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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의 쓸모 - 가정 폭력 트라우마를 넘어 회복과 치유의 여정으로
유수경 지음 / 책과이음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가정 폭력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친 30년 회복으로의 먼 길...
하지만 반드시 다다른 평안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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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기를 바랐다. 아니 소설이어야만 했다.
책을 읽는 나조차도 그 아픔과 분노를 참지 못해
몇 번이나 숨 고르기를 하고 눈물을 닦아냈다.
그리고 무섭고 외로웠던 어린 수경을 안아줘야만 했다
그리고 어른 수경의 분노를 이해하며 함께 분노해야 했다
하지만 결국엔 나도 또 다른 가해자임을 깨닫고
수경의 어머니에게 잘못을 빌어야 했다.
폭력에 시달리며 버티는 엄마들을 우리는 쉽게 얘기한다.
미련하다고... 왜 참고 있냐고... 왜 벗어나지 못하느냐고
왜 그 안에서 자식들과 자신을 방치하냐고 말이다.
도망가라고. 헤어지라고
우리는 쉽게 얘기한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그들의 본능을 우리는 알지 못했다.
이 에세이를 읽기 전까지만 해도 나는 알지 못했다.
수경조차도 알지 못했던 엄마의 그 미련함..
하지만
그것은 미련함이 아닌 자신과 자식을 살리고자 했던
엄마의 포기하지 않는 희생임을 알게 되고
오열했다...
살고자 하는 본능이 살리고자 하는 본능이 그 지옥 같은 곳을
벗어나지 못하고 버티게 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눈앞이 깜깜해져오고 죄송함이 밀려왔다.
가정 폭력 살해는 함께 살고 있을 때가 아닌 헤어졌을 때
발생하는 확률이 70% 이상이라고 한다.
폭력을 피해 어린 수경을 데리고 이웃집으로 도망갔을 때
그는 칼을 들고 이웃집을 방문했다고 한다.
그렇게 동네방네 칼을 들고 자신의 아내와 아이를 찾고 다녔다.
그 후로 엄마는 절대 밖으로, 다른 이웃의 집으로 도망가지 않았다.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폭력을 그 작은 몸으로 다 받아냈다.
살고자 하는 본능이 그리고 살리고자 하는 본능이
자신의 몸을 내어놓아 지키게 한 것이다.
그리고 오롯이 지켜냈다. 사랑하는 아이를 말이다.
아픈 수경을 하늘은 그냥 내버리지 않았다.
태권도 사범님을 통해 그리고 같은 아픔을 겪었던 대학 동기들을 통해
그리고 오직 수경 바라기인 사랑 넘치는 남편을 통해
훌륭한 정신과 상담의사와 한방 의사를 통해
수경의 삶은 회복의 길을 걷게 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아이를 통해 삶이 다시 시작된다.
이 에세이를 써 내려가며 다시 울부짖었던 작가님
그리고 온전히 회복해가는 작가님과 작가님의 어머니.
이제는 이 상처가 많은 아픈 이들에게 위로의 반창고가 되어
아주 쓸모 있게 쓰임 받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가정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많은 이들이 잘 이겨냈으면 한다.
반드시 평안의 삶이, 행복의 삶이 있다는 것을 꿈꾸며 나아갔으면 한다.
누군가 들어주고 안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고 찾기를 바란다.
그 일에 이 에세이가 아름답게 쓰이기를 바라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