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들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91
미나토 가나에 지음, 심정명 옮김 / 비채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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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 행복할까?


나라는 사람의 행복의 조각을 찾아보면,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 것을 먹을 때, 기대하지 않고 들어간 음식점이 입맛에 딱일때, 바빠서 잘 챙겨먹지 못하다가 누군가 술자리에 불러줄 때, 주말에 끓인 된장찌개가 너무 맛있을 때.


대부분 먹는 것과 관련이 있다. 나는 먹을 때 행복한 사람이라는 느낌이다.


사실, 사람은 먹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의식주는 인간의 삶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해결되야 할 것이고, 그 중에서도 '식'은 우리를 행복하게도 하지만, 때로는 스트레스를 주기도 한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고, 좋아하는 게 있으면 잘 못하는 게 있습니다. 이렇게 자신이라는 조각이 만들어집니다.


이 책은 한 사람이 여섯 명의 사람들을 만나 어떤 사건의 조각을 맞추는 이야기이다. 만나서 이야기 하는 장면이 시작이기 때문에, 듣는 사람의 정체를 상상하면서 읽게 된다. 장면마다 나오는 사람들의 이야기에서 힌트를 얻어 끼워맞출 수 있다.


주인공이나 관찰자가 화자가 아닌 시선이 어색하기도 했는데, 읽어나가면서 조금씩 이해가 됐다. 그 시선점은 타인이 나를 보는 시점과 같았다. 


우리는 모두 다양한 가면을 쓰고 살아간다. 그것이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 이 사람을 만나면 이런 말을 하고, 저 사람을 만나면 저런 행동을 한다. 사람마다 보는 면이 다 다르다는 뜻이다. '조각들'은 타인이 나를 보는 여러가지 면들을 말하기도 하는 것 같다.






도넛은 간식일 뿐만 아니라 마법의 도구이기도 하거든. 자기가 보고 싶은 풍경을 떠올리면서 구멍 건너편을 보는 거야. 그러고 나서 그 도넛을 먹으면 구멍 너머로 그린 풍경이 현실이 돼. 



한적한 시골 동네에서 자살 사건이 일어난다. 자살을 한 사람은 한 명인데, 사람들의 입에서는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튀어나온다. 닭뼈다귀 같던 시호는 중년이 되면서 날씬해지고 싶다고 찾아오고, 아이돌인 아미는 코를 세우고 싶어서, 호리구치 부자와 도키코 선생님의 이야기 또한 각자의 입에서, 자신의 버전으로 각색된다. 그들 중 누구에게 자살의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사회적인 시선으로 바라봤을 뿐인 그들을 살인자로 부를 수 있을까?


처음 만난 사람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데는 3초면 충분하다고 한다. 그럼 그 3초 동안 무엇을 바탕으로 파악하는 걸까? 눈이 있다면 누구나 볼 수 있는 외모일 것이다. 외모로 남을 평가하는 것은 나쁘다고 하지만, 여전히 어떤 사람들에게는 무기가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강박이 된다. 심지어 죽어서도 외모에 대한 이야기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도넛에 날카로운 유리조각이 찔린 표지그림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도넛의 의미는 뭔지, 왜 유리조각이 도넛을 찌르고 있는지는 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다. 


아름다워지면 행복해질까요?


글쎄. 나는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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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로 살고 있습니다 - 롱런하는 마케터의 비밀
강혁진 지음 / 더퀘스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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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마케터 입니다. 그리고 '좋은 마케터'가 되고 싶은 사람입니다.







이 책은 마케터로 살아남고자 하는, 마케터라는 자신의 직업을 좋아하는 사람의 책이다. 자신의 마케터로서 경험으로 시작해, 마케터에 대한 질문, 마케터는 어떤 관점을 가져야 할지, 그리고 마케터로서 자신이 만든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






머리속에서 잭팟이 터진 것처럼 번쩍이는 아이디어를 만드는 것은 별다른 게 아니다. 경험을 통해 알고 있던 기존의 아이디어들이 합쳐져 새롭고 기발한 생각이 되기도 한다.







어떤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어떻게와 왜를 고민하는 연습이 필요하고, 그 물음들이 우리를 더 나은 곳으로 이끌어 줄 겁니다.


질문은 중요하다. 특히, 해야 할 일을 앞두고 바로 시작하기보다는, 바른 방향으로 일을 처리하기 위해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은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 비용


일은 항상 어떤 결과를 추구한다. 내가 사장이 아닌 이상 항상 보고해야 할 윗선은 존재하고, 그들은 내가 하는 일이 회사에 어떤 이득이 될지를 궁금해 한다. 제대로 된 질문을 통해 구체적인 방향을 정의할 수 있다.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은 대부분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일의 시작이 되는 물음들이 상당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마케터로서 저자가 가졌던 관점은 세 가지였다. 내가 처한 상황을 360도로 관찰하고, 일의 순서를 정하는 시나리오를 써보고, 드론을 띄워 시선을 위 아래로 옮겨보는 것. 다양한 관점과 태도는 한가지 상황에서도 여러가지 경험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저자가 만든 <월간서른>은 생각했던 모임을 행동으로 실천했을 때 처음 이루어졌다. 그 후, 적당한 이름을 붙이기 위해 이름을 고민하던 중, 지하철 역을 걸어가는 10분 동안 뇌 속에서 이런저런 조합을 통해 튀어나온 이름이었다. 


그리고 참가자들과 소통하며, 어떻게 하면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이 보이는 부분이기도 했다. 나와 비슷한 나이를 타겟삼아, 30대들에 관한 이야기를 한 것이 무척 공감됐는데, 지방에 사는 나로서는 가볼 수 없는 현실이 아쉬웠다. 


*


마케팅을 한다는 것은, 팔고자 하는 제품의 셀링 포인트를 잡아서 고객의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이어주는 역할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역시 세상에 쉬운 일은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케팅은 가치 교환의 과정이라고 한다. 마케터가 만든 가치를 고객이 가지고 있는 가치와 교환하는 것이다. 이제는 자기 자신을 어필 해야하는 시대라고 한다. SNS나 유튜브의 발달이 1인 미디어 시대를 만들었다. 


내가 고객이 되어보면서 나를 분석하는 질문부터 해보는 것은 어떨까? A(아) E(이)제부터는 나도 마케터가 되어, 나의 셀링포인트를 찾아보는 연습부터 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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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 피플 - 복수하는 사람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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꽉 막힌 도로 위에서 앞차의 후면 스티커를 보면, 어쩐지 상상력이 발휘되고는 한다.






'아이가 타고있어요'

'양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운전을 카트라이더로 배웠어요'


다양한 스티커들이 마치 이야기를 거는 것 같기도 하다.






세상에 수 많은 아이러니들을 일일이 세어볼 수는 없다. 어떤 아이러니는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는다. 게이브는 두번다시 겪고 싶지 않을 아이러니를 겪게 되었다.


우리는 종종, 특별한 사건은 그럴만한 사람에게만 일어난다는 착각을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어떤 '사건'을 겪고, 그 것들은 일상을 찢어놓고 헤집는다. 


*


게이브가 조금만 빨리 갔더라면, 그날 따라 도로가 밀리지 않았더라면, 그 차를 뒤쫒지 않았더라면.


수많은 IF들은 이미 지나버린 사건을 바꿀 수 없었다. 그날 이후 3년 동안 게이브는 차에서 지내며 미친 사람처럼 취급되었으니까. 그에게 어떤 실마리가 잡히기 전까지는 말이다.


게이브는 평범한 가장이었다. 아내를 사랑하고 그의 우주인 딸 이지를 잃기 전까지는. 살해당한 아내와 딸의 시신을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못한 채 땅에 묻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이상한 확신이 있었다. 그의 딸이 어딘가에 살아 있을지 모른다고.


장인 어른인 해리와의 관계는 나쁘지 않았다. 그에게 부검한 시신을 찍은 사진을 건네받고 비통한 슬픔으로 심장이 갈가리 찢기는 듯 했지만, 게이브는 그 사진에서 딸이 살아있다는 실마리를 알게 된다.




*


디아더피플, 이라는 제목은 타인을 뜻하기도 하지만 이 책에서는 나의 복수를 대신 실현 시켜주는 단체의 이름으로 쓰였다. 실제의 뜻과 책 속의 단체가 어쩐지 매칭되는 느낌이어서 작가의 작명센스가 돋보이는 이름이었다고 생각한다.


추리소설이나 이런 장르소설을 읽을 때마다, 연관없어 보이는 사건들이 하나의 실에 구슬처럼 꿰어지는 것이 가장 재미있는 지점 같다. 모래알 처럼 산산히 흩어져 있는 조각들이 억지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이 책은 그런 흐름이 자연스럽고, 흡입력 있는 문장들이 나를 끌어당기는 것 같았다. 


실제로 이렇게 복수를 해주는 단체가 존재할 수도 있다. 우스갯소리로 동남아시아나 하와이에는 비싼 돈을 들이지 않고 살인 청부를 받아주기도 한다는 떠돌이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 


나의 복수를 위한 타인의 희생은 정당할까? 복수는 복수를 낳고, 증오는 부피를 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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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경제학 - 강성진 교수의 고쳐 쓰는 경제원론
강성진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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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하게 살아있는 경제속에서 한국 시장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을까?


한국은 전통적으로 국가의 시장에 대한 개입을 통해 경제 성장을 달성한 국가이다. 자본주의는 많은 도전을 받는다. 한국 시장은 세계적인 경쟁 속에서 지속가능한 경제발전을 달성해야 한다. 






코로나 이후, 심각한 타격을 입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각국 정부에서는 다양한 지원 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고개를 들어 미국만 바라봐도 엄청난 양의 재정정책 및 통화정책을 쓰고 있고, 우리나라도 재난지원금 및 여러가지 지원을 하고 있다. 


*





경제학은 

희소한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에 대해 고민하는 학문이다.


*


이 책은 두 파트로 나뉘어, 한국의 자본주의가 가야할 길과 자본주의의 구체적 문제들에 대한 오해와 팩트를 짚어본다.






코로나19를 통해, 전세계적인 재난은 공동협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특히, 경제적 영향이 커서 경제성장 전망치가 악화되고 있다. 한국은 정부주도의 방역에 성공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의도한 만큼 경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하기도 했다.


보편적 소득지원보다는 상황이 급격히 어려워진 영세사업자, 실직자 등에게 더 많은 소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한다.






지금은 자본주의 4.0 시대이다.


저자는 계속해서 혁신의 주체를 민간으로 잡아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갈수록 심해지는 저출산, 고령화 현상과 4차 산업혁명이 기다리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여태까지의 방식들이 잘 먹히지 않는다면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한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정부주도형에서 민간주도형으로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가 있다.

경제 현상을 이분법적 시각이 아닌, 다차원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사후적 규제를 통해 다양한 스타트업을 장려해야 한다.

서비스 산업을 융합한 산업 정책이 필요하다.

기존 산업 정책 차원에서 지원하던 자금을 사회복지정책 자금으로 빈곤층 지원이 필요하다.


*


양극화는 심각해지고 있는가?


나는 복지국가에 대한 관심이 많다. 앞으로 양극화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회 복지 분야에서는 사회복지 정책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모든 국민들은 정부로부터 큰 복지혜택을 받기를 바란다. 높은 혜택은 곧, 많은 세금을 납부하겠다는 공공의 합의가 필요하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기본소득제도가 논의되고 있다. 저자는 빈곤층이 감소하고 중산층 형성을 위해 선택적 복지정책을 이야기 한다.


물론,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지원도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의 의식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한, 복지 국가로 나아가는 것은 멀고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임금인상과 최저임금,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의 자영업자, 낙수효과와 분수효과에 대한 오해와 팩트를 짚어본뒤, 포퓰리즘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포퓰리즘은

일반적으로 소수의 기득권 혹은 엘리트 집단의 의견에 반하여 대중이 원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것

을 의미한다.


정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부채로 조달해야 한다. 문제는 이 부채가 미래 세대가 갚아나가야 할 빚이 된다는 점이다. 저출산, 고령화의 사회가 된 우리나라에서 과연 이런 지출이 가능한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전세계적인 코로나 확산 때문에, 대부분의 나라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복지 국가로 손꼽히는 유럽의 민낯을 보고, 제3세계의 한계를 확인했다. 우리나라도 피해갈 수 없었다. 4차 산업혁명 앞에서 우리나라의 발전에 대해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기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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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과 국가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다나카 가쓰히코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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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애란 작가님의 <바깥은 여름>이라는 작품에는, 언어의 동물원에 갇힌 사람들 이야기가 나온다. 보존을 위한답시고, 그 언어의 마지막 사용자를 한 곳에 모아놓은 이야기다. 내게는 마치, 언어의 죽음을 전시하는 행위처럼 느껴졌다.


'말을 할 줄 아는 것이 인간' 이라고 한다.


세상에는 몇 개의 언어가 있을까?






나는 막연하게, 나라가 있는 수만큼 언어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


어떤 경우에 특정한 말이 '하나의 말'이라고 판단하여 계산에 넣을 수 있는지, 다시 말해 말이라는 단위가 과연 어떤 기존으로 나뉠 수 있는지에 존재한다.


사람이라면 자신이 태어난 국가나 민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태어나기 전 자신의 어머니를 고를 수 없듯이, 이 세상에 태어난 아이들에게 말을 선택할 권리는 주어지지 않는다.






문법의 오류 따위는 문법이 발명되기 이전에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F.마우트너


문법이 없었다면, 글을 쓰면서 이렇게 골머리를 앓지 않았을텐데.


하지만, 문법의 기원은 무엇보다 올바른 말을 전하기 위한 도구였다. 모어가 아닌 언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그리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말을,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한 해에도 얼마나 많은 신조어들이 생겨났다 사라지는 걸 보는가? 바다에서 정처없이 떠도는 배를 고정시킬 수 있는 장치가 닻이다. 문법은 마치 말의 닻 같은 존재라고 느껴졌다.






보통 국가적으로 사용하는 언어 외에 말을 모어로 하는 민족 그룹이 국내에 존재할 경우, 근대 국가는 그 국가의 언어 지위 뿐만 아니라 비국가어의 지위도 법률에 의해 규정해 놓는다. 프랑스어의 경우, 프랑스어 이외의 언어에 의한 작명을 금지한다. 


이 때문에, 투명인간이 되어버린 사례도 나오게 되었다. 프랑스 국민이지만 프랑스어를 쓰지 않는 브르타뉴인이 브르타뉴어 이름을 아이에게 붙이자, 출생신고를 거부당한 것이다. 그 아이는 결국 청년이 되었는데, 그 뒤의 일은 알 수 없었다고 하니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버지가 처음 거부당했을 때 프랑스어로 이름을 지었다면, 아이는 평범하게 자랄 수 있었을 것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 법을 따라야 하듯이, 프랑스어를 쓰지 않더라도 프랑스에 사는 사람이라면 프랑스어로 된 이름을 지어주면 안 되었을까?


언어에도 지위가 있다는 것이 놀라웠지만, 그에 따라 차별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씁쓸했다.






언어가 유기체처럼 살아있다는 말은 변화하는 흐름 속에 있을 때 알 수 있다. 그 변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조금씩 변했을지, 어떤 계기에 의해 한번에 일어났을까. 이런 현상에 생물주의적 순혈주의를 가지고 들어올 때 생기는 것이 인종주의다.


순수 대 잡종이라는 말은 과학시간에 멘델의 잡종 실험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부여해서 편견투성이의 가치관을 만들어낸다.


이디시어나 피진어, 크리올어를 통해 그런 편견과 직접 싸워낸 언어들을 통해 차별과 싸워나가는 언어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


*


언어라는 것은 그런 것이다. 어머니에게서 세어나와 나에게 스며드는 것. 듣고 배운 것이 그것 뿐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고등동물인 이상, 인간에게는 언어가 필요하다. 그것이 꼭 말의 형태가 아니더라도, 그림이나 조각, 유물 등으로 우리는 언어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언어에 차이를 두고, 차별을 만드는 것도 인간이다. 새로운 말을 만난다는 것은 세로운 세상을 만난다는 것과 같은데 내가 알아듣지 못하고 나보다 열등하다고 규정지어서 차별에 가둬버린다는 것은 인간은 참 잔인한 존재임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했다.


국가와 언어는 떨어져서 생각할 수 없다. 그 사람이 쓰는 언어에서 그 사람을 알 수 있듯이, 언어를 통해 국가도 알 수 있다. 진정으로 소통하고 문화와 사회에 쓰이는 말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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