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않아 - 오해를 바로잡고 관계를 변화시키는 심리술
하이디 그랜트 할버슨 지음, 이수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7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아] 를 처음 봤을 때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깔끔한 표지가 더 마음에 들어왔다.

그런데 가만히 표지의 일러스트를 들여다 보니 모두 슬픈 가면을 쓴 채로

서로를 보고 있는 모습이 어쩐지 낯설지 않았다.

마치 내 마음의 표정같은.

어쩌면 표지의 표정보다는 더 슬프고 힘든 표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가끔 우연찮게 찍혀있는 사진의 내 모습을 보면

과연 내가 맞나 싶을 정도로 낯설고 힘들어 보인다.

 

물론 가족이나 친구같은 개인적인 관계에서도 힘들고 지치는 경우가 있지만

목적이 분명한 회사에서 맺어진 관계에서 오해와 갈등, 반목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벌써 20년 가까이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그럼에도 늘 새롭고 힘든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새로운 경험도 아닌데 또 힘들고, 익숙한 상황인데도 여전히 어렵다.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 마음을 내려놓고 싶어도 쉽사리 초연하지도 못한다.

그래서 지금은 반쯤 자포자기하 마음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것 같다.

 

어차피 인간이 혼자 살 수는 없는 존재인데,

계속 회피만 해가는 것도 답은 될 수 없을 것이다.

정신적으로 건강해지기 위해서도 피하지 말고

정면 돌파를 해서 이겨내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그렇게 스스로를 되뇌이고 있던 중 이 책을 만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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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같은 경우는 주위에서 오해를 해서 힘든 것보다는

나를 그대로 드러내지 못해서 겪는 어려움이 컸다.

그것도 오해라면 오해일 수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인간관계에 소극적이 되면서

굳이 나를 드러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수동적이 되고, 그렇게 관계를 만들다 보니

주위에서 오해를 하는 경우가 생겼던 것이다.

 

내가 원인을 자초했고, 이유도 알기 때문에 그것이 고민이라기보다는

이런 인간관계의 피로감을 극복하고, 편안하게 관계를 맺어야겠다는

필요성이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어쩌면 나는 스스로 사람들과의 관계를 차단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주위와의 관계맺기가 계속 좌절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다.

 

나도 모르는 여러가지 작동 원리에 의해서 나도, 상대방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몸을 24시간 쉴새없이 사용하고 있지만

정작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는 거의 모르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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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처음에는 내가 생각하는 나와, 타인이 생각하는 나가

왜 다른지부터 시작한다.

실질적인 예와 쉽게 쓰여진 문체 덕분에 책장은 술술 잘 넘어간다.

그럼에도 핵심적인 내용을 챕터가 끝날 때마다 정리해두고 있어

포인트를 파악하기가 더욱 쉽다.

 

그리고, 상대를 인식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이유는

보고 싶은 것만 보는 '확증 편향', '초두효과' 등 심리학적인 면에서

우리가 왜 상대를 인식하기 귀찮아하는지에 대한 학문적인 해설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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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인식의 두 가지 단계를 설명하는데,

나도 모르게 작동되고 있는 이 두 단계를 꽤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그만큼 우리가 타인을 인식하고, 나를 인식시키는데 아주 중요한 매커니즘인 것이다.

이 인식의 단계에서 우리 눈에 씌여지는 '신뢰 렌즈', '힘 렌즈', '자아 렌즈'는

인식의 단계를 더 나아가지 못하게 방해하기도 하고,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힘을 발휘한다.

 

이러한 원리를 알고, 내가 왜 그런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하는 지 일단 알게 한 후에,

저자는 '서로를 정확하게 잘 이해하는 길'을 제시한다.

타인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들여라

공정해지겠다고 다짐하라

확증 편향을 주의하라

 

라는 해법을 제시한다.

막상 내용만 보면 너무 간단해보이지만 우리 인식의 작동 원리를

알고 보면 결코 쉽고 간단한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나를 이해하는 방법 역시 간단하지만 쉽지 않다.

 

그럼에도 왜? 라는 것을 알고, 그 방향으로 가는 것과

원리를 모르고 불안해하며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헤매며 가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이다.

당장 적용해서 관계를 모두 정상화 시킬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내가 어떤 인식을 하고 있고,

상대는 어떻게 인식을 하고 있는지에 대한 지식이 있는 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만들어 갈 수는 있을 것이란 희망은 있다.

역시 아는 것이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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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0학년 수학 - 고등 수학을 위해 반드시 봐야 할 예비 고1~3용 중학 수학 과정 총정리
김우섭 지음 / 키출판사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내년이면 둘째가 고등학교에 입학을 한다.

얼마 전까지 수학학원을 다니다가 그만두면서 혼자해보겠다고는 하는데

엄마의 마음으로서는 영 불안하기만 하다.

아직까지는 혼자 공부하는게 미덥기만 하지만 그럼에도,

스스로 자기주도로 공부할 수 있는 힘을 길렀으면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3학년도 이제 한 학기밖에 남지 않았으니 고등학교에 턱밑까지 도달했다.

큰 아이는 미술을 하기때문에 수학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 않지만

둘째의 경우는 아직 진로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더구나 웬만하면 '수학'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니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중이다.

고등학교 수학 강사들의 강의나 입시 대비 방송들을 들어보면

공통적으로 한결같이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고등학교 과정의 선행보다 중학교 과정의 철저한 복습이 중요하다는 것.

어쩌면 당연한 얘기지만 현실은 낯설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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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여름방학 시작을 앞두고 아이와 중학교 과정 총정리를 해보기로 약속했다.

그 시작을 하게 해준 책이 바로 [고등학교 0학년 수학]이다.

'구구단만 알면 누구나~'라는 부제가 너무 마음에 드는데다

하루에 3챕터씩만 공부하면 30일이면 마스터할 수 있는 분량이다.  

1챕터의 내용이 많지도 않다. 초등학교 교재보다도 더 심플하고 아기자기한

부담없이 가볍게 할 수 있는 정도의 양이다

핵심개념을 익힌 후 문제 역시 아주 간단하게 핵심만 풀면 되기때문에

처음 시작할 때도 부담감없이 시작할 수 있다.

아이도 이 정도면 해볼 수 있겠다고 오케이를 해서

방학동안은 이 문제집으로 해보기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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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좋은 것은 챕터마다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챕터마다 실려있는 QR코드를 찍으면

유투브에 올라와 있는 저자의 직강을 들을 수 있다.

사실 핵심을 꿰뚫으면서 그럼에도 어렵지 않고, 심플하게 정리되어 있는

교재만으로도 학습이 가능하지만 그럼에도 강의를 듣고 공부하면

한번 더 정리되는 효과가 있고, 저자의 의도를 알 수가 있으며,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내용도 직접 설명을 들을 수 있으니

훨씬 공부하기가 수월하다.

한 강의가 10~20분 정도로 듣기에 부담없는 길이다.

핵심개념 강의와 필수 문제 풀이까지 듣고

나머지 문제를 풀고 정리하면 한 챕터가 마무리된다.

그 시간이 내용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채 한 시간이 안된다.

방학 중 스스로 공부하기에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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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고등 수학 강사로 한 때는 꽤 유명강사였던 것 같다.

잠시 활동을 접고 대학원 공부에 매진을 했었던 것 같은데

그때나 지금이나 아직도 수학을 힘겨워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특히 기초가 없어서 수학을 포기하는 아이들에게

든든한 동아줄이 되어 주기 위해 이 책을 내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기에 출판사에 모든 챕터의 강의를 찍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했다고 한다.

혼자서 공부하는데 더없이 큰 버팀목이 되어주기에

그렇게 자신의 소신을 밀고나간 저자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더불어 아이들이 공부하다가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이 나오면

언제 어디서나 질문해볼 수 있는 까페도 개설해놓고 있다.

저자는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끝까지 잡아주겠노라고 각오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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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집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와 식의 계산', '함수와 그래프', '도형'까지 총 23챕터로 이루어져있다.

저자는 중학교의 모든 과정이 아니라 고등학교 수학을 공부하는데

꼭 필요한 내용만을 선별했다고 한다.

그렇기때문에 고등학교 수학을 준비해야 하는 중학생은 물론,

수학의 기초가 없어 수학을 포기하고픈 고등학생도

단시간에 중학 기초과정을 정리하는데 안성맞춤일 듯 싶다.

아이의 불안한 발걸음에 아직은 마음이 졸이지만 

이 책이 끝날  때까지 여유를 가지고 지켜보며 응원해주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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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웨이크 Awake! - 내 안의 긍정을 깨우는 8개의 주문
김수현 지음 / 라온북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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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살았다고도, 오래 살지 않았다고도 할 수 있는 나이.

그럼에도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들을 돌이켜보면 참 구비구비 쉽지만은 않았다.

어떤 유명 강사는 자기 주먹 한 움큼만큼의 고민과 걱정은 누구에게나 있다고 하지만

타인의 죽을 병보다는 내 손톱밑의 가시가 더 아프게 느껴져서인지

지금까지 헤쳐 온 시간들이 어떻게 감당했나 싶을 정도로 힘겨웠다.  

또 누군가는 말한다. 신은 이겨낼 수 있는, 견딜 수 있는 시련만 주신다고.

최근 또 생각하지 못했던 시련이 닥쳐왔다.

아득하기만 하고, 다시 일어서서 걸어야 하는데 그것조차 쉽지 않다.

순간순간 정신이 혼미해지고 주저 않게 된다. 

그러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서는 그럼에도 지금 감사해야 할 일들을 떠올린다.

그러다보면 아직 감사할 일이 너무 많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기운을 차려가고 있을 때 [어웨이크 Awake!]을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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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일상을 180도 반전시키는 긍정의 주문!"

"내 안의 긍정을 깨우는 8개의 주문"

"읽기만 해도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지는 책!"

"언제 어디서나 내 안의 긍정 에너지를 폭발시킬 수 있다!"

 

지금 내게 꼭 필요한 책이었다.

설사 이 책의 내용이 사탕발림이고 거짓이라고 해도

난 지금 다시 힘을 내어 일어서 걸을 수 있는 에너지가 필요했다.

주저없이 책을 집어 들었다.

밀린 일을 뒤로하고 그 자리에서 읽기 시작했다.

 

평소 자기계발서나 심리학 등의 책을 종종 읽는 편인데

실은 그 책을 읽은 후에도 내 생활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었다.

아주 조금의 변화는 일어났으려나?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그럼에도 큰 변화를 불러 일으키지 못하는 것에 대한,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에 대한 질책으로 마무리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책 역시 지금 내게 필요한 책이긴 했지만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이전에 읽었던 책들과 대동소이할 것이라는 의심이 마음 한 구석에 있었다.

단지 내게 필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 이런 책을 읽는 행위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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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나도 모르게 점점 책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저자의 깊은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스스로를 일으켜세웠던 과정도

물론 공감과 위안이 되었다.

 

그러나 내게 더 와닿은 것은 'day by day, 매일 조금씩 더 나아지기'였다.

부정적인 생각을 긍정의 생각으로 바꾸어나가라는 조언은

사실 자기계발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용이다.

꼭 책이 아니더라도 부정적인 생각이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은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상식적인 내용이 아니던가.

그럼에도 우리가 늘 부정의 악순환을 겪고 있는 것은

그 순간 인식만 할 뿐 자신도 모르게 원래대로 회귀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후로 언제 그런 생각을 했는지조차 잊고 다시 부정적인 생각에 몸을 맡기고,

힘들어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저자는 '점점'이라는 실천 가이드를 제공해준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내가 갑자기 긍정의 에너지가 넘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이 조금더 나아질 수는 있다.

이렇게 하면 긍정적인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도 쉽다.

사실 부정적인 생각은 떠오르는 것이다.

반면 긍정적인 생각은 내가 그렇게 믿고있지 않음에도

스스로 믿고 있는 것처럼 의식적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그래서 처음에는 힘이 들고 에너지가 필요하고,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기에 몇번 하다가 포기하고 다시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기 쉽다.  

'점점'의 개념을 도입하면 훨씬 편하게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매일 긍정의 주문을 외우면서도 '이게 될까?'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떠오르는 것을 막는데도 도움이 된다.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긍정적이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방향을 틀어나가다 보면

나중에는 의식하지 않아도,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사고를 하는데 익숙해질 것이다.

마치 큰 목표를 잘게 쪼개서 그날 그날 달성해나가는 것과 같은 효과이다.

긍정적인 마음으로 사고를 전환하는데에

이러한 방법을 도입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저자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체득한 지혜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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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3장부터는 상황에 따라 직접 실천해볼 수 있는 긍정의 주문들이 실려 있다.

'새롭고 강한 나를 만드는', '삶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창의력을 자극하는' 주문들이

실려 있고, 오디오로 들어볼 수 있도록 QR코드도 제공하고 있다.

눈으로, 입으로 읽는 것보다 듣고 읽고, 따라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 같다.

이미지트레이닝하는 과정, 스스로 적용해볼 수 있는 과제까지

상황별로 적용해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매일 그저 틀어놓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긍정 에너지가 순환될 것 같다.

 

아직은 '오늘은 조금 더~'를 되뇌이는 초기 단계이지만,

그럼에도 스스로를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나 자신이 변화되면 내 주변의 상황 역시 변화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지금 나에게 다시 '긍정의 에너지'를 불러 일으켜본다.

나는 이렇게 점점 더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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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준 국어신유형 300제 - 2018 수능국어 신유형 / 고난도 강훈련 문제집
이원준 지음 / 쏠티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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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2인 큰 아이는 고등학교에 들어와서 모의고사를 보기 시작하면서

부쩍 국어가 어렵다고 하기 시작했다.

다른 과목이라면 몰라도, 국어가 왜 어렵다는 거지?

처음에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유를 단순히 평소에  꾸준히 공부하지 않은 아이의 노력 부족탓으로 돌렸었다.

미술을 하고 있는 큰 아이는 국어와 영어 과목의 중요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집중해서 공부해야 하는데 그에 못미치게 공부했을 거라고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아이를 다그쳤었다.

그런데 영어 절대 평가로 인해 최근 몇년 동안 국어의 난이도가 점점 올라가는 것을 보면서

갑자기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했다.

중요한 과목의 난이도는 올라가는데 실력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제자리 걸음 중이니 어떻게든 대책이 필요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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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걱정이 쌓여가고 있을 때 [이원준 국어 신유형 300제]를 알게 되었다.

메가스터디의 수능국어 1타 강사이자 메가로스쿨의 언어이해 강사인

저자가 신출 유형 문제를 풀 수 있는 비법(?)을 알려준다니 귀가 번쩍뜨였다.  

수호신이라도 만난 것처럼 기대에 차서 문제집을 만났다.

기출의 유형을 보고는 정말 깜짝 놀랐다.

학력고사 세대이니 수능이 낯설기도 하겠지만

국어 지문이 이렇게 나오리라는 생각도 못했다.

지문을 보고 단순하게 답을 찾는 문제는 애초에 없었다.

정말 긴 지문을 읽고 문제를 보고는 또다시 생각의 생각을 거듭해야만

겨우 한 문제를 풀까 말까했다.

아이가 이렇게 어려운 문제를 풀면서 힘들어 하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커졌다. 쉽게 나오지 않는 답에, 시간은 시간대로 부족하고,

방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었는데 그것도 못하냐고 질책했던 것이

너무나 미안했다.

 

서울대 치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특이한 이력의 저자는

국어의 지문을 굉장히 논리적으로 접근한다.

그렇게 논리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연마해두어야만 짧은 시간에

정확하게 지문을 이해하고, 문제에 적합한 답을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구조도를 꾸준히 연습하다보면 나중에는 직접 쓰지 않더라도

지문을 읽으면서 바로 마음 속으로 처리가 가능하다고 한다.

단지 처음에 그 구조를 이해하고 익숙해질 때까지는

한참의 수련이 필요할 것 같다. 

저자의 방법대로 구조화시키고 문제를 풀면서 적용을 시켜나가다 보니

국어가 마치 수학과목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수능 국어는 '사고력'을 묻는 과목이라고 한다.

텍스트가 긴 지문으로 이루어져서 그렇지 결국은 글의 논리적인 구조를

파악해내고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를 판단하기 위한 과목인 것이다.

논리적인 능력이 가장 필요한 과목은 '수학'이다.

치의학대학원을 나온 저자의 성향과 전혀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하고

특이하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국어 과목은 문과보다는

논리적인 구조를 찾아내는 이과 성향의 사고를 하는 사람이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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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지문을 바르게 상관관계를 파악해서 구조화시켜야만

문제의 함정에 빠지 않고 정확하게 풀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별책으로 '고난도 기출 이항대립 노트'를 따로 제공한다.

10개 유형의 구조도 예시와 함께 1+3원칙을 통해서

빠르고 정확하게 정답과 오답을 골라낼 수 있는 비법을 모아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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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원칙 지문을 읽어내는 방법

일상적 글 읽기와 수능 국어 시험을 위한 지문 읽기는 다릅니다. 수능 국어는 지문을 근거하여 선택지의 참, 거짓을 판단할 수 있는지를 묻고, 출제자는 지문을 이항 대립이라는 논리를 통해 구성합니다. 따라서 수험생도 지문 속 정보를 이항 대립을 통해 분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험을 위한 독해법! 제1원칙 '이항 대립'입니다.

 

3원칙 5개의 선지 중 정답과 오답을 골라내는 방법

단어 대체 : 지문 속 단어가 다른 단어로 대체되어 있으면 거짓이다.

단어 추가·삭제 : 불필요한 단어가 덧붙여져 있거나 삭제되어 있으며 거짓이다.

단어 순서 바꾸기 : 단어의 순서가 바뀌어 있으면 거짓이다.

3원칙만으로 모든 정답과 오답을 골라낼 수 있으며, 3원칙은 출제자가 정답과 오답을 만드는 논리적 원칙이기도 합니다. 이 원칙을 꿰뚫는다면 정답 찾기는 명쾌한 게임일 뿐입니다." ---프롤로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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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풀 때 1+3원칙을 적용하는 것이 한 순간에 되는 것은 아니다.

여러 번 시행착오을 거치고, 거듭 연습을 하면서 연마를 해야하는 기술이다.

저자는 신유형 300제에 수능 국어와 같은 적성 시험의 일종인 LEET와 MEET의 문제도 수록했다.

다양한 유형의 문제라도 저자가 제시한 방법을 적용하면 명쾌하게 풀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정답 해설 역시 이 기준으로 되어 있어서 문제를 풀고 비교해가면서 분석하기 좋다.

그럼에도 처음부터 적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

현재 메가스터디에서 1+3원칙 강좌가 무료 이벤트로 진행중이기때문에

직접 저자에게 설명을 듣고 보면 조금은 감이 잡힌다.

처음에는 속도가 더디고 힘들지라도 믿음을 가지고 몇 발자국씩이라도

앞으로 움직여 간다면 분명, 어느 순간에는 속도가 빨라질 뿐더러

정확도도 높아질 것이라 확신한다.

그때까지만 오늘도 힘겨운 걸음마를 해나갈 수 있도록 아이들 다독이고, 격려해주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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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학 기행 - 방민호 교수와 함께 걷는 문학도시 서울
방민호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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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한국 근대 작가에 관한 강의를 우연히 듣게 되었었다.

그 작가들은 학창 시절 외에는 접할 기회가 많이 없어서 사실 기억 속에 잊혀졌었다.

학교 다닐 때조차도 시험을 위해서 해부하는 수준으로 읽었던 터라

감흥이나 감동의 기억은 거의 많이 남아 있지 않았었다.

그런데 우연히 듣게 된 강의는 한국 근대 작가들의 매력을 새롭게 알게 만들었다.

한명 한명 치열하게 살았던 그들의 파란만장한 삶은

영화보다 더 극적인 시대가 그 배경이 되어주었던 것 같다.

지금으로 보면 어린 나이이지만, 한치 앞을 볼 수 없을 격동의 시대는

그들의 정신 세계를 높고 깊게 만들어주었을 것이다.

감춰야 했던 생각과 재능은 오히려 더 빛을 발하게 했고,

오로지 그 세계 집중했던 에너지들은 지금의 1년보다 더 강렬한 하루를 보내게 했을 것이다.  

그런 그들의 시대, 그들의 열정, 그들의 고뇌가 그 시대의 시, 소설, 글에 

그대로 녹아서 꿈틀대고 있는 것 같다.

싸한 아픔과 함께 뜻모를 아련함도 느껴진다.

아픈 시대였지만, 그럼에도 치열하게 현재를 살았던 그 모습이 더욱 가슴뭉클하게 한다.


그 강의를 들은 이후 여행을 가게 되면 주변의 문학관을 찾는 습관이 생겼다.

이효석, 김유정, 황순원, 윤동주...

문학관에 가면 당시 그들이 느꼈던 그 아픔과 열정이 그대로 느껴진다.

마치 그 시대를 함께 살아냈던 것처럼 친숙한 동질감도 느낀다.

글로만 읽는 것보다 훨씬 더 그들을 많이 알게 된다.  

그래서 문학관을 방문하기 위해 가는 것은 아닐 지라도

가급적 지근거리에 있으면 꼭 들러 보려고 애쓴다.

찾아 보니 우리나라에 설립된 문학관이 꽤 많다.

물론 유수한 작가들의 수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수이지만.

도심보다는 외곽에 고즈넉히 있는 경우가 많아서 사색이나 고요한 침잠을 하기에도 좋다.

앞으로는 주변으로 갔다가 들르기보다는 문학관 자체를 찾아 나서려고 한다.

전국 곳곳에 조용히 방문자를 기다리고 있는 문학관 기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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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사는 게 바쁜 현실은 녹록치 않아 서울만이라도 먼저 나서야겠다 하고

마음먹고 있을 즈음, [서울 문학 기행]을 만나게 되었다.

어찌나 반가웠던지... 아쉬운 내 맘을 어찌 알고 이런 책이 나왔는지 반갑고 또 반가웠다.

책은 생각보다 두꺼웠지만, 그럼에도 한장 한장 넘어가는 것이 아까울 지경이었다.

조금씩 꼭꼭 씹어가면 아껴아껴 읽었다.

처음에는 서울과 연관이 있는 작가의 발자취나 일대기에 관한 가벼운 내용인줄 알았다.

글을 읽을수록 작품 속 배경인 서울의 특정 공간에서 출발해 작가론까지 깊이가 깊어진다.

국문학과 교수이자 문학평론가, 소설가인 저자의 시선은 단지 지리학적인 의미에 그치지 않고,

작품 속을 횡으로 종으로 넘나들고,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까지 엮어가며 그 의미를 깊이 파헤쳐간다.

저자는 이상을 비롯해 윤동주, 이광수, 박태원, 임화, 박인환, 김수영, 손창섭, 이호철, 박완서까지

총 10명의 작가와 작품을 서울이라는 공간에 놓고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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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이라는 특징을 잘 살린 약도도 재미있지만

무엇보다 학자로서의 식견과 철학의 깊이가 더해진 촘촘하면서도 깊고 넓은 해석은

이 책을 읽는 독자의 마음을 압도한다.

또한 다른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희귀한 자료와 사진들이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이상의 번듯하다 못해 날카롭기까지 한 사진이라던가,

임화의 종로서에 연행되었을 당시의 사진,

손창섭의 정갈한 필체로 쓰여진 한국 국적의 메모 등이 그것이다.

뿐만 아니라 저자가 꽁꽁 숨겨두었던 작가들의 새로운 해석이나 관점을 읽노라면

작품에 대한, 작가에 대한 시야가 넓어지고 다양해짐을 느낄 수 있다.

이상의 <날개>에 대한 해석이나 김수영 작품세계의 변천에 대한 견해는

날카로운 통찰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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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문학을 사적인 관계 중심으로 해석하는 것은 오랜 관행이었습니다. 특히나 「날개」는 매우 통속적으로 해석되는 경향이 있었지요. 주제 전달마저 되지 않았고, 심지어는 주인공이 옥상에서 떨어져 죽은 것으로 해석될 지경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는 이상 문학의 핵심을 드러내지 못합니다.

이상의 시대는 극단의 시대였습니다. 자기가 살고 있는 시공간 전체에서 혁명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삶 자체, 거처, 사고방식, 행동양식 등이 전부 파격적으로 변해가는 시대를 온몸으로 감당하고 성장해야 했지요. 이상은 바로 그러한 역사를 기록하고, 그 현실을 드러내고, 그 변해가는 시대가 인간 삶에 미친 문제들을 말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p.47


특히나 책을 읽으면서 <잉여인간>의 손창섭에 대한 관심이 새롭게 생겼다.

저자의 작가에 애정이 흠뻑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했는데

그에 대한 작가의 설명을 듣고 있으면

저절로 손창섭이라는 작가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이 생기게 된다.

처음에 저자가 참 재미있는 작가라고 얘기할 때까지만 해도

어디까지나 전문가로서의 관심과 흥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가 소개한 작가 손창섭은 정말 흥미로운 작가였다.

근대 문학사의 딱 한 줄 '<잉여인간> 손창섭' 외에는 알지 못했던

이 작가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은 작가들을

이념과 시대의 틈바구니에서 잃어버렸을까 하는 안타까움도 들었다.

시인 임호도, 박인환도 그렇고, 손창섭도.

정말 이 책이 아니었으면 결코 관심을 갖지 않았을 작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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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종로의 길을 오고가며 책 속에서 나온 위치를 떠올려본다.

저쯤일까, 이쯤일까...

보신각 앞을 지나며 임화의 시 <네거리 순이> 당시의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한다.

이제는 고층빌딩 숲이 된 종로에서 그 옛날의 모습을 찾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아직 종로의 구석구석에는 옛스러움이 느껴진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안국역에서 종로까지 걸어가는 출근길이

옛스러운 정겨움으로 참 좋았는데,

이 책을 읽은 후부터는 그 너머 작가들의 숨결까지 더해져 더더욱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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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출근은 좀더 새로웠다.

책을 모두 읽은 후 아쉬움과 허전함이 들던 차에 북이십일 출판사에서 운영하는

팟캐스트 [요조, 김관의 이게뭐라고...(http://www.podbbang.com/ch/11897)]에

이 책의 저자인 방민호 교수가 직접 출연해서 책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오늘은 이어폰을 끼고 종로로 향한다.

저자가 직접 들려주는 책의 에피소드와 윤동주 시인의 '서시'를 들으며...

이제 서울은 어제의 서울이 아니다.

깊고 깊은 역사의 애증이 켜켜이 쌓여 숨쉬고 있는 역사의 보고,

한국 근대 문학의 심장으로 느껴진다.

나는 지금 그 심장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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