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네트의 고백
카린 지에벨 지음, 이승재 옮김 / 밝은세상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언제부터인가 장르를 가리지 않고 글을 읽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했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조금은 늦은 시기에 책읽기에 빠져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읽고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에 읽을만한 책을 추천해달라는 분들도 계시지만 책을 추천할 정도의 책을 읽지 못했다는 생각에 주저주저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만난 소설 <마리오네트의 고백>은 사람의 다양한 심리를 매우 근접한 거리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 혹은 이런 소설에서나 만날 수 있는 상황을 다룬 것일지도 모릅니다. 생각에 따라 우리 주변에서 충분히 그 가능성이 있고, 앞으로는 더욱 그 가능성이 높을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나와 비슷한 일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내가 아무리 설명해줘도 그 고통과 상처가 얼마나 깊고도 참혹했는지 쉽게 헤아리지 못한다. 타인에 대해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비난하기는 쉽다. - p. 8

 



본문에 앞서 프롤로그에서 들려주는 글이 여주인공의 상황과 심리를 그대로 전해주는듯 합니다. 백번의 설명보다 그녀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이 그녀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녀는 마리오네트 인형과 같은 존재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녀의 삶은 인간의 삶이 아니라 마리오네트 인형의 삶이라는 것에 조금의 이해를 더하고 싶습니다.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파트릭과 파트릭의 마리오네트 인형으로 살아가는 상드라. 그리고 이들과 치열한 생존게임을 벌이는 강도 형제 라파엘과 윌리암. 생존본능은 시계추처럼 왔다갔다하며 누구의 편도 들어주지 않습니다. 다만 그때그때 독자들에게 반전에 반전을 선사할 뿐.


 

    시간이 흐를수록 초조하고 두려운 마음이 커져만 갔다. 시간이 흐른다는 건 죽음이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의미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구원의 빛처럼 욕실 전등이 켜져 있어 캄캄한 어둠 속에서 혼자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었다. - p. 239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존재. 살아있어도 살아있지 않은 존재. 마리오네트 인형과 같은 상드라의 삶이 꼭 소설 속 남의 이야기만 같지는 않습니다. 그 범위를 조금은 넓고 깊게 혹은 살짝 바꿔보면 우리네 주위에도 무수히 많은 마리오네트 인형과 같은 인물들이 있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생각해보면 어떤 경우에는 나 역시 마리오네트 인형이기도 했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등장인물을 통해 보여주는 심리는 잔혹하면서도 내면의 깊이를 잘 다루는 분이라는 생각을 함께했습니다. 삶과 죽음 앞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생존게임에서 나는 어떤 심리 상태가 될까?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스릴러, 그중에서도 심리스릴러를 좋아한다면 무더운 이 여름이 지나기 전에 만나봐도 좋을듯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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