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철학하는 아이
제나 모어 론 지음, 강도은 옮김 / 한권의책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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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철학 교육을 해야 할까?  
 
인문학 열풍이 불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철학'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어른 아이할 것 없이 철학의 필요성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필요성이라는 것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접근하면 공부를 더 잘하기 위한, 좀더 솔직히 말하면 시험을 더 잘 봐서 합격을 하기 위한 도구로서의 관심이 크다고 할 수 있다. 현실적인 이득을 얻기 위해서 철학을 필요로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계기가 어찌되었던 간에 돈 안되는 학문이라고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철학의 위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만이라도 다행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얼마 전 기사를 보니 어떤 대학에서는 '철학과'를 폐지한다고 해서 여전히 씁쓸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지만....
 
어찌 되었건 간에 '철학'이라는 심오한 학문의 이름을 근래처럼 많이 들어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기껏해야 소크라테스, 아이스토텔레스를 일컬을 때 '철학자'라고 표현하면서 언급했던 것 외에는. 인문학 열풍이 불기 시작할 때에도 철학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인문학도 어려운 판국에 감히 '철학'이라니... 범접할 수 없는 영역처럼 느껴졌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토론을 배우게 되었는데, 어떤 주제를 가지고 토론을 하더라도 결국에는 철학적인 관점으로 논쟁을 하게 되고, 근거가 되는 것을 경험을 하면서 1+1=2라는 확고한 답이 나올 수 없는 세상의 질문들에 대한 답은 결국 '철학적인 사고'로 찾을 수밖에 없음을 절감했었다. 토론이라는 것의 논제는 찬과 반의 주장이 거의 팽팽할 때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딱 떨어지는 답을 제시하고 찾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누가 더 논리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설득할 수 있는냐가 승패의 관건인 것이다. 답이 없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상대와 내 입장을 입체적으로 보면서 논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으려면 평소에 이러한 사고의 연습이 충분이 되어 있어야 하고, 그러한 질문들을 뽑아낼 수 있어야 한다. 철학적인 사고를 하고, 대화를 충분히 해 왔다면 토론에서는 더없이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더구나 '철학'적인 지식이 있다면, 근거를 제시할 때 최고의 설득력을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토론을 공부하면서 '철학'에 대한 관심을 넘어서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 이렇게 철학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고 있을 즈음 이 책 [그림책 읽어주는 엄마, 철학하는 아이]를 만나게 되었다. 우선 제목부터가 눈에 띄었다. 그림책을 워낙 좋아해서 강의를 들으러 다닐 정도인데, 게다가 철학이라니... 나의 두 관심사가 딱 맞아 떨어진 것이다. 보기도 전에 기대가 만발이었다. 사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자기 전에 그림책을 읽어 주기는 했지만 질문이나 토론은 많이 해보지 못했다. 독서지도사 자격증이 있을 만큼 독서지도에 관심이 많음에도 한 두 번 질문을 하고 대답을 하면 그것으로 대화는 종료되어 버리는 것이다. 내가 지식의 깊이가 없어서 그런 것인지,,,어찌 되었건 간에 아이들의 사고를 열어 줄 정도로 깊이 있는 대화를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나가기는 쉽지 않았다. 늘 그래서 뭔가 2% 부족한 느낌. 독서 수업을 하고서도 허전한 느낌이었다.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이 책을 보면서 확실히 알게 되었다. 물론 저자는 철학을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15년 동안 아이들의 철학 수업을 지도했으니 질문 하나도 내공이 다를 수밖에 없겠지만, 철학적인 주제를 뽑아내어 자유자재로 주무르면서 아이들이 많이 생각하고, 사고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을 보면 부럽기 그지 없다. 더구나 그 과정이 힘겹고,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도 너무 즐겁고 신나한다는 것이다. 또한 일정한 기간 동안 받았던 그 수업은 스스로 자기 증식을 하면서 수업을 듣고 있지 않더라도 더 성장시키는 밑거름이 되고 있는 것이다. 중 2때 들은 수업이 대학교 2학년 때까지 영향을 미치고, 평생의 삶의 지표를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제나 선생님께
선생님, 대학에서 처음으로 철학 강의를 들은 지 몇 주가 되었어요. 철학 강의는 이번 학기에 제가 가장 좋아하는 수업 가운데 하나랍니다. (...) 선생님께서 저에게 철학을 알게 해주신 것에 감사드리고 싶어요. 특히 선생님이 제게 건네주셨던 위대한 철학자들의 20가지 질문에 관한 작은 책을 읽은 것은 정말 멋진 경험이었어요. 그 책 덕분에 많은 개념들을 알게 되었고, 처음 철학수업을 들었을 때보다 더 잘 이해하고, 깊이 헤아릴 수 있게 되었답니다. 만일 제가 중고등학교 시절의 판에 박힌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대로 살아가고 있었더라면, 그러니까 그토록 진부한 생각을 떨쳐버리도록 선생님이 저를 자극하지 않았더라면,저는 대학에 왜 진학해야 하는지 솔직히 알지 못했을 거예요. 또 깊이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을 거고요.
 
이 편지를 보낸 알렉산드라는 중학교 2학년 때 나의 철학수업을 들었던 학생이다. 세월이 흘러 대학교 2학년이 되도록 알렉산드라는 철학수업의 신선함과 재미를 잊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알렉산드라는 자기 삶에서 철학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 나는 그런 옛 제자의 성숙한 모습에 뿌듯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 p. 234~235
 
철학 교육 어렵지 않을까?
 
이 책을 읽기 전에는 부모가 아이들과 철학 수업이나 대화를 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저자는 정작 자신의 전문적인 철학 지식이 오히려 아이들과 대화를 할 때 종종 방해가 되기도 한다고 한다. 아이들과 이야기할 때는 철학에 관련된 배경지식을 한쪽으로 밀어놓아야 한다고 한다.
 
"생김새나 특징이 자기 정체성에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려는 아이에게 개인의 정체성에 관한 존 로크(John Locke)의 사상이 무슨 대단한 의미가 있겠는가? 나는 어린아이들에게 전문적인 용어를 쓰거나 '철학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하지 않으려고 항상 주의를 기울인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한테 철학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철학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p. 254
 
어쩌면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 주기만 해도, 공감해주면서 그 아이가 어떻게 생각하는 지에 대해 질문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철학적인 대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능력이 있다. 어른의 기준으로 재단만 하지 않으면... 저자는 부모가 '지혜의 저장고'나 '해결사'의 역할을 할 것 없이 아이들의 질문에 귀를 기울이고, 어려움을 알아차리고, 솔직하게 응답만 해주면 된다고 한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쉽지만, 사실 이 역시 실제로 해보면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제까지 일상적인 대화만을 해왔다거나, 부모의 생각을 주입하는 식으로 대화가 이루어졌었다면 갑작스런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그 매개를 '그림책'으로 제시하고, 책을 읽으면서 해 볼 수 있는 수 많은 질문과 주제들을 제시하고 있다. 정말 이러한 질문들을 해보지 않았던 부모라도 제시된 질문들 몇 가지만 해 보는 것으로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보고, 사고를 확장시킬 수 있을 정도로 내공이 들어간 질문들이다. 저자가 제시한 책이나 영화, 다큐 등(주제, 연령별로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다)을 보면서 한 두 가지 질문을 해보는 것으로 시작해보면 좋을 것이다.
또한, 저자는 아이들에게 질문을 했을 때 어떻게 반응을 하고, 답변을 했었는 지, 어떻게 유도를 해갔는는 지 실제 사례를 들어 보여주고 있다. 물론 철학 수업을 계속 진행했던 아이들이라 처음 해보는 아이들과는 다르게 깊이 있는 생각을 하며 반응을 하고 있는 것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어떻게 유도해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아이들의 가능성과 잠재성을 고려해볼 때 어른들이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을 것이다.

 
 
시작이 반이다. 아이들의 성장 속도는 어른이 생각하느 것과 다르다. 처음에는 장난스럽게 대답했던 아이들도 아마 조금 지나면 금방 생각하는 연습에 익숙해질 것이고, 사고의 힘이 길러질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지금 당장 한 발을 내딛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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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분 기적의 독서법 - 2013 개정증보판
김병완 지음 / 미다스북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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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작년 즈음 이지성 작가의 <리딩으로 리드하라>라는 책을 읽고 충격을 받았었다. 인문학 열풍이 막 불기 시작할 즈음이라 인문학의 중요성도 그렇게 부각되기 전이기에 고전, 인문학하면 고리타분하고, 소위 말하는 사회적인 성공과는 무관한 영역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던 나의 고정관념에 깨뜨리는 그야말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그 뒤에 강하게 불기 시작해서 유행처럼 타고 번지며 인문학 열풍이 불자 오히려 한 발 뒤로 빠지게 되었다. 어쩌면 손쉽게 인문학을 접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니 언제라도 마음만 먹으면 강의를 들을 수도 책을 읽을 수도 있으리라는 게으른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거였다. 그러다가 생활이 바쁘다 보니 기억 속에 잊혀져 가고, 어려운 책을 읽으면서 조느니 관심 분야의 쉽고 편한 책에 좀더 많이 손이 가게 되면서 고전은 점점 멀어져만 갔다.

 

고전 한 편을 읽는 시간과 노력이면 편한 책 20권은 너끈이 읽을 수 있어 현실적인 타협을 조금씩 하고 있는 중에 이 책 <48분 기적의 독서법>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이지성 작가의 책을 소개해주셨던 지인께서 소개해주셨던 책이기도 했다. 어떤 책인지 궁금해서 읽어보려고 했던 차에 차일 피일 미루며 보내다가 이번에 맘 잡고 읽게 된 것이다.

책의 제목이나 저자의 약력, 베스트셀러, 문광부 추천 도서 모두를 다 떠나서 이 책은 순전히 책을 소개시켜준 지인의 신뢰를 바탕으로 읽게 되었다. 워낙 책을 많이 읽는 분이시고, 독서법과 같은 이런 류의 책들을 많이 읽으시는 분이시라 이 책을 유독 짚어서 소개해주셨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리라는 궁금함과 기대감이 더 컸던 것도 사실이다.

 

'48분'만 독서를 하면 기적이 일어난다는 것인가? 궁금증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고, 곧 '48분'이라는 시간은 점점 의식에서 옅어져 갔다. 요는 책을 꾸준히 읽어야 한다는 것인데, 폭발적인 의식과 사고의 혁명을 경험하려면 기한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은 99도까지 올라가도 결코 끓지 않는다. 100도가 되어야만 끓는다. 즉 꾸준히 읽기만 한다고 해서 독서를 통한 사고의 팽창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얼마나 시간을 투자할 수 있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3년에 1000권 정도를 읽어야만 눈부실정도의 혜안을 갖게 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즉,물이 100도가 되어야 끓을 수 있는 임계점이 있는 것처럼 독서 역시 사고의 폭발을 가져오는 임계점이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 것은 좋은 것이니 차곡차곡 취미 생활하듯이 꾸준히 읽어 나가면 언젠가는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내 생각은 완전히 빗나갔다. 지식을 쌓는 것이라면 그렇게 해도 괜찮지만, 사고와 의식의 틀을 완전히 변화시켜 다른 차원의 시각을 가지려면 결코 오랜 시간 책을 읽어도 불가능하다라는 것이다.

 

언제든 책을 많이만 읽으면 된다고 생각했던 나는 다시 한 번 뒤통수를 얻어 맞은 느낌이었다. 바쁜 현대인들이 그렇다면 3년 동안 1000권을 읽을 시간이 있을까? 저자는 시간을 낼 수 있는 방법과 근거를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있다. 1000권이라는 거대한 산 앞에서 주저 앉지 않도록,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쪼개서 부담없이 눈으로 보여 준 시간이 바로 '48분'이다. 하루 48분은 아니고, 아침, 저녁 48분씩이니 하루에 96분씩 투자하면 3년에 에디슨, 빌게이츠, 오프라 윈프리, 헬렌켈러, 나폴레옹이 그러했던 것처럼 사고의 틀이 바뀌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저자 스스로가 그러한 경험을 했기에 자신있게 주장한다.

 

말이 쉬워서 96분이지, 매일이 바쁘고 힘든 현대인에게 3년을 꾸준히 시간을 내는 것은 쉽지 많은 알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말한 것처럼 TV 프로그램을 꼬박꼬박 챙겨보는 시간,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는 시간, 인터넷 서핑을 하며 보내는 시간처럼 흘려 보내는 시간을 모은다면 아마도 96분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결국 문제는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결심을 굳게 하고 꾸준히 하는 것이다. 저자는 습관이 몸에 배는 시간 '21일'만 꾹 참고 지속해보면 나중에는 복리 이자가 불어 가듯 습관도 몸에 배고, 책 읽는 속도로 가속이 붙어서 1000권의 고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그러나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쉬웠다면 저자의 말처럼 책으로 성공한 사람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았을 것이다. 어렵지만.... 그래도 해 볼 만한 도전이다. 득도를 하듯, 일부만이 경험했다는 지적인 폭발의 경험해보고 싶은 욕구가 끓어오르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그 힘든 고전부터 읽어야 할까? 독서법을 다룬 다른 책들과 달리 저자는 양서와 분야를 가리지 말라고 제시한다. 음과 양을 경험해야 양을 보는 눈이 생길 수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 융합이 되면서 새로운 사고도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는 어떤 책을 골라야 할까 하는 고민을 덜어주니 더없이 좋다. 그렇다고 쉽고 편한 책만을 읽으라는 얘기는 아니다. 처음에는 쉬운 책으로 시작하되, 점점 난이도를 높여가라고 제안하고 있으며, 권말에는 단계별 도서 목록이 제시되어 있어 참고하면 좋을 듯 싶다.

 

"한 권의 명저가 주는 유혹엣 벗어나 다양한 책을 폭넓게 봐야 한다. 독서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이것이다. 지금 당장 드넓은 진리의 세계로 나아가라. 책의 종류와 장르를 따지지 마라. 자신을 편협한 세상에 가두지 마라. 넓은 바다에서 항해하려는 사람이 자신을 호수에 가두면 안 된다. 명저니 인문서니 하면서 특정 도서만을 골라 읽는 것은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문을 스스로 닫아 버리는 것과 같다. 주위에 있는 책이란 책은 다 읽어보자. 마치 대식가라도 된 것처럼 책을 먹어치우자. 어느새 생각지도 못했던 새롭고 기발한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오를 것이다.

책을 읽는 것은 자신의 머리로 타인의 생각을 하는 것과 같다.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살았던 이들의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게 될 것이고 생각이 확장되는 것을 스스로 느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기적의 독서법이다. 책 읽기를 통해 인생역전을 이루고 싶다면 명작도 읽고, 베스트셀러도 읽고, 전문서도 읽고, 만화책도 읽어라." --- p.154~155

 

책읽기의 중요성은 시대를 막론하고 중요하게 생각되어 왔다. 그러나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무엇 때문에 책을 읽어야 하는 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고, 습관적으로 형식적으로 답습해 온 경우도 많을 것이다. 저자가 경험해서, 더 절실하고 강력하게 주장할 수 있는 '독서'의 진정한 위력이야 말로 독서를 해야하는 가장 강력한 이유일 것이다. 책에 등장하는 이러한 독서의 위력을 실감한 많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얘기를 듣노라면, 그동안 모르고 살았던 것이 살짝 억울해진다. 쉽진 않겠지만, 그래도 새롭게 환골탈퇴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에 오늘 당장 작심삼주를 거듭하며 실천해보려고 한다. 세계 최고의 거부 '워렌 버핏' 역시 그 이상의 방법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당신의 인생을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위대하게 바꿔줄 방법은 무엇인가?

만약 당신이

독서보다 더 좋은 방법을 알고 있다면

그 방법을 따르기 바란다.

그러나,

인류가 현재까지 발견한 방법 가운데서만 찾는다면

당신은 결코

독서보다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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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블록 (핸드북) - 당신의 상상력에 시동을 걸어 주는 786개의 아이디어
제이슨 르쿨락 지음, 명로진 옮김 / 토트 / 2013년 5월
평점 :
절판


글을 쓸 일이 많아진 아니 많이 만들고 있는 요즘, 하나의 모티브 만을 가지고 한 바탕 써 내려갈 때가 있는 반면, 아무리 써도 세 줄 이상을 못 넘어갈 때가 있다. 억지로라도 쓰고 나면 뚝뚝 끊기는 것같이 연결성도 없고, 맥락도 왔다갔다 자연스럽지 않아서 그나마 애써 쓴 글을 지워버리고,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글의 얼개를 먼저 짜서 글을 쓰면 그렇지 않다고 하는데, 그냥 써내려가던 것이 습관이 되어서 그런지, 아니면 게으른 습성 때문인지 얼개를 짜서 글을 쓰는 것이 아직은 자연스럽지 않고, 불편하다. 어찌 되었건 간에 글을 쓰는 것을 숙제처럼 만들어 꾸준히 써보려고 노력중인데, 바쁜 일상에 잠시 잠깐 쉬고 나면 빈 공간에 깜빡이는 커서가 마치 내 머리 속 같을 때가 있다. 어디서부터 시작하지? 어떤 것을 써야 하지? 한 참을 노려보며 들여다 보고 있어도 계속 제자리 걸음 뿐. 이럴 때 문득 생각나는 아이디어가 있을 때면 이산 가족이라도 만난 것처럼 그렇게 반갑고 고마울 수가 없다. 그렇지만 그런 아이디어가 그렇게 늘 샘솟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글을 쓸 때마다 답답하고 고민스러운 것이다.
 
이 책 <아이디어 블록>에 대한 소개를 보았을 때 가장 눈에 들어오는 것이 바로
 
"상상력과 글쓰기 능력을 동시에 증진시키는 마법"
 
이라는 문구였다. 글쓰기에 대한 고민을 깊고 하고 있던 터라 글쓰기를 증진시켜 줄 수 있는 마법이 도대체 어떤 것인지 너무나 궁금했다.
 
그리고 책을 받았을 때는 다른 이유로 깜짝 놀랐다. 그야말로 글을 쓸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는 갖가지 다양한 아이디어들. 처음에는 웃으며, 이런 것들도 글쓰기의 소재가 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읽다 보니 정말 훌륭한 글의 소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우리의 주위에 글쓰기 소재는 널려 있다. 신문의 한 귀퉁이에 실려 있는 기사의 한 줄도 글의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거창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작은 사건들이 적재적소에 배치가 될 때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자 왜 이 책의 제목이 '아이디어 블록'인지 글쓰기와는 무슨 상관인지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사람은 관심있는 것을 먼저 보고, 그중에서도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경향이 있는데, 요즘의 관심사가 글쓰기이다 보니 이 책 자세한 설명도 보지 않고, '글쓰기'에만 꽂혀서 글쓰기를 잘 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인가 보다고, 그러니 이러이러한 형식이 아닐까 하고 나혼자 생각하고, 나혼자 결론을 내렸던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글쓰기 능력을 키워주는 책의 제목이 <아이디어 블록>이라는데 전혀 의문을 갖거나 궁금해하지 않았으니..ㅎㅎ
 
나같은 독자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는지, 아니면 경험에 의한 것인지 저자는 서문에 분명히 명시하고 있다.
 
"이 책은 '글 잘 쓰는 방법'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단지 글을 쓰는 사람들에게 슬럼프에서 벗어나는 법을 제시할 뿐이다. 책 속에는 서로 모순되는 조언도 있다. 사실, 글 잘 쓰는 방법에 대한 정답이란 없다.
-중략-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작가에게 타고난 글재주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든 리쉬는 타고난 글재주가 없어도 작가가 될 수 있다고 받아 쳤다. 이런 논란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글쓰기 방법론에 대해 쓴 책들을 훑어 보고, 우리한테 맞는 것을 선택하는 것뿐이다. 그리고 쓰면 된다. 매일 쓰면 된다." --- p.7
 
결국 저자는 형식과 틀에는 정답이 없으며, 결국 매일 끊임없이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매일 도대체 무엇을 쓸 것인가 고민되는 이들에게 작가는 무수한 아이디어를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총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가 <글쓰기 도전 과제>로 글을 쓰다가 막혔을 때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는 과제들이다. 저자는 얘기한다. 한 과제에 대해 1분 이상을 생각하지 말고, 바로 글을 써보라고. '쓰면서 동시에 생각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책상에 앉아서 뭔가 끄적거리기 시작할 때, 비로소 무슨 말을 쓸 것인지 생각이 났다." 당신도 마찬가지이다. 계획하고 차트를 그리고, 개념도를 만드는 것을 이제 그만. 일단 써라." ---p. 9
 
그가 제시한 주제들을 보면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의식적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들이다. 마치 사용하지 않고 있던 감각을 새삼스럽게 느끼게 되는 것처럼. 재미있는 것은 피식 웃음이 나면서도 한 번 써볼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곁들여 있는 재미있는 상상을 자극하는 사진도 뇌를 말랑말랑하게 자극하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길게 생각하지 말고 당장 쓰기 시작하라는 작가의 의도가 어느 정도 먹힐 것 같다.
 


 
두 번째로는 <불꽃 튀게 하는 말>이다.
상상력이 발동할 수 있는 단어와 사진을 제시하여, 글을 써나가게 유도하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같은 단어를 들었어도 각자의 상상과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그 단어로 풀어내는 이야기는 전혀 다르게 나올 것이라는 것이다. 이 역시 <도전 과제>처럼 글쓰기의 전환점이 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저자는 얘기한다.
 

 
마지막으로 <집필 원칙>이다.
이 책이 수많은 글쓰기 아이디어를 제공한다고 해서 글쓰기에 대한 기본 원칙이나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제목을 선택하고, 첫 문장을 시작하는 방법 혹은 글을 잘 쓰기 위한 노하우 등  전설적인 작가부터 현재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들의 간결하지만 핵심을 찌르는조언들을 싣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글쓰기에 대해서 궁금하고 막연했던 것들에 대해서 확실하게 알게 되어 무엇보다도 도움이 많이 되었던 부분이다.
 

 
수많은 아이디어 속에서 저자가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은 결국 하나다. 일단 쓰고, 무조건 쓰고, 끊임없이 쓰라는 것이다. 슬럼프를 겪는 작가나 쓰기가 두려운 초보자 모두에게 해당하는 공통된 처방이다.
 
"이 책의 결론은 하나다. 무조건 써라. 당신의 능력을 의심하지 마라. 당신의 상상력을 과소평가하지 마라. 쓰지 않는 것에 대해 변명하지 마라. 『타바코 로드Tobacco Road』의 작가 어스킨 콜드웰이 한 인터뷰에서 말했다. "당신은 언젠가 특별한 것을 쓸 수 있을 것이다. 5행시든 연애 편지든. 그러나 쓰는 습관과 욕망을 유지하고 싶으면, 당장 뭔가를 해야만 한다."
꾸준히 하는 것, 그것이 핵심이다. 뭔가 쓰겠다고 생각했다면, 쓰는 행위가 주는 수많은 보상을 기꺼이 누리겠다고 마음먹었다면, 꾸준히 해야 한다." --- p.11
 
스스로를 의심하면서 슬슬 게을러지기 시작하는 내게 가장 필요한 조언이다. 백지의 두려움을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 지금 당장 무엇이든 쓰기 시작하는 것이다. 무엇이든 간에, 꾸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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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에서 살아남기 2 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 37
곰돌이 co. 글, 한현동 그림, 서균렬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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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는 '원자력'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은 타도해야 할 '공공의 적'처럼 여겨지고 있다.
그러나 얼마 전 위조부품으로 인해 멈춘 신월성 1호기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우리는 또 한 번 '블랙아웃'의 공포를 느끼며, 아직은 우리에게 원자력이 필요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사실 원자력의 위험성과 효용성의 대립은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으며, 토론의 단골 논제로 다뤄질 만큼 갑론을박의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다. 기술력의 발전으로 좀더 안전하고 값싼 대체 에너지를 얻기 전까지 원자력에 대한 고민과 갈등은 끊임없이 계속 될 것이다.
 
[방사능에서 살아남기 2]에서는 한 번 사고가 나면 피해 규모를 예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피해를 가져오는 '방사선'이지만 무조건적인 거부나 배타가 아니라 위험성과 더불어 안전하게 사용할 때의 효용성에 대해서 균형잡힌 시각으로 다루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역할을 맡은 것이 바로 '뱅 박사'이다.
 
 
워낙 한 번 터지면 복구하는데만 몇 십 년이 걸리고, 피해도 3세대를 넘게 가는 상상하기 힘든 규모이기에 책에서는 방사능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그리고, 사고가 발생하면 어떻게 해야 하는 가에 대한 내용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어 이 두 개의 갈등이 눈에 띄게 드러나지 않지만 원자력을 보는 두 가지의 시각을 끊임없이 제시하고 있다.
 
 
뱅 박사의 논리를 뒷받침해주는 근거로 우리 생활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활용의 예를 보면 두 손을 들고 무조건 반대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특히 미술품 복원에도 사용된다고 하니 활용의 범위는 넓고도 다양하기만 하다. 특히 고흐의 작품은 값싼 물감을 사용해서 색의 훼손이 심한데 이를 방사선으로 알아내어 복원함으로써 원본의 느낌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니 고민의 폭은 점점 깊어만 간다.
 
 
 
그럼에도, 원자력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수밖에 없는 것이 인류에게 돌이킬 수 없는 불행을 가져다 줄 수도 있는 대량 살상의 무기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으로 활용하다가 실수나 재해에 의한 사고가 아니라 고의적인 살상의 무기로 활용될 수 있음에 결코 고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없는 것이다.
 
 
 
동전의 양면같은 '원자력'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기 위해서 개발된 것이 아니라 좀더 편리한 생활을 위해서 개발된 자동차가 때로는 치명적인 피해를 안겨주듯이 원자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류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개발된 과학자적인 양심을 지키며 발전된 방향으로 사용된다면, 원자력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보다는 함께 더 좋은 방법을 찾기 전까지 혹은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해결책을 얻기 전까지라도 행복한 동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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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묘에서 만난 조선왕 이야기 아이세움 배움터 34
김향금 지음, 양은정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3년 5월
평점 :
품절


아이세움의 배움터 시리즈는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사진과 자료로 깊이 있으면서도 재미있게 풀어내어 거의 대부분의 시리즈를 소장하고 있다. 아이들도 아이들이지만 나도 꽤나 좋아해서 읽으려고 구입했는데 먼저 읽어야 할 책들이 많아 아직 다 읽지 못하고 있다. 휴가 때 맘잡고 읽어 볼까나~^^
 
이 책 [종묘에서 만난 조선 왕 이야기]가 아이세움 배움터 시리즈 34번째 책이라고 하니 일단 읽지 않고도 재미와 구성은 보장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무튼 기대를 잔뜩 안고 책과 만났다.
 
종묘는 세계 문화 유산으로 등재가 되었는데 그 이유가 목조 단일 건물로는 이렇게 길게 지어진 경우가 없기 때문이었다고 아이들 사회를 가르칠 때 보았던 기억이 난다. 총 19칸 왜 이렇게 길게 지을 수밖에 없었을까? 이 간단한 질문에 답을 구하려면 조선 왕조 왕들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알아야 한다. 얽히고 섥힌 왕들의 치열한 자리다툼으로 인해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사연을 '종묘'라는 공간적인 배경을 통해서 알아본다는 것이 바로 이 책의 취지이다.
 
 
이 책의 저자는 [세상을 담은 지도]와 [아무도 모를 거야, 내가 누군지] 등을 쓴 어린이책의 베스트셀러 작가 '김향금' 선생님이시다. 어린이책 중에서도 주로 지리와 역사에 관한 책을 많이 쓰셨다고 하는데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느낀 것이 글이 굉장히 쉽고 자연스럽게 술술 읽힌다는 것이다. 많은 책을 쓰신 경험과 다루고 있는 분야에서의 지식이 깊어서 그런지 글 속에서 상당한 자신감이 느껴진다.
 
책의 구성에 있어서도 특유의 자신감이 느껴지고, 읽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장치가 되어 있으며, 책을 쓴 목표가 방향이 분명하여 여러 가지 둘러 배우면서도 한 가지 목표를 향해가는 통일성이 느껴져 산만하지 않고, 책을 다 읽고 나서도 특별하게 정리할 필요없을 정도로 읽으면서 정리가 되어지는 느낌이다.
 
작가는 책의 말미에 이 책의 집필 의도와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이 책은 종묘가 조선 왕의 성적표라는 사실을 놓고, 감히 공자의 춘추필법을 흉내 내어 조선 왕과 조선 역사를 바라보아 역사를 배우는 참뜻을 되새기려고 했어." --- p.164
 
"역사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공부도 부족한 우리가 이런 일을 하는 까닭이 있어. 흔히 역사를 '승리한 자의 기록'이라고 한단다. 패배한 자는 역사를 기록할 수 없기 때문이지. 하지만 아무리 역사가 이미 지나가 버린 사건이라고 해도 후손들이 억울하게 패배한 자, 제대로 자리매김을 하지 못한 사건들을 제대로 평가한다면 역사는 한결 더 공정해질 수 있을 거야. 이 책에서 그런 예를 정종이나 단종 임금에게서 봤지? 그렇게 역사를 제대로 평가함으로써 우리 시대에는 억울한 패배가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다짐으로 이어질 수 있단다." --- p.165
 
저자는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역사의 사실을 종묘라는 매개를 통해서 좀더 냉정하게 평가해보고자 했다. 저자의 이러한 의도를 몰랐을 때에도 읽다 보니 그동안 왕들에 대한 보편적인 평가와는 조금 다른 시각이라는 것이 느껴졌었다. '승자'가 만든 왕의 평가에 너무 익숙해져 있어서 그런지 냉정하면서도 적나라한 평가에는 허탈함이나 아쉬운 마음까지 든다.
 
그렇지만 저자의 말처럼, 억울한 패배가 되풀이 되지 않고 공정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기 위해서는 선입견과 편견을 깨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 책의 시작은 '종묘'에 대한 소개로 시작한다. 종묘란 무엇인가, 왜 세웠을까? 그리고 처음에는 7칸으로 시작한 건물이 19칸까지 늘어난 배경, 그리고 '정전'과 다른 '영녕전'이 만들어진 이유와 신주를 모시는 규칙까지 종묘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여기까지 읽으면 보통의 역사 유적지에 대해 설명해주는 여느 다른 역사책과 다를 바 없이 느껴진다. 그러나 그 다음 장 "종묘에 오른 왕, 영녕전에 건너간 왕"부터는 단순히 종묘에 대한 소개를 위한 책이 아님을 느낄 수 있다. 정작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여기부터라는 생각도 든다.
 
"정종, 억세게 운 나쁜 왕
"태종, 태평성대를 준비한 철권 왕
쫓겨난 단종, 영녕전에 오르다!
세조, 공도 허물도 많소이다!
성종, 조선의 문물제도를 완성하다
쫓겨난 왕, 영원히 종묘에 들지 못하리!"
 
이렇게 후대의 평가에 의해서 정전과 영녕전으로 나뉘게 되었는데, 그렇다면 과연 그 평가는 공정했을까?에 대한 저자가 진짜 하고 싶은 얘기는 5장 "종묘에 오른 왕의 성적표는 공정했을까?"에서 본격적으로 다루게 된다.
 
 
특히나 우유부단 했던 중종이나 판단력이 부족했던 인조에 대한 냉정한 평가에서는 제대로 된 평가가 왜 중요한 지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했다. 또한 중조에 대한 평가는 역사적으로 높게 평가되고 있지만 그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던 분석에서는 공감이 되기도 했다.
 
또한 왕이 집권할 때 가장 공을 많이 세운 신하 한 명이 선정되어 '공신당'에 신주를 모시게 되는데, 이 선정 과정 역시 정당하지만은 않았음을, 조선 후기로 갈수록 권력에 좌지우지 되었음을 저자는 짚어주고 있다.
 
 
다양한 자료와 사진이 지루할 틈없이 읽히고, 무엇보다도 옛날 얘기 들려주듯 술술 풀어내는 저자의 글솜씨에 푹 빠져서 읽게 된다. 무엇보다도 흔하게 접할 수 없었던 종묘에 대한 숨겨진 얘기나 역사적인 진실을 새롭게 접할 수 있어서 더없이 좋은 기억에 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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