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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분 기적의 독서법 - 2013 개정증보판
김병완 지음 / 미다스북스 / 201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작년 즈음 이지성 작가의 <리딩으로 리드하라>라는 책을 읽고 충격을 받았었다. 인문학 열풍이 막 불기 시작할 즈음이라 인문학의 중요성도 그렇게 부각되기 전이기에 고전, 인문학하면 고리타분하고, 소위 말하는 사회적인 성공과는 무관한 영역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던 나의 고정관념에 깨뜨리는 그야말로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그 뒤에 강하게 불기 시작해서 유행처럼 타고 번지며 인문학 열풍이 불자 오히려 한 발 뒤로 빠지게 되었다. 어쩌면 손쉽게 인문학을 접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조성되니 언제라도 마음만 먹으면 강의를 들을 수도 책을 읽을 수도 있으리라는 게으른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거였다. 그러다가 생활이 바쁘다 보니 기억 속에 잊혀져 가고, 어려운 책을 읽으면서 조느니 관심 분야의 쉽고 편한 책에 좀더 많이 손이 가게 되면서 고전은 점점 멀어져만 갔다.
고전 한 편을 읽는 시간과 노력이면 편한 책 20권은 너끈이 읽을 수 있어 현실적인 타협을 조금씩 하고 있는 중에 이 책 <48분 기적의 독서법>을 만나게 되었다. 이 책은 이지성 작가의 책을 소개해주셨던 지인께서 소개해주셨던 책이기도 했다. 어떤 책인지 궁금해서 읽어보려고 했던 차에 차일 피일 미루며 보내다가 이번에 맘 잡고 읽게 된 것이다.
책의 제목이나 저자의 약력, 베스트셀러, 문광부 추천 도서 모두를 다 떠나서 이 책은 순전히 책을 소개시켜준 지인의 신뢰를 바탕으로 읽게 되었다. 워낙 책을 많이 읽는 분이시고, 독서법과 같은 이런 류의 책들을 많이 읽으시는 분이시라 이 책을 유독 짚어서 소개해주셨을 때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리라는 궁금함과 기대감이 더 컸던 것도 사실이다.
'48분'만 독서를 하면 기적이 일어난다는 것인가? 궁금증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고, 곧 '48분'이라는 시간은 점점 의식에서 옅어져 갔다. 요는 책을 꾸준히 읽어야 한다는 것인데, 폭발적인 의식과 사고의 혁명을 경험하려면 기한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은 99도까지 올라가도 결코 끓지 않는다. 100도가 되어야만 끓는다. 즉 꾸준히 읽기만 한다고 해서 독서를 통한 사고의 팽창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얼마나 시간을 투자할 수 있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3년에 1000권 정도를 읽어야만 눈부실정도의 혜안을 갖게 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즉,물이 100도가 되어야 끓을 수 있는 임계점이 있는 것처럼 독서 역시 사고의 폭발을 가져오는 임계점이 있다는 것이다. 책을 읽는 것은 좋은 것이니 차곡차곡 취미 생활하듯이 꾸준히 읽어 나가면 언젠가는 효과를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내 생각은 완전히 빗나갔다. 지식을 쌓는 것이라면 그렇게 해도 괜찮지만, 사고와 의식의 틀을 완전히 변화시켜 다른 차원의 시각을 가지려면 결코 오랜 시간 책을 읽어도 불가능하다라는 것이다.
언제든 책을 많이만 읽으면 된다고 생각했던 나는 다시 한 번 뒤통수를 얻어 맞은 느낌이었다. 바쁜 현대인들이 그렇다면 3년 동안 1000권을 읽을 시간이 있을까? 저자는 시간을 낼 수 있는 방법과 근거를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있다. 1000권이라는 거대한 산 앞에서 주저 앉지 않도록,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쪼개서 부담없이 눈으로 보여 준 시간이 바로 '48분'이다. 하루 48분은 아니고, 아침, 저녁 48분씩이니 하루에 96분씩 투자하면 3년에 에디슨, 빌게이츠, 오프라 윈프리, 헬렌켈러, 나폴레옹이 그러했던 것처럼 사고의 틀이 바뀌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저자 스스로가 그러한 경험을 했기에 자신있게 주장한다.
말이 쉬워서 96분이지, 매일이 바쁘고 힘든 현대인에게 3년을 꾸준히 시간을 내는 것은 쉽지 많은 알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말한 것처럼 TV 프로그램을 꼬박꼬박 챙겨보는 시간,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는 시간, 인터넷 서핑을 하며 보내는 시간처럼 흘려 보내는 시간을 모은다면 아마도 96분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결국 문제는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결심을 굳게 하고 꾸준히 하는 것이다. 저자는 습관이 몸에 배는 시간 '21일'만 꾹 참고 지속해보면 나중에는 복리 이자가 불어 가듯 습관도 몸에 배고, 책 읽는 속도로 가속이 붙어서 1000권의 고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그러나 결코 쉽지는 않을 것이다. 쉬웠다면 저자의 말처럼 책으로 성공한 사람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았을 것이다. 어렵지만.... 그래도 해 볼 만한 도전이다. 득도를 하듯, 일부만이 경험했다는 지적인 폭발의 경험해보고 싶은 욕구가 끓어오르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그 힘든 고전부터 읽어야 할까? 독서법을 다룬 다른 책들과 달리 저자는 양서와 분야를 가리지 말라고 제시한다. 음과 양을 경험해야 양을 보는 눈이 생길 수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야 융합이 되면서 새로운 사고도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이 대목에서는 어떤 책을 골라야 할까 하는 고민을 덜어주니 더없이 좋다. 그렇다고 쉽고 편한 책만을 읽으라는 얘기는 아니다. 처음에는 쉬운 책으로 시작하되, 점점 난이도를 높여가라고 제안하고 있으며, 권말에는 단계별 도서 목록이 제시되어 있어 참고하면 좋을 듯 싶다.
"한 권의 명저가 주는 유혹엣 벗어나 다양한 책을 폭넓게 봐야 한다. 독서로 새로운 인생을 살고 싶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바로 이것이다. 지금 당장 드넓은 진리의 세계로 나아가라. 책의 종류와 장르를 따지지 마라. 자신을 편협한 세상에 가두지 마라. 넓은 바다에서 항해하려는 사람이 자신을 호수에 가두면 안 된다. 명저니 인문서니 하면서 특정 도서만을 골라 읽는 것은 넓은 세상으로 나가는 문을 스스로 닫아 버리는 것과 같다. 주위에 있는 책이란 책은 다 읽어보자. 마치 대식가라도 된 것처럼 책을 먹어치우자. 어느새 생각지도 못했던 새롭고 기발한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오를 것이다.
책을 읽는 것은 자신의 머리로 타인의 생각을 하는 것과 같다.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살았던 이들의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게 될 것이고 생각이 확장되는 것을 스스로 느낄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기적의 독서법이다. 책 읽기를 통해 인생역전을 이루고 싶다면 명작도 읽고, 베스트셀러도 읽고, 전문서도 읽고, 만화책도 읽어라." --- p.154~155
책읽기의 중요성은 시대를 막론하고 중요하게 생각되어 왔다. 그러나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무엇 때문에 책을 읽어야 하는 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않고, 습관적으로 형식적으로 답습해 온 경우도 많을 것이다. 저자가 경험해서, 더 절실하고 강력하게 주장할 수 있는 '독서'의 진정한 위력이야 말로 독서를 해야하는 가장 강력한 이유일 것이다. 책에 등장하는 이러한 독서의 위력을 실감한 많은 사람들의 공통적인 얘기를 듣노라면, 그동안 모르고 살았던 것이 살짝 억울해진다. 쉽진 않겠지만, 그래도 새롭게 환골탈퇴를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에 오늘 당장 작심삼주를 거듭하며 실천해보려고 한다. 세계 최고의 거부 '워렌 버핏' 역시 그 이상의 방법이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당신의 인생을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위대하게 바꿔줄 방법은 무엇인가?
만약 당신이
독서보다 더 좋은 방법을 알고 있다면
그 방법을 따르기 바란다.
그러나,
인류가 현재까지 발견한 방법 가운데서만 찾는다면
당신은 결코
독서보다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 p.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