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을 벗고 사람을 담으려오

양반을 벗고 사람을 담으려오 - 소설로 쓴 연암 박지원의 생애와 문학
김용필 지음 / 문예마당 / 2011년 6월

최근 역사 조선 역사 관련 서적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지난주 읽었던 <조선 최고의 무사 백동수>에 관한 소설과 곧 읽게 될 '이덕무'에 관한 산문집 <책에 미친 바보> 그리고 어제, 오늘 읽은 '연암 박지원'의 생애와 문학을 소설로 쓴 <양반을 벗고 사람을 담으려오>를 만났습니다.

세 권의 책의 공통점은 시대적 배경이 조선 시대이고, 조선 시대 중에서도 실학과 북학이 싹트던 시절인 정조 시대로 백동수, 박지원, 이덕무가 동시대 사람이라는 것 입니다. 그리고 이 책 <양반을 벗고 사람을 담으려오>는 연암 박지원의 문학작품보다 그의 삶과 사랑 그리고 대의에 대한 생각의 실천을 담은 그의 일대기를 살펴보는 책 입니다.  

이 책은 소설이지만 소설 속에 담겨있는 그의 실천하는 실학은 백성들에게 편리한 기구를 만들어 사용하게 하고, 먹을 것과 입을 것을 넉넉하게 만드는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읽기 쉬운 해설체 문장으로 글을 써서 세상의 이치를 깨닫게 해주고 싶었던 연암 박지원은 해박한 지식과 독특한 소설체인 '연암체'로 문장을 지어 세상을 바꾸려고 합니다. 그러나 시대를 너무 앞서 태어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시대적 배경으로 빠질 수 없었던 임금 정조는 법고창신과 부국창신을 연암 박지원에게는 문장으로, 다산 정약용에게는 과학으로 사대주의를 벗고 실학으로 세상을 바꿔 보려고 하지만 결코 쉬운 것이 아니였음을 알게 됩니다.

누군가 믿어주는 있다는 것은 큰 힘을 얻는 것과 같다고 했는데 연암 박지원에게는 생각에 따라서는 몇 명 없다고 생각 할 수도 있지만 가장 큰 힘을 주는 사람들이 주위에 항상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양반가 자제이면서도 학문과는 거리가 먼 시절도 있었던 그에게 장인 이보천과 장인의 아우 이양천은 스승이자 정신적 지주의 역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소년시절 만났던 옥랑은 소설 속에서 시시때때로 그에게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백탑과 4대 시성으로 일컬어진는 이덕무, 유득공, 이서구, 박제가와 음으로 양으로 그를 도와주는 수많은 사람들...

그의 나이 열여덟 <광문자전>이라는 사회 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한문소설은 청나라의 유행하는 소설문장으로 연암 박지원에 대한 가능성을 옅볼 수 있었고, 연암 박지원의 호 연암이 '제비바위'란 뜻으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는 것과 4대 시성의 이야기도 이 책의 재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설 한 권을 읽었지만, 시대의 중요성에 대해 마음이 와닫는 책을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만약 내가 그와 같은 시대에 태어났나면 그와 같은 사상을 펼치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내게 있어 대의도 좋지만 무엇보다 내 주위에 있는 가족을 먼저 돌볼 것 같은 생각이 그 무게를 던지지 못할 것 같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 너무나 안타깝다고 생각이 듭니다. 자기 자신과 가족의 안위 보다는 대의를 위한 그의 행보가 결코 모두에게 박수를 받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그것이 큰 그릇을 가진 사람들의 몫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과거, 현재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도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여러가지 형태의 이권과 이상으로 나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큰 그릇이 될 수는 없지만 어려운 시대에 영웅 혹은 큰 그릇을 가진 사람들이 있기에 세상은 변화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만날 수 있었던 기회여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