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을 담은 팔레트 - 인류와 함께한 색 이야기 창비청소년문고 23
남궁산 지음 / 창비 / 2017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빈센트 반 고흐의 죽음의 원인을 추적하는 애니메이션 '러빙 빈센트'를 보고 왔다.

고흐 그림의 색채가 워낙 강렬해서 그 어떤 화가보다 '색'하면 먼저 떠오르는 화가로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그의 작품을 바탕으로 107명의 화가들 손에서 탄생한 애니메이션.

강렬한 그림들이 95분동안 대형 스크린 위를 수놓는다.

주위의 평도 워낙 좋기도 했지만 이 영화를 꼭 보고 싶었던 이유가 있었다.

바로 이 책 [문명을 담은 팔레트] 때문이었다.

 

 

형형색색의 물감을 짜놓는 '팔레트'가 '문명'을 담고 있다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이 책은 인류 문명 속에서 색이 어떻게 탄생했고, 어떻게 인류의 역사 속에서 발전되어 왔는지를 색깔별로, 다방면에서 다각도로 보여주는 책이다.

과학창의재단의 2017년 우수과학도서 중고등 부문에 선정될 정도로 탄탄한 구성을 갖추었지만 어렵거나 딱딱하지 않고 에세이처럼 술술 읽힌다. 그렇지만 내용이 가벼운 것은 결코 아니다. 하나의 색깔이 인류에 나타나기까지의 역사부터 추출하는 방법과 염색하는 방법, 대중화되기까지의 과정은 물론 각 색상의 역사적인 의미와 희노애락을 구석구석 보여줌으로써 그야말로 색과 인류와 문명의 관계를 전방위적으로 추적해서 소개한다.

 

 

최초의 색이자 생명의 색인 '빨강'부터 처음에는 이름조차 없었던 '파랑', 노랑, 초록, 검정, 하양, 보라, 주황과 분홍까지 섹션별로 색이 품고 있는 스토리를 만나는 흥미로운 구성으로 되어 있다.

색채의 화가답게 고흐는 '파랑'에서 한번 잠깐 조연으로 등장하지만 '노랑'에서는 아예 대놓고 '노란색을 사랑한 화가, 고흐'라는 한 꼭지를 담당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영화 '러빙 빈센트'에서도 노란색이 화면 가득 물결친다. 고흐가 등장하지 않을 때조차도 장면 자체가 '고흐'임를 말해주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는 고흐가 이렇게 노란색에 집착했던 것이 화가의 감각적인 선택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음을 타당성있는 근거를 들어 설명한다.

 

 

"고흐는 알코올 중독에 가까울 정도로 술을 많이 마셨습니다. 자신의 귀를 자른 것도 만취한 상태에서 저질렀다고 하지요. 고흐는 당시 유행했던 압생트라는 독주를 많이 마셨습니다. 그런데 압생트에 포함되어 있는 튜존이라는 물질은 뇌세포를 파괴하여 환각을 일으키고, 테레빈이라는 물질은 시각 신경을 손상시켜 사물이 노랗게 보이는 질환인 황시증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압생트에중독된 고흐가 노란색 환각을 작품으로 그려 낸 것이 아닐까 추측하기도 합니다.

때때로 튜브에서 짜낸 물감을 먹기도 했던 습관 역시 고흐의 정신과 몸을 망가뜨렸을 겁니다. 고흐가 살던 시기에는 이미 노란색 안료가 인공적으로 합성되어 판매되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납 같은 성분이 포함되어 있었지요. 고흐의 작품을 보면 납 중독으로 의심되는 특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납에 중독되면 망막에 문제가 생겨 빛이 원을 이루는 식으로 보인다고 하는데, 「별이 빛나는 밤」을 보면 달빛이 원으로 표현되어 있거든요. 고흐에게 노란색이란 아름다운 작품의 밑거름이 되어 준 동시에 고흐 자신을 비극적으로 밀어 넣은 주범인지도 모르겠습니다." --- p.71~72

 

아는 것이 병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색'의 실체를 알고 나서는 살짝 들기도 한다. 고흐의 그 강렬한 색의 선택이 여러 유해 물질에 중독되어 일그러진 상태로 보인 세상을 옮겨놓은 것이라니 말이다. 그러나 그러한 세상을 천재적인 재능과 열정으로 예술화시켜서 옮겨놓은 것임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자연에서 얻었던 색을 인공적으로 만들어내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유해판정을 받은 성분들이 물감에 포함되면서 고흐 뿐만이 아니라 많은 화가들이 이유도 모른 채 고통을 겪어야 했다고 한다. 파란색과 초록색에 포함되었던 비소, 노란색에 포함되어 있던 납, 카드뮴 등 지금은 금지된 성분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오히려 가격이 저렴해져 환영을 받으면서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물감이 대중화되면서 더 좋은 작품을 더 많이 만날 수는 있었지만, 그로인해 화가의 수명이 단축되면서 더 위대한 작품들은 더이상 만나지 못하게 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역설적인 생각이 든다.

 

빨강, 파랑, 노랑, 초록...인류는 색을 발견하고 이를 옮기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자연에서 얻어야했던만큼 재료를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았으며, 이를 구현하고 유지시키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렇기때문에 색은 돈과 권력을 소유한 상류층이 독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며 이것이 신분의 상징으로 굳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다양한 색의 홍수 속에서 오히려 선택이 고민스러운 오늘날에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지만 색이 통과해온 역사의 터널의 저편 세상의 빛깔은 이렇게 많이 달랐다.

 

 

색깔의 독점현상은 이를 극복하려는 움직임도 불러왔다. 물론 경제적인 이해관계가 늘 얽혀있는데 색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절반의 비용으로 빨강을 만들 수 있는 합성 색소가 독일의 화학회사에 의해서 개발되면서 '빨강'은 드디어 대중의 품에 안기게 되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여기서 우리가 잘 아는 '파브르'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당시 생활고에 시달리던 파브르는 빨강 천연 색소의 새로운 합성법을 개발해 특허를 등록했다. 그런데 더 혁신적인 방법인 인공 색소가 개발되면서 파브르의 특허는 쓸모없게 되어 버린는 것이다. 그 뒤 파브르는 곤충 연구에 전념하여 『파브로 곤충기』를 썼다고 하니 합성 색소가 탄생하지 않았다면 그의 곤충의 세계에 대한 기록은 한참 뒤에나 볼 수 있었을 지 모르겠다. 어쩌면 영영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우리에게 이렇게 다채로운 색을 선물한 신호탄을 쏘아올리는 이는 바로 '윌리엄 퍼킨'이라는 왕립화학대학 학생이었다고 한다. 1856년 '모브'라는 보라색 염료를 만들었는데 이 성공을 계기로 유럽에서는 합성염료 개발 경쟁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약 십년 후인 1868년에 파브르에게 피해를 주었던 합성 빨강 색소가 개발된 것도 그 맥락에 있었다.

지금도 신비한 느낌이 드는 '보라'는 처음에는 고동의 점액을 이용해서 얻었다고 한다. 손수건 한장을 염색하는데 1그램의 염료가 드는데 이 1그램의 염료를 고동의 점액으로 얻으려면 무려 고동 1만마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연 신비의 색 답다.

 

 

그런데 이 색을 최초로 합성염료로 만들어냈으니 가히 혁명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서도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실은 퍼킨은 합성염료를 발명하기 위해서 모브를 만든 것이 아니고 처음에는 말라리아 치료약을 만들려고 했다는 것이다. 당시 말라리아 치료약으로 사용되었던 '키니네'는 나무의 껍질로 만들었는데 이 나무가 유럽에서는 자라지 않아서 이를 인공적으로 만들어내기 위해서 많은 화학자들이 도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퍼킨도 그중에 한 명이었으며 불과 18세밖에 되지 않은 학생이었다. 실패를 거듭하면서 쌓인 결과물 중에서 보라색 용액을 발견하면서 '모브'라는 합성염료를 만들게 된 것이다. 퍼킨은 염료 회사를 차리고 공장을 만들어 이 모브를 대량 생산했으며,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이 염료로 염색한 옷을 입음으로써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크게 성공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합성염료의 길을 연 것이다.

 

 

문명을 담고 있는 각 색에 대한 이야기만 풀어냈다면 이 책은 인문학 책으로 분류가 되었을 것이지만,

마지막 장는 '색'에 대한 비교적 과학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빛과 색. 우리가 눈으로 색을 볼 수 있는 원리, 눈으로 보이는 것이 진실만은 아니라는 인간 시각의 한계, 색의 속성 등 색이 매커니즘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을 담고 있는 것이다.

 

가끔 숨을 쉬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면 그때서야 내가 숨을 쉬고 있었음을, 산소의 귀중함을 알게 된다.

색도 그렇다. 그 자리에 너무도 당연히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색깔이 부재인 세상을 떠올리니 주위에 가득한 색이 하나하나 의미있고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 색들을 쟁취하기 위해, 소유하기 위해 흘렸던 많은 사람의 피와 땀을 생각한다면 한 번 정도는 의식하고 감사하고, 맘껏 누릴 수 있음에 행복해 해야 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등학교 0학년 수학 - 고등 수학을 위해 반드시 봐야 할 예비 고1~3용 중학 수학 과정 총정리
김우섭 지음 / 키출판사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내년이면 둘째가 고등학교에 입학을 한다.

얼마 전까지 수학학원을 다니다가 그만두면서 혼자해보겠다고는 하는데

엄마의 마음으로서는 영 불안하기만 하다.

아직까지는 혼자 공부하는게 미덥기만 하지만 그럼에도,

스스로 자기주도로 공부할 수 있는 힘을 길렀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3학년도 이제 한 학기밖에 남지 않았으니 고등학교에 턱밑까지 도달했다.

큰 아이는 미술을 하기때문에 수학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지만

둘째의 경우는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더구나 웬만하면 '수학'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니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중이다.

고등학교 수학 강사들의 강의나 입시 대비 방송들을 들어보면

공통적으로 한결같이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고등학교 과정의 선행보다 중학교 과정의 철저한 복습이 중요하다는 것.

어쩌면 당연한 얘기지만 현실은 낯설기만 하다.

 

ys1.jpg

 

그럼에도 여름방학 시작을 앞두고 아이와 중학교 과정 총정리를 해보기로 약속했다.

그 시작을 하게 해준 책이 바로 [고등학교 0학년 수학]이다.

'구구단만 알면 누구나~'라는 부제가 너무 마음에 드는데다

하루에 3챕터씩만 공부하면 30일이면 마스터할 수 있는 분량이다.  

1챕터의 내용이 많지도 않다. 초등학교 교재보다도 더 심플하고 아기자기한

부담없이 가볍게 할 수 있는 정도의 양이다

핵심개념을 익힌 후 문제 역시 아주 간단하게 핵심만 풀면 되기때문에

처음 시작할 때도 부담감없이 시작할 수 있다.

아이도 이 정도면 해볼 수 있겠다고 오케이를 해서

방학동안은 이 문제집으로 해보기로 한 것이다.

 

ys2.jpg

 

더욱 좋은 것은 챕터마다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챕터마다 실려있는 QR코드를 찍으면

유투브에 올라와 있는 저자의 직강을 들을 수 있다.

사실 핵심을 꿰뚫으면서 그럼에도 어렵지 않고, 심플하게 정리되어 있는

교재만으로도 학습이 가능하지만 그럼에도 강의를 듣고 공부하면

한번 더 정리되는 효과가 있고, 저자의 의도를 알 수가 있으며,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내용도 직접 설명을 들을 수 있으니

훨씬 공부하기가 수월하다.

한 강의가 10~20분 정도로 듣기에 부담없는 길이다.

핵심개념 강의와 필수 문제 풀이까지 듣고

나머지 문제를 풀고 정리하면 한 챕터가 마무리된다.

그 시간이 내용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채 한 시간이 안된다.

방학 중 스스로 공부하기에 딱 좋다.

 

ys3.jpg

ys4.jpg

 

저자는 고등 수학 강사로 한 때는 꽤 유명강사였던 것 같다.

잠시 활동을 접고 대학원 공부에 매진을 했었던 것 같은데

그때나 지금이나 아직도 수학을 힘겨워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특히 기초가 없어서 수학을 포기하는 아이들에게

든든한 동아줄이 되어 주기 위해 이 책을 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기에 출판사에 모든 챕터의 강의를 찍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했다고 한다.

혼자서 공부하는데 더없이 큰 버팀목이 되어주기에

그렇게 자신의 소신을 밀고나간 저자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더불어 아이들이 공부하다가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이 나오면

언제 어디서나 질문해볼 수 있는 까페도 개설해놓고 있다.

저자는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끝까지 잡아주겠노라고 각오도 밝힌다.

 

ys5.jpg

 

문제집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와 식의 계산', '함수와 그래프', '도형'까지 총 23챕터로 이루어져있다.

저자는 중학교의 모든 과정이 아니라 고등학교 수학을 공부하는데

꼭 필요한 내용만을 선별했다고 한다.

그렇기때문에 고등학교 수학을 준비해야 하는 중학생은 물론,

수학의 기초가 없어 수학을 포기하고픈 고등학생도

단시간에 중학 기초과정을 정리하는데 안성맞춤일 듯 싶다.

아이의 불안한 발걸음에 아직은 마음이 졸이지만 

이 책이 끝날  때까지 여유를 가지고 지켜보며 응원해주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웨이크 Awake! - 내 안의 긍정을 깨우는 8개의 주문
김수현 지음 / 라온북 / 2017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 살았다고도, 오래 살지 않았다고도 할 수 있는 나이.

그럼에도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참 구비구비 쉽지만은 않았다.

어떤 유명 강사는 자기 주먹 한 움큼만큼의 고민과 걱정은 누구에게나 있다고 하지만

타인의 죽을 병보다는 내 손톱밑의 가시가 더 아프게 느껴져서인지

지금까지 헤쳐 온 시간들이 어떻게 감당했나 싶을 정도로 힘겨웠다.  

또 누군가는 말한다. 신은 이겨낼 수 있는, 견딜 수 있는 시련만 주신다고.

최근 또 생각하지 못했던 시련이 닥쳐왔다.

아득하기만 하고, 다시 일어서서 걸어야 하는데 그것조차 쉽지 않다.

순간순간 정신이 혼미해지고 주저 않게 된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그럼에도 지금 감사해야 할 일들을 떠올린다.

그러다보면 아직 감사할 일이 너무 많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기운을 차려가고 있을 때 [어웨이크 Awake!]을 보게 되었다.

 

ak1.jpg

 

"지긋지긋한 일상을 180도 반전시키는 긍정의 주문!"

"내 안의 긍정을 깨우는 8개의 주문"

"읽기만 해도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지는 책!"

"언제 어디서나 내 안의 긍정 에너지를 폭발시킬 수 있다!"

 

지금 내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

설사 이 책의 내용이 사탕발림이고 거짓이라고 해도

난 지금 다시 힘을 내어 일어서 걸을 수 있는 에너지가 필요했다.

주저없이 책을 집어 들었다.

밀린 일을 뒤로하고 그 자리에서 읽기 시작했다.

 

평소 자기계발서나 심리학 등의 책을 종종 읽는 편인데

실은 그 책을 읽은 후에도 내 생활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었다.

아주 조금의 변화는 일어났으려나?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그럼에도 큰 변화를 불러 일으키지 못하는 것에 대한,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에 대한 질책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책 역시 지금 내게 필요한 책이긴 했지만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이전에 읽었던 책들과 대동소이할 것이라는 의심이 마음 한 구석에 있었다.

단지 내게 필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이런 책을 읽는 행위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ak2.jpg

 

그런데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나도 모르게 점점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저자의 깊은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스스로를 일으켜세웠던 과정도

물론 공감과 위안이 되었다.

 

그러나 내게 더 와닿은 것은 'day by day, 매일 조금씩 더 나아지기'였다.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의 생각으로 바꾸어나가라는 조언은

사실 자기계발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이다.

꼭 책이 아니더라도 부정적인 생각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상식적인 내용이 아니던가.

그럼에도 우리가 늘 부정의 악순환을 겪고 있는 것은

그 순간 인식만 할 뿐 자신도 모르게 원래대로 회귀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후로 언제 그런 생각을 했는지조차 잊고 다시 부정적인 생각에 몸을 맡기고,

힘들어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저자는 '점점'이라는 실천 가이드를 제공해준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내가 갑자기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이 조금더 나아질 수는 있다.

이렇게 하면 긍정적인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도 쉽다.

사실 부정적인 생각은 떠오르는 것이다.

반면 긍정적인 생각은 내가 그렇게 믿고있지 않음에도

스스로 믿고 있는 것처럼 의식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힘이 들고 에너지가 필요하고,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에 몇번 하다가 포기하고 다시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기 쉽다.  

'점점'의 개념을 도입하면 훨씬 편하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매일 긍정의 주문을 외우면서도 '이게 될까?'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떠오르는 것을 막는데도 도움이 된다.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긍정적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방향을 틀어나가다 보면

나중에는 의식하지 않아도,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데 익숙해질 것이다.

마치 큰 목표를 잘게 쪼개서 그날 그날 달성해나가는 것과 같은 효과이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사고를 전환하는데에

이러한 방법을 도입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저자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체득한 지혜이리라.

 

ak4.jpg
ak3.jpg

 

이 책의 3장부터는 상황에 따라 직접 실천해볼 수 있는 긍정의 주문들이 실려 있다.

'새롭고 강한 나를 만드는', '삶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창의력을 자극하는' 주문들이

실려 있고, 오디오로 들어볼 수 있도록 QR코드도 제공하고 있다.

눈으로, 입으로 읽는 것보다 듣고 읽고, 따라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 같다.

이미지트레이닝하는 과정, 스스로 적용해볼 수 있는 과제까지

상황별로 적용해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매일 그저 틀어놓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긍정 에너지가 순환될 것 같다.

 

아직은 '오늘은 조금 더~'를 되뇌이는 초기 단계이지만,

그럼에도 스스로를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나 자신이 변화되면 내 주변의 상황 역시 변화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금 나에게 다시 '긍정의 에너지'를 불러 일으켜본다.

나는 이렇게 점점 더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화되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원준 국어신유형 300제 - 2018 수능국어 신유형 / 고난도 강훈련 문제집
이원준 지음 / 쏠티북스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올해 고2인 큰 아이는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모의고사를 보기 시작하면서

부쩍 국어가 어렵다고 하기 시작했다.

다른 과목이라면 몰라도, 국어가 왜 어렵다는 거지?

처음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유를 단순히 평소에  꾸준히 공부하지 않은 아이의 노력 부족탓으로 돌렸었다.

미술을 하고 있는 큰 아이는 국어와 영어 과목의 중요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집중해서 공부해야 하는데 그에 못미치게 공부했을 거라고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아이를 다그쳤었다.

그런데 영어 절대 평가로 인해 최근 몇년 동안 국어의 난이도가 점점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갑자기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중요한 과목의 난이도는 올라가는데 실력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제자리 걸음 중이니 어떻게든 대책이 필요해진 것이다. 

 

lw1.jpg

 

그렇게 걱정이 쌓여가고 있을 때 [이원준 국어 신유형 300제]를 알게 되었다.

메가스터디의 수능국어 1타 강사이자 메가로스쿨의 언어이해 강사인

저자가 신출 유형 문제를 풀 수 있는 비법(?)을 알려준다니 귀가 번쩍뜨였다.  

수호신이라도 만난 것처럼 기대에 차서 문제집을 만났다.

기출의 유형을 보고는 정말 깜짝 놀랐다.

학력고사 세대이니 수능이 낯설기도 하겠지만

국어 지문이 이렇게 나오리라는 생각도 못했다.

지문을 보고 단순하게 답을 찾는 문제는 애초에 없었다.

정말 긴 지문을 읽고 문제를 보고는 또다시 생각의 생각을 거듭해야만

겨우 한 문제를 풀까 말까했다.

아이가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풀면서 힘들어 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커졌다. 쉽게 나오지 않는 답에, 시간은 시간대로 부족하고,

방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는데 그것도 못하냐고 질책했던 것이

너무나 미안했다.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특이한 이력의 저자는

국어의 지문을 굉장히 논리적으로 접근한다.

그렇게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연마해두어야만 짧은 시간에

정확하게 지문을 이해하고, 문제에 적합한 답을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구조도를 꾸준히 연습하다보면 나중에는 직접 쓰지 않더라도

지문을 읽으면서 바로 마음 속으로 처리가 가능하다고 한다.

단지 처음에 그 구조를 이해하고 익숙해질 때까지는

한참의 수련이 필요할 것 같다. 

저자의 방법대로 구조화시키고 문제를 풀면서 적용을 시켜나가다 보니

국어가 마치 수학과목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수능 국어는 '사고력'을 묻는 과목이라고 한다.

텍스트가 긴 지문으로 이루어져서 그렇지 결국은 글의 논리적인 구조를

파악해내고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를 판단하기 위한 과목인 것이다.

논리적인 능력이 가장 필요한 과목은 '수학'이다.

치의학대학원을 나온 저자의 성향과 전혀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특이하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국어 과목은 문과보다는

논리적인 구조를 찾아내는 이과 성향의 사고를 하는 사람이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lw3.jpg

 

암튼 지문을 바르게 상관관계를 파악해서 구조화시켜야만

문제의 함정에 빠지 않고 정확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별책으로 '고난도 기출 이항대립 노트'를 따로 제공한다.

10개 유형의 구조도 예시와 함께 1+3원칙을 통해서

빠르고 정확하게 정답과 오답을 골라낼 수 있는 비법을 모아놓은 것이다.

 

lw2.jpg

 

"1원칙 지문을 읽어내는 방법

일상적 글 읽기와 수능 국어 시험을 위한 지문 읽기는 다릅니다. 수능 국어는 지문을 근거하여 선택지의 참, 거짓을 판단할 수 있는지를 묻고, 출제자는 지문을 이항 대립이라는 논리를 통해 구성합니다. 따라서 수험생도 지문 속 정보를 이항 대립을 통해 분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험을 위한 독해법! 제1원칙 '이항 대립'입니다.

 

3원칙 5개의 선지 중 정답과 오답을 골라내는 방법

단어 대체 : 지문 속 단어가 다른 단어로 대체되어 있으면 거짓이다.

단어 추가·삭제 : 불필요한 단어가 덧붙여져 있거나 삭제되어 있으며 거짓이다.

단어 순서 바꾸기 : 단어의 순서가 바뀌어 있으면 거짓이다.

3원칙만으로 모든 정답과 오답을 골라낼 수 있으며, 3원칙은 출제자가 정답과 오답을 만드는 논리적 원칙이기도 합니다. 이 원칙을 꿰뚫는다면 정답 찾기는 명쾌한 게임일 뿐입니다." ---프롤로그 중 

 

lw5.jpg

lw5.jpg

 

문제를 풀 때 1+3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한 순간에 되는 것은 아니다.

여러 번 시행착오을 거치고, 거듭 연습을 하면서 연마를 해야하는 기술이다.

저자는 신유형 300제에 수능 국어와 같은 적성 시험의 일종인 LEET와 MEET의 문제도 수록했다.

다양한 유형의 문제라도 저자가 제시한 방법을 적용하면 명쾌하게 풀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정답 해설 역시 이 기준으로 되어 있어서 문제를 풀고 비교해가면서 분석하기 좋다.

그럼에도 처음부터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현재 메가스터디에서 1+3원칙 강좌가 무료 이벤트로 진행중이기때문에

직접 저자에게 설명을 듣고 보면 조금은 감이 잡힌다.

처음에는 속도가 더디고 힘들지라도 믿음을 가지고 몇 발자국씩이라도

앞으로 움직여 간다면 분명, 어느 순간에는 속도가 빨라질 뿐더러

정확도도 높아질 것이라 확신한다.

그때까지만 오늘도 힘겨운 걸음마를 해나갈 수 있도록 아이들 다독이고, 격려해주어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이젠베르크의 양자역학, 불확정성의 과학을 열다 작은길 교양만화 메콤새콤 시리즈 4
이옥수 지음, 정윤채 그림 / 작은길 / 201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 수학의 역사와 관련된 책을 읽었었다. 고등학교를 준비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책으로 수학사와 학자를 중심으로 그들이 찾고 만들어낸 수학 이론을 살펴보면서 왜 '수학'을 배워야 하는지, 교과 과정 속에서 나온 공식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서 나오게 되었는지를 알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갑자기 툭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자동차가 여러 단계의 발전을 거쳐서 현재의 모습이 되었듯 수학 이론들 역시 수학 학자들의 끈질긴 노력과 열정으로 발견하고 만들어져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다.

역사와 학자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모래알처럼 흩어져있는 이론들의 발전 단계를 보여주니 그토록 힘들고, 지루하고, 재미없었던 수학 공식들이 감동적이고 아름답게 보였다. 물론, 다시 되돌아가서 수학 공부를 하라고 한다면 여전히 힘겹고 지겨울 것이다. 그러나 그 눈물나는 탄생의 과정을 알게 된 이상 그들의 유산을 지켜내고 이해해야 한다는 책임감은 느껴질 것 같다.

 

yj1.jpg

 

[하이젠베르크의 양자역학]을 읽고 싶었던 이유 역시 그 수학책을 읽은 이유와 같았다. '양자역학'이라는 넘사벽의 분야를 '하이덴베르크'라는 학자의 일생을 통해서 접근하다는 책소개를 읽고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학창시절 수학만큼 싫어했고, 어려워했던 물리를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은 없었으나 '양자역학'이라는 개념을 알고 싶었는데 이론을 본격적으로 다룬 책은 읽을 엄두가 나질 않았던 것이다. 더구나 이 책은 '만화'라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 문외한이 나에게 그나마 접근할 용기를 주었다.

 

만화라는 형식에 하이젠베르크라는 학자의 일대기라는 포맷으로 풀어냈어도 결코 쉽지만은 않다. 일반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을 할지라도 어쨌든 다루고 있는 이론이 간단하게 이해될 수 있는 내용이 아니기 때문이다. 2~3번 정도 반복해서 읽고, 책의 말미에 소개한 '함께 읽으면 좋을 책들'을 추가로 읽어본다면 미약하나마 개념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yj2.jpg

 

처음 접하는 내용이고, 이해하기 어려운 이론들에 고개가 내내 갸우뚱거렸지만, 그럼에도 책을 읽어 내려가는데는 어려움이 없다. 심지어 술술 읽힌다. 이 무슨 이율배반적인 이야기인가 싶지만 실제로 그렇다. 일단 이론은 그런가보다 하면서 한번 본 것으로 만족하고, 스토리를 따라가면서 읽으면 '하이젠베르크'라는 천재적인 학자의 열정, 끈기, 뚝심이 보인다. 세상의 그 어떤 보상보다도 '알고 싶다'는 그 열망으로 노력한 학자의 땀과 노력이 그대로 느껴진다. 뿐만 아니라 동료 학자들과 함께 연구하고, 때로는 반목하며 대립하고 하는 과정들은 흥미진진하면서도 감동과 경외심이 든다.

 

지금의 기술이라면 바로 확인 가능한 것들이지만 당시로는 윤곽조차 잡기 어려운 것을, 마치 깜깜한 어둠 속을 더듬거리며 찾아가는 모습이 안타깝기도 했다. 마치 기계로 찍어낼 수 있는 것을 손으로 하나하나 만들고 있는 것처럼. 그럼에도 그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눈으로 확인할 수도, 증명하기도 어려운 양자역학의 개념을 온전히 손으로 증명해보이려 했다. 그리고 마침내 성공한다. 세기의 천재로 불리는 아인슈타인도 끝내 인정하지 않았던 그 개념을.

 

yj3.jpg

 

2차 세계대전이라는 전쟁을 겪으면서 자신을 비롯한 과학자들이 평생을 걸쳐 연구한 원자물리학이 26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괴물같은 무기가 되는 과정을 눈으로 지켜보면서 절망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학문에 대한 그의 열정은 패전국 독일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사그라들지 않았고 죽을 때까지 그 끈을 놓지 않았다.

 

yj4.jpg

 

복잡하고 어려운 과학 이론을 빼더라도 하이젠베르크라는 열망이 가득했던 한 과학자의 일생을 조망해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감동적이었다. 하늘이 주신 재능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과학'이라는 학문으로 맺어진 인연들과 끊임없이 토론하고 치열하게 연구해나가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낯설었던 과학이라는 영역이, 과학자들이, 한뼘은 다가온 것 같다. 수학의 역사와 수학자들을 통해서 수학의 아름다움을 느꼈던 것처럼, 이 책을 통해서도 과학이라는 신비한 세계를 조금은 맛본 느낌이다. 그들의 땀이 얼룩진 아름다운 세계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