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암동 랑데부 미술관
채기성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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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 준비만 6년차인 호수.

매번 쓴물을 마셔야만 했던 호수에게

기회가 오는듯 싶었지만 또다시 떨어지고

말았다. 그런데 떨어진 곳에서 다른 일을

해볼 생각이 없는지 연락이 온다.

그 제단에서 운영하는 미술관에서 직원이

필요헜던 모양이다. 이것저것 가릴상황이

아닌 호수는 흥쾌히 오케이하고 미술관으로

출근을한다. 하지만...오늘만 버텨야할거같다.

내일은..내일은...호수에게 없는것일까?

.

.

.

일단 결론부터 말하고 싶다.

이런류의 힐링은 적어도 내가 읽은 책들중에서는

없었다. 어떻게 이런 사랑스러운 생각으로

이런 위로를 건네줄 생각을 했을지 작가님의

생각이 머리속이 계속 궁금했었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작가의 말에서

작가님만의 쉼을 알수있었다. 스스로에게

건네고 싶었던 이야기. 나에게 말해주고

싶었던 위로들...그렇게 쓰여진 이 소설은

그저 경이로울만큼 섬세하고 아름답다.

한 사람의 이야기로 꾸며진, 오직 하나의

작품만 전시하는 공간. 랑데부 미술관.

사연을 접수하고 사연자의 상황과 현실에 맞게

그림이나 영상 또는 음식으로 뭐든지

사연자가 다시 일어날 용기를 건네주는

미술관. 그곳의 직원들. 그리고 정체를

알 수없는 미술관 작가님. 그 안에서 호수는

진짜 사람사는 세상을 살아간다.

아나운서가 되길 원했지만 미술관 직원이라니..

그 자괴감과 우울함이 하루만 버티자는 생각에

머무르지만 호수가 그곳에 가게된 이유는

분명히 있기에 몇일 더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나아가게 되고 결국은 그곳을 거쳐가는

많은 사람들의 사연과 그 위로속에서 자신이

한뼘 더 성장하고 있음을 알게된다.

그리고 책을 읽는 나도 위로를 받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런 미술관. 진심으로

찾아보고싶다. 정말 있었으면 좋겠다.

장르 상관없이 책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이 소설은 누구에게든지 권하고 싶다.

나에게 랑데부는 이소설책입니다^^

-밑줄 긋기-

어떤길은 쉽게 잊히는듯 싶었고 또 어떤 길은 오르기 힘든 현재가 되는 것도 같았다. 호수에게는 언제나 바로 앞에 주어진 길이 가장 힘든 오르막이었다. 그렇다고 도로 내려가거나 며무를 수만은 없는 길이었다. 그렇게 굽이굽이를 반복해 걸어 나가는 게 삶의 형태가 아닌가 싶었고 언젠가 자신도 김춘호 씨와 비슷한 뒷모습으로 어쩌면 길 위에 서 있게 될 것을 상상했다. 계절과 오르막처럼 모든 게 반복되며 살아나 간다는 생각에 이르자 호수는 김춘호 씨를 응원해주고 싶어 졌다. 55쪽

"그나저나 망설임이 있다는 건 젊다는 애기예요". 할머니가 손을 뻗어 소진의 손목을 가벼이 잡았다. "시간이 아직 많다는 얘기도 되고요. 꼭 목적지를 정해놓고 향하지 않아도 둘러 둘러 갈 수 있잖아요" 자신을 바라보는 할머니의 눈 속에는 소진이 딱히 집어내기 힘든 뭔가가 있어 보였다 "그러니 뭐든 해봐요. 이런 때야말로. 알겠죠?" 159쪽

화면이 종료되고, 컴컴했던 공간에 전등이 켜지며 다시 환해졌다. 눈가에 어린 눈물 때문에 보이는 게 다 흐릿했다. 호수는 그사이 상상했다. 우주선이 되어 우주 이곳저곳을 헤매다가 또 다른 우주선을 만나는 상상이었다. 반파된 우주선을 만나 수리를 해주고, 우주선을 잃은 사람을 싣고, 또 어쩌다 길을 잃고 헤매다 누군가의 우주선에 안착하게 되는 일 같은 것을. 지금껏 미술관에서 겪은 일들이 그런 것 같았다. 어디로 향해야 할지 모르고 살았던 호수였다. 하지만 이제는 알 것 같았다. 293~2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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