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젼 - Contag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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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컨테이젼>의 새로운 전염병은 광범위하게 퍼지는 빠른 전염 속도로 공포심을 일깨웁니다. 영화 속 전염병은 박쥐와 돼지의 박테리아에서 발생한 것으로 신체적 접촉과 호흡기를 통해 모두 전염이 가능합니다. 치사율 또한 높아 한 달 내 10억에 가까운 인류가 죽을 수 있는 위력을 지닙니다.

감독은 이 같은 치명적인 전염병에 대한 공포를 있는 그대로 스크린에 풀어냅니다. 그리고 히어로적인 인물이 전염병을 막아내는데 큰 공헌을 하는 극적 전개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대신 전염병이 창궐한 사회를 적나라하게 묘사하는데 감독은 더 큰 힘을 기울입니다.

전염병이 퍼지자 상가가 털리고, 폭동이 일어나며, 백신을 두고 납치와 살인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회 모습은 충격을 전해줍니다. 그리고 이는 멸망이 임박한 지구촌의 가장 큰 위기는 인간들의 생존 경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이처럼 <컨테이젼>은 미래 인류가 당면할 법한 문제에 대한 뚜렷한 해결점 없이, 전염병으로 야기된 인류 멸망의 가상 시나리오를 지속적으로 밀고 갑니다. 이처럼 출구 없는 위기의 미래는 관객의 공포심을 한껏 자극합니다.  

그러나 이는 극한 상황에 대처하는 다양한 인간들의 군상을 제시하고 이를 관찰하는 시간을 마련해 전해준다는 점에서 한편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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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그대만 - Alway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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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그대만>은 세상을 향한 마음의 문을 굳게 닫은 채 살아가는 남자 철민과 서서히 시력을 잃어가나 세상을 밝고 명랑하게 살아가려 노력하는 여자 정화의 이야기입니다.

16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공식 개막작으로 선정되기도 한 영화 <오직 그대만>은 무엇보다 엇갈리는 사랑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나갑니다.

<오직 그대만>은 과잉으로 치닫지 않는 동시에 감성적인 면을 풍부하게 그려나가지만 기존의 멜로 문법과 별 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는 다는 점에서 깊은 인상을 전해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사랑에 관한 관객들의 공감을 얻기에 또한 큰 부족함이 없는, 전반적으로 무난한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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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 A Reason to Live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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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용서의 ‘의미’를 다루는 영화입니다. <오늘>의 다혜는 직접 카메라를 든 채 용서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찍으며 가해자를 용서하려 하나 그녀의 삶에 불쑥 끼어든 지민으로 인해 혼란을 겪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용서에 관한 화두를 던지는 <오늘>은 이를 풀어가는 방식이 다소 불편함을 자아냅니다. 관객에게 생각할 틈을 주기 보다는 감독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오늘>은 사이사이의 여백을 통해 관객이 느껴야 할 주제의식이 여과 없이 드러난다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을 남기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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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0월 4주

 

   

 1. 개봉 후 연이은 호평 속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영화가 있습니다. 바로 <완득이>입니다. 영화 속 ‘완득이’는 조금 불안한 청춘입니다. 학생임에도 공부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고, 같이 어울려 다니는 친구 하나 없는 외톨이입니다. 한 마디로 ‘겉도는 아이’입니다.

무엇이 완득을 그렇게 만들었을까요? 장애가 있는 아버지, 행방을 모르는 어머니, 남들보다 어려운 가정 형편… 이처럼 완득에게 드리운 삶의 울타리는 그를 주변부에서 빗겨나게 만듭니다.

생모가 존재한다는, 그 생모가 실은 베트남 사람이라는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을 때 완득은 큰 미동을 보이지 않습니다. 부인할 수 없는 사실에 대한 인식 자체를 거부하는 회피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그야말로 무기력한 청춘입니다.

그러던 완득이 복싱을 시작하게 되고, 어느 날 강력한 상대와 벌인 연습 게임에서 크게 한 방 먹는 사건이 벌어집니다. 시합에 앞서 관장은 완득에게 말합니다.

“맞아봐야 때리는 법을 알게 된다”

이는 그 어떤 말보다 완득의, 완득에 의한, 완득을 위한 그리고 무엇보다 청춘을 위한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무조건 피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당장 위험과 시련을 마주해야 할지라도 정면으로 대응하고 차차 요령을 터득해 가는 것이 삶의 진리임을 드러내는 하나의 철학이기도 합니다.

이는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이자 가장 아름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청춘, 그들에게 필요한 삶의 자세는 회피가 아닌 정면임을 되새가게 합니다. 

 2. <바보들의 행진>은 70년대를 대표하는 억압이란 단어 속에서 성장했던 대학생들의 이야기입니다. 영화는 당시의 억압과 혼란 속에서, 어디로 가야 할 지 모른 채, 무작정 나아가는 바보 같은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아이도 아닌 어른도 아닌 애매한 정체성을 가진 우리는 대학 4년 내내 고민을 짊어지고 살아간다. ‘무엇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 가’ 영화 속 병태의 고민이, 영철의 고민이 즉 청춘의 고민입니다. 다만 차이점이라면 그 고민의 원인이 70년대는 사회와 정부 억압에 있다면 지금 시대는 그로부터는 벗어났다는 것이겠지요.

자유로운 청춘이 70년대에 정부에 의해 제지 받았다면 지금 우리의 청춘은 무엇에 의해 제지 받는가요. 오히려 그 때보다 더 자유로워졌음에도 불구하고 누릴 것을 당당하게 못 누리고 있지는 않은가요. 지금 청춘들 모두는 취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취업을 위해 모든 낭만과 이상을 포기한 채 살아갑니다.

영화 속 그들이 ‘고래 사냥’을 부르며 마음속에 ‘이상’이라도 품고 있었다면, 지금 청춘에게는 그 ‘이상’ 조차 없습니다. 낭만과 이상이 사라진 청춘들의 문화. 지금의 청춘들이야 말로 바보들의 행진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3. <사랑해 말순씨>는 14살 소년의 시각으로 풀어가는 영화입니다.

<사랑해 말순씨>는 1980년대의 군사정권이 영화의 배경이 되고 있지만 그 시절에 대해 깊게 파고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대신 그 시절 한 소년의 성장 과정을 얕은 심도로 그려갑니다.

영화는 그 삶의 모습들을 소소한 일상과 따뜻한 색감으로 풀어나가고, 원하든 원치 않던 겪게 되는 삶의 과정, 만남과 이별 속에서 한 소년에게 성장통을 쥐어줍니다.

한편 이제는 되돌아 갈 수 없는, 추억으로만 존재하는 유년시절에 대한 먹먹함은 햇살 가득한 따뜻한 영상의 색감을 통해 따뜻하게 승화됩니다. 그리고 이는 생채기를 겪는 청춘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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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0월 4주

   

 1. <도가니>는 광주 인화학교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인화학교의 교장은 수년 간 청각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추행을 일삼았으나 주변의 관계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묵인했습니다. 피해자는 있되 가해자는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권력과 손잡은 어른들의 이기심 때문입니다.

이를 바로 잡으려는 몇몇 사람의 작은 움직임은 실패로 돌아가고 사건은 조용히 묻히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 <도가니>가 제작되고 흥행에 성공하면서 영화는 현실에서도 계속 이어지게 됐습니다. 바로 영화를 본 관객들의 뜨거운 성토로 인해 광주 인화학교에 대한 전면 재조사가 이루어진 것.  

이는 스크린을 뛰어 넘어 사회적 기능을 발휘하는 한국 영화의 힘과 미덕을 보여줍니다.  

 2.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은 제목 그대로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대학생이 의문의 살인을 당하고, 용의자는 그 현장에 있던 두 사람으로 좁혀집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범행을 강력히 부인하고, 그들을 둘러싼 탄탄한 배경은 결국 그들이 수사망에서 교묘히 빠져나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렇게 미제사건으로 남을 뻔한 이태원 햄버거 가게의 살인사건이 다시 재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최근 들어 유력한 용의자에 대한 재조사에 들어갔다고 하는데요 이 또한 스크린을 뛰어 넘어 사회 정화의 기능을 하는 영화로 기록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3. 故 이영호 군의 납치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는 <그놈 목소리> 또한 사건에 대한 뜨거운 반응이 현실에서도 이어진 영화입니다.

납치, 살인 사건의 범인을 잡지 못한 미해결 사건이라는 점에서 스크린 너머에서까지 주목을 받는다는 점이 무엇보다 씁쓸합니다.

이는 공소시효 폐지와 같은 법 개정에 대한 제도적 변화에 대한 청구로까지 이어지는 등 꾸준히 폭넓은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인데요, 이와 같은 움직임이 힘을 잃지 않고 오래도록 지속돼 사건 해결에 기여해 영화사의 굵은 획을 그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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