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영화관 - 내 아이와 함께하는 영화 보기, 세상 읽기
강안 지음 / 궁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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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커가면서 좋은 점 중의 하나는

함께 볼 수 있는 영화가 점점 늘어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영화보다는

주로 만화나 어린이용 프로그램을 함께 봐주는 것이었는데

최근에는 그야말로 같이 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 것이다.

세월의 간극만큼 다른 점도 있지만 양극단의 각자 취향을 제외하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통분모가 꽤 된다.

특히나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은 몇 번을 거듭해 봤고,

올초 개봉했던 <너의 이름은>은 3번이나 영화관에 함께 가서 열광했었다.

책과는 또 다르게 영화는 동시간에 함께 보고

감동이 생생하게 남겨져 있는 상태에서

공감할 수 있어 더 좋은 것 같다.

 

그렇게 아이들과 주말이면 함께 보곤 하는데

영화가 감동적으로 끝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면 뭔가 얘기를 하면 좋을 것 같은데 

막상 하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많다.

재미있다, 재미없다 외에 좀더 풍성하게

얘기를 나누고 싶은데 주제를 풀어나가는 것이 쉽지 않다.

더불어 어떤 영화를 선택해야 할 지도 고민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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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영화관]이 눈이 번쩍 띄었던 것은

바로 그런 목마름 때문이었다.

아이들을 영화, 독서, 여행으로 키웠다는,

아마도 누구나 꿈꾸는 교육의 로망을 용기있게 해낸

저자의 노하우가 녹아있지 않을까 싶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를 처음 알게 되었지만

저자는 이미 다수의 책을 집필했고,

남편과 함께 <청소년을 위한 추천영화 77편 1, 2>라는 책을

출간한 바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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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은 엄마와 아이가 함께 보고,

얘기를 나눠볼 수 있는 영화로 주제를 잡았다.

총 5부로 구성되어 있고,

1부에서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아주 가까운 타인, 가족을 보다"라는

부제가 선명하게 드러내는 '가족'에 대한 영화들이다.

익숙하면서도 낯설고, 가깝지만 먼 존재, 가족.

어쩌면 이 책의 대표하는 테마일 수도 있을 것 같다.

생물학적 가족 뿐만 아니라 함께 삶을 영위해가는 타인까지

다양한 가족들의 양태를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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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삶의 방식대로 살면서 흩어졌던 가족들이

엄마의 시한부 판정을 계기로 변화되어 가는 과정을 그린

'이별까지 7일(감독 이시이 유야)'은

익숙하고 전형적인 포맷이지만

가족의 변화를 그려내는데 이만큼 적합한 형식은 없지 않을까 싶다.

 

하나의 영화가 끝날 때마다

'영화를 보는 몇 개의 시선'이라는 제목의 팁박스를 통해서

이 영화를 보고 함께 이야기 나눌 주제를 제시한다.

 

"1. 가족이란 당연히 함께하는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놓치는 것이 많다"고 한 감독의 말에 동의하나요? 왜 그렇지요?

2. 가족의 민낯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다양한 예를 들어 얘기해볼까요?

3. 행복의 가치와 기준은 무엇일까요?" ---p.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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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하게 영화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에 깊이 들어가지 않아도

이렇게 포인트만 짚어가며 관련된 얘기를 나눈 것만으로 충분할 것 같다.

큰 것을 생각하면 그만큼 시작도, 유지도 어려운 법.

즐겁게 보고, 편안한 마음으로 가볍게(주제는 결코 가볍지 않지만)

얘기나누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피를 나누지는 않았지만 함께 살아가는 진정한 '식구'라는 의미를

음식이라는 소재를 통해서 보여주는 영화,

'바베트의 만찬'(감독 가브리엘 악셀)은 그래서 더 흥미롭고 매력적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꼭 보려고 먼저 손꼽은 영화 중에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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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는 삶의 무게만큼이나 진중한 '사랑'을 주제로 담고 있으며,

3부는 '내 아이와 함께사는 세상읽기'라는 부제처럼

복잡하고 다면적인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 얘기한다.

4부는 난민, 전쟁과 같은 더 큰 주제의 세상을 얘기하고,

5부는 삶과 죽음, 인생에 대해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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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세계의 영화부터

'우리들(감독 윤가은)'과 같은 최근에 개봉된 독립영화까지.

국적과 장르를 막론한 각 주제들로 응집된

다양한 영화를 맛볼 수 있다는 것 또한 이 책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다보면 인생의 무게만큼이나 무거운 영화들을 만나게 된다.

사실 그런 영화가 다수이다.

그럼에도 그런 영화가 필요한 이유는

그 영화가 던지는 질문이야 말로

인생을, 세상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키워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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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보고 싶은 영화가 많아져서

마음이 두둑하고 부자가 된 기분이다.

오히려 어떤 영화를 먼저 볼 것인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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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의 힘
장석주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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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책보다 책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택배의 도착과 동시에 표지를 살필 틈도 없이 서문을 읽어 내려갔다.

그러나....첫 페이지 넘기기가 쉽지 않다.

같은 문장 읽기를 반복하며 당최 속도가 나질 않는다.

그렇게 읽다가 쉬었다가를 반복하기를 근 한 달.

드디어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다.

누가보면 거창한 책을 탈고라도 한 듯한 후련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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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유의 힘]을 그토록 기다리고 읽고 싶었던 이유는

저자 장석주 시인의 강의 때문이었다.

교과서에도 시가 실렸다는 시로 먹고 살고 있는 시인.

출간한 책제목을 읽는데도 몇 번을 쉬어가야 할 만큼

다작한 전업 작가.

그럼에도 그를 처음 알게 된 것은 어떤 인문학 강의에서였다.

한국 근대문학 100년을 짚어내려가는 그의 강의를 듣고

그의 문학과 시에 대한 열정과 통찰력,

그리고 용기에 대해서 감동을 했었고,

그동안 무심하게 바라봤던

한국근대문학에 대한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었다.  

 

시는 아직 어려워서

문학을 조금씩 접해가고 있을 즈음,

저자가 시에 관한 책을 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문학강의 만큼이나 재미있게 풀어내을 것 같은 책이 궁금했다.

더구나 내게 있어 시란....외계어같은 존재여서

시 속에 녹아있는 은유를 통해 시를 읽는 법을

저자 특유의 예리한 통찰로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었던 것이다.

 

그런데....

심지어 서문조차도 이렇게 어렵고 힘들게 느껴지다니...

한마디로 산문으로 쓴 시같았다.

은유와 상징으로 가득한.

'시'란 무엇인가.

'좋은 시'는 어떤 시인가에 대해

평생 시를 쓰면서 고민하고 사유한 생각과 경험들이

응축되고 농축되어 녹아 있었다.

생각보다 두껍지 않은 분량에

가볍게 읽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여지없이 빗나간

한 권의 산문시였던 것이다.

 

그러나 처음 책을 읽을 때는 어려웠는데

장을 거듭할 수록 서서히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시도, 저자의 글도 모두 이해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지만

저자가 안내해주는 방향으로 설명을 듣다보니

아...시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이 어렴풋하게 들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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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알의 모랫 속에 세계를 보며

한 송이 들꽃에서 천국을 본다.

그대 손바닥 안에 무한을 쥐고

한 순간 속에 영원을 보라.

-윌리엄 블레이크, 「순수의 전조」부분

 

시인은 견자(見者)다. '본다'는 것은 지각이 시작점이다. 사물과 세계를 본다는 것은 앎의 관점에서 파악하고 이해하면서 관조하는 행위이다. '본다'는 것은 지각의 단초가 되는 행동이다. 사물이 지각되는 바대로 존재한다면, 시인은 그 지각의 특이성과 확장성으로 주목받는다. 시인이 드러내는 지각의 특이성은 항시 다르게 보기, 낯설게 보기의 결과로 나타난다." ---p.86

 

시인이 그려낸 지각의 모습들은 다양하다.

온갖 상상력을 동원해도 시인이 그려낸 은유의 세계를 상상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시는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상상의 벽에 막힌 그 정황들을 저자는 친절하게 이야기로 풀어준다.

아! 그런 상황이었구나.

책을 읽어가면서 시를 읽는 맛이 생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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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을 키우고 소리 내어 점을 친다 그리하여 당신이 모르는 일을 알게 된다 죽지 않는 법을 익히고 항상 그래왔다 믿는다 맨처음 식물이 죽던 날 이유를 몰랐다 왜 죽었을까 나 때문일까 죽어가는 식물에게 물을 주고 남은 목을 축이는 일 모자란 햇빛이 그늘을 넓히는 일 밤에는 화분을 옮기고 커튼을 친다 누군가 구둣발로 오줌을 누었다 창문을 두드리는 오줌 줄기 어떤 노래를 들으면 지린내가 나는 일 귀를 막고 숨을 참는 일 죽는다 안 죽는다 산다 못 산다 병든 잎을 떼어내면서 낮에는 화분을 들고 산책을 한다 맑고 따뜻한 날씨의 감정을 간직하려고 보드라운 구름의 생각을 따르면서 그러다 보면 그늘에서 쉬어가는 일도 그중에 좋아하는 그늘이 생기는 일도 조금 더 자라면 분갈이를 해줄게 봐둔 게 있어 그리고 나도 집을 옮기게 되겠지 발코니가 있었으면 좋겠다 죽은 화분을 버리고 돌아오던 날 바로 거기서부터다 나는 당신이 모르는 일을 많이 했다

-유진목, 「식물의 방」전문

 

「식물의 방」은 반지하 방에서 살며 식물을 키우는 이의 소소한 경험을 바탕으로 씌어진다. 이때 중심을 꿰뚫고 지나가는 것은 현실과 꿈의 어긋남에서 빚어지는 슬픔이다. 시의 화자는 화분을 키우고 점을 치며 산다. 그가 거주하는 곳은 햇빛이 잘 들지 않지 않고, 그늘에 잠긴 화분의 식물들은 시든다. 반 지하 방 생활자들은 함부로 방뇨하는 자의 "창문을 두드리는 오줌 줄기" 소리와 "지린내'가 만드는 불쾌함과 악취의 고통에 방치되어 있다. 이것은 삶이 품은 모종의 비참과 수모의 작은 표상들일 테다."

---p.177~178

 

이게 무슨 소리일까.

더군다나 마침표도 제대로 찍혀있지 않은 문장들을 따라 읽다보면

집중도도 떨어지고 머리 속은 엉켜버린다.

저자의 설명을 듣고 나서야 상황이 이해되고

그 지리하고 암담한 일상이 시의 형상으로 보인다.

 

학창시절, 시를 발기발기 해체해버리고,

딸딸 외우며 문제풀기의 도구로서 존재했던 시들이

조금씩 해동이 되면서 꿈틀꿈틀 살아나는 느낌이 든다.

시만큼 강렬한 섬광으로 충격을 주는 장르가 또 있을까.

저자에게도 시는 그런 존재인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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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시가 내게로 왔다. 내가 시를 찾은 게 아니었다. 시는 "내 혈관으로 돌진하는 불꽃과 에테르", 진부한 것들에 내려치는 벼락, 내 전두엽에 내리꽂히는 모든 느낌과 직관의 신호들, 수수께끼 중의 수수께끼다. 나는 시와 함께 살았다. 진짜 시를 쓴다는 건 시를 산다는 것이다. "이토록 고요한 세상을 봐/별들로 하늘이 뒤덮인 밤/자리에 일어나 시대에, 역사에, 세계에/말을 걸 시간."(블라디미르 마야콥스키, 「미완성의 시」을 살아내는 것! 시는 땅과 하늘, 시대와 역사, 그리고 이 모든 것을 품은 우주에게 말을 거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테다. 나는 곧 시다! 아니다, 나는 시의 타자, 영원한 이방인, 어긋나는 반역자다!" ---p.190~191

 

어떻게 이런 표현이 있을 수 있을까.

시를 잘 모름에도 불구하고

어떤 시들은 읽을 때 전율이 느껴지기도 한다.

시가 말을 걸어올 때의 설렘.

전두엽에 내리꽂히는 충격.

어떤 느낌일 지 알 것 같다.

아직도 시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는 저자를 보면

시는 내성이 생기지 않는 중독성 강한 마약이 아닐까.

그런 시를 경험하고 싶다.

시인이 건네는 우주에게 보내는 메시지에 공감하고 싶다.

 

책을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

거친 체에 걸러진 곡식들처럼

놓쳐버린 무수한 알갱이들을 다시금 곱씹어봐야겠다.

하나둘 곱씹어 다시 읽다보면

섬광같은 시를 만날 준비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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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구조 대사전 - 수학 성적을 살리는 초등 수학의 모든 것
쓰보다 코조 지음, 유윤한 옮김 / 조선북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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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수학은 나이, 학년을 막론하고

부모님에게나 아이들에게나 초미의 관심사인 과목이다.

양대산맥을 이루는 영어와 함께 사교육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어마어마한 부담을 주는 과목이기도 하다.

이유는 너무나 간단하다.

바로 대학입시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과목임에도

아이들이 재미없어 하고 어려워한다는 것이다.

또 한 번 뒤쳐지면 따라잡기 어렵다는 것.

최소한 뒤떨어지지 않게라도 하려고

부모님들은 물질적, 시간적 투자를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수많은 수포자들을 양산해내고 있는 과목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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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수학의 구조 대사전]은 일본의 교수가

수학의 미로에서 헤매고 있는 아이들을 위해

기본 개념부터 원리와 구조를 이해하기 쉽도록

40년 간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쓴 초등 수학책이다.

어려운 내용은 대부분 비슷하게 어려움을 느끼고,

재미없게 느끼는 부분도 많은 아이들이 비슷하게 느낀다.

아이들에게 어떤 부분을 이해시켜주어야 할 지

어떻게 설명해주어야 할 지에 대한 노하우가 있는

저자는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정말 군더더기 없이 쉽고 간결하게 그러나 예리하게

핵심을 전달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이 기초를 위한 쉬운 내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실력키우기'부분이나 오른쪽에 있는 '덧붙이기' 부분에 있는 설명은

중학교에서 혹은 그 이상의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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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개정 전 내용을 배우고 있는 5, 6학년 내용을 포함한

국내 초등 수학의 전 교과 과정을 담고 있다.

구성은 '수와 연산', '측정', '도형', '규칙성과 문제해결'로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형식은 '핵심 개념', '덧붙이기', '개념 정리'

그리고 박스형식의 '실력키우기'를 기본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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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개념을 전달할 때 있어서

시각적으로 명쾌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머릿 속으로 그려야 하는 가상의 상황도 쉽게 상상이 되고,

원리와 구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분수'라는 수를 도입할 때도

 여러가지 의미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보여주고 이해시킴으로써

앞으로의 배울 내용의 기초를 튼튼하게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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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산의 중요성은 두 말하면 잔소리.

처음 연산을 시작할 때 어떻게 수 감각을 키워야 하는 지에 대한

노하우도 '덧붙이기'를 통해서 소개해준다. 

수 감각이 왜 중요한 지는 학년이 올라가고 연산을 하다보면 알게 된다.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지에 대한 팁은 상당히 유용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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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아주 많이 원리를 설명해야 하는 부분이

바로 도형 단원일 것이다.

여지없이 핵심을 찌르는 간단 명료한 설명은

여기서도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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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비율이나 정비례, 반비례도

아이들의 블랙홀 중의 하나.

눈으로 보여주는 비교는 무릎을 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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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니뭐니해도 아이들이 가장 어려워하고, 귀찮아하고

싫어하는 부분은 여러 가지 문제 해결 부분이 아닐까 싶다.

창의적인 수학 사고를 하기 위해 꼭 필요하고 유용한 부분이지만

성적과 시험, 공부로 접근하는 아이들에게는

지겹고 힘든 귀찮은 과정으로 다가가기 쉬운 부분이다.

그림을 그리거나 표를 그리면서

수수께끼를 풀어가듯 풀어나가면

더없이 재미있을 부분인데 안타깝다는 생각도 든다.

저자 역시 재미있고, 다양하게 생각하는 방법에 대해 제시하면서

그림이나 수직선, 표를 적극 활용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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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로 되어 있는 '실력키우기'에서는

깊이있는 수학적인 내용 뿐만 아니라 수학과 관련된

알아두면 좋을 흥미있는 내용들을 담고 있어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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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쉽고 재미있게 접근해도 공부로 느껴지면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수학에 대한 흥미를 가져보고 싶고,

공부를 하고 싶은데 기초 개념이 부족해서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르는 고학년의 아이라면,

혹은 중학교에 가기 전에 개념을 정리해보고 싶은 친구라면 일독을 권한다.

그동안 모호하게 알고 있었던 부분,

혹은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이나

알쏭달쏭 개념이 정리되어 있지 않았던 부분들이

명료하게 정리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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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아니면 어디라도
이다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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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에세이는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았을 만큼

수많은 종류의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처음에는 직접 가지는 못하지만 대리만족하는 마음으로

혹는 앞으로 갈 계획이라 공부하는 마음으로 여행서를 찾아서 읽었었다.

그러나 너무 비슷비슷한 내용들의 책이 많다보니

이제는 피로감이 쌓여서 최근에는 별로 읽지 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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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여행서 신간이 나왔다고 해도

시큰둥하고 관심을  특별히 갖지 않는데

이다혜 작가의 여행서 [여기가 아니면 어디라도]가 나왔다는

소식에는 귀가 쫑긋해질 수밖에 없었다.

저자가 2주마다 한번씩 논픽션 부분에 게스트로 출연하고 있는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 방송에서 종종 언급했기때문에

얼마나 여행을 많이 다녔었는지 익히 알고는 있었다.

영화주간지 기자이자 책에 대한 방송은 물론

책에 대한 컬럼도 쓰는 북컬럼니스트이지만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바로 '여행'에 대한 얘기를 할 때였다.

틈만 나면 훌쩍 떠난다는 그녀.

기자의 특성상 출장도 많이 다녔을터인데

그럼에도 잔고가 늘 바닥이 날만큼 여행을 많이 다닌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그것도 혼자 다니길 즐긴다고 할 때

그녀의 여행스타일이 궁금했었다.

더구나 운전면허증이 없단다.

그럼에도 수시로 떠나고, 국내고, 해외고 가리지 않고

누비고 다닌다는 얘기를 들으면 실로 놀랍고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물론, 실제 해보면 별 것 아닐 수도 있고,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장롱면허로 썩어가고 있는 무늬만 드라이버인 나는

이동에 대한 두려움으로 선뜻 나서기가 꺼려질 때가 많은데

굴하지 않고 다니는 저자를 보면

내가 떠나지 못하는 것이 이동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젊은 시절부터 여행을 수시로 다녔다니 이제는 이골이 낫겠지만

마흔 줄에 들어선 지금도 여행을 위해서 돈을 벌고,

미련없이 떠나는 저자야말로 진짜 여행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방송 중간중간 지나가면서 여행 얘기를 한 터라

그녀의 여행스타일과 이야기가 궁금했는데

책이 나왔다니 여간 반갑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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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정말 술술 읽힌다.

음성이 지원되는 것처럼 그녀의 말투가

그대로 느껴지는 구어체에 가까운 문장은 살아서 펄떡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방송에서 보다 더더더 솔직한,

지나치게 솔직한 생각과 표현들에 살짝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그렇기때문에 더 생생하게 느껴진다.

 

휴양이 아닌 여행을 즐기는 그녀가 쓴 책이기에

잠깐 멋내러 다녀오는 그런 여행자가 아니기에

그녀의 책은 여행지를 나열하고, 소개를 해도

피로감없이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마음을 먹고 책을 펼쳐 읽어내려가는 순간,

웬걸~ 여행지가 주인공인 챕터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있다고 한들 그녀의 여행에 대한 생각을 풀어내는

배경에 불과한 경우가 더 많았고, 그나마도 손꼽을 정도로 밖에 없었다.

멋진 풍경 사진도....있긴 하다...

그러나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너무 작다. 그저 소품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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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그동안 그녀가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여행과 관련된 단상과 편린들이 조각조각 새겨져

여행이라는 커다란 조각보를 만들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찌질한 여행부터, 조금은 풍요로운 여행까지

남에게 얹어가는 여행부터, 혼자가는 여행 등 

다양한 여행에 대한 실질적인 속얘기와

여행을 떠나지 않은 것에 대한 편안함,

다녀와서 느끼는 안락함,

악천후의 날씨에서 느끼는 해방감,

같이가서 느끼는 불편함,

여자라서 느껴야 하는 번거로움까지

친구와 수다떨듯이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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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음악, 음식도 빼놓을 수 없는 수다거리다.

단지 장소만 바뀌었을 뿐 여행도 삶의 한 순간이다.

그럼에도 여행을 떠나는 것은

그곳이 어디든 이 책의 제목처럼 '여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익숙했던 모든 것들을 떠나 새로운 곳에서 낯섬을 느끼기 위해서

그렇게 기어이, 그렇게 번거롭게 짐을 싸고 떠난다.

결국은 다시 돌아오기 위해.

이곳에서 다시 살아내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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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기억속엔 아련한 파편 하나가 남는다.

 

"어쨌든 친구와의 간사이 여행에서 나는 교고쿠 나츠히코의 《망량의 상자》를 가져가서 밤새 읽었고, 친구도 가져온 책을 밤새 읽었다. 둘이 호텔 자판기의 맥주를 끝도 없이 뽑아 마시며 책을 읽다가 얘기를 하다가 하며 거의 밤을 새웠다. 눈을 뜨니 이미 호텔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조식 시간은 지나 있었고, 어차피 조식을 놓친 김에 다시 잠들었다 눈을 떴을 땐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사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하루였지만, 교토까지 같이 여행을 간 김에 어디든 가자는 생각이 들어 오사카에서 전철을 타고 니조성으로 갔다. 니조성 출구로 나섰는데, 갑자기 앞이 안 보일 정도로 비가 오는 것이었다. 나와 친구는 약간 아쉬운 척을 좀 하다가 그대로 오사카로 돌아가서 쇼핑을 하고 식사를 했다. 하루를 완전히 공친 셈이었다. 지금은 더 이상 연락을 하고 지내지 않는 친구인데, 근사한 예술작품을 창작하는 친구의 활약을 멀리서 지켜볼 때면, 종종 그날이 떠오른다.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버리고, 그 결과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그래서 더없이 충만했던." --- p.261

 

역시 떠나는 것이 더 낫다...아니 떠나는 것이 좋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여행일지라도.

저자는 올 가을 다시 어딘가로 떠날 예정이라고 한다.

어디로 가서, 또 어떤 생각을 담아올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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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 빚을 진 내게 우주님이 가르쳐준 운이 풀리는 말버릇 2억 우주님 시리즈
고이케 히로시 지음, 이정환 옮김 / 나무생각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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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네이버를 습관적으로 서핑하고 있다가

갑자기 눈에 들어온 단어...

'2억 빚', '우주님'....??? 뭐지?

시크릿 이후로 워낙 우주의 기운에 대한 책이 많아서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려다가 '우주님'이라....

조금 궁금하기 시작했다.

더구나...운이 풀린다니 알아두어도 나쁠 것 같지 않았다.

출판사에서 책의 일부를 연재식으로 올리는 것인가본데

내용은 다소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억의 빚을 지고 있는 저자에게 '우주님'이 나타나서

운이 풀리는 말버릇을 알려준다는 것이다. 우주님이라...

그런데 특이한 것은 우주하면 떠오르는

웅장하고, 무겁고, 진중한 느낌이 아니라

우주님이 아주 유쾌하고, 가볍고 때로는 악동같기도 하다는 것이다.

 

분위기는 그렇다치고....그럼 그 방법이 무엇일까?

'감사합니다'를 5만 번하면 된다는 것이다.

황당해보이는 얘기를 믿어야할 지 말아야 할 지...

5만 번해서 운이 좋아진다면 한번 해보는 것도

손해날 것 없을 것 같긴 했다.

그렇게 생각하다보니 이 책

[2억 빚을 진 내게 우주님이 가르쳐준 운이 풀리는 말버릇]

궁금해져서 아예 읽어보기로 했다.

도대체 왜 '감사합니다'를 5만 번 말하면 운이 좋아지는지,

결과도 결과지만 그 원리도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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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억원의 빚을 지고 자살까지 생각하다가

저자의 말로는 우주님이 나타나 운이 좋아지는 방법을 알려준 후

그대로 해서 결국 10년 만에 빚을 모두 갚고

결혼도 하고 두 딸도 낳아서 지금은 행복하게 살고 있으며

그가 받은 이러한 가르침을 널리 전파하기 위해

쓰게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읽으면 정말 수많은 이러한 유형의 책들과 다를 바 없었다.

한 가지만 빼고는....우주의 기운이 단순한 믿음이 아니라

실제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목소리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 존재를 인식하기 쉽게 시각화시켜서 표현했지만

실은 마음 속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자살까지 생각하는 극단의 상황에서

갑자기 '내부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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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목소리가 일러주는대로 실천했더니

암담했던 상황이 개선되고, 술술 일이 잘 풀려나가더라는 것이다.

10년이라면 적지 않은 시간이지만 장사가 안되는 가게를

끌어안고 있는 상황에서 2억 빚을 갚는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터.

일단 믿으면서 읽어보기로 했다.

 

그런데 책을 읽어내려갈수록 점점 설득이 되기 시작했다.

일단 내가 그동안 부정의 주문을 너무 많이 하고

살았다는 것에 대한 인식이 들기 시작했다.

코리끼를 생각하지말라는 말을 듣는 순간 코끼리가 떠오르는 것처럼

부정적인 생각을 하지 말자고 생각하는 순간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이 떠오른다.

그리고는 기분이 우울해지고, 비관적인 생각의 블랙홀로 빨려들어가

떨쳐내려고 해도 불안감이 눈덩이처럼 커지게 된다.

이런 감정의 악순환은 계속 반복되고

아무리 애를 써도 매번 툭 튀어나오는 생각과 감정에 이내 두 손을 들게 된다.

마음대로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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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님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쉽게 그 목소리가 어떻게 왔는지

보여준 것이지만...저자는 그 목소리가 우주에서 온

미래의 내가 나에게 보낸 메시지였다고 한다.

영화 '컨택트'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우주는 시간은 과거→현재→미래의 순으로 흐르지 않는고 한다.

그래서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조언을 해줄 수 있고,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에게 얘기를 해줄 수도 있다.

 

암튼 우주의 에너지와 교감할 수 있는 방법,

행동을 하는 별, 지구라는 공간에서 내가 짜놓은 시나리오대로

결과를 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일러주는데 묘하게 수긍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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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잠깐 봤던 '감사합니다'를 5만 번 해야 하는 이유는

그 외에도 '사랑합니다'도 있는데...

바로 그 우주의 에너지와 교감할 수 있는

책의 표현대로 하자면 파이프를 깨끗하게 닦는 과정이라고 한다.

어른이 되면서 그 파이프는 부정적인 생각들로 꽉 차게 되면서

우주와의 교감 능력을 잃어버리게 되는데

그동안 생각하고 뱉었던 온갖 부정적인 말과 생각들을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는 말로 닦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긍정적인 주문을 하면서 믿고 기다리기.

당장 소원이나 주문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그동안에

주문해놓은 부정적인 주문이 너무 많아서 시간이 필요한 것이라고.

 

음....나는 얼마나 많은 부정적인 생각들을 쏟아냈던가.

다른 건 몰라도 그동안 뱉어냈던 그 부정적인 주문들이

꽉 막혀 있는 것은 분명해보였다.

 

그 후에 돈이 들어오고, 빚을 갚을 수 있는

운이 좋아질 수 있는 말의 습관들도

우주님은 친절하지는 않지만 차근차근 알려준다.

때로는 질책도 해가면서.

 

그 과정에서 믿을 수 없는 마치 소설같은 일들이

반복되면서 일이 풀려나가기 시작한다.

'에이, 말도 안돼' 또다시 부정적인 색안경을 쓰고 볼

독자들에게 저자는 에필로그에 분명히 밝힌다.

리얼 실화라고.

 

" '우주님', '미도리', '가라스덴구'는 간단히 말하면 나를 찾아온 '직감' 같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찾아왔다'고 말하면 그 순간 괴이한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그런 말은 자주 듣고 있기 때문에 상관없다. (웃음) 이들이 일으키는 기적 같은 '현실'을 전해서, "직감은 중요한 것인지도 몰라. 히로시도 그 직감 덕분에 빚을 모두 갚았으니까. 인생 역전을 이루었으니까."라고 생각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이라는 형식을 통하여 '우주로부터의 목소리'를 전하기로 한 것이다." --- p.247~248

 

믿고 안 믿고는 자유지만,

적어도 감사하는 마음과 사랑하는 마음이

긍정의 기운을 일으킨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같다.

거기에 내게도 '우주로부터의 목소리'가 찾아와준다면

더할 나위없이 감사하겠지.

우선은 강한 믿음으로 파이프를 열심히 닦고 있어봐야겠다.

긍정의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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