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업 Science Up : 지구온난화 아이세움 만화 백과 7
김우정 그림, 달콤팩토리 글, 허창회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지구온난화'

최근 몇 년 간 아마도 가장 많이 들은 말을 꼽으라고 했을 때 랭킹 1, 2위에 들지 않을까 싶다.
그만큼 너무도 친숙하면서도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말인데....
정작 '지구온난화'에 대한 심각성은 깊이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저 이상 기후를 일으키고, 북극의 빙하를 녹게 하여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남태평양의 섬들이 침수되고 있다는 정도.
이상 기후로 폭설이 내리거나 폭우, 폭염이 몰아 칠 때면
'이게 다 지구 온난화 때문이야.'
라고 잠시 걱정을 할 뿐 정작 얼마나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지,
얼마나 심각해지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은 높지 않은 것 같다.
 
초등학교 교과서에서도 환경과 지구온난화는 사회, 과학, 국어,,, 
전 교과에서도 걸쳐서 다룰 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도 웬만큼 안다.
그러나 아이들도 그것이 전부이다. 나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며,
그저 외우고 시험봐야 하는 공부의 일부로만 받아 들이고 있는 것이다.
 
SCIENCE UP! 시리즈의 일곱번 째 편 [지구온난화]를 처음 보았을 때 역시 그랬다.
'지구온난화? 이거 다 알고 있는 내용 아닌가?' 하는...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고 읽기 시작하면서는 아는 내용인 줄 알았는데
이 정도로 가속화되고, 심각한 상황인 줄은 몰랐다는 생각에 섬뜩한 생각마저 들었다.
자연 현상의 변화가 이토록 빠르게 변화되고 반응한다는 것은 거의 공포에 가까운 것인데
구체적으로 잘 모르기 때문에 편하게 생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이들도 자신들의 생활과 밀접하다는 것을 느낀다면 어렵고 골치 아픈 공부가 아니라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하는 지식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필요할 때 우리는 좀더 잘 받아들이는데, 이 책의 대부분은 지금 지구온난화가 얼마나
심각해지고 있으며, 그 피해가 어떻게 일어날 지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들을 제시하는데
많은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정말 마음이 급해진다.
이대로 가다간 정말 얼마 지나지 않아 지구 전체가 생물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해가는 것
아닌가 하는 위기감이 마저 든다.
 
 

 
그런 후에는 '지구온난화'가 무엇이고, 심각해진 원인을 분석해준다.
단순히 현상 만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기초적인 배경 설명을 함께 해주기 때문에
초등학생들도 어렵지 않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다.
 
 
지난 200년간 얼마나 지구의 환경이 바뀌었는 지, 그 이유가 바로 산업혁명 이후라는 것,
그것이 지금까지 계속 가속화되고 있음을 여러 가지 자료와 설명으로 이해시키고 있다.
여기까지 오면 수직으로 뻗어 올라가고 있는 가파른 변화 곡선을 보면서 공포를 느끼게 된다.
이대로 가다가는 과학자들이 경고하는 시점보다 좀더 빨리 상상할 수도 없는
재앙이 올 수도 있음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 부분에서는 아직 우리에게는 희망은 있음을 강조한다.
계속 연구되고 있는 신재생 에너지와 지구촌 시민이라면 누구나 다 동참할 수 있는
'지구를 살리기 위한 실천' 방법이 달궈진 지구를 식힐 수 있는 희망이라는 것이다.
큰 변화는 아니지만 조금 불편하더라도 이러한 작은 변화가 모여서
지구를 구할 수 있다면 기꺼이 감수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것이다.
제시된 방법은 거창하거나 어렵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 실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다른 사이언스 업! 시리즈와 달리 과학적인 지식 뿐만 아니라 행동의 변화가
일어날 때 제대로 읽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대로 읽었다고 자신한다면,
지금 당장 내 주변에 이산화탄소를 내뿜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점검해보자!
 
 
또 책의 마지막에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정보를 간접 경험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몸으로 체험하고, 눈으로 확인해볼 수 있는 체험학습 정보와
다녀와서 활동하고 생각을 정리해볼 수 있는 체험노트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좀더 흥미를 느끼고,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활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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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에서 보물찾기 세계 탐험 만화 역사상식 31
스토리 a. 지음, 강경효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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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떠날 수 있다는 가정으로 가보고 싶은 나라를 꼽으라고 한다면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뉴질랜드, 터어키, 미국 등이 쉽게 떠오를 것이다.
그렇지만 눈과 추위가 연상되는 나라 '핀란드'는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솔직히 말하면 그런 외적인 조건 보다는 '핀란드'라는 나라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떠오르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눈덮인 산타의 마을이 있는 나라, 사우나가 발달된 나라, 교육 선진국...
정도가 핀란드에 대해 알고 있는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아이세움의 세계탐험 만화 역사상식 시리즈 31편 [핀란드에서 보물찾기]
읽으면서 정말 깜짝 놀랐다. '핀란드'라는 나라가 가지는 매력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고,
동시에 내가 이렇게 그 나라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었나 하는 생각에 또 놀랐다.
책을 읽어 나갈수록 이렇게 멋진 나라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핀란드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고, 급기야는 KBS의 '걸어서 세계속으로'라는
프로그램 핀란드 편까지 챙겨서 볼 정도가 되었다.
책에서 봤던 내용들을 눈으로 확인하니 '핀란드'라는 나라가 더 가깝게 느껴지면서
아이들과는 언젠가는 꼭 다녀와보자고 약속까지 하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지난 번에 [스웨덴에서 보물찾기]도 읽었는데 그 편도 챙겨봐야 겠다.^^;;
 

 
산타가 사는 눈과 호수의 나라 핀란드로 산타를 만나러 간 토리와 레미는
핀란드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 준 전설 속의 보물 '삼포'를 찾아 나서게 된다.
 
 
먼저 차례와 등장인물이 소개하는 '핀란드의 보물와 여행 팁'을 보면 핀란드에
대한 사전 정보와 특징을 미리 알고 갈 수 있어서 좋다.
그러나 아직 핀란드에 대한 정보가 없을 때는 눈에 잘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으니
책을 다 읽은 후에 꼭 다시 돌아와 읽어보길 바란다.
 
 
TV 방송에서는 나오지 않았지만 책에서는 계속 강조하는 것이 있다.
바로 핀란드의 민족 정신을 담은 서사시 <칼레발라>이다.
토리와 레미가 쫓는 보물도 결국은 이 '민족 정신'과 '정체성'에 관련된 보물이다.
그렇다면 왜 핀란드는 이렇게 민족 정신을 강조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핀란드가 700년간 외세의 지배를 받다가 독립을 했기 때문이다.
핀란드가 러시아로부터 독립한 지는 불과 100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들이 민족의 정체성을 강조하는 이유에는 이런 배경이 있는 것이다.
 
 
스웨덴에 이어 러시아의 지배를 받을 때 핀란드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여
한 때는 핀란드어로 글을 쓸 수 있는 국민이 10%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민족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도와준 책이 바로
핀어로 쓰어진 <칼레발라> 였다.
민족 음악가 시벨리우스가 작품 속 등장인물 소재로 노래를 만드는 등
문학과 예술에 친숙한 소재가 되고 있으며 핀란드 국민이면 누구나 다 알고 있을 만큼
그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정신적인 결속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도 이 <칼레발리>에 대한 내용이 계속 언급이 되고 있으며,
이야기의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을 정도이다.
 
 
비록 현실에서는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고 있지만 자신들의 말을 지킴으로써
민족의 얼을 지키내려고 했던 부분을 읽으면서는 같은 경험을 했던 우리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이 찡했다.
1917년 핀란드의 독립을 이끌었던 아돌프 아르비드손 장군의 말은 그들이 핀란드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핀란드인으로 느끼는 자부심이 얼마나 대단하지를 느낄 수 있다.
KBS 방송에서는 시벨리우스의 <핀란디아>가 흘러나오면서 나레이션으로 깔렸었는데
비장하면서도 거룩한 느낌마저 들었다.
 
"우리는 스웨덴인이 아니었으며, 러시안이 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핀란드인이 되자!"
 
 
이렇게 독립을 이뤄낸 핀란드는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과 복지에 힘을 써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교육 격차가 없는 나라로 손꼽히고 있으며, 성공적인 공교육의
모델로 관심을 받고 있다.
도서관 역시 7만명당 1개인 우리나라에 비해 핀란드는 3,100명당 1개라니 참 부러울 따름이다. 
 
 
이야기는 <칼레발리>를 읽고 핀란드 언어의 뿌리를 찾아 연구했던 카스트렌이 남긴
자작나무 지도가 발견되면서 이 지도가 <칼레발리>에 나오는 '삼포'라는 보물의
위치를 그려놓은 지도일 지도 모른다는 추측에서 출발한다.
그러던 중 이 지도가 누군가에 의해서 도난 당하게 되고, 이를 연구하려던 올리는
도난 당한 지도를 찾아 보물을 찾기 위해 산타 마을 방문 차 핀란드에 온
토리와 레미에게 부탁을 하게 된다.
 
 
보물지도를 해독하고, 보물을 찾으러 가면서 토리 일행은 핀란드의 다양한 모습과
문화를 경험하게 된다. 트롤이 숲에 사는 귀엽게 생긴 괴물 '무민트롤'을 만나는가 하면,
라프족의 순록이 끄는 썰매를 타고 보물이 있다는 '이나리 호수'까지 가기도 한다.
토리는 호수에 빠지면서 핀란드인들의 사랑 '사우나'를 맛보기도 한다. 일 년의 7개월이
겨울인 나라 핀란드에서 사우나는 즐겁게 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한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핀란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아마도 '산타마을'일 것이다.
토리가 위험에 빠지게 되었을 때 레미 혼자 순록 썰매를 타고 우연히 도착한 곳이 바로
핀란드 북쪽 '로바니에미'에 있는 산타 마을이다. 세계 어린이들의 소망의 편지가
모이는 곳 산타 마을의 산타 도움으로 레미는 무사히 토리 일행과 다시 만나게 된다.
그리고 드디어, 찾아 헤매던 '삼포' 보물이 밝혀지는데....
 
 
이번 호는 스토리도 흥미진진했지만, 핀란드라는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에 대해
알아가는 재미도 상당히 컸다.
긴 겨울과 추운 날씨도 즐길 줄 아는 여유를 가진 나라, 자연과 더불어 소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평온한 모습이 부러웠던 나라, 핀란드.
어려웠던 역사 속에서도 꿋꿋하게 스스로를 지켜낸 강인함을 가진 정말 멋진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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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김시습이다 푸른빛 가득한 시리즈
강숙인 지음 / 여름산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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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특이한 책을 만났다.

이 책 [나는 김시습이다]를 읽기 전부터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는

사실이 흥미로웠었는데 읽는 내내 이 독특한 형식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순수한 창작의 내용이라면 소설같은 삶을 산 김시습의 삶이

이토록 가슴이 절절하고, 아프게 느껴졌을까?

실제로 역사의 한 귀퉁이에 아직도 안타까움으로 다가오는

그 아픔의 시대를 살았던 실존 인물이기에 이야기 속의 사건과 인물들에 대한

연민과 안타까움, 분노가 고스란히 전달되었다.

또한, 세조와 주변 인물들의 만행이 절제되고 건조하게 표현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속에서 분노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

김시습이라는 인물이 전해들은 이야기 형태로 표현되기에 자세하지도 않고,

결과를 전하는 형식으로 표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몸 속을 휘젓고 나온 슬픔과 분노, 황망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가 왜 그렇게 일생을 떠돌고 다니며 마음을 다스려야 했는지

그 자신의 마음으로 이해가 되는 것이다.

 

한 편으로 촉망받던 인재로 출사에서 자신의 뜻을 펼칠 날만을 기다리다 좌절된 후,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끝없는 욕망과 미련에 방황하는 부분에서도

진정 인간적인 모습과 고뇌를 느낄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육신의 안녕이라는 것이 어디 한 순간에 무자르듯 자를 수 있는 것이랴.

하물며 임금을 직접 알현하며 품었던 뜻을 스스로 접어야 했던

그의 가슴 속에 남아있는 깊은 미련은 인간이기에 쉽게 가실 수 없었으리라.

 

세조를 찬양하는 시를 썼을 때는,

헛! 하는 작은 한숨이 나왔지만 긴 시간 방황하며 조금씩 깎이어 가는 분노와

그 속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 범인으로서의 욕망이 이해가 되는 순간,

그래, 긴 세월 그리 방황도 쉽지 않은 일이었으리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친다.

 

만일 문종이 좀더 오래살았거나, 단종이 좀더 보위를 이어 가서,

김시습이 세상에서 그의 능력과 재주를 펼쳤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부질없는 상상을 해본다.

그러면서도 그가 방황한 세월이 없었다면 <금오신화>와 같은 작품은 나올 수 없었겠지만,

수십년 간 방황하면서도 시와 학문을 게을리하지 않았지만 정작 그 결과는

많이 남지 않아 있어 안타까움을 더 짙게 한다.

책에서는 김시습의 시를 양반들이 가져가 자기 이름으로 발표했다고도 한다.

방황은 차치하더라고 그의 한과 설움, 고뇌가 섞인 세월의 깊이가 담긴

흔적이 잘 보전되었더라면 그의 아픔이 조금은 위로가 되지 않았을까.

그나마 그의 이름 석 자가 남겨진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까.

 

언젠가 TV에서 김시습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다.

그의 행적을 쫓으며 그가 어떠한 인물이었는 지를 보여주는 내용이었는데,

한 발 떨어진 시각으로 봤을 때는 왜 그가 그렇게 방랑을 했는지 와닿지가 않았다.

그러나 그의 생각으로 전하는 소설의 형식을 빌은 책으로 읽으니,

비로서 그의 괴로움, 그의 고뇌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처음 도입에 어린 시절 김시습이 할아버지 앞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를 읊는 장면이 나온다.

 

두목의 시 <산행 山行>이다.

 

멀리 한산의 돌 비탈길 오르니

흰 구름이 이는 곳엔 인가가 있네.

수레를 멈추고 앉아 늦가을 단풍 즐기니

서리 맞은 단풍잎 봄꽃보다 더 붉네.

 

왜 이 시를 좋아하냐는 할아버지의 질문에

어린 김시습은 시의 마지막 구절이 마음에 들어서라고 답한다.

 

"마지막 구절에 있는 '붉을 홍 紅'자에는 단순히 붉다는 뜻만 아니라,

사실은 서리 맞은 단풍잎이 봄꽃보다 한층 품격이 높고 아름답다,

그런 뜻이 있는 것 같아서 좋아요."

 

중략

 

"사람이 때를 잘 만나면 봄꽃처럼 살 수도 있지만 때를 잘못 만나면

서리 맞은 단풍잎이 될 수도 있는 거거든. 서리 맞은 단풍잎이 왜 봄꽃보다 더 붉은지는

네가 자라면서 직접 느껴 봐야 그 깊은 뜻을 알게 될 게다." --- p. 23

 

처음에는 나도 잘 몰랐다.

서리맞은 단풍잎이 왜 더 붉은지...그리고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세상 풍파를 겪고 난 후 김시습은 죽음을 앞두고 어린 시절의 이 시를 다시 떠올린다.

그리고 비로서 할아버지의 그 말 뜻을 깨닫게 된다.

 

'그래, 출사하여 꿈을 이루면서 봄꽃처럼 화려하게 사는 것도 좋았겠지만

평생 이루지 못한 꿈을 가슴에 안고 아프다, 아프다 하면서 서리 맞은 단풍으로 사는 것도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은 삶이었어. 그리 나쁘지만은 않은.......' --- p. 177

 

책을 읽으며 김시습과 함께 삶의 구비구비를 겪고 난 후에는

나 역시 그 봄꽃 보다 더 붉게 느껴지는 단풍잎의 의미가 가슴에 와 닿았다.

그리고 그 단풍잎이 김시습의 삶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애잔한 마음에 책의 마지막 구절 <五歲金時習之墓 오세김시습지묘>를 한참동안이나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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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학자가 자동차를 만든다고? : 문화 인류학 주니어 대학 2
김찬호 지음, 이강훈 그림 / 비룡소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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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인류학?
이름만 들으면 무엇을 연구하는 학문인지 구체적으로 와닿지 않는다.
내가 대학을 진학할 때만해도 무슨 공부를 하는 과인지 구체적으로 알 지도 못하고
원서를 쓰는 경우가 허다했다.
어떤 과에 썼다고 해서 구체적으로 '뭘 공부하는 과야?' 하고 물어보면
'몰라~ 가보면 알겠지'라고 대답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았고,
그런가 보다 했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대학을 결정했기에 입학한 후에는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적성에 맞지 않아서
재수를 하거나 전과를 하거나 억지로 졸업장만을 따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비룡소의 [주니어 대학] 시리즈는 바로 이러한 돌이키기에는 너무 큰 희생이 필요한
진로에 대해 도움을 주고자 출시된 시리즈이다.
그중에서 [인류학자가 자동차를 만든다고?]는 주니어 대학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문화 인류학'이 무엇을 연구하는 학문인지, 왜 필요한 지 발생 배경부터
문화 인류학의 거장들을 소개하고, 구체적으로 문화인류학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Q&A 형식으로 풀어서 소개하고 있다.
 
문화와 인류라는 방대한 영역을 다루는 학문이지만 저자는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정말 쉽고 재미있게 글을 풀어나가고 있다.
하나의 개념을 설명하는 데에도 재미있고, 쉬운 사례를 통해서 학문적인 정의를
내려주기 때문에 이해가 쉽게 되면서 '문화인류학'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한다.
그렇지만 쉽고 편하게 설명하기까지 수많은 지식들이 축적되어 있어야 함을 
행간 속에서 느낄 수 있어 하나라도 놓칠 까 아껴가며 읽었다.
 
문화인류학이라는 낯선 분야를 이 책은 [인류학자가 자동차를 만든다고?]라는
제목으로 문화인류학이 이 시대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지, 어떠한 성격의 학문인지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책의 구성을 보면 1부에서는 '문화 인류학'이란 인류를 연구하는 학문이고,
인류는 문화로 설명할 수 있으며, 그 문화는 인류의 발전과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 지에 대한
문화 인류학의 뿌리와 근본적인 배경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포유류 중에서도 약하기만 한 인간이 어떻게 종족을 보존하면서 생태계의 맨 위에
존재할 수 있었는 지에 대한 설명 중 '엄지'의 역할에 대한 부분은 아~ 하는
감탄과 함께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의문이 듭니다. 다른 영장류도 절반 정도는 손을 사용할 수 있지 않은가?
그들도 사람처럼 다섯 개씩 손가락을 갖고 있고 마디도 구조도 똑같고 길이도 꽤 길지 않은가?
그렇다면 사람의 절반 정도의 도구 제작 능력을 가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
그에 대한 첫번 째 답은 손가락의 차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엄지입니다.
사람의 엄지손가락은 다른 네 손가락과 정면으로 접촉할 수가 있지요.
그리고 크게 돌려 보면 매우 넓게 움직입니다. 짤막하지만 그 어느 손가락보다도
큰 원을 그릴 수 있습니다. 다른 영장류들은 그것이 불가능합니다.
말하자면 엄지 대신에 검지가 하나 더 붙어 있다고 보면 됩니다.
그러니까 어떤 물건을 잡을 때 사람처럼 완전히 동그랗게 말아 쥘 수가 없습니다.
이 차이는 엄청납니다.
간단하게 해볼까요? 엄지손가락을 빼놓고 나머지 여덟 손가락만 사용해서
단추를 꼈다가 풀어 보세요. 무척 힘들 거예요. 인간에게 이렇게 능란한 엄지손가락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쓰는 대부분의 도구가 만들어지고 사용될 수 있는 것입니다. -- p.58~59
 
 
2부에서는 문화 인류학의 세계적인 학자에 대한 소개와 이들이 문화 인류학에 어떤 역할과
공헌을 했는지 소개하고 있다.
 
문화 인류학의 두 거장은,  서구 사회가 비서구 사회보다 우월한 것은 아니라는 주장을 한
프랑스의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와 '국민성'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가에 대한 연구를 한 
우리에게는 '국화와 칼'이라는 책으로 잘 알려진 루스 베네딕트이다.
 
이 두 학자의 연구 성과와 그것이 사회에 끼친 영향을 살펴 봄으로써 학문으로서의
문화 인류학의 성격과 의미를 살펴볼 수 있다.
특히 레비스트로스를 소개하는 도입 부분을 보면 프랑스에서 문화인류학이 가지는
위치가 어떠한 지를 느낄 수 있었다.
 
2008년 11월 28일 프랑스의 사르코지 대통령의 하루 일과에는 색다른 순서가 들어가 있었습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사상가 가운데 한 명인 레비스트로스의 집을 방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날은 이분의 100회 생일이었어요.(그리고 1년 후에 돌아가셨어요.) 정부는 이날을 기념하여
전시회와 학술 발표회를 열었고, 방송국에서는 열두 시간짜리 특별 프로그램을 내보냈습니다.
거동이 불편해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레비스트로스를 위해 대통령 부부는 집으로 몸소 찾아와
"온 국민을 대신해 당신에게 경의를 표하러 왔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 나라의 최고 권력자가 한 학자의 탄생일을 맞아 몸소 찾아와 축하하는 일은 매우 드물지요.
프랑스가 학문과 문화를 얼마나 소중하게 여기는가를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 p.107~108
 
 
마지막 3부 '문화 인류학, 뭐가 궁금한가요?'에서는 문화 인류학에 대한
여러 질문과 궁금증들을 질문과 답변식으로 풀어주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머리 속에 떠오르는 질문이 하나 있다.
바로 '문화 인류학을 공부하려면 어떤 능력이나 자질이 있어야 하는가?'이다.
저자도 그러한 질문을 예상한 듯 친절하게 답해주고 있다.
 
문화 인류학을 공부하려면 인간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야 합니다.
어디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든, 겉으로 드러나는 것 이상의 그 무엇을 알고 싶어 해야 합니다.
-중략-
문화 인류학을 재미있게 공부하려면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고 말을 건네는 용기가
있어야 합니다. 친하고 편한 사람들끼리만 어울려서는 곤란하다는 말입니다.
익숙한 세계에 갇혀서 자기의 생각에 붙들여 있는 것이 아니라, 고정 관념을 과감하게
깨부수는 것에서 기쁨을 느끼는 사람일수록 문화 인류학은 흥미진진한 공부가 될 것입니다.
-- p.150
 
그렇다면, 이쯤에서 궁금할 수 있겠다. 책 제목과 문화 인류학이 무슨 상관이냐고.
이에 대한 답 역시 저자는 책 속에서 자동차는 물론이고, 디자인, 마케팅 과정에서
왜 인류학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그들의 도움이 필요한 지 여러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책의 내용을 모두 소개할 수 없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책을 참고하시길...
 
 
책을 읽기 전에는 '문화 인류학'이라는 것이 생소하고 낯설었으나
책을 읽으면서 너무 우리와 근접해 있기 때문에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심리학, 정치학, 경제학 처럼 한 가지 주제가 아닌 인간을 둘러싼 모든 영역을 아울러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이기에 하나의 형태로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오랜 시간 꾸준히 축적된 연구 결과들이 나와 너, 우리를 이해할 수 있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으며, 이를 공부해야 해야 하는 이유는 '들어가는 글'에서
저자가 강조한 것처럼 취미나 교양이 아닌 지구촌 시민이라면 갖춰야 하는
기본적인 소양이기 때문일 것이다.
 
낯설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지만, 읽다 보니 '문화 인류학'이라는 학문의 무게감을
점점 느낄 수 있었고, 한 번쯤 공부를 해보고 싶을 만큼 매력도 느껴졌다.
먼저 길을 간 선배의 조언같은 편안하면서도 깊이 있는 안내는 문화 인류학이라는
진로를 궁금해하는 청소년들에게 분명한 좌표를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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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넌 최고의 고양이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20
후지노 메구미 지음, 아이노야 유키 그림, 김지연 옮김 / 책속물고기 / 2013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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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고학년 대상이지만 책의 두께는 의외로 얇다.
이야기 구조도 의외로 복잡하지 않고 전달하려는 메시지도 간단하다.
그러나 책을 한 번 손에 들면 끝까지 읽을 때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되고,
다 읽은 후에도 계속 머릿 속에서 생각을 거듭하게 하는 마력이 있는 책이다.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을 읽을 때의 느낌과 흡사하다.
가슴 속에서 뭔가 꿈틀대면서 그 속으로 빠져들어갔다가 나온 느낌.
그리고 계속 머릿 속으로 그 느낌을 되새기게 되는...
 
이야기는 주인공인 최고였던 고양이가 주인에게 버림을 받는 것으로 출발한다.
 
'에투알'이라는 이름의 고양이는... 
 
삼각형 모양의 귀는 커다랗고, 푸른빛이 도는 회색털은 부드러웠으며, 선명한 녹색 눈동자는
보석보다 더 아름답게 빛났습니다. --- p.4
 
'아름다운 고양이 선발대회'에서 일등상을 받을 만큼 외모가 아름다웠다.
주인은 에투알의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서 약도 바르고, 매일 정성껏 빗질도 해주며 보살폈다.
그러면서 에투알에게 늘 '일등'을 강조한다.
 
그러나 에투알의 외모가 아름다운 것은 스스로 얻어낸 결과가 아니다.
타고난 외모와 주인의 노력 외에 에투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에투알은 '일등'에 대한 부담이 스트레스로 다가갈 수밖에 없다.
책 속에서 원인은 명시되지 않았지만 결국 에투알은 피부병에 걸려 볼품이 없어져 버리고,
더 이상 쓸모가 없다고 생각한 주인은 에투알을 길거리에 버린다.
 
자신이 선택했던 외모도 아니었고, 자신이 원했던 대회도 아니었지만 '일등'을 함으로써
편안하게 살았던 고양이 에투알은 이제 살아갈 길이 막막해졌다.
그렇게 절망에 빠져 있을 때, 바이올린을 만드는 할아버지를 만나게 되고,
할아버지의 보살핌을 받게 된다.
 
 
할아버지는 바이올린을 갉아 먹는 쥐를 잡아 줄 것을 에투알에게 부탁했고,
할아버지에게 사랑받기 위해서 에투알은 고양이면서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쥐잡기를 시작한다.
그러나 편안하게만 살던 에투알이 쥐 잡는 것이 쉬울 리가 없다.
쥐를 잡는 것은 고양이의 본성임에도 다른 누군가의 기준에 맞추어 살았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자신의 본성을 잊고 살았던 것이다.
발톱까지 갈며 준비한 끝에 비록 잡지는 못했지만 날쌔기만 하던 쥐꼬리를 만지게 되었다.
 
'쥐꼬리를 만졌어! 쥐 꼬리를 만졌어!'
쥐의 꼬리는 아주 신기했습니다. 고양이처럼 탐스러운 털은 없었지만
가느다랗고 딱딱하며 차가운 쥐의 꼬리는 움직임이 빨랐습니다.
에투알은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느껴 본 적 없는 흥분이 온몸을 감쌌습니다.
'쥐잡기! 이게 바로 고양이가 할 일이구나!' --- p.28
 

할아버지가 실망을 할까봐, 또 다시 버림을 받을 까봐
에투알은 열심히 쥐잡기를 연습한 끝에 하루에 스물 두마리나 잡게 되었다.
처음에는 할아버지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서 시작했지만,
점점 쥐잡기의 매력에 빠져 들면서 자신의 숨은 재능을 깨닫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들고양이 '다비 아저씨'의 권유로 
고양이들 사이에서 열리는 '쥐잡기 대회'에 출전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또 다시 일등을 못하면 주인에게 버림받고,
일등을 하면 다른 고양이들의 질투로 따돌림을 당했던 기억에 주저했지만,
할아버지도, 다비 아저씨도 대회 성적과는 상관없이 사랑해줄 거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면서 에투알은 쥐잡기 대회 참가를 결심하게 된 것이다.
 
'해 보고 싶어! 대회에 나가서 쥐를 잡고 싶어! 그리고 이왕 하는 거면......'
에투알은 마침내 자신의 마음을 알았습니다.
'일등이 되고 싶다!'
마음속에서 이렇게 외치고 있었습니다. 일등이 되고 싶습니다. 쥐잡기를 정말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쥐를 많이 잡든 한 마리도 못 잡든 에투알이 에투알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에투알은 쥐를 더 많이 잡을 수 있게 되기를 꿈꿨습니다. --- p.68
 
'아름다운 고양이 선발대회'나 '쥐잡기 대회'에서나 에투알은 모두 일등을 바랬다.
그러나 전자가 타인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서라면, 후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기 때문에
최고가 되고 싶은 자기 자신을 위한 일등이다.
 
그렇게 대회에 참가한 에투알은 스물 다섯 마리를 잡으며 4등을 한다.
 
일등, 이등, 삼등 고양이는 시상대에 올라서 자랑스럽게 상을 받았지만,
사등을 한 에투알은 시상대에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만족스러웠습니다.
큰 무대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쥐잡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 p.70
 
 
일등은 아니었지만 큰 세상을 알게 된 에투알의 가슴은 두방망이질치면서
도전할 목표가 생긴 것에 흥분을 한다.
 
"내년에도 또 대회에 나갈 거예요."
"그래, 내년에는 시상대에 오를 수 있었으면 좋겠구나."
"네. 살아 있는 동안 쭉 쥐를 잡을 거예요. 그리고 쥐를 더 잘 잡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계속 생각해 낼 거예요."
에투알은 여느 때처럼 쥐를 잡는 일에,
할아버지는 바이올린을 만드는 일에 열중했습니다. --- p.71
 
그러던 어느 날 대회에서 일등을 했던, 에투알이 선망을 하며 바라봤던 '피터' 고양이가 찾아온다.
에투알의 열정과 재능을 눈여겨 봤던 피터는 에투알을 후계자로 키우기 위해
함께 가자는 제안을 한다.
 
"일등은 자기 힘으로 차지하는 거야. 누군가에게 받는 게 아니다. 알겠냐?
그걸 똑똑히 기억해 두라고." --- p.75
 
그러나 주인에게 버림받았을 때 따뜻하게 맞아 준 할아버지를 혼자 남겨두고 떠날 수 없어
갈등을 한다.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고 싶은 에투알에게 할아버지는
걱정하지 말고 선택하라고 용기를 준다.
결국, 에투알을 최고의 쥐잡기 고양이가 되기 위해 피터와 함께 떠날 것을 결심한다.
 
할아버지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등을 쓰다듬고 나서야 에투알의 몸에서 손을 뗐습니다.
"네가 어디에 있든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든, 너는 내게 세상에서 가장 멋진 고양이란다.
열심히 하고 오너라."--- p.78
 
'위기가 곧 기회다'라는 말이 있다. 편안하고 안정된 상태에서는 결코 변화를 주기 어렵다.
위기의 순간에는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와 경험을 하게 되고,
이를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기도 한다.
주저 앉아 있는 것이 아니라 극복해나가려고 방법을 찾던 중에
생각하지도 못하는 곳에서 기회를 찾을 수도 있는 것이다.
에투알 역시 그랬다. 만약 피부병에 걸리지 않았다면, 에투알은 아마도 영원히
자신 속에 살아 꿈틀대는 쥐잡기의 본성을 찾을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아름다운 외모로 일등의 영광을 누리면서도 그 세상이 전부라고 믿고,
그것이 자기자신이라고 생각하면서 끊임없이 주인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외롭게 살아가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그 위기의 순간에 스스로를 일으켜 세워서 할아버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부족한 상황에서도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에투알은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게 되었다.
할아버지와 만남부터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날 때까지 스스로 결정하고, 이겨내며 만들어 낸 길이다.
 
우리 인생의 축소판일 수도 있고, 아이들의 성장의 과정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안주가 아니라 도전이며, 좌절이 아니라 극복이다.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말처럼 아주 나쁜 일도, 아주 좋은 일도 없다.
문제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을 찾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
그것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것이다.
이것을 에투알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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