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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젠다, 시간이 빨라지는 주문 ㅣ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이동현 지음 / 우리학교 / 2025년 9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아빠에게 버려지듯 할머니 집에 맡겨진 운이.
하지만 운이는 할머니와 삼촌 그리고 고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다
그 점쟁이의 무서운 저주의 말을 듣기 전까지는 말이다.
매 순간 주문이 필요했던 운이의 삶은
과연 그토록 짧기만 한 걸까?
..
..
..
어디에나 있을 너무도 평범한 남 학생 운이.
공부도 중간 외모도 중간 뭐하나 뚜렷하게 잘하는 것도 없는
정말 너무도 평범한 지나가는 학생 3 정도의 운이.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세상에 평범한 사람은 없다는 것을.
모두가 자신의 삶에서는 주인공이기 때문에.
극장에서 우연히 만난 점쟁이의 말 한마디로 인해
매 순간 살얼음판을 걷듯 살아야 했던 너무도 평범한 소년 운이.
18살을 넘기지 못한다는 말은 할머니에게 충격이었고
그 일후로 사고를 당한 운이는 점쟁이의 그 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지루하기만 한 학창 시절.
그저 하루하루 별일 없이 지나가길 바라는 마음에
잘 나간다는 친구들 무리에 끼어 그저 그들의 뒤를 조용히
따라만 다녀야 했던 운이.
그런 운이에게는 항상 밝게 빛나는 것 같은 절친인 동수가 있다.
꿈이 있고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고 잘생겼고
말 그대로 딱 주인공 같은 남자다.
하지만 소설 속 주인공은 잘난 것 하나 없어 보이는 운이다.
그리고 운이를 통해 우리 자신을 본다. 다시 말해서
바로 내가 그리고 당신이 주인공이다.
매 순간 주문이 필요했던 운이.
시간이 빨리 가기를 시간이 더디 가기를
아프지 않기를 사랑에 빠지기를
마음이 진정되기를 시간이 멈추기를
그리고 키가 자라기를 몸이 가벼워지기를
무엇보다 잊고 싶은 기억이 잊히기를
그렇게 운이는 수많은 상황들에 주문을 만든다.
그리고 매 순간 주문을 외운다.
그렇게 하면 모든 것이 잘 풀리기라도 할 듯이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리고 운이는 알고 있다.
주문만으로 살아지는 삶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결국은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자신을 바로 바라볼 때
운이는 자유로워진다. 한 뼘 자라있다
변하지 않고 자라지 않을 것 같은 친구들도 어느새
조금씩 자라있다. 반항이 삶의 목표인 녀석까지도 말이다.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가만히 기울이고 있으면
너무도 유치하지만 너무도 순수하고 재미있다.
그 나이 때 각자 고민하는 것들도 어쩜 그리 순수한지..
나는 과연 어떤 주문을 외우며 살아왔는지 돌아보기도 했다.
학생 때는 어른이 되고 싶어서 나도 젠젠다를 외쳤을 것이다.
어른이 돼서는 너무 빨리 가버리는 시간 때문에 나이를 먹고 싶지 않아
단단디를 외치며 살았을 것이다.
아이들의 이야기 속에서 나를 보게 되고 웃음이 나서
한참을 웃었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내 마음을 어루만져 줘서
너무 고마웠다. 청소년 소설은 어른인 우리의 과거 속 모습들이기에
더 공감이 되고 더 재미가 있다.
지금 생각하면 참 유치한 것들이 그때는 그렇게나 진지할 수가 없다.
지나가는 학생 3 정도의 평범한 운이의 인생은 우리 모두의 삶이기에
누구에게든지 공감과 위로 그리고 힘이 될 거라 생각한다.
운이의 특별한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이 청소년 소설을 놓치지 마시길..
그리고 살면서 한 번쯤은 나만의 주문을 외치며 무언가 이루어지길
바라본 사람이라면 이 소설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당신은 과거 속으로 여행을 떠나 개 될 것이다.
-밑줄 긋기-
"그런데 주문의 힘을 믿어도 될까요?"
"믿고 안 믿고는 네가 정하는 거야 믿기만 한다면 주문이 먹힐 수도 있어"
45쪽
"왜 반항하는 거야?' 운이가 용기 내어 물었다
"그걸 몰라서 물어?" "응"
"다들 하니까" "그렇군" 운이는 고개를 끄덕였다.
88쪽
운이는 자리에 주저앉아 목 놓아 울었다. 주방이 눈물로 가득 찰 것 같았다
때로는 마음껏 울게 해주는 주문도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127쪽
학교를 그만두면 뭘 하지? 그래 뭘 할지 고민이라는 건 뭐든 할 수 있다는 거야
할 수 있어. 만만치 않겠지만 할 수 있을 거야 하다가 잘 안되면 그때 다시
생각하자 숨을 들이쉬고 운이는 주문을 외쳤다 '중추천' 심장이 단단해지는
주문이다 운이가 최근에 만들었다. '중추천 중추천 중추천!'
193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