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짧거나 길게 혹은 굵거나 가늘게. 나름대로의 생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였습니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고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가지가 적어도 바람 잘 날만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1부와 2부로 구성된 이 작품은 주인공 한나의 인생을 그렸습니다. 결혼전후의 이야기를 1부로 30년간의 세월을 보낸 이후의 이야기를 2부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시대적 배경의 차이는 있으나 1부도 2부도 공감 그 이상의 무언가를 내게 남겼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누구나 겪고있는 감정들입니다. 사랑, 미움, 분노, 배신, 절망과 같은 수많은 감정들이 차이는 있으나 생을 살아가며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나 자신도 내 생각을 알 수 없었다. 사랑, 미움, 분노, 배신, 절망, 화, 독선, 자기 의심, 자기 혐오, 자기 비하, 자부심, 오만, 낙관, 우울, 의심...... 그 모든 것들이 내 안에 뒤섞여 있었다.
우리와 가장 가까운 사람조차 간혹 이해할 수 없는 일을 한다. 한편으로는 우리 자신도 스스로 이해하지 못하는 일을 한다. 우리는 타인을 진정 이해할 수 없을뿐더러 자기 자신도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한다. - p. 568 |
한나의 지나온 세월을 보며 거창하게는 삶의 의미를 찾아봅니다.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가? 나 자신과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봅니다. 한나와 한나의 가족을 통해 보여주는 가족, 부모형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에서 나의 과거와 현재를 비춰봅니다. 어느 집이나 있는법한 수많은 논쟁거리들에 공감합니다. 특히나 스스로 감옥을 만드는 존재라는 부분과 비밀의 정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내면을 들여다보게 만듭니다.
부모와 보통의 성인을 같은 선상에서 볼 수 있을까? 내가 부모가 되어서도 잊고 있었던 부분이였습니다. 나는 보통의 성인이라 생각하면서도 부모님은 부모로만 보았던 것이 아닌가?싶습니다.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조건을 끝없이 붙여도 끝이 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을 감명깊게 읽었습니다. 누구나 찾고 싶었던 그것. 그것을 위해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게 만듭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보이지 않는 감옥을 만들었다면, 그 감옥에서 나와야 할 것 같습니다. 아니면 자신만의 비밀의 정원에 영원이 감춰 두던가...
"아빠에게도 스스로 자신을 얽매는 감옥이 있어요?"
"누구에게나 자신을 얽매는 감옥이 있지. 나 역시 가끔 삶이 지겹다고 느낀단다." - p. 14
"양면적인 대답이지. 양면적인 건 나쁘지 않아. 프랑스에 이런 말이 있어. 'Tout le monde a um jardin secret. 누구에게나 비밀의 정원이 있다.'" - p. 25
"왜 내 이야기를 했는지 알아? 이제 너도 부모를 단순히 '부모'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뜻이야. 부모 또한 그저 보통의 문제 많은 성인으로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 우리도 결국 보통의 문제 많은 성인이 될 테고." - p. 32
우리는 스스로 덫을 놓는다.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그 상황을 피하려 하지 않는다. - p. 67
우리는 누구나 자기가 누리지 못하는 걸 갖고 싶어 한다. 자기 자신에게는 없는 걸 바란다. 아무리 성공적인 삶을 살았더라도 자기 자신이 걸어온 발자취를 돌이켜보며 후회한다. 작금의 현실에, 자기 자신이 이루어놓은 것에 대해 결코 만족할 수 없기 때문이다. - p.268 ~ 269
단순한 것 같기도 하고, 대단히 복잡하기도 한 결론이지. 우리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끝없이 괴롭히며 살아가지. - p. 278
가족이란 '엄나, 아빠한테 말하지 마.', '너만 알고 있어야 해.', '엄마, 아빠는 모르는 게 나아.' 같은 비밀로 뭉쳐진 집단인지도 모른다. - p. 283
부모란 자식이 잘못을 저지르면 혼자 남몰래 자책하는 존재이다. - p. 313
왜 인간은 평생 고통을 겪으면서도 부모가 되어 자기 자신을 옴짝 달싹 못하는 존재로 만드는 걸까? - p. 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