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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사업을 모른다는 헛소리가 지겨워서
래건 모야-존스 지음, 허진 옮김 / 코쿤북스 / 2020년 8월
평점 :
나에게 야망이란 언젠가 이룰 수 있을 '꿈' 같은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다년간의 사회생활이 사업에 대한 야망을 키워줬다. 힘들고 지쳐서 라기보다, 여자들끼리 하면 훨씬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업은 다른 은하계 만큼이나 멀게 느껴졌다. 우선, 사업을 시작할만한 자금이 없었고, 발전해 나갈만한 아이디어가 없었다.
내가 최근에 시작하게 된 팟캐스트와 유튜브도 나 혼자 였다면 '절대로' 시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심지어 술집이나 회의 중에도 아닌, 모임원들끼리 카페에서 대화를 나누다가 시작하게 됐다. 그 자리는 모임원의 절반밖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는 이 아이디어를 즉각 단톡방에 공유했다.
나는 사실 한, 두명 정도는 꺼려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걱정했다. 그런데, 그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래서 우리는 어느 여름날, 에어컨 바람과 바닷바람이 적당히 섞여드는 한 카페에서 팟캐스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넌 할 수 없어'라는 말만 들어야 했던 여자들을 위해 이 책을 쓴다."
누구든지 자신을 깎아내리거나, 비하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당장에 반발심이 들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지속적으로, 수십 년에 걸쳐 들어왔다면? 당장 귀로 내리꽂히는 깨진 유리 같이 날카로운 말들을 받아칠 수 있을까? "여성이 회사에서 직면했던 체계적인 성차별을 영속화해서는 안된다."(18쪽) 하지만 기업계에 만연한 성차별은 여성들의 기를 꺾기 바빴다. 그런 혹독한 관계 속에서 자신을 지켜내기란 힘들 것이다.
여기, 자신을 질책하던 상사의 말에 "미소를 참기 위해 입술을 깨물어야"(11쪽) 했던 여성 사업가가 있다. (언젠가는 사업가 뿐만 아니라 모든 직종, 직책을 나누는 단어의 앞에 '여성'이라는 말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그녀는 직장에 다니던 도중, 친구 집 아기방 바닥에서 벼락처럼 내리치는 자신의 사업 아이디어를 마주했다.
그녀는 이미 이코노미스트 그룹 정규직이라는 번듯한 직장이 있었고, 엄마라는 새로운 역할을 맡게 된 지도 오래되지 않았다. "당신이 시작하려는 사업이 적합한지 묻지 말고, 당신의 아이디어에 성장 가능성과 확장성이 있는지, 더 넓힐 수 있는 고객층이 존재하는지, 당신의 아이디어가 이미 존재하는 수요를 충족하거나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하는지 묻자."(37쪽) 당신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생각해야 할 것은 단지 그것이다.
그녀는 MBA를 다니다 중퇴했고, 사업에 대한 경험도 전무했으며, 직장인에, 두 아이의 엄마였으며, 자본금도 넉넉하지 않았다. 그녀는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이었고 심하게 방황하기도 했으며 문제아에 가까웠지만 언젠가 존재할지 모를 '내' 회사를 꿈꿨다. "무의미한 위계와 말도 안 되는 관료주의를 창밖으로 내던지면 얼마나 즐거울까."(14쪽) 라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경험한 기업 문화에서는 특히 여성의 감정과 강한 의견을 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는 그 반대를 원했다. 여성은 너무 감정적이라서 사업체를 운영할 수 없다는 잘못된 생각의 반증을, 감정적이라도 회사를 성공적으로 운영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169쪽)
그녀는 사업하는 여성들에 대한 인식 자체를 부숴버렸다. 회사를 키워나가는 데 있어서 계획적인 성장 전략을 잊지 않았다. "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다가오는 모든 기회를 잡아서는 안 된다. 특히 사업을 위험하게 만들지도 모르는 기회라면 더욱 그렇다."(191쪽) 건전하고 꾸준한 성장을 유지하려고 애쓴 그녀의 전략이 회사를 지키면서 꾸준히 자라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그렇게 시작한 그녀의 사업은 누구나 꿈꾸듯, 부와 명예를 가져다 주지만은 않았다. 함께 창업했던 클로디아와의 관계는 완전히 끊어졌고, 몇 번이나 이혼의 고비를 넘겨야 했다. 게다가 너무나 지친 나머지 최악의 선택을 하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는 쓰러진 채로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녀가 말하는 '몇가지 겸손한 제안'은, 그녀 자신이 직접 일구어 낸 삶에서 얻은 교훈인 만큼 무척 생생하고 마음에 와 닿는 것들이었다.
누군가 나에게 이 책의 가치에 대해 물어본다면, 주저 없이 나에게 실천할 수 있을 용기를 준 책이라고 하고 싶다. 누가 알겠는가? 다음번에는 나의 이야기가 책으로 나올 수도 있다.
"나는 딸들이 어떤 꿈을 가지고 있든 그것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것을 각자가 가지고 있음을, 도약할 용기만 있으면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