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레이얼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빅 픽처> 작가 더글라스 케네디의 새로운 소설 한 편을 만났습니다. <비트레이얼>은 '선택'에 관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무엇이던 철저하게 계산하며 합리적인 판단으로 삶을 이끄는 공인회계사 로빈과 재능과 열정이 뛰어난 화가이지만 낭비벽과 책임감이 없는 보헤미안 폴. 둘의 성격과 선택의 기준은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알 수 있었습니다. 모로코로의 여행은 선택, 어떤 삶을 살아가는가에 대한 선택을 보여줍니다. 그 선택이 바르다, 바르지 않다라는 이분법으로 이야기 할 수는 없지만 그 모든 것은 선택 속에서 또다른 무언가를 선택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덫. 폴은 스스로의 덫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폴만이 아닙니다. 폴을 선택하고 폴을 포기하지 못하는 로빈또한 자신만의 덫을 스스로 만들었다고 봅니다. 물론 그 덫을 걷어내고 새로운 길로 나아갈 수 있지만 지나온 삶의 길을 다시 잡아가기 위해 덫에서부터 빠져나오지 못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의 작은 이야기 혹은 한두 번쯤 지나쳐가는 이야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 크기나 받아들이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그럼에도 누군가는 포기 혹은 체념이라는 단어로, 누군가는 살아남기 위해 더 낳은 삶을 위해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가기도 합니다.  


 두 사람의 모로코 여행은 파라다이스를 꿈꾸지만 음모로 가득한 그곳은 선택의 연속이였던 장소가 아닌가 싶습니다. 폴의 선택이나 로빈의 선택이 받아들이는 이로부터 무언가를 느끼게 하는지는 다르겠지만 마음에 서로다른 무언가를 남겼을 것이라는 것은 분명할듯 합니다.


    "불행이 닥쳤을 떄 대응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각기 다릅니다.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방식도 사람마다 각기 다르죠. 아무리 양심적이고 선한 사람이라도 극한 상황이 되면 순간적으로 악해질 수 있습니다. 당신도 사하라사막에서 겪었다시피 순각적으로 악해졌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었죠. 궁지에 내몰렸을 떄 체념하는 사람이 있고, 벗어나기 위해 저항하는 사람도 있죠. 당신이나 저는 당한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되돌려주는 사람입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동굴에서 살던 시대와 별로 달라진 게 없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살아남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죠. 당신은 극한 상황에서 살아남았고, 저는 그 사실에 경의를 표합니다. 도덕성의 잣대를 너무 높게 잡지 마세요. 당신이나 저나 뭐가 다르죠? 당신도 살아남기 위해 사람을 죽였잖아요?" - p. 409 ~ 410



 살아가는 방식과 선택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작가의 글을 읽다보면 각자의 방식이라는 이름으로 경우의 수가 다를 뿐 '선택'의 연속임을 다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선택에 따른 결과에 대해 다가오는 책임은 당사자의 몫이자 삶의 무게가 아닐까 싶습니다. 작가의 소설에서 늘 느끼는 것은 인물에 대한 심리묘사나 긴박감 넘치는 스토리가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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