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난폭
요시다 슈이치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나는 사랑이야기가 좋습니다. 여전히 내 마음 속에는 설레임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아니 자신있게 그렇다고 말씀드릴수는 없습니다. 그렇다하더라도 나는 나의 사랑이야기, 당신의 사랑이야기 그리고 누군가의 사랑이야기가 좋습니다. 이 책 <사랑에 난폭>을 읽어보게 된 계기도 그렇습니다. 결혼과 불륜, 부부와 연인 관계의 시작과 끝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 안에서 펼쳐지는 믿을 수 없는 사랑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사람이 살아가는 이 땅위에 그 사랑도 그만큼이나 다양하리라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그것을 사랑이 아닌 다른 무언가라 말씀하기도 하고, 그렇기에 사랑과는 전혀다른 색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그런데 나는 그또한 그 사람에게 혹은 그 사람들에게는 또다른 색의 사랑이라고 믿습니다.

 

단편같은 장편 소설. 장편같은 장편 소설의 사랑이야기는 그 시작부터 사랑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있습니다. 사랑이라는 그 출발 시점의 경계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문장이 아닌가 싶습니다.

 

섹스를 했는가, 안 했는가는 관계없다. 서로 간절히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시점에서 하즈키가 말하는 '일선'은 이미 넘은 것이다. - p. 6

 

 

두 여인 모모코와 미야케 나오가 쓴 일기에는 자신의 일상과 사랑이 담겨있습니다. 두 여인은 어쩌면 한 사람일수도 있고, 두 사람일수도 있습니다. 작가는 두 여인에게서 비슷하지만 사뭇 다른 사랑을 보여주고자 한 것 같습니다. 두 여인의 사랑을 크게는 비슷하게 그러나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 사랑이 미세한 차이로 서로 나눠져 있는 사랑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분명 사랑이고, 그 사랑은 그녀들의 것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남편이 바람을 피웠는데 오히려 남편으로부터 이혼을 요구당하는 모모코의 모습은 어쩌면 스스로 과거의 거울을 되돌려보여주고 있는듯 합니다. 그런 그녀에게서 남편에 대한 사랑이 남아있는 것일까? 다만, 지키고자 하는 것이 사랑이 아니라 누군가로부터의 시선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해봅니다. 모모코에게 사랑을 시작하는 경계는 분명 있을지 모르지만 그 사랑이 끝나는 경계는 모호하기만 합니다. 아니 어쩌면 그 사랑의 끝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사람, 걸음걸이가 이랬구나.

마모루의 뒷모습을 이렇게도 긴 시간 본 것은 처음이었다. 절대로 돌아볼 일은 없다. 그런 느낌의 걸음걸이였다. - p. 221

 

 

불륜과 사랑의 경계는? 이 책 <사랑에 난폭>을 읽다보니 '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이라는 문장이 생각납니다. 사랑했던 여인과 사랑하는 여인 사이에서 마모루의 행위는 정말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만 모모코는 이것도 사랑이고, 이 사랑은 우리의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렇구나. 다른 시선들에서는 사랑이 아닐지라도 모모코에게는 그또한 사랑이구나 싶습니다. 그 사랑을 누가 사랑이 아니라고 말씀할 수 있을까요?

 

사랑이란 무엇인가?... 한 단어. 그 단어 속에 들어있는 것은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또다른 사랑이야기를 만나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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