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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의 소보로빵 ㅣ 바다로 간 달팽이 14
홍명진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5년 1월
평점 :
책 표지가 너무나 마음에 들어 선택한 책 <앨리스의 소보로 빵>입니다. 표지의 보름달이 완전 소보로 빵입니다. 생김새로 보자면 이쁜 것과는 거리가 먼 빵이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빵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렇지만 책 내용은 맛난 빵의 의미보다는 수많은 사람들과의 관계 혹은 누구나 포함된다는 의미를 담아놓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열네 살 소녀 두희. 그녀와 엄마의 역할을 뒤바꾼 사건으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갑자기 사라졌다가 열 달 만에 돌아온 엄마. 집을 나갈 때는 마흔다섯 살이였다가 일곱 살짜리 아이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엄마는 초로 치매로 망상으로 자신의 뇌를 채우고 있습니다. 특정한 사물에 자신을 투영해 머릿속에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엄마의 컨디션에 따라 집안의 분위기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소보로 빵. 엄마에게 소보로 빵은 빵 이상의 무언가가 있습니다. 엄마의 엄마가 되어버린 열네 살 소녀 두희에게서 나를 보기도하고 우리집 아이들을 보기도 합니다. 지나고나면 잊어버리는 꿈이였으면 좋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꿈이 아니라면 지혜롭게 보낼 수 있는 힘을 키웠으면 좋겠습니다. 세상을 읽는 방법은 모두가 다르지만 누구나 두희가 되기도하고 두희의 엄마가 될수도 있을 것입니다. 누구의 책임도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생각이 더 큰 것은 나만의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사람은 세상을 읽기 전에 자기를 먼저 읽을 줄 알아야 하고 그러자면 책 읽는 건 게을리하지 말아야지. 안 그러냐?" - p. 124 |
지금 내 곁에 계신 어머니께 감사합니다. 언젠가 열네 살 소녀 두희의 모습이 거울 속 나의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두희의 성장하는 모습 속에 나와 우리집 아이들이 있을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자의 말씀처럼 그녀가 혹은 그녀의 엄마가 나의 어머니이자 우리 모두의 어머니의 모습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