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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류시화 지음 / 더숲 / 2017년 2월
평점 :
<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라는 제목의 류시화 신작 산문집을 만나보았습니다. 산문집은 너무나 오랫만이였습니다. 작가는 '이 불확실한 시대에 내 글이 위로나 힘이 되진 않겠지만, 나는 다만 길 위에서 당신과 함께 인생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다.'라고 말씀합니다. 그럼에도 아니 불확실한 시대이기에 더욱 위로를 받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모두 51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만나봅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퀘렌시아 _자아 회복의 장소를 찾아서'부터 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부터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최근 여러가지 생각할 일들이 많아지면서 더욱 이야기에서 무언가를 받는 듯 싶습니다. 어찌보면 일곱 번째 이야기와도 어우러지지만 이 책 전반의 이야기를 큰 그림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나의 퀘렌시아는 어디인가? 가장 나 자신답고 온전히 나 자신일 수 있는 곳은? 너무 멀리 가기 전에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와야 한다. 나의 퀘렌시아를 갖는 일이 곧 나를 지키고 삶을 사랑하는 길이다. - p.17 퀘렌시아 _자아 회복의 장소를 찾아서 중 |
두 번째 이야기 '찻잔 속 파리 _세상이 아프면 나도 아프다'에서 내가 바라보고 생각하는 그 기준이 무엇인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듭니다. 그냥 이야기만 들어도 좋지만... 배려에 대해 혹은 그 이상의 기준에 대해 나도 분명 할 수 있을 것이고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인생의 문제를 초월했다는 듯 우리는 곧잘 노 프라블럼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노 프라블럼의 기준을 '나'에서 '타인'으로, 나 아닌 다른 존재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그것이야말로 '빅 프라블럼'이다. 자기 중심에만 머물러 있는 관점은 결코 노 프라블럼일 수가 없다. - p. 21 찻잔 속 파리 _세상이 아프면 나도 아프다 중 |
일곱 번째 이야기 '마음이 담긴 길 _방황한다고 길을 잃는 것은 아니다'를 읽으면서 마음이 편안했습니다. 늘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듣고 싶은 이야기를 들었다는 기분입니다. 한 발 더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기분 말입니다. 나의 비밀스러운 목적지라는 문장이 방황과는 또다른 연계를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도 내일도 나의 방황은 계속될듯....
방황한다고 길을 잃은 것은 아니다. '모든 여행에는 자신도 모르는 비밀스러운 목적지가 있다'고 독일의 사상가 마르틴 부버는 말했다. 그 많은 우회로와 막다른 길과 무너뜨린 과거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다. 그 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 p. 44 마음이 담긴 길 _방황한다고 길을 잃는 것은 아니다 중 |
서른 두번째 이야기 '수도승과 전갈 _어느 본성을 따를 것인가'는 수도승과 전갈 이야기 안에 체로키 부족의 '마음 속 늑대'이야기를 함께 들려주고 있습니다. 나의 본성은? 나는 어느 늑대에게 먹이를 주었고, 주고 있는지... 늘 같은 늑대 같은 먹이만을 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여전히 어려운... 아니 내 안의 본성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지 않아서일지도 모릅니다.
상대방이 당신에게 어떤 행동을 하는가에 관계없이, 그 선택이 당신의 본성을 결정한다. 자신 안의 낮은 차원의 본성을 따르면 당신은 낮은 차원의 자신을 거듭 만날 것이고, 높은 차원의 본성을 따르면 높은 차원의 자신을 실현하게 될 것이다. - p. 173 수도승과 전갈 _어느 본성을 따를 것인가 중 |
편하게 읽어내려가도 좋았습니다. 조금은 깊이 있게 생각해도 좋았습니다. 특별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누구나의 이야기. 우리들의 인생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