶었고 또 어떤 길은 오르기 힘든 현재가 되는 것도 같았다. 호수에게는 언제나 바로 앞에 주어진 길이 가장 힘든 오르막이었다. 그렇다고 도로 내려가거나 며무를 수만은 없는 길이었다. 그렇게 굽이굽이를 반복해 걸어 나가는 게 삶의 형태가 아닌가 싶었고 언젠가 자신도 김춘호 씨와 비슷한 뒷모습으로 어쩌면 길 위에 서 있게 될 것을 상상했다. 계절과 오르막처럼 모든 게 반복되며 살아나 간다는 생각에 이르자 호수는 김춘호 씨를 응원해주고 싶어 졌다. 55쪽

"그나저나 망설임이 있다는 건 젊다는 애기예요". 할머니가 손을 뻗어 소진의 손목을 가벼이 잡았다. "시간이 아직 많다는 얘기도 되고요. 꼭 목적지를 정해놓고 향하지 않아도 둘러 둘러 갈 수 있잖아요" 자신을 바라보는 할머니의 눈 속에는 소진이 딱히 집어내기 힘든 뭔가가 있어 보였다 "그러니 뭐든 해봐요. 이런 때야말로. 알겠죠?" 159쪽

화면이 종료되고, 컴컴했던 공간에 전등이 켜지며 다시 환해졌다. 눈가에 어린 눈물 때문에 보이는 게 다 흐릿했다. 호수는 그사이 상상했다. 우주선이 되어 우주 이곳저곳을 헤매다가 또 다른 우주선을 만나는 상상이었다. 반파된 우주선을 만나 수리를 해주고, 우주선을 잃은 사람을 싣고, 또 어쩌다 길을 잃고 헤매다 누군가의 우주선에 안착하게 되는 일 같은 것을. 지금껏 미술관에서 겪은 일들이 그런 것 같았다. 어디로 향해야 할지 모르고 살았던 호수였다. 하지만 이제는 알 것 같았다. 293~2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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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공지영)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개정판)
공지영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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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후에 오는 것들 이야기 둘-

그 여자의 아픈 마음

그리고 그 여자의 사랑법

.

.

일본 유학길에 오른 그녀의 눈앞에 나타난 그 남자.

첫눈에 반할 수도 있다는 것 알게 된 그날부터

그녀는 그 남자 생각뿐이다.

일본 남자는 절대 안 되는 그녀의 집이지만

그녀는 뭔가에 끌리듯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 남자만 바라본다.

그래서일까.

그녀에게 가장 무서운 것은 외로움이었다.

부족함 없이 살고 있는 그녀와 가난한 그 남자의 일상은

모든 것이 다르다. 그럼에도 사랑 하나로 모든 것을 뛰어넘어본다.

서로가 서로를 지치게 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나하나 표현하고 아낌없이 내어주는 그녀는

표현하지 않고 말하지 않는 그 남자가 서운하다.

늘 혼자 두고 바쁘게 살아가는 그 남자가 아프게 다가온다.

앞모습을 보고 싶지만 어느 순간 뒷모습만 보여주는 그 남자가

한없이 미워진다.

그렇게 서로를 아프게 한다.

.

.

그 여자의 사랑은 섬세하고 애틋하다.

그 애틋함이 너무 강해져서 모든 것을 포기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사랑은 존재한다.

로맨스 소설을 즐겨읽는 이들이라면 이 소설을 놓치지 마시길..

이미 읽어봤다면 다시 한번 꺼내어 읽어보길 추천한다.

예전과 다른 또 다른 설렘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

.

책을 읽는 동안 일본 작가님과 한국 작가님의 콜라보라는 점에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어쩌면 지난 아픈 역사를

용서를 빌고 용서를 하며 깔끔하게 청산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이 소설에 담겨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

.

-밑줄 긋기-

"왜 그렇게 기를 쓰고 뛰는 거지?"

나는 록이의 질문을 뒤로하고 집 밖으로 나왔다

"칠 년 동안 한 번도 그 친구를 잊은 적이 없습니다"

내가 통역해야만 했던 그의 말이 록이의 질문과 엉겨들었다.

65쪽

말할 시간은 많을 거야 그러다 보면 그 말을 하는 동안 네가 말하는 그 감정이라는 것도

변해가. 네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도 잊어버리고 네가 왜 그 말을 하려고 했는지고

모르게 되고 감정은 변하는 거니까 그건 고마운 거야 변하니까 우린 사는 거야

107쪽

나는 앞으로 뛰어나갔다. 그런데 그때 처음으로 이 호수가 둥글다는

생각이 들었다 둥그니까 이렇게 앞으로 뛰어가면 다시 그가 서 있을 것이다

나는 앞으로 나간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그것은 결국 그에게서 멀어지면서

그에게 가까워지는 것이었다. 136쪽

하지만 그가 알까. 우리라는 그 말의 의미를? 우리 집, 우립 가족, 우리 아이들

그리고 우리 남편, 우리 아내의 우리라는 말은 이미 네 속에 내가 들어있고

내 속에 네가 들어있다는 뜻임을. 관계를 맺으면 나조차 네가 되고자 하는

한국인들의 마음을 그리고 그것이 그를 향한 내 마음이었다는 것을.

처음부터 속수무책으로 그랬다는 것을. 1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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