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0월 4주
1. <도가니>는 광주 인화학교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인화학교의 교장은 수년 간 청각장애가 있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추행을 일삼았으나 주변의 관계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묵인했습니다. 피해자는 있되 가해자는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은 권력과 손잡은 어른들의 이기심 때문입니다.
이를 바로 잡으려는 몇몇 사람의 작은 움직임은 실패로 돌아가고 사건은 조용히 묻히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을 바탕으로 한 영화 <도가니>가 제작되고 흥행에 성공하면서 영화는 현실에서도 계속 이어지게 됐습니다. 바로 영화를 본 관객들의 뜨거운 성토로 인해 광주 인화학교에 대한 전면 재조사가 이루어진 것.
이는 스크린을 뛰어 넘어 사회적 기능을 발휘하는 한국 영화의 힘과 미덕을 보여줍니다.
2. 영화 <이태원 살인사건>은 제목 그대로 이태원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햄버거 가게 화장실에서 대학생이 의문의 살인을 당하고, 용의자는 그 현장에 있던 두 사람으로 좁혀집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범행을 강력히 부인하고, 그들을 둘러싼 탄탄한 배경은 결국 그들이 수사망에서 교묘히 빠져나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렇게 미제사건으로 남을 뻔한 이태원 햄버거 가게의 살인사건이 다시 재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최근 들어 유력한 용의자에 대한 재조사에 들어갔다고 하는데요 이 또한 스크린을 뛰어 넘어 사회 정화의 기능을 하는 영화로 기록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3. 故 이영호 군의 납치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는 <그놈 목소리> 또한 사건에 대한 뜨거운 반응이 현실에서도 이어진 영화입니다.
납치, 살인 사건의 범인을 잡지 못한 미해결 사건이라는 점에서 스크린 너머에서까지 주목을 받는다는 점이 무엇보다 씁쓸합니다.
이는 공소시효 폐지와 같은 법 개정에 대한 제도적 변화에 대한 청구로까지 이어지는 등 꾸준히 폭넓은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인데요, 이와 같은 움직임이 힘을 잃지 않고 오래도록 지속돼 사건 해결에 기여해 영화사의 굵은 획을 그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